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4.29.


《공장 견학 그림책》

 앨드른 왓슨 글·그림/이향순 옮김, 북뱅크, 2012.7.30.



고흥읍에 있는 초등학교 도서관에서 버리는 책을 받아오기로 했다. 여태 그냥 종이쓰레기로 내놓았다더라. 틀림없이 학교 도서관에는 끈이 없을 테니 끈을 챙겨서 간다. 요즘 고흥읍 초등학교는 어린이가 줄어 1000이 못 되고 700을 조금 넘는데, 배움칸이 서른을 웃돌아도 도서관 교사가 따로 없단다. 작은 시골이라면 초등·중등·고등마다 뭇학교를 아우르는 도서관 교사를 적어도 한 사람씩은 둘 노릇 아닐까. 써야 할 일꾼은 안 쓴다면 전남교육청이나 고흥교육청은 뭔 생각일까. 한 시간 즈음 들여 천 자락 남짓을 끈으로 묶는다. 다친 책이 제법 있으나 말끔한 책도 많고, 무엇보다 판이 끊어진 아름책이 꽤 있다. 여느 교사가 이 책을 다 알기는 어려울는지 몰라도, 어린이에 앞서 ‘어른인 교사’부터 날마다 학교도서관에서 어린이책하고 그림책을 읽을 틈을 내야지 싶다. 하루를 마무르고서 《공장 견학 그림책》을 되읽는다. 작은아이가 몹시 좋아해서 나도 몇 판 되읽는데, 옮김말은 퍽 아쉽지만, 꽤 묵은 책이어도 공장이란 얼개를 잘 다룬다. 다만 이 그림책에 나오는 공장에서 ‘숲’은 그리 헤아리지 못한다. 오늘날 공장은 어떠한가. 공장에서 척척 찍어내는 동안 쓰레기·먼지·구정물이 안 나오도록 얼마나 다스리는가.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4.28.


《1.5 그레타 툰베리와 함께》

 한재각 엮음

 한티재

 2019.9.2.



스웨덴 푸름이가 이레마다 하루씩 학교에 안 나갔다지. 이레마다 하루씩 학교에 나가지 않고서 조용히 밝힌 이야기가 어느새 스웨덴 곳곳에 퍼지고 유럽에 알려졌다지. 바야흐로 이 이야기를 다룬 책이 여러 가지로 나온다. 그런데 스웨덴 아닌 한국에는 처음부터 아예 어린이집이고 유치원이고 발을 디디지 않고 조용히 살아가면서 마음말을 들려주는 어린이나 푸름이가 제법 있다. 한국뿐 아니라 온누리에 이러한 어린이하고 푸름이가 퍽 많으며, 어느새 어른이 되었지. 여태 이러한 어린이하고 푸름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어른은 얼마나 될까? 나라지기나 벼슬아치뿐 아니라 먹물 가운데 몇쯤 제대로 귀를 기울였을까. 《1.5 그레타 툰베리와 함께》는 ‘그레타 툰베리’라는 스웨덴 푸름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숲살림 이야기를 다루는구나 싶은데, 한숨이 나온다. 책이 참 어렵다. 그레타 툰베리란 푸름이가 그런 어려운 말을 썼나? 다들 그레타 툰베리라는 푸름이 ‘이름값’을 가져다 쓰면서 그냥그냥 허울뿐인 지식놀이를 주워섬기는 셈 아닐까. 먹물들이여, 그대 이름을 버리라. ‘기후위기 비상행동을 위한 긴급 메시지’란 뭔 소리인가? 서울을 제발 좀 떠나라.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4.27.


《인디언 영혼의 노래》

 어니스트 톰슨 시튼·줄리아 M.시튼 글/정영서 옮김, 책과삶, 2013.5.25.



바다를 보러 간다. 종이배를 접어서 바다에 띄우고 싶은 아이들은 “언제 바다 가요? 오늘 가요?” 하고 여러 날 노래했다. 다른 고장 바닷가는 사람들이 잔뜩 몰려 어수선하다고 하는데, 고흥 바닷가는 그저 한갓지다. 두 아이는 이 바닷가를 오롯이 누린다. 이쪽부터 저쪽까지 우리 차지이다. 바람 없이 찰랑거리는 바닷물에 뜬 종이배는 차근차근 멀리 나아간다. 어디까지 갈까. 바다에 사는 동무나 이웃이 우리 종이배를 어떻게 맞아들여 줄까. 《인디언 영혼의 노래》를 조금씩 읽는다. 옮김말은 무척 아쉽다. 한국말로 쓰는 글도 애벌로 끝내지 않듯, 바깥말을 옮기는 글도 애벌옮김이 아닌 세벌 가다듬고 네벌 손질하며 다섯벌 고쳐쓰면서 ‘읽는 맛’을 헤아려야지 싶다. 무늬만 한글이 아닌, 알맹이에 푸른 숨결이 흐르도록 보듬으면 좋겠다. 북중미 텃사람은 마음으로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어느 곳에서도 똑같은데, 마음으로 부르는 노래는 마음으로 스며든다. 겉치레로 읊는 노래라면 겉만 스치다가 사라진다. 마음을 빛내는 노래는 마음을 가꾼다. 겉훑기 같은 노래는 겉만 반지르르 꾸미다가 잊힌다. 바다가 들려주는 노래를 실컷 듣고서 집으로 온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4.26.


