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아이 286. 2015.8.2. 마룻바닥에 눕기



  마룻바닥에 얇은 담요를 한 장 깐다. 해가 지면 두 아이는 마룻바닥에 누워서 잔다. 한밤에는 방으로 옮긴다. 아침이 되어 일어나면 슬슬 마룻바닥으로 나와서 다시 누워서 논다. 그러나 시골마을 책순이한테는 한여름 새벽 다섯 시 반이나 여섯 시가 ‘아침’이다. 보드랍게 스며드는 빛살을 느끼면서 책부터 펼친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책순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책아이 287. 2015.7.5. 우리는 나란히



  누나는 동생하고 나란히 앉는다. 동생은 누나하고 함께 앉는다. 서로 아끼면서 놀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울린다. 바람이 싱그럽게 불어 한여름에도 시원하다. 우리를 둘러싼 나무와 풀밭은 고맙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책아이 285. 2013.7.27. 그냥 재미있는



  놀면 그냥 재미있다. 웃으면 그냥 재미난다. 노래하면 그냥 신난다. 춤추면 그냥 즐겁다. 딱히 까닭을 붙여야 하지 않는다. 작은아이는 글씨를 읽지 못하면서도 요리책을 집어들고 펼치면서 깔깔깔 웃고 논다. 옆에서 큰아이는 요리책에 적힌 글씨를 읽어 준다. 그런데, 너희들이 요리책을 읽어서 무엇을 알 수 있을까?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책돌이,책순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책아이 284. 2015.7.30. 큰 상자에 들어가서



  복사기 상자가 있다. 아홉 해 앞서 장만한 복사기에서 나온 커다란 상자이다. 그때에 이 상자를 버리기 몹시 아까웠다. 틀림없이 쓸 곳이 있으리라 여겼다. 지난 아홉 해 동안 ‘커다란 상자’는 짐을 담는 구실을 했다. 얼마 앞서 이 상자를 비웠고, 도서관 한복판에 놓는다. 두 아이는 상자를 들락거리면서 논다. 큰아이는 걸상을 상자에 들이고는 책을 읽는다. 작은아이는 상자에 드러누워서 까르르 노래한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책순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책아이 283. 2013.7.27. 마음을 끄는 책



  밥상맡에서 책순이가 빠져드는 책이 있다. 밥 한 술보다 끌리는 만화가 있다. 배고픔이 떠오르지 않도록 이끄는 책이 있다. 밥보다 먼저 떠오르는 만화가 있다. 밥술을 들어도 생각이 나니까, 아예 밥상에 만화책을 올려놓는다. 바다처럼 너른 마음에 책 한 권이 깃드니, 다른 어떤 것도 안 보인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책순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