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5.12.


《the Cat in the Hat》

 Dr.Seuss 글·그림, random house, 1957.



뽕꽃이 가득하다. 지난해보다 훨씬 많다. 올해에는 오디로 오디잼을 얼마나 신나게 졸일 만하려나 하고 헤아린다. 그러고 보니 사탕수수가루도 넉넉히 미리 챙겨야겠구나 싶다. 졸인 덩이가 가장 좋고, 다음은 원당이다. 이제 아이들도 맛을 알기에 그냥 설탕은 쓰지 않는다. 그런데 어느 무엇보다도 ‘마음’이 가장 크다. 마음이 깃들지 않으면 좋은 감을 쓰더라도 맛없을 뿐 아니라 몸이 다친다. 곧 오디를 훑을 철이 오겠구나 싶어, 뽕나무 곁에서 자라는 풀을 낫으로 석석 눕힌다. 눕힌 풀이 햇볕에 마르고 흙으로 돌아가려고 누렇게 되면 뽕나무 둘레는 폭신한 풀자리가 되겠지. 《the Cat in the Hat》을 새삼스레 되읽는다. 이 그림책을 만난 지 스무 해가 넘었지 싶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기를 바라는 꿈을 담으면서, 영어로 말놀이를 펼치는 멋진 그림책이다. 한국에서는 아직 이런 그림책이나 동시가 없다시피 하다. ‘신나는 놀이’를 다룬 글·그림부터 드물고, 말장난 아닌 말놀이로 나아가는 글은 더더욱 드물다. 아무래도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어른부터 ‘옛날엔 들놀이’를 했어도 오늘날엔 술담배만 하기 때문 아닐까? 오늘날에도 아이들하고 뛰놀고 북적거리면서 살림을 지으면 누구나 멋진 그림책이며 동시책을 빚겠지.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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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5.13.


《근대 일본사상 길잡이》

 가노 마사나오 글/김석근 옮김, 소화, 2004.8.10.



아이랑 하루 내내 함께 지내고, 이 하루가 달이 되고 해가 되며, 열 해가 되고 스무 해가 되는 길이 얼마나 즐겁고 사랑스러운지 모른다. 둘레에서는 나더러 “어떻게 글도 쓰고 책도 내고 집안일도 하고 아이들하고 하루 내내 같이 지내요? 안 힘들어요?” 하고 묻는데, “아이하고 하루 내내 같이 지낸 지 열세 해인데, 아이 곁을 떠나 혼자 바깥일을 보러 갈 적이 외려 힘들어요. 같이 지내며 힘든 날은 아직 하루도 없어요.” 하고 대꾸한다. 지지난해까지는 뒤꼍이나 마당에서 푸나무를 어루만질 적에 아이들을 불렀다면 이제는 안 부른다. 말없이 푸나무를 어루만지면 아이들은 “아버지 어디 갔지?” 하면서 쪼르르 찾아온다. 뒤꼍에서 조용히 매화알을 따니 큰아이가 “어? 아버지 여기 있네? 매화알 따요? 나도 같이 따야지.” 한다. 올해 첫 매화알을 훑어 사탕수수가루에 재운다. 《근대 일본사상 길잡이》를 띄엄띄엄 읽는다. 열흘쯤 되었지 싶다. 일본이란 나라에서 새물결이 춤출 적에 사람들이 어떻게 애쓰고 생각하며 온몸으로 뛰어들었는가를 간추려서 들려준다. 이 나라에도 때때로 새물결이 춤추는데, 우리는 어떠한 몸짓이거나 마음일까? 2020년 돌림앓이 새물결을 맞닥뜨리면서 이 삶터를 어떻게 바꾸어 낼 슬기를 마음에 품을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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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5.14.


《민들레는 민들레》

 김장성 글·오현경 그림, 이야기꽃, 2014.4.28.



오월은 민들레한테 어떤 달일까. 이월부터 고개를 내민 민들레는 오월에 숨이 죽으려 하고, 삼월부터 고개를 내민 민들레는 오월에 한껏 꽃을 피우고 씨앗을 날리다가 유월을 앞두고 숨이 죽으려 한다. 바야흐로 막달인 셈이다. 민들레잎은 유월에도 조금 누릴 만하지만, 여름이 깊으면 사르르 녹지. 아침에 흰민들레를 두루 살피니, 이제는 꽃도 씨앗도 끝물이다. 애썼구나. 이제는 찔레꽃내음을 맡으면서 고이 쉬어도 돼. 낮에 읍내 우체국으로 간다. 충북 제천에 새롭게 마을책집을 여는 분이 있다고 해서 그곳에 책을 두 자락 부치려 한다. 책에 곁들이고 싶어 시골버스에서 동시 한 자락을 새로 쓴다. 바람이 시원한 오월 한복판을 누린다. 《민들레는 민들레》가 태어난 날을 살피니 사월 끝자락이네. 풀꽃은 으레 서너 달 사이를 살아내는데, 첫달은 작고 빛나며, 가운뎃달은 큼직하고 눈부시다면, 막달은 조용히 잠들려는 춤사위 같다. 들꽃이나 나무꽃이 피면 ‘꽃이 피네’ 하고 바라볼 수도 있지만, 다달이 꽃결이 어떻게 바뀌는가를 지켜본다면 한결 사랑스러울 만하지 싶다. 시골버스를 타고내릴 적에 마을 할매가 아기수레를 챙기셔야 해서 들어서 올리고 내린다. 아기수레는 할매한테 다리도 되어 주고 짐받이도 되어 준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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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5.7.


