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189] 찍찍이



  겨울로 접어들어 자전거를 탈 적에는 긴바지를 입습니다. 이때에는 바지 끝이 발판이나 쇠줄에 걸리지 않도록 끈으로 조이지요. 상자나 짐을 묶는 여느 끈으로 바짓단을 조일 수 있고, 따로 마련한 조임끈을 쓸 수 있으며, ‘찍찍이’를 앞뒤로 댄 끈으로 감아서 조일 수 있어요. ‘찍찍이’를 보면 한쪽은 오돌토돌하게 튀어나와서 걸도록 하는 자잘한 고리가 있고, 다른 한쪽은 이 고리가 맞닿으면 잘 들러붙도록 하는 보풀보풀한 천이 있어요. 두 가지 다른 천이 맞닿으면서 잘 붙고, 두 가지 다른 천을 떼려고 하면 ‘찌찍’ 하는 소리가 나지요. 이 소리를 빌어서 ‘찍찍이’라고 해요. 옷을 입을 적에 앞섶을 여미거나 바지를 여미려고 ‘주루룩’ 올리는 것이 있어요. 이를 놓고 ‘지퍼(영어)’나 ‘쟈크(일본말)’라고도 하는데, 주루룩 올리는 모습을 빗대어 ‘주루룩’나 ‘쪼로록’이라 하기도 해요. 왜 그렇잖아요, “옷 좀 주루룩 올려?” 하지요? 아기는 옷을 혼자 못 입기에 어버이가 옷을 입혀 주는데, 이때에 “자, 쪼로록 올릴게.” 하고 말하면 아기는 ‘쪼로록’이란 말을 재미나게 잘 알아들어요. 북녘에서는 ‘쪼로로기(쪼르로기)’라는 이름을 써요. 4349.1.21.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말이랑 놀자 188] 튄공, 뜬공



  장갑이나 방망이가 없어도 공이 있으면 ‘공놀이’를 합니다. 나무막대기를 줍고, 저마다 모자를 장갑으로 삼으며, 모자가 없으면 맨손으로 공을 받거나 잡습니다. 커다란 공을 땅바닥에서 굴리며 차는 공놀이는 ‘공차기’이고, 작은 공을 서로 던지고 치면서 하는 공놀이는 ‘공치기’나 ‘공받기’예요. 어른들은 ‘야구’라는 이름으로 가리키는 공받기나 공치기가 처음 한국에 들어와서 방송에서 보여주던 무렵에는 ‘그라운드볼’이나 ‘플라이볼’ 같은 영어를 흔히 썼는데, 요새는 ‘땅볼’이나 ‘뜬공’이라고 고쳐서 써요. 높이 뜬 공이라 ‘뜬공’이니 땅바닥을 구르는 공은 ‘땅공’이라 해도 될 텐데 ‘땅볼’이라 하니 살짝 아쉬워요. 그러고 보면, 공을 동그란 데에 넣는 ‘공넣기(농구)’에서는 동그란 데에 맞고 튀어나오는 공을 잡을 적에 ‘리바운드’라는 영어를 ‘튄공’으로 고쳐서 써요. 저쪽 사람이 가진 공을 가로채면 ‘가로채기’라 하지요. 손으로 공을 때려서 그물을 넘기는 놀이인 ‘공때리기(배구)’에서는 ‘블로킹’이라는 영어를 ‘가로막기’로 고쳐서 쓰고요. 저쪽 사람이 때린 공을 걷어내면 ‘걷어내기’일 텐데 이 말은 아직 ‘디그’라고만 해요. 앞으로 더 많은 말을 더 재미나고 알맞게 지을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4349.1.20.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말이랑 놀자 187] 테가 없는 안경



  한여름에 접어들면 소매가 짧은 옷조차 덥구나 싶습니다. 무릎에 닿는 바지나 치마마저 덥다고 느낄 만해요. 그래서 깡똥한 바지나 치마를 걸치기 마련이고, 웃옷으로는 소매가 없는 옷인 ‘민소매옷’으로 입기 마련이에요. 먼 옛날에 이 땅에서 살던 사람들이 쓰던 질그릇이 때때로 땅밑에서 나오곤 해요. 이때에 질그릇에 빗살로 된 무늬가 있으면 ‘빗살무늬’라 일컫고, 아무런 무늬가 없으면 ‘민무늬’라 일컫지요. ‘민-’이라고 하는 낱말은 아무것도 딸리지 않는다고 하는 모습을 가리킬 적에 앞에 붙여서 써요. 이를테면 ‘민머리·민낯·민달팽이·민물·민줄·민패’처럼 씁니다. ‘민-’하고 비슷하게 ‘맨-’이라는 낱말이 있어요. ‘맨-’은 아무것도 함께 섞이지 않는다고 할 만한 모습을 가리킬 적에 쓰지요. 이를테면 ‘맨손·맨몸·맨살·맨바닥·맨눈·맨다리·맨땅·맨주먹’처럼 쓰지요. 그러면 우리가 쓰는 안경 가운데 “테가 없는 안경”에는 어떤 이름을 붙이면 잘 어울릴까요? ‘테없는 안경’처럼 쓰면 어울릴까요, 아니면 ‘민테 안경’처럼 쓰면 잘 어울릴까요? 4349.1.21.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말을 즐겁게 살리는 길을 놓고 짤막하게 쓴 글 네 가지입니다. 예전에 쓴 밑글을 거의 몽땅 고쳐서 새로 써 보았습니다.


