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 할아버지의 침대 - 창작 이야기 곧은나무 그림책 7
리즈 코플스톤 지음, 최순희 옮김 / 곧은나무(삼성출판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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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09


《노아 할아버지의 침대》
 리즈 코플스톤·짐 코플스톤
 최순희 옮김
 삼성출판사
 2005.9.1.


  예부터 온누리 어디나 살림집은 크지 않습니다. 굳이 칸칸이 나누어 따로 지내지 않습니다. 밤에는 같이 모여서 자는 곳이다가, 낮에는 같이 일어나 살림을 짓는 곳이곤 합니다. 살림집은 크지 않되 마당이 넉넉하고, 집 둘레로 숲을 널리 품어요. 집에 건사하기보다는 집을 둘러싼 숲이 모두 아름드리로 푸진 터전이었다고 할 만해요. 스스로 사랑하고 스스로 살림하는 이러한 곳에는 임금 같은 우두머리도, 여러 벼슬아치도 덧없습니다. 굳이 나라가 있을 까닭이 없어요. 생각할 노릇이에요. 어느 숲에도 쇠가시로 세운 울타리가 없습니다. 어느 짐승나라에도 군대나 전쟁무기가 없습니다. 어느 새도 함부로 다른 터를 넘보지 않습니다. 《노아 할아버지의 침대》는 큰물이 지던 어느 날 노아 할아버지 큼직한 배에 모인 뭇짐승이며 아이들이 칸칸이 가른 자리에서 잠들기보다는 다같이 할아버지 할머니 곁에서 촘촘히 몸을 맞대어 잠들기를 바라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아무렴 그렇지요. 꿈나라로 갈 적에는 커다란 짐승도 사나운 짐승도 없습니다. 모두 똑같이 아늑하면서 따사로운 숨결입니다. 새근새근 잠듭니다. 포근포근 꿈꿉니다. 사랑스레 별밤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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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는 새 반달 그림책
조우 글.그림 / 반달(킨더랜드)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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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11


《나는 나는 새》
 조우
 반달
 2016.11.11.


  모든 새가 하늘을 날지는 않습니다. 꽤 많은 새는 날갯죽지가 끊어집니다. 우리에 갇혀 하늘이 무엇이고 바람맛이 어떠한가를 모르는 채 모이만 먹는 새가 제법 많습니다. 우리에서 노래하는 새가 아무리 고운 소리를 퍼뜨려도 이 새는 하늘노래나 바람노래나 숲노래를 들려주지 못해요. 《나는 나는 새》에 나오는 새는 숲에서 어미 사랑을 받으며 태어나지 못했습니다. 처음부터 우리를 집으로 여기며 자랍니다. 우리 밖에 무엇이 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사람이 꾸민 이쁘장한 우리를 바라보며 살아요. 사람들은 새우리를 갖은 빛깔하고 무늬로 꾸미지요. 우리인데도 말이지요! 자, 멋지게 꾸민 우리이기에 새는 즐거운 하루가 될까요? 갖은 살림을 잔뜩 갖춘 우리이니 새는 더욱 곱게 노래를 뽐낼 만할까요? 잘 생각해 봐요. 새우리하고 오늘날 학교나 회사는 똑같을 만합니다. 이제 졸업장학교는 학급을 줄이고 학생을 줄이면서 온갖 살림을 두루 갖춘다고 합니다. 중학교에서는 한 해를 통째로 쉬다시피 교과서를 치운다고 합니다. 그러나 새우리는 고스란히 새우리예요. 입시지옥을 치우지 않고 겉만 이쁘장하게 한대서 사슬터가 사슬터가 아닐 수 없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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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어떻게 갈 거니, 메이지?
루시 커진즈 지음 / 어린이아현(Kizdom)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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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07


《거기에 어떻게 갈 거니, 메이지?》

 루시 커진즈

 편집부 옮김

 어린이아현

 2004.8.10.



