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동네책방 에디션 ↔ 책집지기 책시렁 : 우리나라 곳곳에 있는 마을책집에 가면서 만나고 싶지 않은, 그리고 여태 하나도 사지 않은 책이라면, ‘동네책방 에디션’이란 띠를 두른 책이요, 김영하라는 분이 쓴 책이고, 문학동네랑 민음사랑 창비랑 한길사에서 내놓은 책이다. 문학동네 같은 곳에서 시인이나 소설가를 대표란 이름으로 앉혀서 꾸리는 임프린트에서 내놓은 책도 마을책집에서 안 만나고 싶다. 이렇게 따지면 무슨 책을 사고팔 수 있느냐고 묻는 분이 많지만, 영업부 일꾼하고 돈하고 이름으로 거머쥐는 그분들한테서 나온 책이 아니고도 아름다운 책은 엄청나게 많아서, 그 아름다운 책을 날마다 스무 자락씩 만나도, 미처 못 읽는 책이 더 많으리라 느낀다. 돈·이름·힘으로 윽박지르는 큰 출판사에서 꾸민 ‘장삿속 동네책방 에디션’이 아니라, 마을 한켠에서 책숲이 되도록 마음을 기울이고 땀흘리는 책집지기가 스스로 살펴서 여면 ‘책집지기 책시렁’을 만나려고 마을책집을 다닌다. 2020.8.18.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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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필틈 : 숨쉴틈을 주지 않고서 몰아치면 괴롭다. 쉴틈이 없이 일을 하면 지친다. 숨돌릴틈이 없이 다그치면 죽을맛이다. 그런데 꽃필틈을 내주지 않는다면 누가 무엇을 할 만할까. 온누리 어린이가 뛰놀 틈을 누리기를 빈다. 온누리 푸름이가 꿈꿀 틈이 있기를 빈다. 온누리 누구나 다 다른 때에 싱그럽게 꽃으로 피어날 틈이 있기를 빈다. 2000.8.13.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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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낫 : 그대가 낫을 쥐고서 풀이나 나락을 벨 일이 없는데 왜낫이고 조선낫이고 알 턱이 있겠는가. 낫은 처음에 다 그냥 낫이었으나, 일제강점기에 일본살림이 들어오며 ‘왜낫’이 생겼고, 이 나라에서 예부터 쓰던 낫은 ‘조선낫’이란 이름이 된다. 조선낫은 굵고 묵직하다. 왜낫은 얇고 가볍다. 왜낫은 가벼운 만큼 쉽게 부러지고, 조선낫은 숫돌로 갈아서 오래오래 쓸 뿐 아니라, 낫목아지가 안 부러진다. 2020.8.12.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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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다 : 묻고서 본다. 물으면서 배운다. 묻기에 안다. 묻지 않으면 보지 않는다. 묻지 않으니 배우지 않는다. 묻지 않는데 알 턱이 없다. 씨앗이 땅에서 뿌리를 내놓고 자라듯, 궁금한 첫 생각이 마음에서 퍼지며 크는 기운을 바라보면서 스스로 알아간다. 1995.8.5.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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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덕한테서 : 2003∼2007년에 이오덕 어른 글·책을 갈무리하면서 어른이 남긴 글을 모조리 30벌 넘게 되읽었다. 그때 느낀 한 가지를 추리면 “나(이오덕)는 늘 새롭게 배우는 사람이고, 첫째는 숲(산)에서, 둘째는 어린이(하느님)한테서, 셋째는 스스로(참된 나) 배운다”였지 싶다. ‘이오덕을 따른다’라든지 ‘이오덕한테서 배운다’고 말하고 싶다면 바로 이 대목을 스스로 즐거이 맞아들여서 누리면 될 노릇이라고 본다. 2020.8.3.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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