..


무지개아파트


  자전거를 타고 읍내 저잣마당을 다녀오던 날이었어요. 등에 진 가방에 먹을거리를 잔뜩 담은 뒤 자전거를 천천히 몰아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지요. 자전거 왼쪽으로 지나가는 자동차를 살피다가 문득 내 왼쪽에 우뚝 선 아파트를 보았는데, 이 아파트 이름이 ‘무지개’아파트이더군요. 그저 아파트에 붙은 흔한 이름 가운데 하나라고 여길 수 있지만, 영어로만 멋을 부린 아파트 이름이 떠올라서 새롭구나 하고 느꼈어요. 영어로만 멋을 부린 아파트 이름도 재미있는데, 한국말로도 아파트 이름을 곱거나 이쁘장하거나 사랑스러운 마음으로 알뜰살뜰 붙일 수 있어요. ‘실개천’아파트라든지 ‘솜구름’아파트라 이름을 붙일 수 있고, ‘사랑’아파트라든지 ‘꿈’아파트라 이름을 붙일 수 있어요. ‘숲마을’아파트나 ‘노래마을’아파트가 될 수 있고, ‘조약돌’아파트나 ‘봄제비’아파트가 될 수 있지요. ‘달빛마을’이나 ‘선돌마을’이나 ‘새싹마을’이 될 수 있고, ‘푸른마을’이나 ‘하얀나라’나 ‘새빛누리’가 될 수 있어요.


+


꽃빔, 설빔, 잔치빔


  ‘한겨레’는 “한 + 겨레”입니다. 한겨레가 쓰는 글은 “한 + 글”인 ‘한글’이기에, 옛날부터 쓰던 말은 “한 + 말”인 ‘한말’이라 할 만해요. 이런 얼거리를 생각한다면, 우리가 사는 나라는 “한 + 나라”인 ‘한나라’이고, 이밖에 ‘한춤’이나 ‘한노래’ 같은 말을 지을 수 있어요. 한겨레가 입는 옷은 ‘한옷’이라 할 수 있고요. 옷 가운데 새로 마련하는 옷은 따로 ‘빔’이라고 해요. 설에 새로 마련하는 옷이라면 ‘설빔’이 되고, 한가위에 새로 마련하는 옷이라면 ‘한가위빔’이 되지요. 생일에 새로 마련하는 옷이라면 ‘생일빔’이고, 잔칫날에 새로 마련하는 옷이라면 ‘잔치빔’이에요. 새로 장만하는 옷에 꽃무늬가 곱게 깃들면 ‘꽃빔’입니다. 새로 장만한 꽃빔을 두고두고 입어서 더는 새 옷이 아니라면 그냥 ‘꽃옷’이라 하겠지요. 여러 빛깔로 무늬를 넣은 옷을 ‘색동옷’이라 하는데, 이러한 옷은 ‘무지개옷’이라 할 수 있어요. 위아래가 한 벌인 옷이라면 ‘한벌옷’이고, 위아래를 둘로 나눈 옷이라면 ‘두벌옷’이에요.


+


한 번 더


  밥을 한 그릇 먹고 나서 한 그릇을 더 먹고 싶으면 “한 그릇 더 주세요” 하고 말합니다. 한 그릇을 먹은 뒤 두 그릇을 더 먹을 수 있다 싶으면 “두 그릇 더 주세요” 하고 말하지요. 물을 한 잔 마시고서 목마름이 가시지 않으면 “한 잔 더” 바라기 마련이에요. 책을 한 권 읽고 나서 더 읽고 싶을 적에는 “한 권 더” 읽고 싶습니다. 노래를 한 가락 듣는데,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몹시 아름답거나 멋있거나 훌륭하거나 그윽하거나 즐겁게 불렀으면 “한 가락 더” 불러 주기를 바랄 수 있어요. 이때에 우리는 ‘앙코르’나 ‘앙콜(앵콜)’ 같은 프랑스말로 외치기도 하지만 “한 번 더” 같은 말로 외치기도 해요. 때로는 “두 번 더”를 외치지요. 한 번 더 부르는 노래로는 어쩐지 아쉽다고 느끼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세 번 더”나 “네 번 더”를 외칠 수 있어요.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손뼉물결을 뜨겁게 받으면 한 번 더이든 두 번 더이든 세 번 더이든 그야말로 목청이 터져라 하고 신나게 노래를 불러요.


