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의 신 - 행복해지기 위한 40가지 레시피
카노 유미코 지음, 임윤정 옮김 / 그책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숲책 읽기 140


거룩한 몸한테 밥 한 그릇 바칩니다
― 채소의 신
 카노 유미코/임윤정 옮김
 그책, 2015.4.13.


“요리는 채소의 생명을 빌려 완성하는 거예요!” 나는 요리교실에서 이런 말을 자주 한다. 그러면 학생들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짓는다. (33쪽)

직접 만든 균형 잡힌 식사를 하면 성격도 생활도 변화하고 생각도 긍정적으로 변한다. (51쪽)


  우리 몸은 늘 바뀝니다. 어제하고 오늘은 어제하고 오늘 사이에 먹은 밥에 따라 바뀐다고 해요. 여기에 어제하고 오늘 마신 물하고 바람에 따라 바뀐다고 합니다. 어제하고 오늘 어떤 생각을 했느냐에 따라, 또 어떤 몸짓으로 살았느냐에 따라 바뀐다고 합니다.

  《채소의 신》(카노 유미코/임윤정 옮김, 그책, 2015)은 밥짓기를 다루는 책이면서, 밥에 얽힌 몸하고 삶하고 넋을 함께 들려주는 책입니다. 고기밥을 먹을 적에만 다른 목숨을 먹지 않고, 풀밥을 먹을 적에도 다른 목숨을 먹는다고 찬찬히 밝힙니다. 그리고 풀이든 고기이든 우리는 늘 다른 목숨을 밥이라는 모습으로 받아들이니, 기쁘게 맞아들이고 고맙게 받아들이자고 이야기해요.


레시피를 기록하는 일은 가능하지만, 요리 자체를 남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 이 지구에는 형태를 남기지 않은 예술이나 문명이 분명 더 많았으리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역사로 인식되지 않더라도 누군가의 DNA에 새겨지고 후세에 전해져 지구의 기억으로써 확실하게 남아 있다. (88쪽)


  생각해 보면 책이름에 적힌 “채소의 신”이란, 우리한테 밥이 되어 주는 모든 목숨은 하느님이란 뜻이지 싶습니다. 우리가 아무것이나 닥치는 대로 먹는다면, 우리 몸은 ‘닥치는 대로 들어온 목숨’에 따라서 닥치는 대로 사는 몸짓이 되기 쉽다고 해요. 우리가 먹는 밥을 ‘안 좋은 것’으로 여긴다면 우리 몸도 안 좋은 쪽으로 바뀐다고 합니다.

  《채소의 신》을 엮은 분은 손수 밭에서 기른 남새를 손수 손질해서 손수 밥을 지을 적에 가장 맛날 뿐 아니라, 몸도 이러한 밥을 가장 반긴다고 히야이해요. 손수 기른 남새를 쓸 수 없을 때에는, 또 남이 기른 남새 가운데 농약이나 비료를 잔뜩 친 남새를 써야 할 때에는, 손수 기른 남새보다 더 마음을 쏟고 사랑을 담아서 밥을 지으려고 한다고 말합니다.


가끔은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친 채소를 사용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무농약 채소보다 더 사랑을 담아 요리를 하려고 신경을 쓴다. (181쪽)

요리를 마무리할 때는 양념을 넣어 간을 맞춘 후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최고로 아름다운 빛과 함께 사랑의 향신료를 듬뿍 뿌려줄 것을 권한다. 사랑은 채소의 영양이나 맛처럼 사람이 정해 놓은 지식이나 감각을 넘어선 곳에서 마법을 부린다. (183쪽)


  ‘미운 아이 떡 하나 더 준다’는 옛말이 있어요. 미워 보이는 아이한테 더 사랑스레 다가선다는 뜻이에요. 미워 보이는 아이일수록 사랑을 덜 받은 아이인 만큼, 우리가 더 사랑스레 다가서고 아낄 줄 알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손수 지은 남새가 아닌, 비료하고 농약에 찌든 남새라면 더 사랑을 담아 밥을 지을 적에 우리 몸이 반기리라 느껴요. 이를테면 라면을 먹거나 햄버거를 먹을 적에도 어떤 마음인가에 따라 우리 몸에 다르게 스며들겠지요. 손수 지어서 살뜰히 차린 밥상이라지만, 즐겁지 않거나 누구를 미워하는 마음이라면 우리 몸은 이 밥을 반기기 어려울 테고요. 


