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32. 웃음을 참을 수 없어



  큰 종이상자에 들어간 두 아이는 저마다 다르게 놉니다. 한 아이는 큰 종이상자에 작은 걸상을 들여놓고 책을 펼칩니다. 한 아이는 큰 종이상자에 스스럼없이 드러눕습니다. 히죽거리고 깔깔거리면서 놀다가, 슬쩍 종이상자를 들여다보니 작고 귀여운 아이는 눈을 질끈 감고서 ‘안 보이는 척’합니다. 얘야, 네가 눈을 질끈 감는대서 남이 너를 못 보겠니? 그저 스스로 즐겁게 놀 때에 즐겁고, 그저 스스로 즐겁게 찍을 때에 즐겁습니다. 사진을 찍으면서 ‘알맞춤한 빛’을 맞추어야 하거나 ‘예쁜 모델’을 만나야 하거나 ‘멋진 곳’을 찾아야 하지 않습니다. 그저 코앞을 보면 됩니다. 4348.8.9.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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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행복하자 2015-08-09 09:10   좋아요 0 | URL
제 코앞에 있는 아이는 컸다고 카메라만 들이대면 도망갑니다. 그 아이의 일상을 담고픈 마음도 큰데~~ ㅎㅎ
스스로 즐거움을 놓치지 않겠습니다~^ ^

숲노래 2015-08-09 09:19   좋아요 0 | URL
그 아이가 컸다면
사진기를 하나 주셔요.
그러고 나서
˝얘, 우리 서로 가끔 찍어 주면서 사진놀이 해 보지 않겠니?˝ 하고
얘기해 보셔요.
30만 원 언저리에서 아주 예쁘고 멋진 사진기가 많아요.
우리 집 큰아이는 두 살 적부터 사진기를 하나 받았어요.
요새도 그 사진기로 즐겁게 사진놀이를 하지요.

서로 찍어 주고 찍히고 하면
`아이를 찍는 일`은 그리 힘들지 않아요~
 

[시로 읽는 책 229] 젊음



  푸른 바람이 불어 푸르다

  파란 바람이 불어 파랗다

  바람을 마시는 마음



  나이 마흔을 넘거나 쉰 줄이나 예순 줄을 지나도, 마음에 푸른 바람이 분다면 누구나 늘 젊음이지 싶습니다. 나이 서른이거나 스물이거나 열 몇 살이어도, 마음에 푸르거나 파란 바람이 불지 않으면 젊음이라 하기 어렵지 싶습니다. 누구나 늘 푸른 넋이나 파란 숨결일 수 있습니다. 누구나 언제라도 새로운 길을 씩씩하게 걸어갈 수 있습니다. 4348.8.9.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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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31. 그림을 그리는 마음



  그림은 누가 그리는가 하고 생각해 보면, ‘그림을 그리고 싶은’ 사람이 그립니다. 이야기는 누가 들려주는가 하고 헤아려 보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사람이 들려줍니다. 노래는 누가 부르는가 하고 짚어 보면, ‘노래를 부르고 싶은’ 사람이 부릅니다. 그러면, 사진을 누가 찍는지 환하게 알 만합니다. 사진을 찍고 싶은 사람이 사진을 찍어요. 아름다운 사진은 누가 찍을까요? 사랑스러운 사진은 누가 찍을까요? 참을 숨기면서 거짓을 드러내는 사진은 누가 찍을까요? 웃음이나 눈물이 피어나는 사진은 누가 찍을까요? 스스로 하려는 사람이 언제나 스스로 씩씩하게 합니다. 4348.8.8.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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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30. 신나는 사진



  사진은 신나게 찍으면 됩니다. 오늘 하루 신나게 놀자는 마음으로 사진을 찍으면 됩니다. 스스로 신나게 웃으면서 사진을 찍으면 됩니다. 신나게 노는 아이들은 말 그대로 ‘신나게 놀자’는 생각뿐이기 때문에 신나게 놀 수 있습니다. 맛나게 밥을 먹는 아이들은 그야말로 ‘맛나게 먹자’는 마음뿐이기 때문에 맛나게 밥을 먹을 줄 압니다. 사진을 찍거나 읽는 어른이라면, 신나게 찍고 신나게 읽으면 됩니다. 즐겁게 찍고 즐겁게 읽으면 됩니다. 아름답게 찍고 아름답게 읽으면 되며, 사랑스레 찍고 사랑스레 읽으면 됩니다. 4348.7.27.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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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29. 노랗게 노는 고무신



  언제나 쉽게 벗고 가볍게 빨아서 말릴 수 있는 고무신이지만, 시골마을 놀이순이한테는 이런 고무신조차 번거롭습니다. 게다가 이 고무신을 대나무 작대기에 꿰면 멋진 놀잇감이 됩니다. 길다란 작대기는 손이 닿지 않는 후박나무 가지까지 이어지고, 작대기에 걸린 고무신은 땅바닥이 아닌 하늘을 성큼성큼 밟으면서 마실을 다닙니다. 노란 고무신은 노랗게 놀고, 노란 고무신을 휘휘 젓는 시골순이는 새로운 놀이를 스스로 지은 기쁨을 마음껏 누리면서 동생을 이끕니다. 여름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나무그늘 밑에서 노는 아이들이 흘리는 땀을 말려 줍니다. 4348.8.6.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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