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요가 - 인도 최고의 지성과 영성, 비베카난다의 말
스와미 비베카난다 지음, 김성환 옮김 / 판미동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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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3.12.1.

숲노래 글손질 / 다듬읽기 126


《마음의 요가》

 스와미 비베카난다

 김성환 옮김

 판미동

 2020.4.8.



  《마음의 요가》(스와미 비베카난다/김성환 옮김, 판미동, 2020)를 곰곰이 읽었습니다. 마음을 다스리는 길이란, 마음을 다독이면서 가꾸는 하루입니다. 마음을 살리는 몸짓이란, 마음에 심은 생각을 반짝반짝 별빛으로 일으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저마다 스스로 살림하는 나날을 차근차근 느끼면서 마음에 말로 담습니다. 그냥저냥 살아갈 적에는 마음에 아무 말이나 놓아요. 스스로 그리는 꿈빛으로 아침을 열고 낮을 누리고서 밤을 맞이할 적에는 사랑으로 피어날 말을 심습니다. 글을 쓴 분은 틀림없이 쉽고 수수한 말씨로 줄거리를 폈으리라 봅니다. 한글로 옮길 적에도 쉽고 수수하게 숲빛으로 푸른 말씨로 가다듬을 노릇이지 싶어요. 그냥그냥 둘레에서 쓰는 말을 따라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말씨 하나에 생각을 담게 마련이니, 글씨 하나마다 파랗게 눈부신 하늘빛을 얹을 노릇이에요.


ㅅㄴㄹ


#SwamiVivekananda


이렇게 묻도록 강요당합니다

→ 이렇게 묻도록 밀어댑니다

→ 이렇게 묻도록 눌러댑니다

15


이 세계가 정말로 실제 중의 실제요, 진실 중의 진실인가

→ 이 삶이 참말로 있고, 거짓없는 모습인가

→ 이 삶이 여기 있으면서, 그야말로 참인가

17


그중 하나는 허무주의자가 되어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고

→ 이 하나는 덧없다면서 모두 뜻없다고

→ 이 하나는 텅 비어서 모두 부질없다고

18


인간의 언어는 내면의 진리를 드러내 주는 하나의 수단입니다

→ 말은 속빛을 드러내 주는 길입니다

→ 우리가 하는 말은 마음빛을 드러냅니다

22


배후에 장대한 사상을 품고 있으며

→ 밑동에 생각을 드넓게 품으며

→ 바탕에 넋빛을 든든히 품으며

22


모든 움직임은 하나의 주기를 형성합니다

→ 모두 되돌아옵니다

→ 모두 돌고돕니다

24


추적할 수 있는 최초의 지점이 연체동물이나 원생동물이라면

→ 더듬을 수 있는 첫자리가 말랑이나 낱조각이라면

→ 되짚을 수 있는 첫마당이 무른몸이나 홑조각이라면

25


물질이라 불리는 것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 덩어리는 아예 있지 않은 줄 밝힐 수 있습니다

