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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돌아갈 곳이 생겼다 - 경상북도 울진군 가장 사적인 한국 여행 1
노나리 지음 / 책나물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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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숲 / 글다듬기 2023.8.15.

다듬읽기 99


《내게도 돌아갈 곳이 생겼다》

 노나리

 책나물

 2021.8.31.



《내게도 돌아갈 곳이 생겼다》(노나리, 책나물, 2021)는 경북 울진이라는 마을을 새록새록 돌아보는 발걸음을 보여주려 합니다. 울진을 ‘울진사람’ 눈길이 아닌 ‘이웃사람’ 눈길로 보고 느끼고 헤아리는 줄거리인데, 조금 더 느슨하고 느긋하고 느리게 맞이하고 녹이고 품으면 퍽 달랐을 텐데 싶더군요. ‘한 해’ 동안 누린 발걸음으로도 얼마든지 글을 여밀 만하고, 엄마아빠랑 할머니가 발붙이는 터를 되새기는 마음으로도 글을 쓸 만합니다만, 서울(도시)뿐 아니라 시골도 ‘한해살이’로는 겉훑기로 그치게 마련입니다. 네철을 바라보았다는 대목은 대견하되, ‘네철을 네 해쯤’ 마주해 보아야 비로소 철빛 언저리를 건드릴 만하고, ‘네철을 네 해씩’ 네 판을, 그러니까 ‘열여섯 해’를 녹여낸다면 누구나 눈뜰 만한데, 적어도 ‘열 해(들숲이 바뀌는 길)’를 들여다보아야 고을맛도 마을빛도 하나하나 노래할 만하다고 봅니다. 서두르는 글은 으레 섣부릅니다. 그렇습니다. 그뿐입니다.


ㅅㄴㄹ


그렇게 막무가내로 울진 여행을 시작했다

→ 그렇게 무턱대로 울진 나들이를 했다

→ 그렇게 대뜸 울진마실을 했다

7쪽


이 책을 통해 여러분에게도 울진이

→ 이 책이 여러분한테도 울진이

→ 이 책으로 여러분한테도 울진이

9쪽


파도의 가공되지 않은 보석 같은 아름다움이 좋았다

→ 꾸미지 않아 아름다운 물결이 좋았다

→ 손대지 않아 아름다운 바다가 좋았다

13쪽


배차 간격이 드문 터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 길틈이 드문 터라 설마 하는 마음에

→ 흐름이 드문 터라 어쩌면 하는 마음에

17쪽


정말 초록색이네. 산으로 아주 도배를 했어

→ 참 푸르네. 멧골로 아주 덮었어

→ 참말 풀빛이네. 메로 아주 씌웠어

27쪽


설마 불법 반출은 아니겠지

→ 설마 몰래 빼내지 않겠지

→ 설마 슬쩍 빼돌리지 않겠지

31쪽


식목이 한창이었다

→ 나무심기가 한창이다

→ 나무를 한창 심는다

32쪽


다시 길을 나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 다시 길을 나설 수 있는 밑힘이 됐다

→ 다시 길을 나설 수 있는 바탕이 됐다

44쪽


삼베라는 직물을 만드는 일을 난생처음 목격했다

→ 삼베라는 옷감을 짜는 일을 처음 보았다

→ 삼베라는 피륙을 나는 일을 처음 구경했다

→ 삼베라는 천을 째는 일을 처음 지켜봤다

→ 삼베라는 소창을 짓는 일을 처음 보았다

50쪽


삼베길쌈 과정은 지난하고도 지난하다

→ 삼베길쌈은 고단하고도 고단하다

→ 삼베길쌈은 모질고도 모질다

→ 삼베길쌈은 힘겹고도 힘겹다

50쪽


우리 어머니 전중기 여사의 흔적이다

→ 우리 어머니 전중기 님 자취이다

→ 우리 어머니 전중기 발자국이다

66쪽


눈길에 발자국이 추적당할까 봐 무거운 포대 자루를 끌며

→ 눈길에 발자국을 좇을까 봐 무거운 자루를 끌며

→ 눈길에 발자국을 찾을까 봐 무거운 자루를 끌며

70쪽


동향 출신인 아버지도

→ 한마을내기 아버지도

→ 한고을내기 아버지도

88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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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배우는 아빠 - 오늘도 '거울들' 앞에서 믿음의 글들 137
이재철 지음 / 홍성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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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숲 / 글다듬기 2023.8.11.

