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6.9. 쉬운 2쇄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철수와영희에서 《쉬운 말이 평화》 2벌판을 2자락 보내 주셨습니다다. 한 해하고 두 달 만에 2벌을 찍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2쇄”이니, 줄여서 “쉬운 2쇄”입니다. 열넉 달에 2벌이라면 이 길이 쉬웠는지 안 쉬웠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쉽게 노래하는 말글로 즐거이 어깨동무하는 사랑을 속삭이려는 이웃님이 꾸준히 있었다는 뜻이라고 느껴요. 앞으로 “쉬운 3쇄”하고 “쉬운 10쇄”로 뚜벅뚜벅 걸어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읍내 우체국을 다녀오면서 ‘전라남도 새뜸(신문)’을 몇 자락 구경합니다. “우물 안 민주당”이라든지 “광주, 전국 최저 투표율 속 민주당 단체장 싹쓸이”라든지 “야구로 위로받아요” 같은 글씨가 굵게 찍힙니다. 전라남도에서 살며 전라남도는 갈수록 고인물이 깊어간다고 느낍니다. 이른바 “똑똑한 일꾼”이 죄다 서울바라기로 떠나니, 막상 전라남도에 남는 일꾼은 매우 적습니다.


  제가 나고자란 인천만 해도 전라사람이 참 많습니다. 그 많은 똑똑한 전라사람이 서울이며 인천이며 부산이며 경기로 떠나지 않고 전라에 남아서 알뜰살뜰 살림을 지었으면 전라남도뿐 아니라 우리나라가 확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아직도 이 시골 전라남도에서는 “그나마 남은 좀 똑똑한 어린이·젊은이를 서울로 더 빨리 내보내려는 닦달질”이 그득합니다.


  태어난 곳에서 죽도록 살아야 하지는 않습니다만, 태어난 곳을 미워하거나 싫어하거나 꺼리면서 확 등져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얼거리라면, 이 나라 앞길은 캄캄할밖에 없어요. 누구나 어디로나 홀가분히 드나들 수 있도록 활짝 틔우면서, 어느 고장에서든 스스로 빛나는 날갯짓으로 노래할 만한 삶터로 거듭나야지 싶어요. 이 길에 “어려운 말”이 아닌 “쉬운 말”을 곁에 놓아 볼 수 있기를 바라요.


  똑똑한 말이 아닌 흙빛이 흐르는 말로, 지식·첨단·4차산업인 말이 아니라 숲을 품으며 아이랑 함께 노래하는 말로 나아가기를 빕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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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6.3. 수원 전주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돌림앓이가 퍼지기 앞서 ‘고흥·서울’을 오가는 시외버스는 하루 너덧이었으나 어느새 둘로 줄었습니다. 그런데 6월 3∼4일에는 하루 일곱으로 갑자기 늘어요. 뭔가 했더니 노는철(연휴)이라면서 ‘서울 마실손(관광객)’이 작은시골 고흥에까지 많이 놀러가나 보더군요. 다만, 하루 일곱이나 시외버스가 생겨도 빈자리가 없습니다.


  서울시청부터 수원 세류동으로 전철을 달립니다. 전철길에 하루쓰기(일기쓰기)를 하고, 노래꽃(동시)도 새롭게 여밉니다. 서울 바깥은 해를 바라보며 달리는 칙칙폭폭입니다. 땅밑을 달리는 서울·부산·대전·광주 같은 데에서는 조용히 책읽기를 한다면, 인천·수원을 오가는 칙폭길에는 으레 하늘이랑 마을을 바라봅니다.


  마을책집 〈책 먹는 돼지〉를 찾아가려고 세류동 골목을 걷다가 놀랐습니다. 다섯겹(5층)을 안 넘는 자그마한 살림집이 모인 곳은 어디나 아름다이 골목빛이에요. 이처럼 골목빛이 반짝이는 곳은 걸어다니는 사람이 매우 적어요. 인천사람도 수원사람도 에스파냐나 프랑스로 안 놀러가도 됩니다. 마을길만 걸어도 깜짝 놀랄 만합니다.


  수원에서 전주로 시외버스를 달렸고, 해거름에 닿은 전주에서 어찌할까 망설이다가 느긋이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전주 길손집에서 묵으며 전주 이웃님을 뵙고서 ‘윤석중·방정환 동심천사주의 무리’를 이어받은 ‘새로운 어린이글꽃 힘꾼(권력자)’이 망가뜨리는 우리 노래꽃 이야기를 고즈넉이 했습니다. 시골·숲을 떠나 서울·큰고장(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99퍼센트 가까이 이르는 오늘날인 터라, ‘아이를 푸르게 사랑하는 길’보다는 ‘아이한테 졸업장 지식학습을 시켜서 전문직업인으로 길들이는 굴레’가 깊을밖에 없겠지요.