+


직녀별


  별 일곱이 꼭 국자처럼 생겼구나 싶은 별을 가리켜 ‘국자별’이라고도 하고 ‘바가지별’이라고도 하며 ‘주걱별’이라고도 해요. 사람마다 다 다르게 바라보면서 재미난 이름이 붙어요. ‘국자별·주걱별·바가지별’이라 하는 별에는 ‘북두칠성’이라는 이름도 있어요. 꼬리를 길게 늘어뜨리듯이 흐르는 별은 ‘꼬리별’이나 ‘꽁지별’이라 하고, ‘살별’이라고도 해요. 이 별에는 ‘혜성’이라는 이름도 붙어요. 밤하늘을 올려다볼 적에 꼬리가 늘어지는듯이 흐르면서 반짝 빛나다가 곧 사라지는 별은 ‘별똥’이나 ‘별똥별’이라 해요. 이 별에는 ‘유성’이라는 이름도 붙어요. 음력으로 쳐서 팔월 십오일에는 견우랑 직녀가 만난다는 옛이야기가 있지요. 이때에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두 가지 별이 아주 가까이 맞닿는다고 해요. 자, 어느 별이 이때에 가까이 맞닿듯이 보일까요? 바로 ‘견우별’이랑 ‘직녀별’일 테지요. 수많은 별이 가득한 밤이기에 별밤이면서 ‘별잔치’예요. 마치 ‘별비’가 쏟아지듯이 별똥이 잔뜩 흐르는 날이 있고, 별이 냇물처럼 이어진 미리내가 짙게 보이는 날이 있어요.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말을 사랑하는 넋으로 새롭게 가꾸는 길을 돌아보면서, 예전에 쓴 글을 뜯어고쳐서 올립니다.


..


달모임


  반가운 사람은 날마다 만나도 반갑습니다. 즐거운 사람은 날마다 만나도 즐겁습니다. 어여쁜 사람은 날마다 만나며 어여쁘고, 아름다운 사람은 날마다 만나면서 새롭게 아름답구나 하고 느낍니다. 좋구나 하고 여기는 사람이라면 날마다 만날 적에 좋구나 하는 느낌이 새삼스레 일어나겠지요. 서로서로 만납니다. 어깨동무를 하면서 살갑게 사귑니다.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즐겁게 노래하기도 하고 신나게 춤을 추기도 해요. 그런데 저마다 여러 가지 일이 바쁠 수 있고, 사는 자리가 좀 멀리 떨어졌다면, 날마다 보고 싶어도 날마다 못 볼 수 있어요. 이레에 한 차례 만난다든지, 열흘에 얼굴을 한 번 본다든지, 보름에 한 차례 만난다든지, 한 달에 한 차례 만난다거나, 달포나 철마다 겨우 한 번 만날 수 있어요. 날마다 만나면 ‘날마다모임’이 되거나 ‘날모임’이 됩니다. 이레마다 만나면 ‘이레모임’이 되겠지요. 보름마다 만나면 ‘보름모임’이거나 ‘열닷새모임’이요, 달마다 만나면 ‘달모임’입니다. 한 해에 한 차례 만나는 ‘해모임’도 있으리라 생각해요. 반가운 이라면 날마다 보든 달마다 보든 해마다 보든, 때로는 열 해나 스무 해만에 보든, 환한 웃음을 북돋우며 밤늦도록 이야기잔치를 벌입니다.


