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287] 길찾기



  이 길이면 이대로 가고

  이 길 아니면 돌아가며

  씩씩히 한 걸음 두 걸음



  어머니와 아버지는 저마다 이녁 삶길을 스스로 길을 찾아서 걸어왔습니다. 나는 내 삶길을 스스로 찾아서 걸어갑니다. 아이는 아이대로 앞으로 스스로 길을 찾을 테고 그 길을 걸어갈 테지요. 내가 조바심을 내든 말든 내 길은 늘 내 길입니다. 내가 두려워하든 무서워하든 아무런 느낌이 없든 아이는 언제나 아이대로 아이 길입니다. 어버이와 나와 아이를 돌아보면, 나는 어버이와 아이 사이를 잇는 징검다리입니다. 어버이도 예전에는 징검다리였을 테고, 아이도 앞으로 징검다리가 되겠지요. 스스로 웃고 노래할 수 있는 길로 잇는 징검돌로. 2016.3.4.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삶노래/삶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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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86] 한국말다운 한국말



  바람처럼 맑고 싱그럽게

  해님처럼 밝고 포근하게

  냇물처럼 달고 기운차게



  한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은 한국말을 배우고 쓰지만, 오늘날 사회를 살피면 한국말다운 한국말은 거의 자리를 못 잡습니다. 이를 잘 깨달아서 어른부터 슬기롭게 말을 가다듬으려고 마음을 기울이는 사람이 있지만, 이를 조금도 깨달으려 하지 않으면서 아이한테 말다운 말을 못 물려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말만 생각한다고 해서 말을 잘 하지는 않습니다. 삶을 생각하고 사랑을 생각하며 살림을 생각할 적에 비로소 싱그러우면서 포근하고 기운찬 말을, 가장 말다운 말이면서 생각다운 생각이 흐르는 말을 나눌 수 있습니다. 2016.2.29.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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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85] 어른 남자



  살림도 삶도 사랑도

  어른이 되기까지 못 배웠으니

  어른이 되려면 이제 배워야지



  ‘어른인 사내’는 어른이라는 자리에 이르기까지 살림이나 삶이나 사랑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곰곰이 생각하면, 사람들이 저마다 스스로 살림을 지어서 살던 때에는 살림도 삶도 사랑도 차근차근 배우면서 살았지 싶은데, 어느 때부터인가 사내들은 집에서 하는 일에 등을 져요. 늘 밥을 먹고 옷을 입으며 잠을 자면서도 정작 밥이랑 옷이랑 집이랑 얽힌 일을 가시내한테 떠넘기고 말아요. ‘어른인 사내’는 나이나 몸뚱이만 어른일까요? 그러니까 사내는 나이나 몸뚱이로만 ‘나이가 든 사람’일까요? 나이보다는 슬기로움과 사랑스러움이 온몸에 깃드는 숨결일 때에 아름다우리라 생각합니다. 2016.2.23.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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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84] 살림살이



  경제발전 안 해도 돼

  사회발전 없어도 돼

  어깨동무 살림살이면 돼



  정치를 다루는 정치라든지 경제를 다루는 회사에서는 으레 ‘발전’을 말해요. 한국말로는 ‘발돋움’이라 할 텐데, 경제발전이나 사회발전이라고 할 적에는 언제나 ‘숫자 늘리기’에 그치기 일쑤예요. 이러면서 ‘숫자(돈)’를 앞세워 온누리를 파헤치고 숲을 무너뜨리는 길로만 나아가곤 해요. 이런 모습이 ‘얼마나 발돋움다운 발돋움인가?’ 하고 돌아본다면, ‘자원을 소비해서 돈을 얻는 길’일 뿐이지 싶어요. 그렇지만 우리가 나아갈 즐거운 길이라면, 서로 어깨동무를 하는 기쁜 살림살이일 때이리라 느껴요. 어깨동무를 하고, 살림살이를 가꾸면서, 기쁜 노래와 웃음으로 사랑을 나눌 적에 비로소 삶이 새로울 수 있다고 느껴요. 2016.2.21.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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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6-02-21 10:10   좋아요 0 | URL
어깨동무 살림살이, 좋은 말입니다. 더불러,함께 공존하는 사회를 그려봅니다. *^

숲노래 2016-02-21 10:13   좋아요 0 | URL
즐겁게 노래할 수 있는 살림살이가 되는 길로
저마다 손을 맞잡는 길을
언제나 꿈꾸어요 ^^
 

[시로 읽는 책 283] 말하는 사람



  봄바람처럼 따스하게

  가을볕처럼 넉넉하게

  내 말 한 마디



  아침에 일어나서 맞이하는 하루가 어떤 사랑으로 짓는 살림이 되는가 하고 생각할 수 있다면, 우리는 누구나 말 한 마디에 사랑을 고이 실을 만하리라 봅니다. 오늘 하루를 어떤 사랑으로 짓는가 하고 생각하지 못한다면, 말 한 마디에 사랑을 고이 싣기는 어려우리라 느낍니다. 한국말을 쓰느냐 한자말을 쓰느냐 영어를 쓰느냐 번역 말투를 쓰느냐 하는 대목은 그리 대수롭지 않습니다. 따스한 숨결이 깃든 사랑스러운 말이 되어야 비로소 따스하면서 사랑스러워요. 고운 넋이 흐르는 기쁜 말이 되어야 비로소 고우면서 기뻐요. 2016.2.19.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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