→ 무엇이든 아예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26


그 힘은 입자들을 취해 인간의 몸을 형성해 내는 무엇입니다

→ 이 힘은 씨알을 받아 우리 몸을 이뤄 냅니다

→ 이 힘은 알갱이를 받아들여 우리 몸을 이룹니다

27


온갖 가설들이 세워졌으며

→ 온갖 생각이 섰으며

→ 온갖 이야기가 섰으며

29


더 고차원적 이상을 향하게 될 것입니다

→ 더 높은 빛으로 나아갑니다

→ 더 빛나는 꿈으로 갑니다

32


변화는 오직 제한된 것들 속에서만 일어납니다

→ 오직 좁은 곳에서만 바뀝니다

→ 오직 작은 데에서만 달라집니다

32


당신은 순수해질 필요가 없습니다

→ 그대는 곱상해야 하지 않습니다

→ 너는 꽃이어야 하지 않다

38


세상을 돕고자 한다면 세상을 비난하지 마십시오

→ 온누리를 돕고자 한다면 온누리를 깎지 마십시오

→ 둘레를 돕고자 한다면 둘레를 헐뜯지 마십시오

48


당신은 자유라는 관념을 결코 포기할 수 없습니다

→ 그대는 날개를 내려놓을 수 없습니다

→ 그대는 날갯짓을 버릴 수 없습니다

66


욕망이 부정하다는 사실을 잘 압니다

→ 더럽게 바라는 줄 잘 압니다

→ 강샘이 추레한 줄 잘 압니다

85


이 주제와 관련해 더 많은 의문들이 제기됩니다

→ 이 이야기와 얽혀 더 궁금합니다

→ 이 대목과 묶어 더 알쏭달쏭합니다

91


이 해답을 발견했음에도 탐구는 계속되었고

→ 이 풀이를 찾았어도 꾸준히 찾아나섰고

→ 이 길을 찾아냈어도 더 살펴보았고

135


당신은 아기로서 존재한 적이 없다는 결론이 도출되고 말 것입니다

→ 너는 아기로서 산 적이 없다고 말하고 만다

→ 우리는 아기로서 있지 않았다고 맺고 만다

188


사악한 자들은 이 우주를 지옥으로 보고

→ 나쁜 놈들은 온누리를 불수렁으로 보고

→ 못된 이들은 이 누리를 불밭으로 보고

280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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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3.11.21.

다듬읽기 124


《자유인의 풍경》

 김민웅

 한길사

 2007.6.15.



《자유인의 풍경》(김민웅, 한길사, 2007)을 쓴 김민웅 씨는 ‘박원순 응큼짓(성범죄)’ 탓에 생채기를 입은 사람 이름을 함부로 밝혀서 말썽을 일으켰습니다. 나래(자유)란, 외곬이 아닙니다. ‘감싸 주고 싶은 쪽’한테만 나래가 있을까요? 새는 왼나래랑 오른나래가 나란하기에 하늘을 나는데, ‘감싸 주고 싶지 않은 쪽’은 그저 깎아내리거나 얕보면 되는가요? 내멋남못(내가 하면 멋있고 남이 하면 못되다)은 나래(자유)일 수 없습니다. 꼰대(선택적 정의)도 나래이지 않습니다. 이 삶을 이루는 밑동과 슬기에 새롭게 다가서기를 바란다면, ‘제 눈 들보’부터 치울 노릇입니다. 스스로 옳다고 여기기에 그 길이 옳지 않습니다. 그대가 가는 길에 어린이가 곁에 있을 만한가요? 그대가 읊는 말을 어린이가 들을 만한가요? 잘못이나 말썽은 저쪽이 하건 이쪽이 하건 똑같이 잘못에 말썽입니다. 누구 허물이 큰지 따진들 덧없습니다. 모든 허물을 다 벗어야지요. 그때에라야 비로소 나래입니다.


ㅅㄴㄹ


이 책에서 필자는 바로 그 자산과 지혜에 새롭게 다가가고자 했습니다

→ 이 책을 쓰며 바로 이 밑천과 슬기에 새롭게 다가가고자 했습니다

→ 나는 이 책을 지으며 이 밑동과 빛에 새롭게 다가가고자 했습니다

7쪽


때로 경쾌한 대화 상대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 때로 가볍게 말벗으로 지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때로 밝게 이야기벗으로 만날 수 있기를 빕니다

