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구니 달 - 베틀리딩클럽 저학년 그림책 2001 베틀북 그림책 12
메리 린 레이 글, 바버리 쿠니 그림, 이상희 옮김 / 베틀북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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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16


《바구니 달》

 바버러 쿠니 그림

 메리 린 레이 글

 이상희 옮김

 베틀북

 2000.7.15.



  우리는 날마다 뭔가 자꾸 잊으면서 삽니다. 잃으면서 살기도 합니다. 즐거운 눈빛을 잊는다든지, 믿음직한 손길을 잃곤 해요. 우리는 나날이 뭔가 새로 지으면서 삽니다. 새삼스레 빚기도 합니다. 신나는 눈길을 짓는다든지, 사랑스러운 손빛을 빚곤 해요. 오늘 우리는 손수 신을 삼는 길을 틀림없이 잊거나 잃었습니다. 짚신을 삼듯이 끈신을 삼을 만하고 천신을 엮을 만하지요. 짚이나 천으로 삼거나 엮은 신이라면 다 닳으면 땅으로 돌려주면 되어요. 이와 달리 가게에서 파는 플라스틱신은 모조리 쓰레기가 되어 땅을 더럽혀요. 비닐이며 플라스틱이 늘수록 낯선 돌림앓이가 늘어나요. 오랫동안 잠자던 석유·석탄·우라늄을 한꺼번에 마구 캐내니 온별이 아파요. 《바구니 달》에 나오는 사람들이 바구니를 짜면서 달빛이며 별빛이며 햇빛을 노래하던 무렵에는 누구나 살림을 손으로 지었습니다. 언제나 사랑을 스스로 빚었어요. 자동차를 몰고서 더 값싸거나 빛나는 세간을 사야 하지 않아요. 숲에 깃들어 노래하면서 가만히 나무이며 줄기이며 잎이며 건사하며 새롭게 짜면 되지요. 돈이 춤추니 광고노래가 판칩니다. 손빛을 잃으니 살림노래가 자취를 감춥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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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아이린 비룡소의 그림동화 151
윌리엄 스타이그 글.그림, 김영진 옮김 / 비룡소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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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22


《용감한 아이린》

 윌리엄 스타이그

 김서정 옮김

 웅진주니어

 2000.12.28.



  아이라서 못하기만 하지 않고, 어른이라서 잘하기만 하지 않습니다. 아이라서 늘 웃지만 않고, 어른이라서 안 울지 않아요. 아이는 아이답게 합니다. 어른은 어른으로서 하지요. 아이는 아이로서 모든 마음을 기울여서 온힘을 끌어내요. 어른은 어른답게 모든 사랑을 쏟아서 온숨을 빛내지요. 《용감한 아이린》에 나오는 아이린은 씩씩합니다. 어느 모로 보면 씩씩하다기보다 아이답습니다. 언제나 어버이한테서 사랑을 받아서 자란 듬직한 아이린입니다. 이 아이가 그동안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따사로운 마음으로 자라지 않았다면 눈밭에 스스로 나가서 그 길을 가로지르려 하지 않겠지요. 이 아이가 그때까지 어버이 곁에서 넉넉히 기쁜 손길을 누리지 않았다면 맵찬 눈바람을 똑바로 보면서 걸어가지 않겠지요. 눈밭을 가다가 넘어져도 돼요. 눈밭을 걷다가 놓쳐도 돼요. 길을 헤매도 되고, 빈손으로 터덜터덜 돌아가도 됩니다. 왜냐고요? 하늘은 다 지켜보거든요. 나무는 모두 바라보았거든요. 숲은 낱낱이 알아요. 그리고 아이하고 어른 사이에 흐르는 포근한 숨결은 우리를 언제까지나 맑고 즐겁게 북돋우는 노랫가락이 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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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도 깜짝, 치과 의사도 깜짝! 비룡소의 그림동화 23
고미 타로 / 비룡소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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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199


《악어도 깜짝, 치과 의사도 깜짝!》

 고미 타로

 이종화 옮김

 비룡소

 2000.1.19.



