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4.1.17.

숨은책 893


《世界文藝思潮史》

 서라벌예술대학출판국 엮음

 한국교육문화원

 1955.12.20.첫/1962.4.10.4벌



  고을이름인 ‘서라벌’은 우리말입니다. ‘서라벌’이 바뀌어 ‘서울’입니다. 두 낱말은 어떻게 해도 한자로 바꾸지 못 하니, 온통 한자가 춤추던 지난날에도 ‘서라벌·서울’만큼은 다들 한글로 적었는데, 요새는 ‘Seoul’처럼 쓰는 분이 부쩍 늘었어요. 우리나라에서 우리글만 써야 할 까닭은 없더라도, 뭔가 얼이 나간 듯해요. 스스로 새롭게 배울 적에는 스스럼없이 나누면서 누구나 수월하게 듣고 배우는 길이어야 아름다울 텐데요. 《世界文藝思潮史》는 “서울大學校 敎育大學院 1年 李裕桓” 님이 얼추 1962년에 손에 쥐고서 바지런히 익힌 꾸러미입니다. 다들 새카맣게 한자를 써야 배울 수 있던 무렵이요, 한자 없이 한글로만 글을 적으면 “넌 무식하구나!” 하고 놀리거나 따돌리던 때입니다. 그러나 1920년에도 1950년에도 1970년에도 한글조차 모르던 사람이 수두룩하고, 한자는 더더욱 몇몇 사람만 겨우 읽던 글씨입니다. 많이 알거나 잘 안다면, 아직 모르거나 적게 아는 사람 눈금으로 맞출 적에 어질어요. 어린이한테 어떻게 풀이하려는 셈일까요? 어린이는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할까요? 다 다른 말은 다 다른 마을에서 다 다른 사람이 지은 삶과 마음을 담는데, 높낮이로 가른 글은 굴레에 수렁으로 오래오래 흘러왔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4.1.17.

숨은책 892


《벙커깊수키 24》

 죽지않는돌고래 엮음

 딴지일보

 2016.11.



  시골사람은 ‘교통방송’을 들을 일도 까닭도 없습니다. 교통방송은 시골을 찾아가는 일도 까닭도 없습니다. 시골에서야말로 부릉부릉 무시무시하게 치달릴 뿐 아니라, 아침낮저녁으로 술을 머금은 채 달리는 쇳덩이가 넘치지만, 막상 시골 교통방송이 없는 나라입니다. 시골에서는 멧새가 들려주는 노래를 듣고, 바닷물이 철렁이는 춤사위를 보고, 철마다 옷갈이를 하는 들숲메를 품습니다. 가만 보면, 시골에서는 굳이 책조차 읽을 까닭이 없습니다. 풀벌레 한 마리가 두툼한 꾸러미요, 나비 날갯짓이 어마어마한 낱말책이에요. 《벙커깊수키 24》을 서울 어느 헌책집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왜 싸움말(군대용어)을 책이름으로 삼았나 아리송하고, ‘깊수키’처럼 말장난을 할 수 있다지만, ‘싸움(군대) + 말장난’이 바로 〈딴지일보〉가 걸어온 뼈대일 테지요. 책 뒷자락뿐 아니라 곳곳에 ‘장사알림’이 있고, 잇물(치약)까지 팔기에 뭔가 갸우뚱했는데, 〈딴지마켓〉이라는 누리장사를 펴는군요. 누구나 뭘 사고팔 수 있고, 목소리를 낼 노릇입니다. 다만, 미움씨앗은 미움으로 치닫고, 싸움말은 그저 싸움불굿으로 달려갑니다. 아름나라는 미움이나 싸움으로 못 이뤄요. 비아냥과 말장난으로는 사랑이며 참길과 숲하고 그저 멀 뿐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4.1.17.

숨은책 887


《꽃이 사람보다 따뜻할 때》

 김진경·박복선 엮음

 푸른나무

 1992.2.20.



  요즈음 어린이는 배움터에서 안 가르치는 책이어도 홀가분히 읽을 수 있습니다. 푸름이는 아직 배움수렁 틀거리에서 못 벗어나느라, 배움터에서 안 다루는 책을 들출 짬을 내기가 버겁습니다. 1992년에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산문”이란 이름으로 《꽃이 사람보다 따뜻할 때》가 나왔습니다. 저는 이 책을 스무 살이 넘고 나서야 보았습니다. 한창 푸른배움터를 다닐 무렵에 이런 책을 알려주는 길잡이가 없었고, 배움수렁에 뛰어드는 책이나 글이 아니면 “읽지 마라”고 윽박지르곤 했습니다. 이제는 나라에서 “배움책 아니면 들추지 마라”고 못박거나 밀어붙이지는 않습니다. 이미 누구나 손전화로 모든 이야기를 살피고, 어느 책이건 사읽을 수 있습니다. 그저 “교과서에 없는 글까지 살펴서 마음밥으로 삼자”는 마음으로는 덜 뻗을 뿐입니다. 푸름이가 둘레를 헤아리는 눈길을 틔우자면, 먼저 어버이부터 배움수렁 아닌 살림길을 들려주고 함께 살필 노릇이요, 배움터 길잡이도 여러 이야기를 알려주고 같이 생각해야겠지요. 1992년 묵은 책에 글을 실은 분을 보면, 나중에 적잖이 엉뚱하거나 엉터리인 굴레로 치달립니다. 꽃은 꽃대로, 사람은 사람대로 곱게 꿈을 그리면서 피어나고 어우러지면 저마다 환할 텐데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4.1.17.