  푸른척(그린워싱)을 하면서 글장사를 하는 글바치가 무척 많아요. 푸른척 아닌 푸른숲으로 살림을 짓는 슬기로운 어른이 새롭게 늘어나기를 바랍니다. 우두머리나 벼슬꾼(공무원·정치꾼)을 탓할 일은 없습니다. 수수한 우리가 아이를 푸르게 사랑하면서 보금자리숲을 돌보는 오늘을 지으면 넉넉해요. 별빛 하나 없이 불빛만 가득한 전주에서 하루를 묵으며, 새소리도 개구리소리도 풀벌레소리도 없는 터전이기에 다들 스스로 숲빛을 잃을 만하겠다고 생각하며 꿈나라로 갔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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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5.31. 쌈지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찰칵이(사진기)를 손에 쥔 이 가운데 골목마을을 거닐며 찰칵찰칵 담는 사람이 언제나 이따금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골목마을에 살면서 골목마을을 담는 사람은 손에 꼽을 만큼 드뭅니다. 《골목안 풍경》을 남긴 김기찬 님도 ‘잿빛집(아파트)에 살며 골목마실’을 다니는 길에 찍었습니다.


  어릴 적에 골목에서 태어났어도 ‘찰칵이를 쥔 어른’으로서 골목마을에 안 살면서 찰칵찰칵 담는다면 ‘나(마을사람) 아닌 남(구경꾼)’이라는 눈길이게 마련입니다.


  헌책집을 찰칵 담는 사람도 매한가지예요. 헌책집을 이웃집으로 삼아 마실하는 사람하고, 어쩌다 찾아가는 사람이 바라보는 눈은 달라요. 마을책집을 동무집으로 여겨 나들이하는 사람하고, 아예 안 드나드는 사람이 바라보는 눈도 다르지요. 시골에서 살지 않는 사람이 시골을 찰칵찰칵 담을 적에는 어떤 모습일까요? 숲에서 살지 않거나 풀꽃나무랑 마음으로 이야기하지 않는 사람이 숲이며 풀꽃나무를 찰칵찰칵 담는다면 어떠할까요?


  마음을 사랑으로 세우지 않고서 겉모습이나 손놀림에 얽매일 적에는 참빛하고 등져요. 마음을 사랑으로 세우면 아무리 값싼 찰칵이를 쥐어도 언제나 빛나요.


  글은 이름값으로 안 써요. 글은 오직 삶을 사랑으로 짓는 살림길로 써요. ‘등단’이나 ‘발간’을 한 적이 없더라도 주눅들 까닭이 없어요. 날개책(베스트셀러)을 못 내었대서 책이나 글을 못 쓸 일이 없어요. 우리는 늘 스스로 삶을 사랑하는 살림으로 오늘을 누리면서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아이를 돌보면 넉넉해요.


  2010년에 인천을 떠나며 남긴 《골목빛》인데, 모처럼 다시 들추니 새삼스럽습니다. 2010년에 찰칵찰칵 담은 모습 가운데 웬만한 골목은 다시 찍을 수 없습니다. 고작 열 몇 해인데 벌써 가뭇없이 밀리고 잿빛집으로 바뀌었어요. 우리는 뭘 보는 눈길일까요? 우리는 뭘 사랑하는 마음일까요? 우리 스스로 너나없이 잿빛집에 갇힌 몸뚱이인 터라, 이쪽 무리도 저쪽 무리도 온통 ‘골목마을하고 시골을 삽차로 밀어내어 잿빛더미(아파트 대단지)를 세우겠다’는 허튼말을 쏟아냅니다. 우리 민낯이 고스란히 벼슬꾼(정치꾼) 목소리로 불거집니다. 저들은 먼나라 놈팡이가 아닙니다. 바로 우리 오늘 모습 그대로입니다.


  인천 마을책집 〈딴뚬꽌뚬〉에 ‘2010년 골목빛 알림종이’를 몇 자락 띄우려고 자전거를 달려 면소재지 우체국에 갔습니다. 꾸러미를 부치려고 저울에 올리고서야 “아차, 쌈지를 집에 두고 왔네!” 하고 알아챕니다. 다른 길이 없습니다. 집에 도로 가서 쌈지를 챙겨 다시 우체국에 와야 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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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5.27. 차치 양도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꽤 예전부터 나왔으나 그림꽃님(만화가)이 좀처럼 뒷이야기를 그리지 못한다는 《배가본드》를 이제서야 조금씩 읽습니다. 워낙 둘레에서 많이 읽었다고들 했으나, 칼부림 줄거리만 잔뜩 나오는 책은 도무지 안 보고 싶어 스무 해 넘게 미루었어요.


  이제는 좀 다르게 바라보려 하기에 쥘 수 있습니다. ‘감(소재)’만 ‘칼부림’이되, ‘속(내용)’은 ‘사람이 살림을 하는 삶’일 테니, 이 대목을 들여다보기로 했어요. 더구나 이 그림꽃은 스무 해 넘게 그린 터라 1∼37에 이르는 줄거리를 놓고서 숱한 사람들이 이야기했고, 왜 아직도 매듭을 안 짓는지까지도 아예 책으로까지 나온 판입니다.


