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아이 297. 2015.9.10. 손 좀 씻고 올게



  도서관마실을 다녀온 책순이가 만화책을 빨래터 울타리에 얹는다. 이러면서 “나 손 좀 씻고 올게.” 하고 말한다. “응, 낯도 씻고 물도 마시고 와.” 나는 오른무릎이 아파서 오른다리를 빨래터 울타리에 올린다. 조물조물 주무르면서 쉰다. 책순이가 집에서도 보겠노라 하는 아톰 만화책이 가을볕과 배롱꽃내음을 함께 누린다. 하루가 곱게 흐른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책순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책아이 296. 2015.9.2. 마당에 마음껏 앉아



  기차를 아주 좋아하는 작은아이가 기차 그림책을 챙기면서 누나더러 읽어 달라 한다. 두 아이는 마당 한쪽 바닥에 앉아서 느긋하게 책을 읽는다. 그나저나 작은아이는 누나가 읽어 주는 소리를 듣기는 듣는가? 읽어 달라고는 하면서도 딴짓을 하지는 않는가? 어쨌든, 함께 놀면서 함께 가을바람을 쐰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책순이 책돌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책아이 295. 2015.9.2. 배롱나무 책읽기



  도서관에서 새 만화책을 하나 챙긴 책순이는 집으로 걸어가는 길에 만화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데, 마을 어귀 빨래터에 서서도 그저 만화책만 바라본다. 배롱나무 꽃이 흐드러져도, 배롱꽃내음이 퍼져도, 아이 마음은 오직 만화책에만 끌린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책순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책아이 294. 2015.8.31. 작은 틈조차



  자전거를 달리기 앞서 생기는 작은 틈조차 그대로 두지 않고 만화책을 본다. 아무리 책순이라고 하더라도 놀이순이요 시골순이인 큰아이는 스스로 작은 틈을 내어 신나게 달리기를 하기도 하는데, 요즈막에는 놀이순이와 책순이 사이에서 오락가락한다. 아직은 달리기를 으뜸으로 좋아하고 책읽기를 버금으로 좋아한다고 말하는데, 으뜸과 버금은 앞으로도 고이 이으려나, 아니면 뒤집어지려나.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책순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책아이 293. 2015.8.31. 마룻바닥돌이



  길바닥에서도 맨발로 놀고 싶으나 길바닥에서는 신을 벗지 말라는 얘기에 차마 맨발로 다니지 못하고, 마룻바닥에서는 마음껏 신을 벗어던지는 시골돌이는, 도서관 골마루에서 언제나 마음껏 주저앉아서 책돌이가 된다. 작은아이가 기어다닐 수 있도록 이 골마루를 반들반들하게 걸레질하던 일을 떠올린다. 요즈음도 다시 걸레질을 해야 하는구나 하고 느끼지만, 흙 묻은 신으로 아주 넓은 자리를 뛰어다녀서 차마 걸레질을 할 엄두를 못 내지만, 곧 기운을 내어 이 아이가 드러눕거나 뒹굴면서 놀 수 있을 만큼 닦아야겠다고 생각한다. 하하하, 거의 이백 평을 걸레질해야 하나?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책돌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