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에서 펴내는 '1인 단행본' 8호를 주문했다.

주말에 인쇄를 마치고 다음주 월요일에 보낸단다.

아마 화요일에 받을 테고,

수요일부터 책을 부칠 수 있으리라.

 

지난 '함께살기 7호'부터는 이 1인 단행본을

아무 곳에서도 팔지 않고,

오직 도서관지킴이한테만 보내는 책으로 꾸민다.

 

이번 8호는 몇 부를 찍을 수 있을까 하고 돈을 그러모은 끝에

108부를 찍는다. 도서관지킴이 분들께 보내고

헌책방 몇 곳에 보내면 나한테 열댓 권 즈음 남으려나.

 

새 컴퓨터를 마련하고 새 풀그림을 장만하면서

드디어 한글파일을 피디에프로 바꿀 수 있고,

피디에프파일을 갈무리할 수 있다.

책이 아직 오지 않았으나

책표지와 본문 조금 선보일 수 있다.

 

즐겁구나!

 

..

 

..

 

최소로 하는 디자인 ^^;;;

 

 

 

 

 

새 컴퓨터와 새 풀그림이 참 쓸 만하구나.

컴퓨터도 몇 해에 한 번씩 바꿔야겠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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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골에서 지내는 마음 (도서관일기 2013.11.18.)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시골에 있는 도서관에는 시골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찾아옵니다. 도시에서 이곳까지 찾아오는 사람도 있고, 바다 건너 비행기를 타고 찾아오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마다 책 하나 만나고 싶은 마음을 곱게 건사하면서 찾아옵니다.


  우리 도서관으로 오는 분들은 으레 ‘시골에 깃든 도서관’까지 오자면 길이 멀다고 얘기하는데, 시골에도 번듯하며 예쁜 도서관이 있으면 얼마나 즐거울까 하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도시에서 지내며 여러모로 아름답구나 싶은 책을 살뜰히 건사한 이들이 시골로 삶자리 옮기면서 크고작게 서재도서관을 꾸리면, 시골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나 시골로 오고픈 도시사람한테 살가운 쉼터 노릇을 하리라 생각해요.


  군청에서 돈을 들여 도서관을 짓는다 하더라도 읍내에 짓지, 면소재지라든지 면소재지에서도 몇 킬로미터 안쪽으로 들어가는 조그마한 마을에 도서관을 짓지는 않습니다. 모두들 한목소리로 ‘가기 쉬운(접근성)’ 곳에 도서관을 지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나라에서 자가용 안 모는 사람 거의 없는데, 도시 한복판이나 읍내에 굳이 도서관을 지어야 하지 않아요. 시골이라 하더라도 자전거로 찬찬히 달리면 그리 멀지 않아요. 찬찬히 시골 들길이나 숲길 자전거로 달려 도서관 찾아가는 즐거움이란 아주 커요. 도시에서도 시내 한복판 도서관보다는 자전거를 달려 나무 우거진 길을 지나서 찾아가는 도서관일 때에 한결 아름답고 상큼하리라 생각합니다.


  숲이 우거진 곳에 깃든 도서관에서는 따로 종이책을 안 펼쳐도 즐겁습니다. 풀밭에 드러눕거나 나무그늘에 앉아서 풀노래와 새소리를 들어도 즐겁습니다. 바람소리로도 즐겁고 구름 흐르는 빛깔 바라보아도 즐거워요.


  나무를 베어 얻은 종이로 묶은 책을 읽을 때에도 마음을 살찌우는 한편, 나무가 아름드리로 자라는 곳에서 풀내음 맡으며 풀바람 마실 적에도 마음을 살찌웁니다. 이제는 책을 새롭게 보아야 할 때요, 앞으로는 책을 한결 깊고 넓게 아우를 수 있어야 할 때라고 느낍니다.


  시골에서 지내는 마음은, 누구보다 나부터 즐겁고 아름답게 살아가고픈 마음입니다. 나부터 즐겁고 아름답게 생각을 가다듬어야, 우리 아이들과 옆지기도 즐겁고 아름답게 하루를 누립니다. 우리 식구부터 즐겁고 아름답게 하루를 일굴 적에 우리 이웃과 동무도 하루를 즐겁고 아름답게 일구는 길을 걷겠지요.