9쪽


커피 한 잔의 향기가 세상을 바꾸지는 못할지라도

→ 커피 한 모금 냄새로 온누리를 못 바꿀지라도

15쪽


본질적으로 자연을 대하는 세계관의 차이다

→ 아무래도 숲을 보는 눈빛이 다르다

→ 처음부터 숲을 헤아리는 눈이 다르다

18쪽


꽃처럼 예쁜 나비와 그 나비의 애벌레가 본래 같다는 사실은 성장과정을 지켜본 뒤에야 알 수 있다

→ 꽃처럼 예쁜 나비와 나비 애벌레가 같은 줄은 자람결을 지켜본 뒤에야 알 수 있다

25쪽


쉼표 하나 없이 성취의 고지를 향해 질주해 왔던 그녀는 이제 더는 달릴 수 없게 되었다

→ 쉼꽃 하나 없이 이루려고 치닫더니 이제 더는 달릴 수 없다

→ 쉬잖고 이루려고 내달리더니 이제 더는 못 달린다

36쪽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다

→ 끝장이다

→ 끝이다

→ 곧 죽는다고 한다

36쪽


용기는 역사를 만든다

→ 씩씩하면 길을 낸다

→ 뚝심은 길눈을 연다

43쪽


국가가 규정한 국가안보와 언론의 자유가 충돌할 때

→ 나라가 세운 지킴틀과 글나래가 부딪힐 때

→ 나라가 세운 틀과 붓나래가 부딪칠 때

82쪽


그는 딸의 성장을 벽 안쪽에서 지켜보며

→ 그는 크는 딸을 담 안쪽에서 지켜보며

98쪽


본래부터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운명에는 대체로 자비가 없다

→ 워낙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삶은 그리 너그럽지 않다

→ 모름지기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삶은 썩 따뜻하지 않다

108쪽


우리가 습관적으로 빠져 있는 언어사용의 모순을 주시한다

→ 우리가 길든 엇갈린 말씨를 들여다본다

149쪽


변한 것은 안개가 아니라 그 자신 아닌가

→ 안개가 아닌 그이가 바뀌지 않았는가

→ 안개 아닌 그사람이 달라지지 않았나

194쪽


대안을 만들었기에 대안이 생겨난 것이다

→ 다음길을 냈기에 다음길이 생긴다

→ 새길을 열기에 새길이 생긴다

226쪽


도저히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자리에서

→ 도무지 다시 일어설 수 있을 듯하지 않은 자리에서

259쪽


겨우내 슬픔이 고여 있던 영혼은 나무들이 빽빽이 자라나 있는 호숫가에서 이제 맑은 공기가 된다

→ 겨우내 슬프게 고인 넋은 나무가 빽빽이 자라난 못가에서 이제 맑게 피어난다

35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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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책과 우연들
김초엽 지음 / 열림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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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3.11.13.


다듬읽기 117


《책과 우연들》

 김초엽

 열림원

 2022.9.26.



《책과 우연들》(김초엽, 열림원, 2022)을 읽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예전에는 글발로 이름을 날렸다는 분들이 쓴 글은 ‘잡문’을 쓴다고 할 적에도 정갈하게 가다듬으려는 손길을 느꼈으나, 이제는 글발이며 이름값을 날린다고 하는 분들이 쓰는 ‘수수글(수수하게 삶을 적는 글, 삶글)’이 너무 허울스럽게 글치레에 글멋에 글발림입니다. 빈수레가 시끄럽다는 말처럼, 빈말이요 빈글이로구나 싶어요. 왜 자꾸 멋을 부리면서 꾸밀까요? 글을 꾸미는 사람은 말부터 꾸밉니다. 말을 꾸미는 사람은 겉모습과 옷차림을 꾸밉니다. 매무새(태도)를 번듯하게 꾸미고, 줄을 잘 서더군요. 글로 돈을 벌기에 나쁠 까닭이 터럭만큼도 없습니다. 글로 돈·이름·힘을 몽땅 거머쥐려 하면서 점잖은 척 가난팔이를 하거나 왼팔이(진보팔이)를 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낙엽을 태우며” 따위 글을 쓰던 옛 글바치는 눈속임을 하지 않고, 그들이 얼마나 배불리 잘사는가를 ‘우리말답게’ 추슬러서 다 드러냈습니다.


