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놀이 1

 


  두 아이가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한참 안 들어오고 조용하더니, 둘이 히히 웃으면서 돌아온다. 뭘 하고 왔는가 하고 들여다보니, 큰아이가 제 팔뚝에 토끼풀을 빙 둘러 팔찌를 만들고, 제 동생 팔뚝에도 토끼풀을 빙 둘러 팔찌를 만들어 주었다. “토끼풀 팔찌야.” 참 곱구나. 토끼풀 쑥쑥 자라 너희 팔목 두 번 감을 만큼 되네. 그런데, 한손에 돗나물꽃 들고 자전거 탈 수 있겠니? 4346.5.25.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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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놀이 1

 


  시멘트바닥이라 좀 뜨겁지? 그래도 너희는 맨발로 겨울에도 봄에도 씩씩하게 노는구나. 너희 아버지한테서 ‘잘 안 타는 살결’ 물려받아 늘 햇볕 보고 놀아도 아직 까무잡잡하지 않은 아이들아, 맨발로 놀고 달리고 하다 보면, 앞으로 여느 신은 하나도 못 신겠지. 너희 발을 믿고, 너희 몸을 믿으렴. 너희 발로 땅을 느끼고 길을 느끼렴. 발바닥은 가장 착하고 가장 믿음직하단다. 4346.5.24.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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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5-24 11:16   좋아요 0 | URL
아이..어쩜 이리도 예쁜 모습들일까요?
맨발로 가방을 메고 함께 걷는 오누이. ^^
오늘 보라의 뽀인트,는 머리핀이네요~^^ ㅎㅎ
누나 따라쟁이~우리 산들보라~!

숲노래 2013-05-24 11:49   좋아요 0 | URL
무엇이든 누나 따라쟁이로 하루하루 보내지요 @.@
따지고 보면 옷도 다 누나 옷 물려받았어요..

Grace 2013-05-24 18:39   좋아요 0 | URL
어제 집 앞 공원 산책길에서 맨발로 개와 함께 산책하는 외국인을
보았거든요. 그를 본 느낌과 이쁜 두 녀석들의 느낌이 다르지
않네요!ㅎㅎ

제 정신연령이 흡사 10대인지라 같이 놀면 무척 재미날 것 같아요,
특히 내복바지 조 구여븐 녀석!!^^

숲노래 2013-05-25 01:55   좋아요 0 | URL
아, 공원에서 맨발로 다니는
대단한 외국 분 있군요!

top님 고흥에 놀러오셔서
우리 아이들하고 예쁘게 놀아 주셔요~~~ ^^
밥과 술은 제가 내어 드릴 수 있습니다 ^^
 

빨래터놀이 2

 


  빨래터 물이끼 치우자고 하면서 빨래터놀이 간다. 아이들은 첫 3분 즈음만 청소하는 시늉을 한다. 그러나 한창 놀다가도 아버지 곁에 붙어서 물 퍼내는 시늉을 한다. 그래, 너희들 마음대로 놀아라. 며칠 앞서 빨래터에 와서 들여다보니, 빨래하는 네모난 자리 말고, 물을 긷는 동그란 자리에는 다슬기 여럿 있더라. 오늘은 다슬기 숫자 더 늘어난다. 다슬기는 물이끼 뜯으며 살아가려나. 다슬기 있으니 곧 개똥벌레도 태어나겠지. 서로서로 잘 어울려 살아가기를 빌며, 다슬기 쓸려 가지 않도록 옆으로 옮기며 물이끼를 걷는다. 물 빠져 나가는 골은 부러 물이끼를 걷지 않는다. 아이들은 빨래터 바닥에 드러눕기도 하고, 엎드리기도 한다. 4346.5.22.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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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5-22 09:53   좋아요 0 | URL
ㅎㅎ 귀여운 산들보라 궁둥이..^^
정말 아이들이 맘껏 춤같이 노는군요.~
그런데 저는 개똥벌레를 본 적이 없는 듯 해요. ^^;;

숲노래 2013-05-22 10:43   좋아요 0 | URL
반딧불이가 개똥벌레인데
이제 서울에서는 볼 수 없어요.
왜냐하면,
개똥벌레는 다슬기를 먹고 살아가거든요.
그러니까 다슬기가 먼저 있어야 하고,
다슬기가 있자면
1급수 물이 흘러야 해요 @>@

후애(厚愛) 2013-05-22 11:01   좋아요 0 | URL
산들보라 궁둥이 너무 깜찍하고 귀엽습니다.^^
빨래터가 크네요...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저도 저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이 부럽습니다.^^

숲노래 2013-05-22 12:04   좋아요 0 | URL
예전에는, 아니 20년이나 30년 앞서만 해도, 이 빨래터에서 스무 집 넘게 빨래를 했을 테니, 그때에는 무척 비좁았으리라 느껴요. 이제 빨래터는 우리 아이들 놀이터가 되었지만요~~~ ^^
 

빨래터놀이 1

 


  마을 빨래터를 우리 집에서 박박 문질러 닦으려고 밀대 달린 솔을 둘 장만했다. 전남 고흥에서는 봄날 무더운 한낮에 아이들 데리고 빨래터로 간다. 자, 우리 빨래터 물이끼 치우면서 물놀이 하자. 두 아이는 처음에는 아버지 곁에서 빨래터 박박 미는 시늉을 한다. 이러더니 어느새 물놀이로 접어든다. 너희한테는 아직 솔질은 힘들겠지. 큰아이도 작은아이도 여덟 살쯤 될 때까지는 놀아야 하리라. 그때까지 너희는 이곳을 너희 물놀이터 삼아서 마음껏 놀아라. 그동안 아버지는 곁에서 신나게 솔질을 하며 너희 놀기 좋도록 해 줄게. 4346.5.14.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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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놀이 5

 


  먼 마실 나오는 길에 큰아이 인형 하나, 작은아이 인형 하나, 이렇게 둘 챙긴다. 아이들은 멀고 먼 마실길에 곧잘 인형하고 속닥속닥 이야기 주고받으면서 논다. 어버이한테는 아이들이 길벗이고, 아이들한테는 어버이가 이슬떨이인데, 아이들 손에 쥐는 인형은 우리 모두한테 놀이동무 된다. 인형아, 너는 우리 아이들하고 멀고 먼 곳까지 함께 다니는구나. 너는 아이들하고 무엇을 바라보니. 너는 아이들하고 어떤 길에 서니. 4346.5.6.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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