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처럼



누나처럼 

잘 달리고 싶어

빨리 달리고 싶어

나비처럼 날고 싶어


누나 신을 빌려서

내가 신어 보면

나도 누나처럼

바람을 가르며

저렇게 빠르게 휙휙

달릴 수 있을까.



2016.1.15.쇠.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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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국



배추를 잘게 썰어 배추된장국

무를 송송 썰어 무된장국

멸치를 폭 끓여서 멸치된장국

달걀을 가만히 풀어 달걀된장국


된장을 구수히 풀면

모두 된장국이 되니


떡을 넣어 떡된장국

소고기 넣어 소고기된장국

콩나물로 콩나물된장국

황태로 황태된장국

두부 넣어 두부된장국


그리고

호박된장국 시금치된장국

냉이된장국 달래된장국

쑥된장국 꽃된장국


늘 새로운 된장국 끓여

우리 함께 즐겁게 먹자



2015.12.27.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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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까지꽃

 


한겨울 추위가 누그러지며

동백꽃이 필 무렵


마당 한쪽이랑 밭자락에

꼬물꼬물 자그맣게

푸른 떡잎 내밀며

처음 깨어나더니


겨울 저물고 햇볕 고운

봄날에 봄바람 먹고

흐드러지는

보랏빛 작은 아이

봄까지꽃.


봄이 저물고

땡볕으로 바뀔 무렵

감쪽같이 사라지는

너는


그야말로 봄까지만

나랑 동무하며 노는구나.



2015.12.25.쇠.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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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해요



버스를 타고 나들이할 적에는

입이 아닌

마음속으로 노래해요.


할아버지가 모는 자동차를

얻어타는 날에는

큰 목소리로 노래하지요.


논둑길을 걸을 적에는

동생하고 사이좋게 달리며

함께 노래해요.


숲길을 걸을 적에는

덩실덩실 춤을 추면서

기쁘게 노래하지요.


잠자리에 드러누울 적에는

아버지가 가만가만 나긋나긋

보드라이 노래해 주어요.



2015.12.9.물.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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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ce 2016-03-10 15:55   좋아요 0 | URL
버스는 마음속으로,
할아버지 자동차는 큰 목소리로,
논둑길은 함께,
숲길은 춤까지,
잠자리에서는 아버지의 보드라운 숨결로~~~

선명하게 그려집니다. 행복한 두 아이들의 모습이!^^



Grace 2016-03-10 16:00   좋아요 0 | URL
숲노래님의 <몽실언니> 독후감에 질문 댓글 단지 몇일 된 것 같은데,
답이 없으셔요. 혹 보시지 못하셨는가요?^^

숲노래 2016-03-10 17:22   좋아요 0 | URL
아, 이제서야 보았습니다 ^^;
요즈음 하루 내내 아이들하고 지내느라 바빠서
댓글 달려도 미처 못 보거나 놓치기 일쑤예요.
죄송합니다 ^^;;;
 

뜨개질



설거지하는 수세미가

다 닳아서

뜨개질을 한다.


빛깔 고운 실을 고르고

내 손에 맞는 바늘 찾아

어머니한테서 배운 대로

한 코씩 잡는다.


예전 수세미는

꽃이었으니

새 수세미는

별로 할까?


한 벌 다 뜨고 나서

동생하고

한 벌씩 더 뜬다.


설에

이모하고

할머니하고

큰아버지한테

하나씩 드려야지.



2016.2.2.불.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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