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과 신문 (도서관일기 2013.9.4.)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도서관으로 신문 읽으러 다니는 사람이 꽤 있다. 나도 예전에 신문을 읽으러 도서관에 다니곤 했다. 도서관에서는 이 신문 저 신문 골고루 받아서 갖추니, 온갖 신문을 따로 집에서 받아보지 않아도 날마다 즐겁게 읽을 수 있다. 더구나 도서관에서는 신문을 날짜에 맞추어 잘 그러모으지 않는가. 여러 날에 한 번 찾아가더라도 며칠 지난 신문뿐 아니라 몇 달 지난 신문까지 차근차근 읽을 수 있다.


  그런데, 나는 신문을 끊고 안 본 지 퍽 오래되었다. 서울살이를 마감하고 시골로 삶터를 옮기던 2004년부터 ‘마지막까지 보던 신문 한 가지’마저 끊었다. 그러고는 신문을 안 읽는다. 인터넷으로도 안 읽고, 인터넷신문에 뜨는 글조차 안 읽는다. 시민모임이나 작은 마을에서 조그맣게 내는 신문은 도움돈을 보내면서 받곤 한다. 서울에서 나오는 신문이라든지, 전라도 광주에서 나오는 신문들, 이른바 ‘일간신문’은 아무것도 안 본다.


  사진책도서관에는 해묵은 일간신문 꾸러미는 있지만, 그날그날 나오는 신문은 없다. 사진밭 이야기 다루는 신문이 있기는 하지만, 거의 모든 글이 ‘새로 나오는 장비’ 이야기라서, 이 신문을 굳이 받아보지 않는다.


  곰곰이 생각해 본다. 도서관에는 어떤 신문을 갖추어야 할까. 도서관이라는 곳을 꾸리자면 어떤 신문을 받아보면서 ‘신문삯’을 치러야 아름다울까. 이 신문 저 신문 골고루 갖추는 일이 나쁘다고는 느끼지 않는다. 그런데, 도서관마다 이 신문 저 신문 골고루 갖추어야 할까 궁금하다. 날이 갈수록 궁금하다. 일간신문은 모두 서울 이야기뿐이다. 전라도 광주에서 나오는 ‘전라도 일간신문’은 서울과 광주 이야기뿐이다. 이런 신문을 도서관에서 갖추는 일이란 무엇이 될까. 도서관 찾아오는 사람들한테 ‘도시 이야기’만 읽히고 ‘도시 소식과 정보’만 알리는 노릇 아닐까.


  같은 도시라 하더라도, 서로 어깨동무를 하는 작은 동네 언저리에서 작은 이야기 그러모으는 작은 신문이 나올 수 있어야 한다고 느낀다. 사건과 사고나 정치나 경제나 스포츠나 연예를 다루는 신문이 아니라, 동네사람 수수하며 투박한 삶과 사랑을 그리는 신문이 나올 때에 아름다우리라 느낀다. 시골에서는 그야말로 시골살이 다루고 보여주며 그리는 신문이 나와야 아름다우리라 느낀다.


  내 고향 인천에서 〈우각로신보〉가 우편으로 날아온다. 9월이지만 6월호와 7월호를 두 부씩 보내 주었다. 인천 배다리에 깃든 ‘작은 사람’들이 ‘작게 엮은 작은 신문’이다. 두 부 보내 주었으니, 한 부는 사진책도서관 벽에 붙이고, 한 부는 파일에 꽂아 그러모을까 하고 생각한다.


  책 갈무리를 하고 도서관을 나오는데, 문간에서 풀개구리 한 마리 본다. 작은 풀개구리는 늘 똑같은 곳에서 나를 마중하고 배웅한다.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1.341.7125.) *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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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2014년에 '7~8살 어린이 첫 국어사전'을 쓸 생각입니다. 그리고 2015년에는 '초등 낮은학년 국어사전'을 쓰려고 합니다. 지난 1994년부터 그러모은 온갖 국어사전과 자료를 바탕으로, 쉬우면서 즐겁고 아름답게 읽는 국어사전을 쓰려고 합니다.

 

지난 스무 해에 걸쳐 그러모은 자료가 넉넉하지만, 아직 못 갖춘 자료가 몇 가지 있습니다. 그리고, 국어사전을 쓰는 동안 다른 '글삯벌이'는 거의 할 수 없는 만큼, [국어사전 집필기금 모으기]를 해야겠다고 느낍니다.

 

여러 학술기금이나 문화재단기금이 있기에, 이곳저곳 알아보았지만, '국어사전 쓰는 일'은 '전문 영역'이라고 여겨, 대학교 관련학과 졸업장이나 대학원 석사학위를 증빙자료로 바라곤 합니다. 나는 고졸학력으로도 '보리국어사전 엮는 편집장'으로 일했고, '국립국어원 한글문화학교 강사'라든지 '한글학회 공공언어순화지원단 단장'을 했지만, 이런 경력으로는 '국어사전 집필기금'을 받기가 너무 어렵고, 현실로는 '불가능'이로구나 싶습니다.