  반가운 책 하나 찾으러 도서관으로 가는 길에 들빛과 들숨을 마십니다. 반가운 책 깃든 도서관으로 가는 길에서 자주 쉬고 멈추어 하늘빛과 하늘숨을 맞아들입니다. 가을볕이 따사롭습니다. 가을바람이 싱그럽습니다. 이 모든 웃음과 노래를 책에 푼더분하게 담는다고 느낍니다. 책이 아름답다면, 책이 되도록 몸을 바친 나무가 있기 때문이요, 책을 엮도록 마음을 바친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느낍니다. 책이 즐겁다면, 책이 되기까지 오랜 나날 푸른 숨결 베푼 나무가 고운 노래를 실었기 때문이요, 책을 엮기까지 사람들이 저마다 하루하루 알뜰살뜰 가꾸며 사랑을 그득 담았기 때문이라고 느낍니다.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1.341.7125.) *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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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취재 하던 날 (도서관일기 2013.10.10.)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아침 열 시 반에 방송국 사람들이 찾아온다. 아직 아이들 아침을 먹이지 못했기에, 부랴부랴 마을 어귀에 나가 손짓으로 부른 뒤, 얼른 부엌으로 돌아가서 국을 마저 끓인다. 밥상에 아이들 밥과 국을 퍼서 올린다. 방송국 사람들은 장비를 내리느라 바쁘다. 오늘 찍을 이야기를 하려고 나를 부른다. “아이들 밥 먹을 때라서요. 아, 밥하는 모습을 찍으셔도 그림이 되겠네요.” 방송취재를 하기로 했지만, 아이들과 살아가는 어버이로서, 아이들 밥 먹이는 일이 먼저다. 방송국 사람들은 내가 작은아이 입에 밥 떠먹이는 모습도 찍는다.


  마당에서 몇 가지를 찍는다. 마당 있는 집이 좋다고 새삼스레 느낀다. 마당에서 찍는 동안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논다. 마을 이장님이 와서 무얼 하느냐고 묻는다. 지난번에 항공방제를 한다며 헬리콥터가 우리 집 대문 위로 들어와서 농약을 뿌린 일을 〈고흥뉴스〉에 올린 뒤, 이장님과 몇몇 마을 분들이 우리 집을 보는 눈이 안 곱다. 시골에서 농약 쓰는 일을 방송국 사람을 불러서 떠드는가 싶어 걱정하시는 눈치이다. “저희가 저기 폐교에 도서관을 마련해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찍겠다고 해서 온 분들이에요.” 하고 이야기한다.


  집에서 한참 찍은 뒤, 방송국 사람들이 밥을 먹으러 면소재지로 간다 한다. 같이 차를 타고 가자 하기에, 우리 식구한테는 ‘우리 차’가 있다고 얘기한다. 수레와 샛자전거 붙은 자전거를 꺼낸다. 두 아이를 자전거에 태운다. 면소재지 가는 길에 자전거를 달린다. 이 시골길에는 마주 달리는 자동차도 없으니, 방송국 자동차가 우리 옆에 나란히 서서 자전거 달리는 모습을 찍는다. 아이들과 자전거로 달리는 모습을 내가 스스로 찍을 수 없었는데, 고맙게 재미난 모습을 얻을 수 있겠네.


  면소재지에 닿아 중국집으로 간다. 아이들은 매운 밥을 먹을 수 없어, 아이들 입에 맞춘다. 아이들한테 짜장면과 볶음밥을 먹인 뒤 도서관으로 간다. 날이 꾸무룩하기에 도서관에서 찍기 수월하지 않다. 폐교에 마련한 도서관이고, 이 폐교를 우리가 빌리지 못한 탓에 전기를 못 쓴다. 이 폐교를 빌린 분들은 전기도 물도 하나도 해 놓지 않는다. 폐교 빌린 사람한테서 다시 빌린 얼거리라, 우리는 건물에 손을 대지도 못한다.