+


밤하늘


  밤에 다니는 버스를 타 보았나요? 도시에서 깊은 밤에 달리는 버스라면 찬찬히 잠들면서도 밤새 불빛이 밝은 숨결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시골에서 깊은 밤에 달리는 버스라면 그야말로 깜깜한 밤빛을 느낄 수 있어요. 밤에 다니는 버스이기에 ‘밤버스’가 되면, 밤에 다니는 기차는 ‘밤기차’예요. 밤에 다니는 배일 때에는 ‘밤배’가 될 테고, 밤버스랑 밤기차를 아울러 ‘밤차’라고도 해요. 어느 날에는 밤길을 고즈넉히 걸을 수 있어요. 어머니하고 아버지가 ‘밤마실’이나 ‘밤나들이’를 하자면서 밤길을 걷는 날이 있겠지요. 밤길은 낮길하고 달라 모두 새롭거나 낯설게 보일 수 있어요. 무엇보다도 밤마실을 하는 동안 밤하늘을 새삼스레 올려다볼 만하지요. 낮에는 새파랗게 환한 하늘에 새하얗게 맑은 구름이 흐르는 낮하늘이고, 밤에는 초롱초롱 곱게 빛나는 별빛이 가득한 밤하늘이에요. 별은 밤에 뜨는데 때로는 낮에도 볼 수 있어서 ‘낮별’이라는 이름이 있고, 낮에 보는 달한테도 ‘낮달’이라는 이름이 있어요. 그러면 별이랑 달도 ‘밤별’하고 ‘밤달’이라는 이름을 붙여 볼 만하겠지요. 밤별을 보며 숨바꼭질이나 술래잡기를 해 보면 ‘밤놀이’도 무척 재미있답니다.


+


사흘거리


  요즈음 겨울은 한번 추위가 찾아온다 싶으면 보름이고 한 달이고 그치지 않기 일쑤예요. 이러다가도 포근한 날씨가 찾아온다 싶으면 보름이고 한 달이고 이어지기 일쑤이지요. 지구별 날씨가 무척 크게 바뀐 탓이라 할 텐데요, 예전에는 이 나라 날씨가 이와 같지 않았어요. 예전에는 보름이고 한 달이고 똑같은 추위나 포근함이 잇따르는 날씨가 아니라, 사흘 추우면 나흘 포근한 날씨였어요. 추위보다 포근한 날씨가 살짝 긴 겨울이었다고 할까요. 이처럼 사흘 춥다가 나흘 포근한 날씨일 적에는 ‘사흘거리’나 ‘나흘거리’라는 말을 써요. 사나흘에 한 번씩 어떤 날씨가 되기에 ‘-거리’를 붙이거든요. 닷새마다 어떤 일이 되풀이된다면 이때에는 ‘닷새거리’라 할 만하고, 엿새나 이레마다 어떤 일을 되풀이한다면 이때에는 ‘엿새거리’나 ‘이레거리’라 할 만해요. 그러면 ‘하루거리’나 ‘이틀거리’도 있을 테지요. ‘한달거리(달거리)’라든지 ‘두달거리’도 있고, ‘철거리(석달거리)’라든지 ‘한해거리(해거리)’도 있을 테고요. 그러고 보니 추위나 포근함이 한 달씩 간다면 ‘한달거리 추위’나 ‘한달거리 포근’이라 할 수 있네요.


+


사람


  한국말은 ‘사람’입니다. 영어로는 ‘휴먼(human)’이라 적고, 한자로는 ‘인간(人間)’이라 적습니다. 나라마다 쓰는 말이 같다면 모두 같은 말을 쓸 테지만, 나라마다 쓰는 말이 달라서 모두 다른 말을 씁니다. 영어를 쓰는 나라에서는 영어로 말밑이 있어 ‘휴먼’을 즐겁게 쓰고, 한자를 쓰는 나라에서는 한자로 말뿌리가 있어 ‘인간’을 즐겁게 씁니다. 한국에서는 한국대로 말넋이 있어 ‘사람’을 즐겁게 써요. ‘사람’은 ‘살다’라는 낱말에서 나왔고, ‘살다’는 바로 오늘 이곳에서 눈을 뜨고 숨을 쉬면서 생각을 하고 마음을 기울여서 사랑으로 하루를 일구는 모습을 가리킵니다. 그러면, 사람은 어디에서 살기에 사람일까요? 바로 이 땅에 발을 디디면서 삽니다. 이 땅은 거칠거나 메마른 땅이 아니라 풀과 나무로 우거지면서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 숲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사람’은 들숨(들녘 목숨)이면서 숲넋(숲자락 넋)인 셈입니다. 그리고, 사람은 두 씨앗이 만나서 새로운 한 씨앗으로 태어나고, 가슴에 사랑이라는 마음씨앗을 품습니다. 사람이 혼자 살 수 없다고 할 적에는 ‘이웃과 기대야’ 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들과 숲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고, 바람과 흙이 함께 있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느낍니다. 생각으로 꿈을 짓고, 이 꿈이 이 땅에 고요히 나타날 적에 비로소 사람으로서 산다는 뜻이지 싶어요.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