《알러지 공주》

 로도비카 치마 글·발렌티나 만냐스키 그림/김홍래 옮김, 서광사, 2003.6.10.



유칼립투스나무를 우리 집으로 진작 옮기자고 하면서 미루고 미루었더니, 책숲에 있던 유칼립투스나무가 거의 다 베어 넘어졌다. 삽차가 지나간 자리는 땅이 언제나 끙끙 앓고 눈물을 흘린다. 겨우 살아남은 유칼립투스나무가 몇 그루 있는데 줄기가 굵다. 파서 옮기기는 어렵겠네 싶어 가지를 하나 잘라서 옮겨심는다. 부디 우리 뒤꼍에서 기운을 내어 주렴. 《알러지 공주》를 아이하고 읽는다. 임금님 아이로 태어나 노상 얌전히 지내야 하고, 햇볕을 쬐지도 말아야 하며, 옷을 더럽히지도 말아야 하는 공주님이 있었다지. 햇볕을 안 쬐어야 하얀 얼굴이 되고, 옷을 깨끗하게 건사해야 왕자님이 좋아해 줄 만하다지. 마치 오늘날 온누리 모습하고 매한가지 아닐까? 이 나라뿐 아니라 웬만한 나라마다 가시내는 얼굴을 하얗게 발라야 이쁘다고 여기잖은가? 맨얼굴이 햇볕을 보도록, 옷에 땀내음이 물씬 묻도록 신나게 뛰놀도록, 깔깔 웃고 떠들고 노래하고 춤추면서 바람을 품도록, 아이가 아이답게 자라면서 어느덧 어른다운 어른으로 살아가도록 할 노릇이지 싶다. 아픈 까닭은 쉽게 알 만하다. 앓는 탓도 어렵잖이 읽을 만하다. 해를 먹고 바람을 마시고 비를 품으면서 풀내음하고 흙맛을 누린다면, 아플 일도 앓는 일도 없겠지.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4.23.


《백투더 1919》

 오승훈·엄지원·최하얀 글, 철수와영희, 2020.4.11.



어제는 큰쓸이를 했다. 큰쓸이란, 봄맞이나 가을맞이를 하면서 집안을 크게 쓸고닦는 일. 어릴 적 학교에서 곧잘 ‘대청소’를 하며 힘들고 지겨웠다면, 이름부터 새롭게 붙여서 크게 쓸고 치우고 닦고 옮기면서 건사하자는 마음이랄까. 큰쓸이를 알맞게 마무르고서 밥을 짓는다. 아이들은 신나게 놀고 내 일은 끝나지 않는다. 구름이 없다 싶더라도 씽씽 바람이 불어 잔뜩 하늘을 덮는다. 이렇게 구름이 짙게 끼었다가도 또 바람이 쌩쌩 불어 하늘이 말끔하다. 바람은 그야말로 놀이꾸러기. 저녁에도 저녁별을 반짝반짝 보다가 또 어느새 구름이 별빛을 모조리 가린다. 이 틈 저 틈 쪼개고 나누어 《백투더 1919》를 읽었다. 생각해 보니 1919년부터 백 해란 나날이 흘렀다. 어느덧 그렇구나. “돌아간 1919”를 짚으면서 그무렵 이 땅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를 하나하나 짚는 얼거리가 새삼스럽다. 다만, 지난일을 짚는다고 할 적에 ‘그 옛날에 나온 신문이나 책’에 기대기보다는 ‘그 옛날 어느 신문에도 책에도 안 적힌’ 순이돌이 같은 수수한 사람들 눈빛이며 발걸음을 담아내 보면 어땠을까? 독립운동을 한 이름난 분이나 친일부역을 한 알려진 이들 자취는 다 내려놓고서 그때에 흙을 짓고 아이를 돌본 여느 사람들 마음을 읽고 싶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