  잘 노는 아이는 참으로 잘 노니 걱정할 일이 없습니다. “언제까지나 놀기만 하니?” 하고 나무랄 일도 없어요. 잘 놀기 때문에 심부름을 맡기건 일을 시키건 척척 해낼 수 있습니다. 생각해 봐요. 놀 줄 모르는 아이는 심부름이나 일도 할 줄 몰라요. 스스로 신나게 뛰어놀 줄 알기에 심부름이나 일을 ‘새로운 놀이’인 ‘소꿉’으로 여길 뿐 아니라, ‘나도 어른처럼 뭔가 해내는구나’ 하고 느끼면서 반깁니다. 《거기에 어떻게 갈 거니, 메이지?》에 나오는 아이는 어떤 생각일까요? 거기에 어떻게 갈까요? 그렇지만 걱정할 일이란 없어요. 틀림없이 잘 갈 테니까요. ‘잘 간다’는 말은 아무 데나 안 거치거나 한눈을 안 판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곳저곳 마음껏 둘러보고 놀면서 신나게 간다는 뜻이에요. 아이들이 시험을 치르게 할 까닭은 없습니다만, 시험을 치르는 아이가 100점을 맞아야 하지 않고 50점을 넘겨야 하지 않습니다. 0점도 좋아요. 아이는 늘 무엇이든 새롭게 마주하면서 모두 놀이로 삼아서 누리는 길을 가면 됩니다. 어른이라면? 어른도 언제나 아이라는 숨결을 입은 넋이에요. 어른인 사람이 늘 0점이라 해도 아름답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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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들의 저녁 파티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48
엠마 야렛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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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08


《괴물들의 저녁파티》

 엠마 야렛

 이순영 옮김

 북극곰

 2019.8.19.



  아기는 도깨비를 느끼지 않습니다. 아이는 도깨비가 무섭지 않습니다. 어른들은 어느덧 ‘괴물’이나 ‘요괴’ 같은 한자말을 쓰기도 합니다만, 아기한테나 아이한테는 ‘동무’나 ‘이웃’일 뿐입니다. 어른도 예전에는 모두 아기였고 아이였는데 왜 동무나 이웃한테 ‘괴물·요괴’에 ‘괴수’ 같은 이름을 붙이며 멀리하거나 끔찍하다고 바라볼까요? 《괴물들의 저녁파티》에 나오는 아이들은 참말로 괴물일까요? 아니면 어른들이 괴물이라는 딱종이를 붙여서 멀리하거나 싫어하거나 미워하는 동무이거나 이웃일까요? 커다란 바다님은 작은 바다님을 잡아먹는다지요. 커다란 들짐승은 작은 들짐승을 잡아먹는다지요. 몸집이 크면 다 괴물인 셈일까요? 그런데 사람은 커다란 바다님도 작은 바다님도 다 잡아먹습니다. 사람은 커다란 들짐승도 작은 들짐승도 모조리 잡아먹어요. 이뿐인가요? 사람은 풀도 나무도 열매도 죄다 훑어서 먹지요. 바다에 바다밭을 두어 바다님을 가두어 살을 찌우고, 들짐승을 좁은 우리에 가두어 살을 찌우며, 푸나무를 좁은 땅뙈기에 다닥다닥 때려박고는 살을 찌워 잡아먹습니다. 사람이야말로 괴물일 텐데, 누구더러 괴물이라 하나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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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발의 병아리 눈높이 그림상자 2
이토 히로시 그림, 미즈타니 쇼조 글 / 대교출판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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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197


《황금발의 병아리》

 미즈타니 쇼조 글

 이토 히로시 그림

 편집부 옮김

 대교

 2002.11.30.



  학교를 다닐 적에 배운 대로 하지 않고 스스로 마음이 흐르는 결에 따라 붓을 척척 놀리는 아이들 그림을 본 적이 있나요? 누가 가르치거나 책으로 읽을 줄거리가 아닌, 아이 스스로 바라보고 느끼며 생각한 하루를 고스란히 옮긴 글을 읽은 적이 있나요? 길들거나 물들지 않고 손수 지어낸 그림이며 글이며 이야기란 놀랍도록 아름답습니다. 이런 그림을 빚는 아이들 손이라면 꽃손이요, 이런 글을 쓰는 아이들 눈이라면 꽃눈이고, 이런 하루를 짓는 아이들 몸이라면 꽃몸일 테지요. 《황금발의 병아리》는 우격다짐 우두머리에 맞서며 일어선 작은 사람들을 기리는 뜻으로 빚은 그림책이라고 합니다. 못된 임금을 물리치되 이 못된 임금 목을 치지는 않고 살려주기까지 하는 너그러운 작은 사람들을 노래하는 뜻도 담았다지요. 작은 사람들은 아끼는 병아리가 황금발이건 구리발이건 그냥 발이건 따지지 않습니다. 사랑스러운 병아리예요. 작은 어버이는 아이가 어떤 손이나 눈이나 몸으로 태어나도 따지지 않습니다. 늘 사랑스러운 아이예요. 이 숨결이며 빛이며 살림을 읽지 않기에 우격다짐이나 막짓을 일삼지요. 오롯이 사랑일 적에 우리 터전은 꽃처럼 피어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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