ㅅㄴㄹ


+


반드시 개봉일에 봐야 할 의무가 있었다

→ 반드시 첫날 봐야 한다

→ 반드시 첫단추에 봐야 한다

→ 반드시 첫맞이에 봐야 한다

7쪽


두 달이나 개봉이 늦은 것도 마음에 안 들었는데

→ 두 달이나 늦게 걸어 마음에 안 드는데

→ 두 달이나 늦게 올려 마음에 안 드는데

7쪽


장난감들은 위기에 처해 있었다

→ 장난감은 고비를 맞는다

→ 장난감은 아슬하다

→ 장난감은 벼랑길이다

8쪽


거의 자정이었다

→ 거의 밤이다

→ 거의 한밤이다

8쪽


그건 아마 형식조차 분명하지 않은, 추상적인 무언가였을 것이다

→ 아마 겉모습조차 또렷하지 않고 붕뜬 무엇이었다

→ 아마 얼거리조차 똑똑하지 않고 허울뿐이었다

→ 아마 틀조차 제대로 없이 빈껍데기였다

9쪽


이야기를 쓰는 이유가 무엇일까

→ 이야기를 쓰는 까닭은 무엇일까

→ 이야기를 왜 쓸까

→ 이야기를 무엇 때문에 쓸까

9쪽


내일의 피로는 예정되어 있지만 마음은 행복감으로 차 있었다

→ 이튿날은 고단하겠지만 마음은 즐겁다

→ 다음날은 고될 테지만 마음은 기쁘다

9쪽


그 기분, 그것을 재현하고 싶다는 바람이 나의 쓰고 싶다는 마음 중심에 있다

→ 나는 이 마음을 살려서 쓰고 싶다

→ 나는 이런 마음을 글로 살리고 싶다

9쪽


조그만 취향의 원 안에서 빙빙 돌며 좋아하는 것들만 좋아하던 편협한 독자였다

→ 조그만 울타리에서 빙빙 돌며 좋아하는 글만 좋아해 왔다

→ 조그맣게 맴돌며 좋아하는 글만 읽어 왔다

→ 좁게 빙빙 돌며 좋아하는 글만 읽었다

10쪽


처음에는 현실도피처럼 책을 읽었다

→ 처음에는 달아나듯 책을 읽었다

→ 처음에는 눈감듯 책을 읽었다

→ 처음에는 모르는 척 책을 읽었다

→ 처음에는 등지며 책을 읽었다

10쪽


읽기는 나의 세계를 확장하고, 나의 쓰고 싶은 마음을 끌어낸다

→ 읽으며 품을 넓히고, 쓰고 싶은 마음을 끌어낸다

→ 읽기에 눈을 키우고, 쓰고 싶은 마음을 끌어낸다

10쪽


이전과 달라진 것이 있었다

→ 예전과 달랐다

→ 지난날과 다르더라

10쪽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했지만 그 앞에서 충분히 준비되어 있지 않다는 두려움을 겪어 본 이들에게

→ 일을 새롭게 하지만 미처 추스르지 않았다고 여겨 두려운 이한테

→ 새롭게 나아가지만 아직 덜되었다고 여겨 두려운 이한테

11쪽


순수하지 않은 목적으로 그런 우연한 순간들이 때로는

→ 깨끗하지 않은 뜻으로 그런 때가 문득문득

→ 참하지 않은 그런 자리가 얼핏얼핏

11쪽


그 우연의 순간들을 여기에 조심스레 펼쳐놓는다

→ 뜻밖인 날을 여기에 살짝 펼쳐놓는다

→ 얼핏 스친 하루를 여기에 슬쩍 펼쳐놓는다

→ 갑작스럽던 때를 여기에 가만히 펼쳐놓는다

11쪽


잠들기 전마다 곰팡이에 대한 책을 읽었다

→ 잠들기 앞서 곰팡이 책을 읽었다

→ 잠자리마다 곰팡이 책을 읽었다

17쪽


독서노트를 따로 만들어 문장들을 옮겨 적었다

→ 책하루꽃을 따로 마련해 글을 옮겨적었다

→ 책글담이를 따로 두어 글을 옮겨적었다

17쪽


정해진 출퇴근이 없는 프리랜서에게

→ 따로 다니지 않는 나래일꾼한테

→ 일터를 오가지 않는 바람꽃한테

17쪽


곰팡이가 세상을 지배하는 이야기를 써 봐야지 마음먹던 차에

→ 곰팡이가 온누리를 쥐는 이야기를 써 봐야지 마음먹었는데

19쪽


모든 소설은 인간에 관한 이야기일까

→ 모든 글은 사람 이야기일까

23쪽


약간은 어렵지만, 그래도 이해할 수 있다

→ 조금은 어렵지만, 그래도 어림할 수 있다

→ 살짝 어렵지만 헤아릴 수 있다

25쪽


주전자 물 끓는 소리로 무슨 대화를 나누는지 인간 독자에게도 넌지시 알려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 쟁개비 끓는 소리로 무슨 말을 나누는지 사람한테도 넌지시 알려주고 싶었나 보다

→ 가마 끓는 소리로 무슨 얘기를 하는지 사람한테도 넌지시 알려주고 싶은 듯싶다

→ 물동이 끓는 소리로 무슨 말을 하는지 사람한테도 넌지시 알려주고 싶은 듯하다

25쪽


그들이 어떤 존재이고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 그들이 누구이고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가늠할 수 있다

→ 그들은 어떤 빛이고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짚을 수 있다

25쪽


그럼에도 우리가 상상하고 지각할 수 있는 세계 바깥에 무수히 많은 세상이 있다는 사실이 여전히 가슴 벅차게 설레는 이들이라면

→ 그러나 우리가 그리고 느끼는 곳 바깥에 숱한 삶이 있어 가슴 벅찬 이라면

→ 다만 우리가 헤아리고 알아보는 누리 너머에 가없는 길이 있어 설레는 이라면

27쪽

.

.

글손질이 끝도 없어

여기에서 멈춘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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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의 얼굴을 가졌고 - 그림으로 사랑을 말하고, 사랑의 그림을 읽다,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 선정도서
김수정 지음 / 포르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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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3.11.2.

다듬읽기 116


《우리는 사랑의 얼굴을 가졌고》

 김수정

 포르체

 2022.8.3.