  싫은 일은 그야말로 싫습니다. 싫지만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를 앙 물고서 싫은 일을 해보려는데, 아무래도 싫으니 내키지 않을 뿐 아니라 아프기까지 합니다. 아아, 이 싫고도 괴롭고 힘들지만 끝까지 해내야 하는 일이란 얼마나 가싯길일까요. 그렇지만 마무리를 짓고서 돌아서기까지 티를 안 내고 싶습니다. 꾹 참습니다. 참고 참아서 드디어 손을 떼어도 되고, 이제 이야호 노래를 부르면서 다시 홀가분하면서 웃음 가득한 낯빛으로 돌아갑니다. 이 이야기는 《악어도 깜짝, 치과 의사도 깜짝!》에 고스란히 흘러요. 악어도 치과의사도 영 내키지 않으나 어쩔 길이 없이 맞닥뜨려야 합니다. 둘은 다르면서 같은 마음입니다. 둘은 같은 마음이지만 엇갈린 느낌입니다. 그래도 깜짝 놀랄 때는 마찬가지예요. 똑같은 때에 놀라고, 똑같은 때에 한숨을 돌리고, 똑같은 때에 고맙다고 절을 하고, 똑같은 때에 다시는 이런 일을 치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가만 보면 우리는 다 다르면서 같은 숨결이에요. 다 다르기에 아름답고, 다 다르면서 하나인 숨결이니 새삼스레 사랑스럽지요. 왼손하고 오른손을 볼까요? 틀림없이 두 손은 달라요. 그러나 똑같은 손이면서, 똑같이 즐겁고 알차며 신나는 마음을 담아서 하루를 짓는 연모가 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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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을 먹으러 온 호랑이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39
주디스 커 지음, 최정선 옮김 / 보림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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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12


《간식을 먹으러 온 호랑이》

 주디스 커

 최정선 옮김

 보림

 2000.3.25.



  사냥할 줄 아는 마을고양이 두 마리가 우리 집 섬돌이며 바깥자리를 덩그러니 차지합니다. 두 고양이는 곧잘 사람집으로 들어오려고 합니다. 이때에는 “아니야. 너희 집은 여기가 아니야. 너희 집은 온 들이랑 숲이야.” 하고 내보냅니다. 사람손을 굳이 타려고 하는 두 고양이가 새삼스럽지는 않으나, 두 고양이는 뭔가 이곳에서는 아늑하고 느긋하며 해바라기가 즐겁다고 여기는구나 싶어요. 비바람이 거세다든지 추위로 꽁꽁 얼어붙은 날에는 두 고양이가 사냥을 못할 테니 그때에는 슬쩍 밥을 나눕니다. 꼭 한 끼니만 줍니다. 배부른 마을고양이를 눌러앉힐 마음은 없거든요. 《간식을 먹으러 온 호랑이》에 나오는 범은 많이 먹습니다. 많이 먹어도 배가 안 차지만 뭐 싫지는 않은 눈치입니다. 따스히 반기는 사람들이 좋고, 대단한 놀이를 할 수는 없어도 포근한 기운을 느끼면서 즐겁습니다. 범하고 밥을 나누는 어머니나 아이도 상냥하며 따스합니다. 살림이 바닥난다고 걱정하지 않아요. 사람밥이 떨어지면? 다같이 바깥밥 먹으러 마실하면 되지요. 사랑이기에 끝없이 샘솟아요. 즐거우니 늘 노래예요. 사랑으로 살아나고, 즐겁게 노래하니 환하고 빛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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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떼기 권정생 문학 그림책 2
권정생 지음, 김환영 그림 / 창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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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10


《빼떼기》

 권정생 글

 김환영 그림

 창비

 2017.5.4.



  돈이 많기에 잘산다고 하지 않습니다. ‘잘살다’는 “돈이 넉넉한 삶” 하나만 가리킬 수 없습니다. 하고픈 일을 마음껏 하기에 ‘잘사네’ 하고 말해요. 스스로 바라거나 그리는 대로 살기에 ‘잘사는군’ 하고 말하지요. 즐겁거나 넉넉한 마음이니 ‘잘살잖아’ 하고 말합니다. 걱정도 근심도 미움도 시샘도 짜증도 없이 살 적에 ‘잘살지’ 하고 말하고요. 지난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요? 일제강점기나 한국전쟁이 불거진 때라 하더라도 사람들은 사랑을 했고, 아기를 낳았고, 놀이를 물려주었고, 노래를 했어요. 가난하거나 배고프다 하더라도 이웃사랑이며 어깨동무가 흘렀어요. 《빼떼기》는 고단하거나 가난하다고 이르던 무렵 여느 병아리가 어떻게 자라고 살다가 이 땅을 떠나는가 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이 병아리하고 얼크러지던 사람들 살림자락도 나란히 짚어요. 두 나라지기가 일으킨 싸움밭에서 숱한 사람이 죽고 다치며 집을 잃습니다. 두 나라지기는 싸움이 끝난 뒤에도 멀쩡하지만 마을이며 삶터는 다 망가졌습니다. 그러나 닭은 알을 낳고, 아이들은 뛰놀면서 웃습니다. 검질기진 않아요. 싱그러운 숨결이기에 늘 새롭게 깨어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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