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집 70. 즐겁게 노는 집 (2014.12.11.)



  우리 집은 즐겁게 노는 집이다. 다만, 얘들아 마룻바닥에서는 살살 걷고 마당에서 뛰자. 마당에서는 구름도 보고 해도 보고 하늘도 보고 꽃도 보고 나무도 보면서 뛸 수 있거든. 마당에서는 풀내음도 맡고 고양이 노래도 듣고, 이 겨울에도 새로운 온갖 노래를 들을 수 있어. 맨발 자전거도 좋아. 다 좋지. 아무렴. 우리 집을 앞으로 차츰차츰 싱그러운 푸른 숲집으로 가꾸면서 이곳에서 신나게 뛰놀자.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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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69. 포근하게 감싸는 가랑잎 (2014.11.25.)



  가랑잎이 마당을 포근하게 감싼다. 겨울 문턱에 내리는 늦가을 마지막 빗물은 초피나무 가랑잎을 떨구어 샛노란 물결을 퍼뜨린다. 가랑잎을 쓸려고 하다가 한참 지켜본다. 하루쯤 이틀쯤 이 가랑잎을 그대로 두어도 곱겠다고 느낀다. 그리고, 우리 집 마당이 시멘트바닥이 아니라면 굳이 가랑잎을 쓸 일이 없겠구나 싶다. 가랑잎은 흙으로 돌아가야 하니, 시멘트바닥이 아닌 흙땅으로 옮긴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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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68. 가을이 저무는 빛깔 (2014.11.24.)



  가을에 새로 돋는 풀이 있지만, 가을에 시드는 풀이 있다. 차가운 가을비가 내리면 곧바로 시드는 풀이 있고, 차가운 가을비에도 씩씩하게 푸른 잎사귀를 지키는 풀이 있다. 가을에는 찬바람에서 싱그러운 빛깔을 품는 풀과 누렇게 시드는 풀이 골고루 섞이는 빛깔로 곳곳에서 알록달록한 그림이 드러난다. 그러고 보면, 숲에서는 늘푸른나무하고 갈잎나무가 있다. 조그마한 풀밭에서도 늘푸른잎과 갈잎을 본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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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67. 호박 따는 뒤꼍 (2014.11.3.)



  아침마다 뒤꼍에 가서 ‘우리 집 호박’을 살핀다. 어느 만큼 굵는가 살핀다. 늙은호박은 그대로 두고, 애호박은 ‘애’가 아닌 ‘젊은이’쯤 될 무렵까지 지켜본다. 속이 꽉 차면서 꽤 클 무렵까지 지켜보고 따기로 한다. 일찌감치 딴 ‘애호박’ 아닌 ‘젊은호박’ 두 덩이가 집에 있다. 적어도 한 덩이를 다 먹고 나서 다른 ‘젊은호박’ 한 덩이를 따자고 생각하는데, 신나게 호박지짐을 하면 ‘젊은호박’ 한 덩이는 곧 사라질 테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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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66. 놀 수 있는 마루 (2014.10.16.)



  아이들이 마루에서 노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생각한다. 우리 집 대청마루는 퍽 좁다. 다른 시골집도 대청마루가 그리 안 넓다. 마루가 좀 넓으면, 마루가 아이들이 이것저것 잔뜩 늘어놓으면서 놀 만큼 넓으면, 아이들은 한결 신나고 어른도 한결 살림짓기가 수월하리라 느낀다. 앞으로 집을 새로 지을 적에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을 만한 마루가 있는 집으로 지어야지 하고 생각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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