  줄거리는 안 궁금하기도 하고 뻔히 알기도 하기에, “왜 무엇을 그렸는가?”를 살피는데, 37걸음에 ‘미야모토 무사시’가 ‘시골 흙지기 할배’를 이녁 삶에서 처음으로 ‘스승’으로 삼는 대목이 나와요. 여태 아무도 스승으로 여기지 않았다는 미야모토 무사시라 한다지만, 오직 하나 ‘숲’만 스승으로 여기며 살았다는데, 막판에 이르러 “씨앗을 심어 가꾸는 흙할배”가 비로소 스승이 된 얼거리이더군요.


  그림꽃 《배가본드》를 시골과 숲과 삶과 사람과 사랑이라는 뼈대로 바라보는 분도 틀림없이 있을 테지요? 가만가만 보니, 이 그림꽃은 그림결마다 온통 ‘시골과 옛날 숲’이 잔뜩 나옵니다. 번뜩이는 칼부림이 아닌, 사람들이 모두 손으로 지어서 가꾸고 살아가던 지난날 수수한 사람들 차림새에 살림결에 숲빛을 헤아리려고 이 그림꽃을 쥐는 사람이 있을까요? 아마 이 대목을 놓고는 아무도 없겠다고 느낍니다.


  숲노래 씨가 짓는 낱말책(사전)은 말이 말답게 태어나 사람이 사람답게 사랑을 하면서 살림을 살림답게 숲빛으로 그리는 결을 누구나 스스로 알아차리고 익혀서 즐겁게 쓰는 길을 밝히는 꾸러미로 삼으려고 합니다. 이런 낱말책이 오히려 어렵다고 여기면 어렵겠지요. 그러나 스스로 배워 스스로 펴는 누구한테나 곁책으로 삼을 적에 비로소 낱말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인천·부천·서울을 넘나든 나흘길을 마치고 고흥으로 돌아오자마자 이웃님하고 고흥 숲하고 바다를 다녀오자니 온몸이 찌뿌둥하고 무릎이 쑤십니다. 한잠 푹 자고서 《손질말 꾸러미》를 추스르는데, ‘차치’를 손질하자니 ‘양도’가 걸리고, ‘단위’도 새삼스레 손질할 노릇입니다. ‘양도’는 이튿날로 넘겨서 할 생각이고 ‘후발·후발주자’는 마무리하고서 기지개를 켜려고 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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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5.25. 일곱 시간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달날(월요일)에 〈서울책보고〉로 ‘이야기하는 일’을 나왔고, 이튿날인 불날(화요일)에 인천으로 건너가서 〈나비날다〉에서 ‘이야기하는 일’을 이었습니다. 이러고서 물날(수요일)에 부천 〈용서점〉에 깃들어 원미동을 책마을로 돌보려는 손길을 기리려는 마음을 ‘가볍게 이야기하’려 했어요.


  그런데 〈용서점〉 책집지기님하고 이야기를 하다가 어느새 두 시간이 흐르고 세 시간이 흐르며 “우리 이야기를 끊고서 일어설 만한 대목이 안 보이는걸” 하고 느껴, 나무날(목요일)에 고흥으로 돌아가자고 생각합니다. 이러면서 이야기꽃은 네 시간에 다섯 시간을 넘고, 마침내 일곱 시간을 훌쩍 넘깁니다.


  어릴 적에 말더듬이로 살았습니다. 제 생각을 말로 그리고 싶은데 혀가 꼬이고 소리가 샜어요. 둘레에서는 입을 크게 벌리라는 둥, 혀를 어떻게 이에 대라는 둥, 천천히 말을 하라는 둥 짚어 줍니다만, 뜀틀을 못 넘는 아이한테 “여기를 이렇게 짚고 이렇게 발을 구르면 쉽게 넘는데 넌 왜 못 넘니?” 하고 나무라기만 한다면, 아이는 끝내 뜀틀을 못 넘을 테지요. 곰곰이 생각하자니, 지난날 우리 터전(사회·학교)은 아이들을 느긋이 기다리면서 조용히 지켜보는 어른이 참으로 드물었습니다. 1988년 서울에서 일으킨 놀이마당(올림픽)은 “더 빠르게, 더 높이, 더 힘차게”를 내세웠어요. 느릿느릿 말하거나 걷는 아이를 놔두지 않고 채찍질을 했습니다. 그때나 이제나 벼슬꾼(정치꾼·공무원)은 ‘경제성장’을 꼭두에 놓습니다.


  ‘자랑할 자람길’이 아니라 ‘포근히 품을 살림길’을 헤아리는 어버이나 어른은 아직 적습니다. 6월 1일에 새로 뽑을 고을일꾼을 놓고서도 누가 더 ‘발전’을 잘 하도록 이끌 만한가 하고 내세우는 쓰레판이라고 느낍니다. 저는 ‘발전’도 ‘진보’도 바랄 마음이 없습니다. 어린이하고 어깨동무하며 함께 노래하고 놀면서 웃는 어른으로 살아가려는 마음입니다. 이런 말더듬이 어린이가 일곱 시간 책수다를 신나게 떠는 어른으로 하루를 보냈다니, 어쩐지 스스로 대견합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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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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