다듬읽기 95


《아이에게 배우는 아빠》

 이재철

 홍성사

 1995.8.5.첫/2021.1.26.고침2판)



《아이에게 배우는 아빠》(이재철, 홍성사, 2021)는 아버지란 자리에서 아이를 바라보는 줄거리를 풀어냅니다만, 곰곰이 읽자니 ‘아이돌봄’은 짝꿍인 어머니가 도맡아서 했군요. 이따금 아버지로서 아이를 지켜본 삶을 글로 옮기는 분이 있습니다만, 아직 웬만한 책은 ‘돌봄글(육아일기)’이 아닌 ‘구경글(관찰일기)’에 머뭅니다. 바쁜 틈을 쪼개어 한동안 조금 놀아 주었기에 어버이나 아버지일 수 없어요. 이러다 보니 ‘아이한테서 배우는’ 길을 제대로 못 누립니다. 누구‘한테서’ 배운다고 하지요. ‘한테(에게) 배우는’이 아닙니다. ‘한테서’ 배웁니다. 아무것도 아닌 말씨 하나로 여긴다면, 그만큼 더더욱 아이 곁에 서지 못 한다는 뜻이요, 아주 작은 말씨 하나부터 추스르려는 마음이라면, 스스로 무엇을 복판에 놓고서 아이 곁에서 보금자리를 일굴 적에 비로소 ‘아버지’라든지 ‘어머니’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지 알아보겠지요. 놀이터(유원지)에 가야 놀이일 수 없습니다.


ㅅㄴㄹ


하나님께서 제게 첫 아들을 주신 것은, 제가 우리 나이로 서른일곱 살 되던 해의 봄이었습니다

→ 우리 나이로 서른일곱 살이던 봄날, 하나님 사랑으로 첫 아들을 낳았습니다

7쪽


엄마 곁에서 함께 비질을 시작합니다

→ 엄마 곁에서 함께 비질을 합니다

21쪽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2박 3일의 휴가를 가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 곁님과 아이들하고 사흘 동안 쉴 수 있기 때문입니다

27쪽


모형비행기 재료를 구입하기 위함이라고 했습니다

→ 놀이날개를 사려 한다고 했습니다

92쪽


복통을 일으켜 조퇴하였습니다

→ 배앓이를 해서 일찍 왔습니다

130쪽


저희 집 창문은 이중창이어서

→ 저희 집은 겹닫이라서

162쪽


더욱 엄한 표정으로 매를 명했습니다

→ 더욱 매섭게 매를 들라 했습니다

177쪽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 있으며

→ 푸른별에서 사람이 가장 많이 살며

→ 사람이 가장 많이 사는 나라이며

182쪽


아무리 밤늦은 시간에 귀가해도

→ 아무리 밤늦게 돌아와도

316쪽


틀렸다고 채점했다는 것이었습니다

→ 틀렸다고 매겼답니다

→ 틀렸다고 했답니다

40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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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내추럴해지는 방법 - 와인과 삶에 자연을 담는 프랑스인 남편과 소설가 신이현의 장밋빛 인생, 그 유쾌한 이야기
신이현.레돔 씨 지음 / 더숲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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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숲 / 글다듬기 2023.8.11.

다듬읽기 91


《인생이 내추럴해지는 방법》

 신이현

 더숲

 2022.5.27.