“채소 하나하나, 저마다 갖고 있는 매력은 말로는 다 설명하지 못할 만큼 차고 넘칩니다. 여러분도 자신의 매력을 아직 다 알지 못할 거예요.” (143쪽)

초등학생 시절, 눈길 닿는 곳마다 논밭이 펼쳐지는 풍경을 걸어서 학교에 다녔었다. 봄이 되면 분홍색의 연꽃 밭이 펼쳐졌고 여름이면 초록색 융단처럼 변했다가 가을에는 이삭이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새해가 되면 수확한 쌀로 떡을 만들고 짚은 새끼줄로 엮어서 대문에 걸어두었다. (173쪽)


  남새 하나를 고이 여겨 살뜰히 다루어 밥 한 그릇을 짓고자 하는 분은 우리한테 더 나은 밥차림이나 더 멋진 밥차림이나 더 좋은 밥차림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이 책 《채소의 신》에는 밥차림 사진이나 그림이 하나도 없어요. 오직 글로만 밥차림을 이야기합니다.

  덧붙여 밥짓기를 배우기 앞서 ‘밥을 왜 짓는가’, ‘밥을 왜 먹는가’, ‘밥을 누구하고 먹는가’, ‘밥을 먹고서 어떤 일을 어떻게 하려는가’, ‘밥이 되어 주는 풀이나 고기란 무엇인가’, ‘밥을 짓는 사람을 어떻게 마주하는가’ 같은 대목에 더 마음을 기울여서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합니다. ‘채소님’을 먹는 우리 누구나 ‘사람님’이 될 수 있기를, 풀님을 먹든 고기님을 먹든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사람님이 되기를 바라는구나 싶어요.


사람의 몸은 본래 신전 같은 것이 아닐까. 모든 사람의 영혼은 신성해서 우주의 근원과 맞닿아 있다. 따라서 우리들이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신성한 신전에 공물을 바치는 것과 같다. (189쪽)


  밥을 지어 밥상을 차린 다음 아이들하고 둘러앉습니다. 아이들한테 말을 겁니다. “우리가 숟가락을 쥐어 뜨는 이 한 술은 우리 몸이 된단다. 웃으며 먹는 밥은 우리한테 웃음이 되고, 노래하는 마음으로 먹는 밥은 우리한테 노래가 된단다. 우리는 오늘 어떤 밥을 먹을까? 우리는 오늘 어떤 밥을 먹으면서 우리 몸을 어떻게 새로 바꾸는 하루를 누릴까?”

  《채소의 신》을 쓴 분이 책끝에 적은 말을 되새깁니다. 우리가 밥을 먹는 몸짓이란, 거룩한 하느님인 우리 몸한테 사랑을 바치는 일이라고 말이지요. 2018.5.29.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숲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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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만쥬의 숲 3
이와오카 히사에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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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만화책시렁 20


《파란 만쥬의 숲 3》

 이와오카 히사에

 오경화 옮김

 미우

 2017.11.30.



  때로 무시무시하게 부는 사람이 나무를 쓰러뜨립니다. 바람에 집이 날아가기도 합니다. 바람을 탄 빗방울은 사납게 내리꽂기도 합니다. 이러다가 바람 한 줄기조차 없이 메말라서 푹푹 찌기도 해요. 바람은 개구쟁이일까요? 또는 골쟁이일까요? 어쩌면 바람은 그저 불다가 멎을 뿐일는지 모릅니다. 철이나 날 따라 다를 바람일 뿐이지만, 사람이 이를 제대로 못 읽을는지 몰라요. 《파란 만쥬의 숲》은 바람님을 다룹니다. 지구라는 별에서 바람을 부리는 여러 님이 사람하고 어떻게 얽히는가를 다룹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바람님을 눈으로 못 봅니다. 그리고 마음으로도 못 느끼기 일쑤예요. 틀림없이 ‘바람이 불기’ 때문에 ‘바람이 있구나’ 하고는 생각하지만, ‘바람이 무엇인지’를, 또는 ‘바람이 누구인지’를, 또는 ‘바람을 다스리는 님이 있는지 없는지, 있다면 누구인지’를 생각하지 못합니다. 《파란 만쥬의 숲》은 세 걸음째에 이르며 더 많은 님을 다룹니다. 처음에는 바람님이었고, 다음에는 ‘사람님’이며, 이윽고 풀님 꽃님 돌님 물님이 나오더니, 이제 나무님이 나옵니다. 아마 나중에는 이 모든 님이 새롭게 하나되는 길을 밝히리라 봅니다.ㅅㄴㄹ



