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네

겨울눈이 사박사박 가볍게

이 밤을 환히 밝히네


밤에 쉬하러 나오다가

졸린 눈이 번쩍 뜨여

하얀 눈송이처럼

내 두 눈도 초롱초롱


함박눈은

동백나무 꽃눈에도

앵두나무 여린 겨울눈에도

모과나무 잎눈에도

한가득 쌓이네


아침이면 동생이랑

이 눈송이를 신나게 뭉쳐

눈사람 굴리고

눈집 지어야지



2016.1.24.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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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자라면,

키가 하늘 높이 자라면,

껑충 뛰어올라 구름을 타고

머나먼 별나라로

나들이를 가지.


키가 조그마하면, 

키가 손가락만큼 조그마하면,

제비 등에 살포시 올라타고

바다 건너 이웃집에

마실을 가지.


키가 크면,

키가 나무처럼 크면,

할머니 안고 할아버지 업고

온누리 어디로든

재미나게 놀러다니지.


키가 콩알만큼 작으면,

키가 깨알만큼 작으면,

개미 등에 사뿐히 앉아

땅속 깊이 이곳저곳

신나게 누비고 놀지.



2015.12.8.불.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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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내가 사는 우리 집에

짙푸른 바람

나무 따라 풀 따라

흙내음 담지.


동무 사는 우리 마을

싱그러운 바람

눈꽃송이 구름송이

함께 타고 놀지.


이웃 사는 우리 고장

해 닮은 바람

포근포근 사랑스레

손을 맞잡지.


너랑 나랑 우리 별에

새파란 바람

숲에서 태어나 퍼지는

고운 꿈 되지.



2015.12.5.흙.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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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씨앗



봄여름에 맛난 취나물에

가을 되어 흰꽃

주렁주렁 맺히더니

겨울 앞두고 천천히

짙누우렇게 시들면서

기름하니 작고 가벼운

씨앗이 남아요.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

작은 씨앗이

톡톡 떨어지는데

섣달 되어도 안 떨어진

씨앗이 제법 있어서

한손으로 살살 훑고

한손으로 고이 모아

마당 한쪽에

손가락으로 콕콕 누르며

심어 봅니다.


2015.12.18.쇠.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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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일어서며 새싹이 돋고
해가 누우며 풀이 죽고
따순바람 불며 꽃이 피고
찬바람 불며 잎이 지고

겨우내
풀씨 꽃씨 나무씨 모두
흙 품어 가랑잎 품에 눈밭 품에
고이 안겨서 자다가
해가 다시 일어서는 날
기다리면서
꿈꾼다.


2015.12.20.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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