 

어떻든, 시골에서 아이들과 살뜰히 지낼 살림돈을 어느 만큼 건사할 수 있는 테두리에서 국어사전을 조금이나마 느긋하게 쓰고 싶은 마음입니다. 아무튼, 오늘부터 '국어사전 쓰기'를 할 생각이고, 2014년 한글날에 '7~8살 어린이 첫 국어사전'을 선보이려고 해요. [국어사전 집필기금]에 한손 거들어 주는 분들 모두한테는 이 책이 나오면 정갈하게 쓴 손글씨 담은 책을 선물로 드리려 합니다. 얼마나 어떻게 모아야 할는지 아직 모르겠지만, 길은 틀림없이 있을 테지요.

 

항공방제 대피로 고흥을 떠나 여러 날 지내면서 곰곰이 생각하면서, 바지런히 국어사전을 쓰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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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잔치 〈책순이〉를 합니다.

 

 지난 2013년 7월 31일부터 했으며,

 오는 2013년 8월 31일까지 합니다.

 

 8월 17일 토요일 낮 두 시(14시)에는

 사진작가와 이야기 나누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시골에서 살아가며 책을 즐기는 '책순이' 이야기를

 사진으로 조촐히 만나면서,

 이 사진들 내건 전남 순천 예쁜 헌책방에서

 즐겁게 책마실 함께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책순이

책 읽는 시골아이

2013.7.31.(수)∼ 2013.8.31.(토)

- 전남 순천 연향동 1465-4 〈형설서점〉 061.723.1069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지역서점 문화활동 지원사업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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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8-12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쁜 헌책방에서 하는 <책순이> 사진잔치, 얼마나 정답고 아름다울까요~? ^^
가 보지는 못하지만, 보내주신 예쁜 <책순이> 사진도록 넘겨보며 사진엽서도 바라보며
즐거운 웃음이 가득합니다~*^^*

숲노래 2013-08-18 08:38   좋아요 0 | URL
마음속에 고운 책빛 언제나 환하게 누리셔요~
 


 ‘책순이’ 사진잔치 (도서관일기 2013.8.2.)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책순이’ 사진잔치를 한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지역서점 문화활동 지원사업’을 꾀하는데, 전남 순천 〈형설서점〉도 뽑혀 이곳에서 벌이는 문화활동 가운데 하나로 내 사진잔치를 연다. 진흥원이 ‘도록 값·엽서 값·포스터 값’을 늦게 치러 주는 바람에 도록과 엽서와 포스터를 8월 2일에야 받는다. 인쇄소에서는 맞돈으로 값을 치러야 인쇄를 해 주니까. 어쨌든 8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전남 순천 〈형설서점〉에서 조촐하게 사진잔치를 연다.


  우리 아이들 책과 노닐며 살아온 여섯 해 발자국 가운데 지난 이태 사이 모습을 추려서 사진 200점을 그러모았다. 이 가운데 서른 점은 조금 크게 만들어서 붙인다. 백일흔 점은 조그마한 사진첩에 담아서 책방 곳곳에 두어 느긋하게 넘겨 보도록 할 생각이다.


  진흥원 지원금 백만 원으로 사진 만들고 도록과 엽서와 포스터를 만든다. 고작 백만 원으로 어디까지 할 수 있으랴 싶기도 하지만, 이만 한 돈을 받으면 이만 한 돈에 맞게 아기자기하게 할 길을 찾으면 되리라 생각하며 여러 날 머리를 기울여 요모조모 꾸몄다. 아주 적은 돈으로 도록을 만들어야 했기에 딱 16쪽짜리 A5판 작은 크기로 208부를 찍었다.


  책순이 무럭무척 자란다. 작은아이도 곧 책돌이로 자라리라. 앞으로 한동안 ‘책순이’ 이야기만 할 텐데, 작은아이가 책하고 신나게 노는 모습 흐드러지면, 이 모습은 ‘책돌이’ 이야기로 남달리 엮을 만할까 하고 헤아려 본다.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1.341.7125.) *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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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을 꾸리는 보람 (도서관일기 2013.7.20.)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올여름에도 곰팡이가 핀다. 더운 날 비가 뿌리고 나면 교실 안쪽은 더 후끈후끈하니 곰팡이 피기에 참 좋은 터전이로구나 싶다. 이런 모습 볼 적마다 ‘내가 쓴 여러 가지 책’들을 신나게 팔아 글삯 벌어서 얼른 이 학교를 사들여 옥상과 바깥벽 공사 새롭게 하고, 건물 둘레 등나무를 치운 뒤 나무숲으로 곱게 일구어야겠다고 느낀다. 또는, 누군가 뜻있는 사람들이 우리 도서관이 되는 학교 터를 사들여서 선물해 줄 수 있으리라.


