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337] 갈무리



  쓸 수도 있는 것 말고

  즐겁게 쓸 것을

  곁에 두자



  ‘나중에 쓸는지 몰라’ 하고 생각하며 이것저것 모으곤 합니다. 이만 한 돈으로는 모자라다고 여겨서 한참 ‘돈만 자꾸 모을’ 수 있어요. 그런데 말이지요, 바로 오늘 즐겁게 쓸 살림이 아닌 ‘나중에 쓸는지 모를’ 살림을 집안에 모으면 집이 어떻게 될까요? 오늘 즐겁게 쓸 돈을 다루지 않고 ‘나중에 써야겠다 싶은 돈’을 차곡차곡 쟁이기만 하면 어떤 살림이 될까요? 곳간에 쌓이기만 하는 금덩이도 쓰레기하고 똑같다고 느껴요. 이웃하고 나누지 않는 채 곳간에 쌓기만 하는 곡식은 쥐가 쏠고 곰팡이가 피면서 나중에는 하나도 못 써요. 2016.9.2.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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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36] 걸음마다



  이 걸음마다 숲노래를

  저 걸음마다 웃음꽃을

  그 걸음마다 살림꿈을



  우리가 걷는 걸음마다 이야기를 싣습니다. 스스로 나아가려는 이야기를 싣고, 스스로 짓고 싶은 이야기를 싣습니다. 더 좋거나 나쁜 이야기란 따로 없이, 스스로 생각하고 겪으면서 마음에 담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이 걸음에 짜증을 실을 수 있고, 저 걸음에 미움을 실을 수 있어요. 이 걸음에 사랑을 실을 수 있고, 저 걸음에 어깨동무를 실을 수 있어요. 2016.8.24.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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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35] 진달래빛



  봄이 찾아오며 진달래빛

  여름이 찾아오며 찔레빛

  가을이 찾아오며 나락빛



  꼭 그달에만 보고 어느새 가뭇없이 사라지는 아름다운 꽃빛이 있습니다. 겨울에는 하늘에서 송이송이 베푸는 눈송이가 꽃송이처럼 흩낱리며 눈꽃이라면, 새봄에는 진달래를 비롯한 수많은 멧꽃하고 들꽃이 봄꽃이에요. 새하얀 찔레꽃이 여름을 부르고, 샛노랗게 익는 열매와 샛노랗게 시드는 잎사귀가 어우러지는 샛노란 물결을 이루는 들판은 가을노래를 불러요. 참말로 그 철에만 마주할 수 있는 고운 빛깔입니다. 2016.8.19.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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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34] 우리 집은



  우리 집 마당에 나무가 자라고

  우리 집 나무에 새가 찾아들어

  날마다 맑게 부는 바람과 노래



  나무가 선 곳은 여름에 안 덥습니다. 나무가 선 곳에는 새와 풀벌레가 찾아들어 노래를 합니다.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면 꽃내음하고 열매를 기쁘게 받습니다. 우리 집 나무는 우리 살림을 북돋울 뿐 아니라, 우리 보금자리에서 우리가 스스로 지을 이야기를 언제나 푸르면서 맑게 알려줍니다. 2016.8.15.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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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33] 마음이 아파



  마음이 아픈데

  몸만 바라보니

  하나도 안 낫지



  맛있는 밥을 먹어서 마음을 달랠 수 있습니다. 남들보다 못생겨 보인다는 얼굴을 뜯어고쳐서 마음을 삭일 수 있습니다. 값지거나 비싼 옷을 몸에 걸쳐서 마음을 다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은 ‘몸이라는 옷’만 입을 뿐입니다. 마음에는 아무런 옷이 없고 껍데기나 허울도 없습니다. 마음은 눈으로 볼 수 없습니다. 마음은 오직 마음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마음은 언제나 마음으로 다독이면서 사랑할 수 있을 뿐입니다. 2016.8.11.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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