《하루거리》

 김휘훈 글·그림, 그림책공작소, 2020.1.30.



5월 6일이 되기를 기다렸다. 둘레에서는 4월 끝자락부터 5월 5일까지 ‘달콤날’이라 여기면서 놀러다닌다지만, 시골사람으로서 이무렵은 새로 돋는 풀꽃나무를 누리고 맞이하면서 건사하는 즐거운 철이다. ‘서로 떨어지기’를 삶자락에서 새롭게 하자는 때에 이르러서야 서울마실을 하며 지하철을 타고 성산동 마을책집인 〈조은이책〉으로 나들이를 하면서 《하루거리》를 빚은 그림님을 만났다. 서울마실을 한 뜻이라면 어떤 분이 어떤 꿈을 어떤 손으로 담아서 이 그림책을 선보였는지 궁금하고, 만나서 말을 나누고 싶었다. 그림책공작소에서 펴낸 《하루거리》 그림책은 ‘밝은 듯 보이지만 어둡’다. 뭔가 아리송했다. 그림님이 처음 마무리한 보기책을 구경하고서야 무릎을 쳤다. 그림님은 ‘어두운 듯 보이지만 밝은’ 삶을 그림으로 노래했는데, 출판사에서는 거꾸로 갔구나. ‘푸르죽죽’이라 할 쪽빛을 썼대서 어둡지 않다. 깊은바다는 안 어둡고 포근하다. 눈에 보이는 빛깔에 매이기 쉽겠지만, 마음으로 스미는 숨결을 헤아린다면, 출판사에서는 아이들 얼굴이나 옷을 제대로 허름하고 흙빛이되, 따사롭고 빛나는 눈망울로 여미는 길을 가야 맞지 않을까? 그나저나 ‘그림책공작소장’은 왜 이 그림책을 잘 안 알리는 듯할까? 알쏭하다. ㅅㄴㄹ


+ + +


그동안 태어난 책이 사랑스러운 만큼 새로 태어난 책도 제대로 알려지고 사랑받기를 빌어 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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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5.11.


《우리는 작게 존재합니다》

 노세 나쓰코·마쓰오카 고다이·야하기 다몬 글/정영희 옮김, 남해의봄날, 2018.7.25.



5월 6일에 여러 출판사 대표님을 만나서 책 이야기를 하느라 서울에 갔다가, 부천·익산·전주에 있는 마을책집을 거쳐 고흥에 돌아오느라 부산했기에, 오늘에서야 면소재지에 가서 ‘고흥군 긴급생계지원 상품권’을 받는다. 지난달에는 ‘고흥사랑 상품권’을 오천 원짜리로 주어서 저잣마실을 할 적에 세느라 번거로웠다. 이달에는 만 원·오만 원짜리를 섞어서 준다. 지난달에는 엿먹인 셈이로구나. 요새 가게에서 몇 가지를 사도 값이 얼마인데. 더구나 우리 집은 아이가 둘 있는데. 아무튼 시골 면사무소 일꾼이 바쁘게 일하는 모습은 요 한두 달 사이가 처음이지 싶다. 바깥일을 보는 틈틈이, 집안일을 하는 사이사이, 《우리는 작게 존재합니다》를 띄엄띄엄 읽는다. 이태 앞서 장만해서 책상맡에 놓고는 ‘곧 읽어야지’ 하다가 다른 책에 내내 밀렸다. 책이름 때문에 밀리기도 했을 텐데, ‘존재’란 일본스런 한자말을 굳이 넣어야 멋있다고 여기는 먹물이 참 많다. 인도에서 작게 책을 지으며 마을빛을 가꾸는 이웃은 “작게 일하”고 “작게 노래하”고 “작게 꿈꾸”는 “작게 있”는 하루일 테지. “우리는 작아요”에 군말을 굳이 붙이지 말자.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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