  도서관 옆 어르신한테 말씀을 여쭈어 전기를 끌어 쓰기로 한다. 불을 밝혀 이것저것 찍는다. 시골에 온 까닭, 도서관을 하는 마음, 책과 사람과 삶과 아이와 교육 이야기 들을 조곤조곤 이야기한다. 도서관이 사람들한테 찾아갈 일이 아니라, 사람들이 도서관으로 찾아올 노릇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도서관은 책다운 책을 알뜰히 갖추어 놓는 곳이요, 사람들은 스스로 아름다운 책을 찾아 도서관으로 갈 일인데, 도서관은 도시 한복판보다는 숲이 있고 조용하며 아름다운 시골에 마련해야, 비로소 책을 제대로 누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책은 나무에서 왔고, 책꽂이도 나무에서 온다. 책과 책꽂이 있는 도서관이란, 나무로 된 이야기밭이다. 곧, 도서관이라는 곳은 숲 한쪽에 깃들어, 숲바람과 숲노래 듣는 보드라운 보금자리와 같을 때에 즐거운 이야기터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시골에는 이것도 없고 저것도 없다 하지만, 가만히 보면 시골에는 이것도 저것도, 곧 물질문명이 없기 때문에 살기 좋은 아름다운 삶터라는 이야기를 꺼낸다. 우리 식구부터 이 시골마을에 깃들어 찬찬히 뿌리를 내리면, 우리 식구 둘레에 예쁜 새 이웃이 찾아와서 새로운 삶 이루어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안타까운 노릇이지만, 오늘날 시골마을에는 할매와 할배만 남고 젊은이와 어린이 모두 도시로 떠났는데, 도시로 떠난 이분들 딸아들이 다시 시골로 올 일이 없다고 느낀다고, 그래서 이제는 아주 시골에서 살려 하는 사람들만 시골로 와서 시골을 예쁘게 가꾸어야 시골이 살아날 수 있다고, 하는 이야기를 덧붙인다. 새로운 마음으로 시골로 삶자리 옮기는 사람들이 늘어야, 먼먼 옛날부터 오랫동안 이어온 농약과 비료 안 쓰는 흙일과 시골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방송작가인 분이 아이들 데리고 면소재지 가게에 가서 무언가 사 주셨다. 아이들이 긴 시간에 걸쳐 힘들고 졸릴 텐데, 방송작가 아주머니가 무언가 재미난 것을 사 주셔서 아이들이 새로 기운을 낸다. 나는 여덟 시간 동안 입을 쉬지 않고 말을 해야 하니 힘겹지만, 중국집에서 마신 이과두술 작은 병하고 우리 집 샘물 힘을 빌어 기운을 낸다.


  시골살이, 도서관살림, 아이와 함께 살기, 자전거 타기, 집안일 도맡는 아버지, 글과 책과 삶, 이런저런 이야기를 알뜰히 들려주었을까. 아무쪼록 이 방송이 나간 뒤, 도시를 떠나 시골로, 또 고흥으로, 즐겁게 사뿐사뿐 삶터를 옮길 예쁜 이웃이 한 사람쯤 나올 수 있기를 빈다.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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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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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11-11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정말 함께살기님의 자전거와 샛자전거와 수레에 탄 벼리와 보라가 바람을 가르며 씽씽~달리는 모습이 참 인상깊고 좋았어요~
이렇게 오랜 시간을 찍고 그렇게 짧은 방송으로 나왔지만, 조촐하면서도 알뜰하고 예쁘게 방송이 잘 나온 듯 해요. 함께살기님의 말씀도 인터뷰어인 명로진님의 말씀도 다 함께살기님 삶의 모습과 사진책도서관의 뜻을 사람들에게 아름답고 즐겁게 잘 보여준 듯 합니다.^^
아이들도 긴 시간 힘들었겠지만,그래도 또 즐거운 추억을 가지게 되었겠지요~
'다시보기'로 또 즐겁게 보아야겠습니다~*^^*

숲노래 2013-11-11 11:05   좋아요 0 | URL
외주업체 아닌 방송국 직원들이 와서 취재를 하다 보니,
카메라도 여섯 대였나... 엄청나게 돌리더라구요 @.@
그리고, 적기는 하지만 출연료도 주더군요 @.@

외주업체에서 취재를 왔으면
출연료도 없었을 테고,
방송취재도 더 힘들었으리라 느껴요.

