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책눈 : 여태 책을 읽기만 하셨다면, 이다음을 해보셔요. 책을 사고파는 책집을 차려 보셔요. 또는 책집일꾼으로 들어가 보셔요. 또는 출판사를 차려 보셔요. 또는 출판사 일꾼이 되어 보셔요. 그리고 손수 책을 쓰고 엮어 보셔요. 이다음에는 '책이 될 종이로 몸을 바꾼 나무'가 살아가는 깊디깊은 숲에 찾아가서 나무마다 포근히 안아 보셔요. 그리고 앞으로 이 별에서 새로운 어른으로 자라나서 의젓하고 다부지게 일어설 아이를 돌보거나 아이랑 같이 놀면서 아이 마음이 되어 보셔요. 그리고 또또 자꾸 새길을 찾아서 한 걸음씩 내딛어 보셔요. 우리 삶빛, 삶눈, 삶넋이 날마다 눈부시게 피어날 테니까요. 2020.8.21.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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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기 옷 : ‘내 취향이 아니어도 홍대에서 어울리며 놀려면 다른 홍대 놀이꾼에 맞추어서 옷을 입어야 하고, 홍대 클럽이나 바에서 흐르는 노래를 들어야 한다’고 여기던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홍대 클럽이나 바에서뿐이랴? 공무원이 되어 동사무소만 드나들어도 ‘공무원스럽게’ 차려입지. ‘커뮤니티에 끼고’ 싶어서 스스로 안 바라는 옷차림이나 말씨나 몸짓을 꾸미면서 하는 나라가 아닌가. 이른바 바람(유행)이란 이름으로 다같이 휩쓸려 움직이는걸. 사람들이 많이 본다는 ‘천만 영화’라면 그 영화를 봐야 이야기판에 섞인다고 여긴다. 사람들이 많이 읽는다는 ‘백만 책’이라면 그 책을 읽어야 이야기자리에 낄 수 있다고 여긴다. 스스로 끼리질이나 무리질을 하면서 그 물결이나 바람을 누린다는 허울을 뒤집어쓰려는 셈이다. 스스로 어떤 숨결인가를 생각하기를 잊고, 스스로 어떤 사랑인가를 헤아리기를 안 하고, 스스로 어떤 꿈인가를 그리기를 멈추기에, 천만 영화나 백만 책에 휩쓸릴 뿐 아니라, ‘다른 사람한테 이쁘게 보여주기’가 될 만한 머리꾸미기에 옷꾸미기를 한다. ‘다른 사람한테 뭔가 멋있거나 그럴듯하게 보여주기’가 되도록 서울 표준말을 쓰려 하고, 글쓰기나 말하기도 ‘인문지식이 널리 드러나는 척하는’ 갖은 일본 한자말치레에 영어치레로 범벅이 된다. 보여주기 옷을 몸에 걸치니 스스로 몸을 안 가꾼다. 보여주기 영화를 들여다보니 스스로 마음을 안 돌본다. 보여주 책을 거머쥐니 스스로 생각을 안 짓는다. 우리가 갈 길은 ‘남들이 가는 길’이 아닌 ‘내가 스스로 갈 길’이지 않을까? 우리가 누릴 삶은 ‘남들한테 번듯하게 보여줄 모습’이 아니라 ‘우리 온사랑을 들여 우리 손으로 차근차근 가다듬어 펴는 꿈길’이지 않을까? 2018.8.19.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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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대전 : 서울 망원나루 둘레에서 하루 4만 원을 치르고 길손집에 든다. 이튿날 서울 신사나루 둘레에서 하루 5만 원을 치르고 길손집에 든다. 4만 원을 치른 곳은 열쇠 없고 칸이 참 조그맣다. 5만 원을 치른 곳은 열쇠가 있고 칸이 제법 널찍하며 자리가 있을 만하며, 씻는곳도 낫다. 1만 원이 눅더라도 떨어지는 데에서는 있고 싶지 않네. 5만 원도 10만 원도 아닌 1만 원 틈으로 확 다르네. 그나저나 이 나라는 ‘숙박대전’이란 이름을 내걸며 어느 누리판으로 들어가서 호텔에 묵으면 에누리를 받는다고 떠들다가 슬그머니 치웠다. 어느 켠에서는 작은모임조차 하지 말라 하면서, 다른 켠에서는 두루 나들이를 다니라 한 셈이지. 더구나 영화 보는 삯을 엄청나게 밀어주었고, 바깥밥을 사먹는 돈마저 밀어주더라. 나라지기나 벼슬아치는 무슨 머리로 무슨 일을 하는 노릇일까? 8월 쉼철에 사람들한테 뭘 베풀고 싶다면, 책 몇 자락 사서 읽을 돈을 밀어주기를 빈다. 어린이·푸름이를 비롯해 할머니·할아버지한테도 다달이 5만 원쯤을 책을 사서 읽는 돈을 밀어준다면, 이 나라가 조금쯤 생각하며 일하는구나 하고 여길 텐데. 그나저나 작은 길손집은 숙박대전 이바지를 못 받기도 하지만, 그 누리판에 알림돈을 내고 이름을 올린 곳이어야만 숙박대전 이바지를 받는다고 하더라. 참말 무슨 멍청짓일까. 2020.8.21.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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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웃음 : 아이 웃음은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알려주는 즐거운 씨앗이지 싶다. 이 씨앗을 오늘 하루 아름다이 누린다. 아이 웃음은 삶이란 어디에 있는가를 밝히는 신나는 노래이지 싶다. 이 노래를 아침저녁으로 넉넉히 누린다. 아이 웃음은 슬기로운 눈빛을 어떻게 다스리는가를 보여주는 고운 숨결이지 싶다. 이 숨결을 언제나 새롭게 누린다. 2012.8.19.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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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내도 퍼내도 : 퍼내도 퍼내도 샘솟는 사랑이 있기에 아름다운 그림책이 있다. 즐겁게 나누는 눈빛이 아름답기에 사랑이다. 신나게 노래하며 춤추고 뛰놀 줄 아는 마음이기에 사랑이다. 미움이나 시샘이나 짜증이나 따돌림이 아닌, 스스럼없이 다가서고 상냥하게 속삭이기에 사랑이다. 넉넉하게 함께하기에 사랑이요, 먼발치에서 찾지 않고 바로 우리 마음에서 찾아내어 밝히기에 사랑이다. 왜 그 그림책이 아름다운가? 바로 이러한 사랑노래를 넌지시 들려주되, 새롭게 이야기를 엮어서 꿈날개를 북돋아 주니 아름답지. 2020.1.29.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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