숨은책 890


《韓國의 女像 (梅篇)》

 진원규 엮음

 중외출판사

 1972.8.13.



  모든 사람은 어머니하고 아버지가 있어야 태어납니다. 사람뿐 아니라 풀꽃나무도, 벌나비도, 새도, 짐승도, 헤엄이도, 벌레도, 암수가 맺을 적에 알을 낳아요. 우리말을 보면 ‘어버이·암수’처럼 ‘어머니·암컷’을 앞에 놓습니다. ‘아버지·수컷’은 뒤따라요. 이와 달리 한자말은 ‘부모·남녀’처럼 사내를 앞세웁니다.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숱한 한문책은 오롯이 ‘사내 발자취’입니다. 사내끼리 돌려먹고 우려먹고 해먹은 나날을 새깁니다. 사내인 몸도, 가시내인 몸도, 어머니하고 아버지가 함께 있기에 태어나는데, 조선 오백 해는 너무 외곬로 치달으면서 억누르고 갈랐습니다. 《韓國의 女像 (梅篇)》을 넘기다가 생각합니다. 순이살림(여성 역사·문화)은 글로 거의 안 남기다시피 했기에 따로 꾸려야 하는구나 싶고, 모처럼 순이살림을 담더라도 틀에 박힌 줄거리를 못 벗어나곤 합니다. 이 꾸러미조차 이름·돈·힘을 거느린 이들을 앞세웁니다. 그래도 “부인 밤 줍기대회 20년만에 부활 1959.9.20.” 같은 토막글은 재미있는데, 순이가 어떤 넋으로 온삶을 짓고 온길을 걸었는지까지는 못 다뤄요. 이 꾸러미 앞자락에는 “結婚記念 1973.4.2. 新郞 陳元圭·新婦 崔重熙 드림” 같은 글씨가 있습니다. 엮은이가 꽃잔치를 열면서 둘레에 두툼한 책을 베풀었다니 놀라워요. 한 발짝 새로 떼려는 길이었겠지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4.1.17.

숨은책 889


《統率力, 사람을 움직이다》

 D.카아네기 글

 송길섭 옮김

 동양사

 1975.5.25.



  곰곰이 보면 1990년 언저리까지는 영어를 되도록 풀이해서 들여오려고 애썼고, 이즈음부터 영어를 굳이 풀이하지 않고서 그냥 쓰려는 사람이 늘어납니다. 우리 나름대로 헤아려서 우리말로 풀이한 사람이 있고, 일본에서는 어떤 낱말로 옮겼나 살펴서 우리말로 풀이한 사람이 있어요. 《統率力, 사람을 움직이다》는 미국에서 1936년에 처음 나온 뒤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판으로 나옵니다. 사람을 사귀는 길을 들려주고, 마음을 건네는 길을 밝힙니다. 서로 동무로 지내는 마음을 짚어요. 그나저나 영어를 옮긴 판이 몇이나 될는지 모르겠습니다. 일본에서 일본글로 옮긴 판을 슬쩍 옮긴 판이 수두룩해요. 영어를 바로 옮기면 우리 나름대로 헤아리겠지요. 일본글을 다시 옮기면, 일본사람이 옮긴 말씨 가운데 한자말은 그냥 따오더군요. 우리나라는 영어나 스웨덴말이나 여러 이웃말을 바로 옮기는 터전이 아직 얕습니다. 애써 옮겼더라도 우리글답게 추스르거나 매만지는 터전은 더욱 얕아요. 곰곰이 보면, 옮김말을 스스로 못 세우기도 하지만, 이야기부터 우리 스스로 못 세우는 밑동입니다. 우리는 서로 어떻게 사귈 적에 동무라고 할까요? 책이름에 붙은 ‘Influence’를 안 옮기고서 그냥 쓴다면, 스스로 말빛이 얕다고 드러내는 셈입니다.


ㅅㄴㄹ


#How to Win Friends & Influence People 

#데일카네기 #인간관계론 #DaleCarnegie

1936년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일대 수색이 벌어졌다

→ 둘레를 어마어마하게 헤집었다

→ 이제껏 없이 엄청나게 뒤집었다

10쪽


끊임없이 발포했다

→ 끊임없어 쏘았다

10쪽


내 육신 속에 간직되어 있는 마음은 지쳐 있지만 그것은 또 어진 마음이다

→ 내 몸에 간직한 마음은 지쳤지만 또 어질기도 하다

11쪽


이렇게 고백한 것은 미국의 위대한 실업가 죤 워너메이커였다

→ 미국에서 빛나는 일지기 죤 워너메이커는 이렇게 밝혔다

13쪽


남의 흉을 잡는다는 것은 아무 소용도 없는 것이다

→ 남을 흉잡는 짓은 부질없다

→ 남을 흉잡아 보아야 덧없다

13쪽


사람을 움직이는 데는 상대자가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 사람을 움직이려면 그이가 바라는 대로 주면 된다

→ 바라는 만큼 주면 그 사람을 움직일 수 있다

27쪽


중요감(重要感)을 가지게 하다

→ 크게 느끼도록 이끌다

→ 크다고 느끼도록 북돋다

27쪽


이것은 비극일까

→ 슬플까

→ 안타까울까

35쪽


남의 입장에서 관찰하라

→ 다른 눈으로 보라

→ 남은 어떻게 보는가

219쪽


귀관은 절대적인 자신을 가지고 있는데

→ 그대는 스스로 엄청나게 믿는데

→ 자네는 스스로 대단히 믿는데

255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