《우리는 사랑의 얼굴을 가졌고》(김수정, 포르체, 2022)를 읽으면서 글치레가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굳이 멋있게 쓰려고 애쓸 까닭이 없습니다. 오래도록 남는 그림이 왜 아름다울까요? 멋지게 남기려 했기에 아름다운 그림이지 않아요. 마음을 다하여 사랑을 담기에 아름답습니다. 그림뿐일까요? 손멋에 겉치레가 가득한 빛꽃(사진)은 한때 반짝할는지 모르나 어느새 사라집니다. 책이름을 짚어 본다면, “우리는 사랑스런 얼굴이”고, “우리 얼굴은 사랑스럽”다고 해야겠지요. 얼굴은 얼굴이라고 합니다. “얼굴을 가졌다”는 옮김말씨(번역체)입니다. “사랑의 얼굴”은 일본말씨예요. 다들 이렇게 쓰는데 뭐 어떠냐 하고 여긴다면, 굳이 글을 쓸 까닭이 없겠지요. 다들 얼뜬 꼭두각시를 나라지기로 뽑아 준대서, 우르르 몰려가야 하지 않습니다. 다들 옮김말씨나 일본말씨를 버젓이 쓰더라도 우리까지 따라해야 하지 않아요. 사랑을 담은 그림처럼, 낱말 하나에 사랑을 실어서 쓸 뿐입니다.


ㅅㄴㄹ


부드럽고 순응적인 모습도 저의 일면입니다

→ 부드럽고 얌전한 모습도 제 한켠입니다

→ 저는 부드럽고 고분고분하기도 합니다

→ 저는 부드럽게 따르는 얼굴도 있습니다

10쪽


사랑이 아니라 로맨스의 영역에서요

→ 사랑이 아니라 달콤한 곳에서요

→ 사랑이 아니라 따스한 자리에서요

→ 사랑이 아니라 곰살가운 데에서요

10쪽


왕후장상王侯將相의 사랑이 시정잡배市井雜輩의 사랑보다 나을 것은 무엔가요

→ 우두머리 사랑이 조약돌 사랑보다 무엇이 나을까

→ 벼슬꾼 사랑이 들풀 사랑보다 무엇이 나은가

11쪽


사랑으로 아름답기를 선택한 순전純全한 사람들에게

→ 사랑으로 아름답기를 고른 맑은 사람들한테

→ 사랑으로 아름답기를 바란 꽃다운 사람들한테

13쪽


창씨개명을 하지 않은 딸들이 학교에서 퇴학당할지언정 타협은 하지 않았다

→ 이름을 고치지 않은 딸이 배움터에서 쫓겨날지언정 무릎꿇지 않았다

→ 이름을 안 바꾼 딸이 배움터에서 내쫓길지언정 물러나지 않았다

21쪽


이처럼 아름다운 프러포즈는 없다고 믿는다

→ 이처럼 아름다운 사랑찾기는 없다고 믿는다

→ 이처럼 아름다게 물은 말은 없다고 믿는다

21쪽


사랑하기 위헤 꼭 유일한 대상이 존재할 필요는 없다

→ 사랑할 사람이 꼭 하나여야 할 까닭은 없다

→ 사랑할 님이 꼭 하나뿐이어야 하지는 않다

32쪽


결국 그녀에게 거절을 표했지만 그 순간 여자의 절박함을 읽었다

→ 끝내 손사래쳤지만 그때 얼마나 막다랐는지를 읽었다

→ 끝내 물리쳤지만 그때 얼마나 벼랑끝인지를 읽었다

61쪽


새삼 스무 살의 내가 아쉬워진다

→ 새삼 스무 살 내가 아쉽다

65쪽


모든 화가는 절정絶頂을 화폭에 담는다. 절정의 순간, 절정의 공간, 절정의 시간을 붓질한다

→ 모든 그림님은 빛을 그림에 담는다. 빛나는 때, 빛나는 곳, 빛나는 하루를 붓질한다

84쪽


그 이야기에 우리는 자신을 정확히 대입한다

→ 이 이야기에 우리 스스로를 맞춘다

→ 이 이야기에 우리를 따박따박 담는다

→ 이 이야기에 우리를 꼭 넣는다

93쪽


사랑이란 이름의 교통사고는 발생해 버렸다

→ 사랑이란 이름으로 부딪히고 말았다

→ 사랑이란 이름으로 달려들고 말았다

→ 사랑이란 이름으로 들이치고 말았다

143쪽


5성 호텔 결혼식도, 하와이 신혼여행도

→ 닷별 마실채 잔치도, 하와이 꽃마실도

24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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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맹 - 자전적 이야기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백수린 옮김 / 한겨레출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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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3.10.30.

