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노래 삶노래 91. 유월꽃



치자꽃 활짝 피었어

보았니?


마삭줄꽃이 울타리에 주루룩 돋네

보았어?


하늘타리꽃이 나풀거리는구나

보았지?


밤꽃내음 가득한 마을에

올망졸망 새하얀

유월꽃이 가만가만

바람 따라 빛난다.



2015.6.19.쇠.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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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17. 비 오는 날 파를 끊기


  여덟 살 아이도 부엌칼을 쓰고 싶습니다. 아직 여덟 살 아이한테 부엌칼을 손에 쥐도록 하지 않으나, 가끔 작은 칼을 건넵니다. 마당에서 파를 뜯거나 자를 적에 여덟 살 아이한테 심부름을 맡기면서 한 줌 훑어 보라고 말합니다. 비 오는 날 파를 끊으려고 마당을 빙 도는 큰아이를 보고는 다섯 살 동생이 “나도! 나도!” 하고 외칩니다. 여덟 살 큰아이는 동생더러 “너는 아직 안 돼.” 하고 말합니다. “나도 하고 싶은데.” 하고 말하는 동생한테 “그럼 너는 우산 좀 씌워 줄래?” 하고 말합니다. 작은아이는 누나한테 우산을 받쳐 주면서 칼놀림을 살펴봅니다. 4348.7.11.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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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24] 동무 사이



  너와 내가 다르지만

  나랑 너는 한마음이라서

  동무가 된다



  다 다른 사람이 만나서 동무로 지낸다는 일이란, 어느 모로 보자면 참으로 놀라운 일이로구나 싶기도 해요. 모든 것이 다른데 말이지요. 삶이 다르고, 몸이 다르며, 느낌이 다르거든요. 그렇지만, 둘은 한마음이 될 수 있기에 동무가 됩니다. 둘은 한사랑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은 꿈이 있으니 동무가 됩니다. 둘은 한넋으로 고이 아낄 수 있는 숨결이 되니 동무가 됩니다. 4348.7.10.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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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16. 바닷가 찔레꽃



  전남 고흥으로 삶터를 옮긴 뒤 ‘찔레꽃’을 제대로 알았습니다. 다른 고장에서도 찔레꽃을 보았을 테지만, 다른 고장에서는 스쳐 지나가는 빛으로 살짝 보기만 하느라 이내 잊었어요. 고흥 시골마을에 마련한 보금자리에서 늘 마주하는 찔레꽃은 ‘우리 집 꽃’이기에 네 철 흐름에 따라서 어떻게 피고 지며, 덩굴나무는 어떻게 뻗고 시드는가 하는 대목까지 살핍니다. 이제는 ‘이웃집 꽃’으로 피는 찔레꽃도 먼발치에서 곧장 알아차리면서 “이야, 찔레꽃내음이 예까지 퍼지네!” 하면서 웃습니다. 바다로 마실을 가서도 바다와 함께 찔레꽃하고 놉니다. 4348.7.9.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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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23] 우리 곁에



  노래하는 바람하고 춤추는 햇볕하고

  푸른 나무랑 싱그러운 풀이랑

  내 곁에서 어깨동무



  바람 한 줄기가 벗이 됩니다. 햇볕 한 줌이 동무가 됩니다. 나무 한 그루와 풀 한 포기가 이웃이 됩니다. 우리 곁에서 곱게 벗님이 되고 동무님이 되며 이웃님이 되는 모든 숨결은 언제나 넉넉하면서 기쁜 하루를 누리도록 북돋아 줍니다. 4348.7.8.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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