  합판책꽂이에 핀 곰팡이를 닦는다. 합판책꽂이 가운데 빼내어 치울 만한 것은 빼내어 치운다. 2011년 가을에 고흥으로 와서 2012년 여름에 비로소 책 갈무리 마치고 ‘자, 도서관 깔끔히 치웠답니다! 신나게 나들이 오셔요!’ 하고 알리고 싶었으나, 바로 그무렵부터 합판책꽂이에 피는 곰팡이를 깨달았다. 원목으로 짠 책꽂이가 아니고서는 도서관에 두어서는 안 된다고 느꼈기에, 원목책꽂이를 조금씩 갖추어 들이면서 합판책꽂이를 치운다. 이러기를 한 해째 하는데, 아직 합판책꽂이를 다 빼내지 못했고, 원목책꽂이를 더 들이지 못했다. 원목책꽂이는 ‘문 닫은 책방’에서 나온 것이라 하더라도 값이 만만하지 않으니까.


  2014년이 되면 ‘책꽂이 갈이’를 끝마칠 수 있을까. 이듬해쯤 되면 책꽂이 걱정은 사라질 수 있을까.


  합판책꽂이를 아예 버리지는 못하고, 창가에 둔다. 합판책꽂이라 하더라도 창가에 두어 늘 햇볕을 받도록 하면 뜻밖에 곰팡이가 안 핀다.


  돈을 버는 재주는 아직 한참 어수룩하고, 책을 그러모으며 읽는 재주만 있는데, 이런 재주로 도서관을 열었으니 용하다 할까, 씩씩하다 해야 할까.


  내가 생각하는 도서관이란, 건물이 번듯한 곳이 아니다. 책이 책답게 아름다이 있는 곳일 때에 도서관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느 사람들 조그마한 살림집에 깃든 책꽂이라 하더라도 알차고 아름답게 꾸리면, 모두 ‘집 도서관’이 된다고 생각한다.


  책다운 책을 알맞고 알차게 갖출 때에 비로소 도서관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학생 적에도 중학생이거나 고등학생이던 때에도 이렇게 생각했다. 아무 책이나 얼추 꽂고는 ‘장서 숫자’만 자랑한다고 도서관이 되지 않는다. 빼어난 건축으로 새로 지으면 ‘건물 멋진’ 도서관이라 할 텐데, 건물짓기를 넘어 ‘어떤 책을 어떻게 얼마나 갖추려 하는가’와 같은 대목을 깊이 살피는 도서관은 아직 찾아보지 못한다. ‘기적의 도서관’이라는 데도 어린이책이라는 한 가지를 눈여겨보기는 하지만, 어린이책을 어떻게 얼마나 갖추려 하는가와 같은 대목을 깊이 살핀다고는 느끼지 않는다. 나라 안팎 온갖 아름다운 어린이책을 ‘기적의 도서관’에서 두루 갖추려 하는가? 이 나라 오래된 어린이책을 자료로 갖추고자 꾸준히 돈을 들여 헌책방을 찾아다니기는 하는가?


  건물이 커다란 도서관이라 한다면, 사람들이 많이 찾으려 하는 책을 잔뜩 갖추어 ‘책 손님’ 많이 받는 구실 하리라 생각한다. 우리 도서관은 건물도 폐교 건물 임시로 빌려서 쓰는데다가, 책꽂이조차 아직 제대로 건사하지 못해, 새 책꽂이 들이는 데에도 많이 벅차다. 변변한 알림판이나 간판 또한 아직 세우지 않았다. 다만, 우리 도서관에는 나 스스로 아끼고 사랑하는 책을 갖추어 꽂는다. 백만 사람한테 보여주기는 어렵고 만 사람 아닌 천 사람한테 보여주기도 쉽지 않지만, 다른 어느 도서관이나 책방에서조차 만나기 어렵거나 생각조차 하지 못하던 ‘아름다운 책’을 우리 도서관에 하나둘 그러모아 건사한다고 느낀다.


  나는 다른 어느 대목보다, 바로 이 대목 하나를 이야기하고 싶어 도서관을 열어서 올해로 일곱 해째 꾸린다. ‘책 한 권을 찾아 미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찾아오도록’ 하는 도서관이고, ‘책 한 권을 만나는 기쁨 누리려고 호주에서 비행기를 타고 찾아오도록’ 부르는 도서관이다.


  살림돈은 늘 바닥이고, 책꽂이 새로 얻을 돈 모으기란 빠듯하지만, 아름답구나 싶은 책을 볼 때면, 살림돈이고 책꽂이 얻을 돈이고 으레 뒤로 미룬다. 돌이켜보면, 늘 이처럼 살았으니 책을 모을 수 있었고 도서관을 열 수 있었구나 싶다. 도서관을 꾸리는 보람이라면 참말 이 한 가지이다. 우리 사진책도서관에는 한국에 꼭 한 권만 있을는지 모르는 책이 있고, 어쩌면 지구별에 꼭 한 권만 있구나 싶을 책이 있는 곳이라고.


  그런데, 한국에 꼭 한 권만 있을는지 모르는 그 책이 돈값으로 치면 그리 비싸지 않다. 만 원? 십만 원? 오천 원? 또는 천 원? 돈값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아름다운 책 있는 도서관을 꾸린다는 보람으로 오늘도 곰팡이를 닦고 합판책꽂이를 치운다. 우리 도서관을 뒷배할 예쁜 사람들은 누가 될까 하는 꿈을 꾼다.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1.341.7125.) *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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