다듬읽기 18


《문맹》

 아고타 크리스토프

 백수린 옮김

 한겨레출판

 2018.5.9.



《문맹》(아고타 크리스토프/백수린 옮김, 한겨레출판, 2018)은 단출한 줄거리입니다. 얇고 작게 꾸밀 만한 부피인데, 크게 부풀리고 껍데기를 두껍게 씌워서 장사를 합니다. 딱한 노릇입니다. 더구나 한글판은 우리말 같지 않고 어쩐지 종잡을 수 없습니다. 헝가리사람 아고타 크리스토프 님은 프랑스말로 글을 썼다는데, 이분은 일본 한자말이나 중국 한자말을 모르겠지요. 옮김말씨(번역체)도 모를 테고요. 우리는 왜 이웃말을 우리말로 안 옮기거나 못 옮길까요? “나는 읽는다. 이것은 질병과도 같다”는 어느 나라 말일까요? 한자말을 굳이 쓰고 싶다면 “나는 읽는다. 병이다.”라 할 노릇입니다. 낱말 하나를 고를 적마다 ‘나는 어떤 뿌리인 나무로 사는 사람인가?’ 하고 헤맨 글님일 텐데, 뜬금없어 엉성한 말씨로 옮긴 책이 있는 줄 안다면 어떻게 생각할까요? 이녁도 이 나라도 종잡을 길 없이 수렁에 잠깁니다.


ㅅㄴㄹ


나는 읽는다. 이것은 질병과도 같다

→ 나는 읽는다. 앓는 듯 읽는다

→ 나는 읽는다. 끙끙대며 읽는다

→ 나는 읽는다. 곯으며 읽는다

9쪽


프록코트의 커다란 주머니에서

→ 저고리 커다란 주머니에서

→ 두루마기 커다란 주머니에서

12쪽


아주 어린 나이부터 이미, 나는 좋아한다. 내가 지은 이야기들을

→ 나는 아주 어린 나이부터 이미 내가 지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19쪽


+


다른 도시의 기숙사에서 지내고 있다

→ 다른 고장 모둠채에서 지낸다

→ 다른 고을 덧살이집에서 지낸다

29쪽


우리들은 10인실이나 20인실에서 묵는데

→ 열사람칸이나 스무사람칸에서 묵는데

→ 우리는 열칸이나 스무칸에서 묵는데

30쪽


휘파람을 불고 감탄하는 말이나 외설적인 말을 외친다

→ 휘파람을 불고 놀라는 말이나 추레한 말을 한다

→ 휘파람을 불며 놀라거나 지저분한 말을 외친다

31쪽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은 ‘필독’도서들뿐인데, 그것들은 금세 읽어버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 우리는 ‘꼭’책만 읽었는데, 슥 읽어버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31쪽


집시들이 오지그릇이나 갈대로 짠 바구니를 팔기 위해 마을에 올 때면

→ 바람새가 오지그릇이나 갈대로 짠 바구니를 팔려고 마을에 올 때면

→ 바람꽃이 오지그릇이나 갈대로 짠 바구니를 판다며 마을에 올 때면

51쪽


이러한 이유로 나는 프랑스어 또한 적의 언어라고 부른다

→ 이래서 나는 프랑스말도 놈들말이라고 여긴다

→ 이렇기에 나는 프랑스말도 몹쓸말이라고 본다

→ 이래서 나는 프랑스말도 그놈말이라고 밝힌다

→ 이러니 나는 프랑스말도 못된말이라고 친다

53쪽


나의 어린 딸은

→ 어린 딸은

→ 우리 어린 딸은

69쪽


진짜 길 위를 마침내 걷는다

→ 참말로 길을 마침내 걷는다

71쪽


우리는 농부의 집에서 묵게 된다

→ 우리는 흙지기 집에서 묵는다

72쪽


버스비는 마을의 군수가 지불해주었다

→ 길삯은 고을지기가 내주었다

→ 길삯은 고장지기가 치렀다

77쪽


점심시간에 구내식당에서 만나지만

→ 낮에 일터밥집에서 만나지만

88쪽


저녁에는 가족을 돌보는 그 여자들 중 하나였다는 것을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내 과거를 잊어버렸다

→ 저녁에는 집안을 돌보는 순이인 줄 못 떠올릴 만큼 지난날을 잊어버렸다

108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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