외주업체를 나쁘게 하려는 말이 아니라,
적은 돈으로 빠듯하게 움직이다 보니,
외주업체에서 방송을 찍는 분들은 기본취재와 사전조사를
거의 못 하는 채 찾아오거든요.

이번 취재를 받아들인 까닭에는,
다른 시골에서 '작게 도서관 만들려는 이웃'이 있어서
그분한테 기운(용기)을 내실 수 있도록 하고픈 마음이 있기도 했어요.

시골에서 살며 조그마한 도서관 꾸리려는 분들 모두
즐겁고 기운차게 책삶 일군다면
우리 나라는 참 아름답게 거듭나리라 생각해요.
 


 도서관살림 어떻게? (도서관일기 2013.11.10.)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여수문화방송에서 도서관을 취재해서 내보낸 뒤, 도서관을 찾아오는 손님이 하나둘 는다. 도서관을 찾아오시면서 으레 ‘이 시골에서 어떻게 살림을 꾸리는지’ 걱정스러움 그득 담긴 말을 묻는다. 우리 서재도서관 살림이 걱정스러울까? 이런 말을 들으면 그저 빙그레 웃는다. “제 책을 사 주시면 되고요, 도서관 지킴이가 되어 주시면 되지요.” 하고 이야기한다.


  우리 서재도서관 책은 모두 내가 스스로 읽으려고 장만한 책들이니, 내 서재가 되면서, 나 혼자만 즐기기에는 아깝다 싶어, 이웃들도 스스럼없이 찾아와서 돌아보고 함께 누리기를 바라는 책들이라, 우리 도서관이 된다. 서재이면서 도서관이다. 2007년부터 2013년 올해까지 이모저모 어려운 고비 많았지만, 이럭저럭 잘 꾸리면서 잘 살아온다. 앞으로도 힘든 고비가 찾아올까? 아마, 찾아올 수 있고, 이제는 안 찾아올 수 있다. 어찌 되든 이 시골마을 한복판에 살림집을 마련했고, 도서관을 꾸린다. 곰팡이 피어나는 책꽂이에는 니스를 바르고, 비가 새는 곳도 앞으로 잘 다스릴 수 있으리라 믿는다. 아직 방수페인트 장만할 돈까지는 없지만, 내 새로운 책이 곧 나오고, 이 책이 신나게 팔려서 글삯을 더 벌면, 다가오는 새봄에는 방수페인트 넉넉히 사서, 빗물 새는 자리부터 찬찬히 발라 볼까 싶다.


  아이들이 신나게 뛰놀 수 있고, 누구라도 느긋하게 책을 들여다볼 수 있으면 넉넉하리라 생각한다. 꼭 이 모든 책을 다 살펴서 읽어야 하지는 않다. 마음을 살찌울 책을 한 달에 한 권씩 만나서 가슴에 새길 수 있으면 즐겁다. 겨울에는 도서관이 추워, 도서관에서 책을 보기 어려운데, 그러면 ‘도서관 지킴이’가 되어 책을 빌리면 된다. 누구나 이곳에 찾아와서 어떤 책이든 살필 수 있지만, 빌려가도록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도서관 지킴이 되는 분한테는 빌려준다.


  이렇게 하면 도서관살림은 알뜰살뜰 한결 잘 꾸릴 수 있고, 추운 겨울에도 집에서 한갓지게 책을 즐길 만하다. 우리 도서관은 공공도서관처럼 ‘반납일’ 따로 두지 않으니, 한 달이고 두 달이고 천천히 읽으면 되지.


