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31. 그림을 그리는 마음



  그림은 누가 그리는가 하고 생각해 보면, ‘그림을 그리고 싶은’ 사람이 그립니다. 이야기는 누가 들려주는가 하고 헤아려 보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사람이 들려줍니다. 노래는 누가 부르는가 하고 짚어 보면, ‘노래를 부르고 싶은’ 사람이 부릅니다. 그러면, 사진을 누가 찍는지 환하게 알 만합니다. 사진을 찍고 싶은 사람이 사진을 찍어요. 아름다운 사진은 누가 찍을까요? 사랑스러운 사진은 누가 찍을까요? 참을 숨기면서 거짓을 드러내는 사진은 누가 찍을까요? 웃음이나 눈물이 피어나는 사진은 누가 찍을까요? 스스로 하려는 사람이 언제나 스스로 씩씩하게 합니다. 4348.8.8.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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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30. 신나는 사진



  사진은 신나게 찍으면 됩니다. 오늘 하루 신나게 놀자는 마음으로 사진을 찍으면 됩니다. 스스로 신나게 웃으면서 사진을 찍으면 됩니다. 신나게 노는 아이들은 말 그대로 ‘신나게 놀자’는 생각뿐이기 때문에 신나게 놀 수 있습니다. 맛나게 밥을 먹는 아이들은 그야말로 ‘맛나게 먹자’는 마음뿐이기 때문에 맛나게 밥을 먹을 줄 압니다. 사진을 찍거나 읽는 어른이라면, 신나게 찍고 신나게 읽으면 됩니다. 즐겁게 찍고 즐겁게 읽으면 됩니다. 아름답게 찍고 아름답게 읽으면 되며, 사랑스레 찍고 사랑스레 읽으면 됩니다. 4348.7.27.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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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29. 노랗게 노는 고무신



  언제나 쉽게 벗고 가볍게 빨아서 말릴 수 있는 고무신이지만, 시골마을 놀이순이한테는 이런 고무신조차 번거롭습니다. 게다가 이 고무신을 대나무 작대기에 꿰면 멋진 놀잇감이 됩니다. 길다란 작대기는 손이 닿지 않는 후박나무 가지까지 이어지고, 작대기에 걸린 고무신은 땅바닥이 아닌 하늘을 성큼성큼 밟으면서 마실을 다닙니다. 노란 고무신은 노랗게 놀고, 노란 고무신을 휘휘 젓는 시골순이는 새로운 놀이를 스스로 지은 기쁨을 마음껏 누리면서 동생을 이끕니다. 여름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나무그늘 밑에서 노는 아이들이 흘리는 땀을 말려 줍니다. 4348.8.6.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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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28. 부채질하는 아버지



  내가 여름에 할 일 가운데 하나는 부채질입니다. 올해에는 선풍기를 틀지만, 지난해까지는 선풍기조차 안 쓰고 살았습니다. 두 아이하고 사니, 한손에 부채를 하나씩 쥐고 ‘두 손 부채질’을 합니다. 마실길에서도 잠자리에서도 으레 몇 시간씩 부채질을 합니다. 큰아이만 우리 곁에 있을 적에는 한손으로 안고 한손으로 부채질을 했고, 두 아이와 함께 지내는 동안에는 따로 누인 뒤 두 손으로 부채질입니다. 다른 일을 못 하고 오로지 부채질만 하며 아이들을 바라보면, 아이들 가슴속에 깃든 고운 넋을 물씬 느끼면서 내 넋을 새롭게 돌아볼 수 있습니다. 4348.8.5.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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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28] 서로 맺다



  네 꿈이 흘러서

  내 사랑이 되니

  우리는 함께 산다



  서로 어떤 마음이 되어 이어지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지지 싶습니다. 서로 아끼는 마음이 되면 기쁘게 이어지면서 삶이 꽃처럼 피어납니다. 서로 저지레를 하는 하는 몸짓이 되면 자꾸 다투면서 삶을 꽃처럼 피우는 길하고 멀어집니다. 한집에 함께 있기에 한식구나 곁님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한별(같은 지구별)에 함께 있기에 이웃이나 동무라고 하지 않습니다. 서로 아끼는 마음이 되어야 하고, 함께 지으려는 꿈이 있어야 하며, 다 같이 누릴 사랑을 생각해야 합니다. 4348.8.4.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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