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296. 까만 신 (2017.7.14.)
누나한테서 까만 신을 물려받는다. 더운 여름에는 까만 신이 좋지. 빨기에 쉽고, 잘 마르고, 벗고 꿰기에도 수월하고. 발에 꼭 맞는 신을 꿰면서 어디에서나 훨훨 날아오르렴.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돌이)
시골아이 295. 뽕나무 타기
아버지가 손을 뻗어 따 주는 오디가 아닌, 시골돌이 스스로 나무를 타서 따는 오디를 먹고 싶다. 시골돌이는 저도 먹고 누나랑 어머니랑 아버지한테도 나누어 주고 싶다. 다만 스스로 나무를 타서 오디를 딴 뒤에, 이렇게 딴 오디를 나누어 주고 싶다. 그런데 나무를 타다가 건너편 감나무에 앉은 직박구리를 보느라 오디따기를 한동안 잊는다. ㅅㄴㄹ
시골아이 294. 보렴 (2017.5.28.)
보렴. 우리를 둘러싼 이곳을. 생각하렴. 우리가 앞으로 지을 터를. 누리렴. 우리를 둘러싼 이곳을 앞으로 우리 손으로 차곡차곡 지으면서 펼쳐질 보금자리를. ㅅㄴㄹ
시골아이 293. 마당춤 (2017.5.20.)
우리 집 마당은 놀다가 춤을 출 수 있는 곳. 우리 집 마당은 나무 곁에서 신나게 춤을 출 수 있는 곳. 우리 집 마당은 풀내음이며 꽃내음을 누리면서 얼마든지 춤을 출 수 있는 곳.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시골아이 292. 풀바람을 (2017.5.11.)
풀바람을 마시자. 풀줄기를 사랑하자. 풀노래를 부르자. 풀밭을 밟고, 풀내음을 맡으면서, 다가오는 여름에 새롭게 날아오르는 기쁨을 누리자.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