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274. 딛는 땅 (2016.11.2.)



  아이가 딛는 땅은 어버이도 함께 딛는 땅. 아이가 달리거나 뛰노는 땅은 어버이가 일하는 땅. 아이가 마음껏 뒹굴며 누리는 땅은 어버이가 사랑으로 지어서 아이한테 물려줄 땅. 그러니 우리가 딛는 땅은 아무 자리가 될 수 없지. 힘을 들여서 차근차근 가꾸어 놓는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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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273. 좋아 좋아 (2016.11.1.)



  우리 도서관학교 운동장을 가로지르는 길을 냈다. 먼저 풀을 낫으로 베고, 억새를 베어 눕혔다. 풀을 베고 억새를 눕히면 며칠쯤 지난 뒤에는 풀숨도 억새숨도 모두 죽으면서 걷기에 매우 좋은 풀길이 된다. 이제 막 풀을 베고 억새를 덮는데, 작은아이가 먼저 신나게 이 길을 달리려 한다. 겅중겅중 달리면서 까르르 웃는다. 좋지? 너희가 좋게 뛰놀고 달리라고 이런 풀밭길을 낸단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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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272. 선물 (2016.10.23.)



  마당 한쪽에서 까마중을 신나게 훑던 작은아이가 아버지한테 달려온다. “아버지, 손 펴 봐요.” 손을 펴니 작은아이는 제가 훑은 까마중 읽곱 알을 내 손에 옮겨 줍니다. “일곱 알이야.” 까마중돌이가 되어 즐겁게 먹은 까마중이기에 아버지도 맛을 보라고 나누어 준다. 네가 먹은 즐거운 맛익기에 함께 나누려는 마음이 싹텄구나.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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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271. 달리고 날고 (2016.10.2.)



  시골돌이는 달린다. 시골순이는 난다. 시골돌이는 앞장서며 달리고 싶다. 시골순이는 동생더러 앞으로 먼저 가도 된다고 하면서 뒤에서 훨훨 날아오르면 된다. 아무튼 시골돌이도 시골순이도 언제나 내 앞에서 바람처럼 사라지려 한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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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270. 사마귀를 (2016.10.10.)



  사마귀를 볼까. 우리 곁으로 찾아오는 사마귀를 바라볼까. 우리 집에서 함께 삶을 짓는 사마귀한테 말을 걸까. 알을 낳고 먹이를 잡고 날갯질을 하고 풀잎에 앉아서 쉬고 이 가을에 차츰 힘을 잃으면서 흙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사마귀한테 고요한 마음으로 깊이 꿈을 꾸라는 이야기를 들려주어 볼까.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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