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바라보는 대로 배우던

갓난아기는


어느새

느끼거나 생각하는 대로

하나둘 배우더니


마음에 그리는 대로

꿈을 짓는

어린이로 거듭나요



2016.5.30.달.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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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나무

 


가지를 치면
무화과알이
더 많이 더 굵게
맺힌다는데

 

가지는 고이 두고
늘 살뜰히 어루만져도
무화과알은
달고 굵은 선물을
해마다 여름 가을에
실컷
베푸네

 


2016.7.11.달.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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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집



하루 한 줄씩

손바닥에 새겨서


살림을 짓는 거름으로

맞이하려는 꿈을

그리려고


오늘 찾아온 이곳은

책 한 권이

오래도록 살아서 숨쉬는

책집



2016.5.30.달.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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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나무



겨울에 온다던 동생이

찔레꽃 감꽃 국수꽃 콩꽃

달콤하며 맑게 피고

딸기알 새빨갛게 익는

오월 깊은 밤에

그만 서둘러서 왔대요.


손바닥만 한

아주 작고 가녀린 동생은

우리가 잠든

밤 세 시에 와서

아버지가 우리 집 뒤꼍

석류나무 곁을 호미로 파서

천천히 곱게 묻었대요.



2016.5.21.흙.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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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



구름이 

그늘 드리운 자리는

아주 시원하겠네


꽃이

그늘 마련한 자리는

무당벌레가 쉬네


처마가

그늘 늘리는 자리는

여름에 동생이

평상에 누워 차지하고


나무가

그늘 넓히는 자리는

아버지가 땡볕에

밭 매다가 한숨 돌리고


나는

어머니한테 찰싹 붙어서

어머니 몸이 빚은 그늘에서

노래해.



2016.5.14.흙.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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