“우린 인간처럼 배도 고프지 않고 잠도 안 자고 아무런 욕심도 필요없지. 그렇다면 왜 여기에 있는 걸까?” “바람이 불게 하려고 있는 거지.” (41쪽)


‘나무뿌리, 균사, 흙속의 생명이여. 난 이 숲에서 가장 오래 산 대왕 느티나무의 아들이다. 이 숲 어딘가에 있는 은방울꽃을 지켜 다오. 축축한 나무뿌리와 흙이라면 불로부터 지켜줄 수 있을지도 몰라.’ (195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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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2018.5.26.


《나의 두 사람》

김달님 글, 어떤책, 2018.4.30.



우리 책숲집으로 마실을 온 분한테 우리 두 아이가 들딸기를 훑어서 건넨다. “자, 드셔요.” 이 모습을 지켜보다가 우리 책숲집 뽕나무 곁에 간다. 어느새 오디가 잘 익었네. 오디를 한 줌 훑어 작은아이 손바닥에 붓는다. “자, 모두하고 나누어 먹으렴.” 들바람을 마시며 자라는 뽕나무에 맺은 오디는 더없이 달콤하다. 뽕나무는 이렇게 아름다이 열매를 베푸는구나. 그리고 이 뽕나무에 돋는 잎은 누에밥이 되어 우리한테 실을 베풀지. 글이름인 줄 알았더니 글이름이 아니라 할아버지가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어 주었다는 ‘달님’이라는 이름을 고이 받고 자란 분이 서른 언저리에 쓴 ‘할아버지 할머니한테 바치는,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서 사랑받고 자란 기쁨’을 수수하게 풀어낸 《나의 두 사람》을 읽었다. 사랑을 물려준 두 어르신도, 사랑을 물려받은 한 사람도, 서로 따사로이 바라보며 어루만지는 손길이 만났기에 이야기가 자라고 자라서 책이라는 열매를 맺었을 테지. 달님을 돌본 할아버지 할머니는 해님하고 별님일까? 해님하고 별님한테서 사랑을 받은 달님은 마음에 깊이 꿈씨를 담아 앞으로 온님을 돌보는 새로운 숨결을 이곳에 살포시 드리울 수 있을까?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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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2018.5.25.


《거리를 바꾸는 작은 가게》

호리에 아쓰시 글/정문주 옮김, 민음사, 2018.2.2.



마을 이장님이 마늘밭 일을 거들어 달라고 말씀한다. 그렇다고 마늘뽑기를 거들라고 하시지는 않고, 짐차에 싣는 일을 거들어 달라고 하신다. 마늘을 뽑아서 쇠끈으로 묶기까지는 이녁이 하실 만하지만, 마늘꾸러미를 들어서 짐차에 올리기란 허리가 결려 힘들다고 하신다. 2012년부터 어느덧 일곱 해째 이 일을 거드네. 이제는 마늘밭 흐름을 조금은 보았으니, 어떻게 캐고 묶으며 나르고 쟁이는가를 살짝 안다. 지난해보다 훨씬 가볍고 쉽게 일을 거들고 집으로 돌아온다. 대구 마을책집을 다녀오며 장만한 《거리를 바꾸는 작은 가게》를 한 달 넘게 조금조금 읽는다. 줄거리는 볼 만한데, 옮김 말씨가 영 엉성해서 조금조금 읽는다. 영어를 한국말로 옮기면 미국 말씨가, 일본말을 한국말로 옮기면 일본 말씨가 가득한 한국. 이쁜 책을 애써 옮기는데, 줄거리만이 아니라 말에도 좀 마음을 쓰면 얼마나 좋을까. 작은 출판사에서는 돈이 없어 글손질이 힘들다 한다면, 큰 출판사는 돈이 있을 텐데 글손질에 마음도 돈도 품도 들여서 ‘책 하나를 오래오래 건사하며 아끼는 길’을 여미면 참 좋으리라. 작은 가게가 마을(골목마을)을 바꾸듯이, 작은 손길은 마을(책마을)을 바꿀 수 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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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보는 넙치 한겨레 동시나무 6
강기원 지음, 손지희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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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사랑하는 시 94


눈이 아니어도 마음으로 느껴 본다
― 눈치 보는 넙치
 강기원 글·손지희 그림
 한겨레아이들, 2018.4.24.