  도서관 책손하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데, 큰아이가 작은 천을 쥐고는 ‘바나나 만들기’를 한다. 안동에 마실 갔을 적에 편해문 아저씨한테서 배운 대로 하는구나. 작은아이가 작은 그림책 담은 상자를 머리에 이고 가져와서 죽 풀어 놓는다. 옆에서 큰아이가 이 작은 그림책을 상자에 담는다. 작은아이가 한 권씩 건네고, 큰아이가 한 권씩 넣는다. 책은 차근차근 넘기며 읽어도 재미있고, 넣고 빼는 놀이를 해도 재미있다.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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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놀이·사진놀이 (도서관일기 2013.10.7.)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아침을 먹고 나서 도서관으로 나온다. 곰팡이 난 책꽂이를 잘 닦고 니스를 다 발라서 새로 자리잡으려면 앞으로 몇 달이 걸릴까 궁금하다. 혼자서 하는 일이니 무척 더딘데, 아이들과 도서관에 나와서 여러 시간 혼자 일할 수 없다. 한두 시간 빠듯하게 일손을 놀린다. 이러다 보니, 한 시간 반쯤 지나면 큰아이도 동생하고 뛰어놀기에 지치는지 그만 집으로 가자고 한다. 그래, 아버지가 너무 오래 일손을 움직였을까. 니스 바르던 붓만 빨고 가자.


  곧 간다는 말에 큰아이가 다시 기운을 내며 그림책을 들춘다. 얘야, 놀다가 힘들면 창가에 앉아 그림책 들추면 되잖니. 도서관에 왔는데 골마루만 신나게 뛰어다니니.


  내가 고등학생 적에 쓰던 스물 몇 해쯤 묵은 공책뭉치를 끌른다. 너무 오랫동안 들추지 않은 탓일까. 큼큼한 냄새가 난다. 햇살 들어오는 창턱에 펼친다. 고등학생 적에 나온 우표를 동네 우체국에 들러서 ‘명판’으로 장만하고는 아무것도 안 쓴 깨끗한 공책 사이에 끼워 놓곤 했는데, 이 우표들도 공책 종이에 들러붙었다. 고등학생 적에 없는 돈 모아 장만한 우표들인데 이러면 안 되지, 하고 생각하면서 살살 뗀다. 국민학생 적부터 고등학생 적까지 모은 ‘새 우표 안내종이’뭉치는 아예 떡처럼 한 덩이가 되고 말았다. 이 안내종이 모으려고 얼마나 온갖 우체국 돌아다니면서 다리품을 팔았는데, 수백 장이 떡덩이가 되었네.


  그동안 책에 피는 곰팡이만 걱정해서 책하고 책꽂이만 돌보았더니, 내 오래된 공책과 우표는 흐물흐물 망그러지게 생겼다. 책도 다른 것들도 잘 건사해야겠다.


  작은아이는 누나가 그림책을 들추니 재미없는가 보다. 누나더러 자꾸 뛰어놀자고 부른다. 큰아이는 작은아이가 자꾸 달라붙으니 책은 덮고, 새롭게 뛰어논다. 망가져서 안 쓰는 사진기를 어디에선가 찾아내어 둘이 사진놀이를 한다. 큰아이가 사진놀이 하니 작은아이도 사진놀이 하고 싶다. 작은아이가 빽빽 소리를 지르며 누나더러 달라 한다. 동생한테 사진기 건네며 잔뜩 시무룩한 얼굴 된다. 그렇지만 동생이 재미난 낯빛과 몸짓으로 노니 다시 얼굴이 풀리고, 작은아이도 얼마쯤 갖고 놀다가 누나한테 사진기 건넨다. 둘이 같이 놀아야지. 혼자서만 차지하고 놀 수 없잖아. 책도 사진기도, 자전거도 장난감도, 모두 같이 만지고 같이 나누면서 놀아야지. (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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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1.341.7125.) *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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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11-09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중고등학교때 우표를 열심히 모우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명동 지하상가 우표상이나, 중앙우체국엘 가서 새로 나온 우표들을 줄 서서 기다리다 설레는 마음으로 사갖고 온 생각이 나네요.^^
그런데, 그 우표책들은 이제 제곁에 없네요...

숲노래 2013-11-09 10:50   좋아요 0 | URL
네, 다들... 누군가 그것을 가져가지요 ^^;;
저도 제가 곱게 모시고 모으던
제법 값나가던 우표책을
누군가 가져가서 돌려주지 않는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