허걱!
눈이 넙치처럼 한쪽으로 몰려 버렸어
엄마 몰래 게임하고 싶어
매일매일
슬금슬금
눈치 보다
넙치가 돼 버렸나 봐 (36쪽/눈치 보는 넙치)


  도시에서는 풀 꽃 나무 세 가지를 눈여겨볼 일이 드뭅니다. 길이나 골목이나 마을에서 풀 꽃 나무가 느긋하게 자랄 틈이 드물거든요. 풀 꽃 나무를 여느 때에 마주하지 못하다 보면 저절로 풀 꽃 나무가 어떤 이름이요 어떤 한살이인가를 모르기 마련입니다.
  시골에서는 풀 꽃 나무 세 가지를 늘 눈여겨봅니다. 이뿐 아니라 풀 꽃 나무에 깃드는 갖은 풀벌레하고 새를 마주해요. 풀 꽃 나무에 깃드는 햇볕이며 바람이며 비를 으레 만나고요.

  동시집 《눈치 보는 넙치》(강기원·손지희, 한겨레아이들, 2018)는 도시에 사는 아이들한테 풀 꽃 나무를, 또 풀 꽃 나무를 둘러싼 온갖 목숨을, 하늘 바다 땅을 더 넓고 깊게 바라보기를 바라는 마음이 잔잔하게 흐릅니다. 때로는 개구쟁이처럼 장난스러운 말로 흐르고, 때로는 상냥한 손길처럼 곱게 흘러요.


숲속엔 듣는 귀들이 많아
말조심해야 해
노루귀, 범위귀, 까마귀, 사마귀, 개똥지빠귀 ……
모두들
귀 쫑긋 세우고 다 듣는다니까 (56쪽/숲의 귀)


  낮말은 새가 듣는다고 하는데, 새뿐 아니라 노루귀도 듣고 까마귀도 듣는다는군요. 사마귀도 지빠귀도 듣는다면, 어쩌면 귀리도 낮말을 들을는지 몰라요.

  더 헤아리면 노루귀나 귀리뿐 아니라, 여느 들풀하고 남새도 우리가 조잘조잘 하는 말을 들을는지 모릅니다. 풀벌레도, 개구리도, 나무도 우리가 저희 곁에서 도란도란 나누는 말을 들을 수 있을 테고요.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사람들이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는지, 서로 사이좋게 어울리는지 다투는지를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서 듣는데, 우리가 이를 못 알아챌 수 있어요.


칠백 년 자다 깬
씨앗이 있어
칠백 년 기다려 준
연못도 있지 (66쪽/아라홍련)


  동시집 《눈치 보는 넙치》를 쓴 강기원 님은 어린이하고 동무하면서 어울리고 싶은 풀 꽃 나무가 어떤 마음인지를 그리려 합니다. 사람하고 사이좋게 노래하고 싶은 벌레 짐승 새가 어떤 생각인지를 그리려 해요.

  이 땅에 사람만 있지 않다고, 이 지구에서 사람만 말을 하지 않는다고, 이 별에서 사람만 생각을 하거나 마음을 나누지 않는다고 하는 이야기를 동시로 살며시 들려주려 합니다.


눈이 안 보이는 사람은
손으로 (만져) 보고
귀로 (들어) 보고
혀로 (맛) 보고
코로 (맡아) 보고
팔로 (안아) 보고
다리로 (걸어) 본다
머리로 (생각해) 보고
마음으로 (느껴) 본다 (75쪽/본다)


  눈이 안 보이는 사람도 얼마든지 ‘본다’고 해요. 아마 풀도 이와 같을 테지요? 사람하고 똑같이 생긴 눈이 없어도 다른 길로 우리를 지켜볼 수 있어요. 꽃한테 사람하고 똑깉이 생긴 귀가 없어도 다른 길로 우리를 귀여겨들을 수 있어요. 나무한테 사람하고 똑같이 생긴 팔다리가 없어도 다른 길로 우리하고 나들이를 다닐 수 있어요.

  만져서 보고, 맡아서 보고, 걸어서 보고, 느껴서 봅니다. 꿈꾸면서 보고, 사랑하면서 보고, 노래하면서 봅니다. 함께 보고 새롭게 봐요. 어제도 오늘도 보면서 모레도 글피도 신나게 웃음을 지으면서 봅니다. 2018.5.27.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동시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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