《인생이 내추럴해지는 방법》(신이현, 더숲, 2022)을 읽었습니다. 이제는 책이름에까지 ‘내추럴’을 넣고, ‘-해지는’이라는 옮김말씨를 붙이기도 하는군요. 우리말로 옮기자면 “푸르게 사는 길”이나 “풀빛으로 사는 오늘”이나 “삶을 풀빛으로 가꾸는 길”이나 “삶을 푸르게 가꾸는 하루”쯤 될 테지요. 곰곰이 보면 ‘생태·환경’을 지나 ‘자연·그린’에 ‘내추럴’을 말하는 분들은 우리말 ‘푸르다’를 참 싫어합니다. ‘푸르다 = 풀’이요, ‘풀 = 풀빛 = 풀다’요, ‘품다’에 ‘푸지다·푸근하다’ 같은 낱말이 한뿌리로 잇는 줄 하나도 안 바라보는 탓이지 싶습니다. 풀은, 푸른별을 푸르게 덮으면서 모든 빛을 풀어내고 품으면서 푸근하게 받아들입니다. 푸른들을 푸른 줄 느끼거나 헤아리지 못 할 적에는 우리 숨결이 파란하늘을 파랗게 담으면서 하늘빛으로 젖어드는 줄 알아차리지 못 하겠지요. 말 한 마디를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삶은 저절로 바뀌게 마련입니다.


ㅅㄴㄹ


대구의 한 학교에 막무가내로 밀어넣었다

→ 대구 어느 배움터에 밀어넣었다

→ 대구 어느 배움터에 그냥 넣었다

20쪽


알자스 지방의 와이너리에서 가져온 와인을 마시고 있었다

→ 알자스 어느 포도술칸에서 가져온 포도술을 마신다

25쪽


살기 위한 것이 아닌 가외의 즐거움을 위한 것이다

→ 먹고사는 길이 아닌 덧즐거움 때문이다

26쪽


한국의 농지값이 이렇게 비싸니 앞으로 대한민국 식량은 누가 만들어 낼 것이냐고

→ 우리나라 논밭값이 이렇게 비싸니 앞으로 먹을거리는 누가 짓느냐고

33쪽


착즙이 하루 늦어졌지만

→ 하루 늦게 짰지만

136쪽


원래 모든 떨어지는 잎들은 다시 나무들에게 돌려주는 게 원칙이라고 했다

→ 워낙 모든 떨어지는 잎은 다시 나무한테 돌려주어야 한다고 했다

202쪽


땅을 보슬거리게 하고 나중엔 퇴비가 되잖아

→ 땅이 보슬거리고 나중엔 거름이 되잖아

207


지지대로 쓰일 대나무를 박기 시작했다

→ 받침대로 쓸 대나무를 박는다

213


온갖 전통요법을 알고 조제해 주는 동네 할아버지와 같은 존재인 것이다

→ 온갖 옛살림길을 알고 지어 주는 마을 할아버지와 같다

→ 온갖 겨레살림을 알고 타 주는 마을 할아버지와 같다

219쪽


그것은 두고두고 어머니 인생의 핫한 이야깃거리였다

→ 두고두고 어머니 삶에 즐거운 이야깃거리였다

→ 두고두고 어머니 삶에 따끈따끈 이야깃거리였다

226쪽


빵을 불 위에 구워 먹고 있더라니까

→ 빵을 구워먹더라니까

229쪽


완벽하게 심겨졌지만 일이 정말 더뎠다

→ 잘 심었지만 일이 참말 더뎠다

→ 꼼꼼히 심지만 참 더뎠다

26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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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강만길의 내 인생의 역사 공부 공부의 시대
강만길 지음 / 창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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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숲 / 글다듬기 2023.8.5.

다듬읽기 22


《강만길의 내 인생의 역사 공부》

 강만길

 창비

 2016.7.15.



《강만길의 내 인생의 역사 공부》(강만길, 창비, 2016)를 읽었습니다. 강만길 님도 일본 한자말을 꽤 쓰지만, 다른 글바치에 대면 아무렇게나 쓰지는 않습니다. ‘훈민정음·한글’이 얽힌 뿌리를 살피기도 한 분이기에 어느 만큼 쉽게 풀어서 쓰는구나 싶기도 합니다. 다만, 한 걸음 더 나아가려는 대목까지 엿보기는 어렵습니다. ‘발자취’를 다루는 ‘길’이기에 옛길을 살피며 오늘길하고 앞길을 돌아보게 마련인데, ‘발걸음’을 ‘새길’로 내딛으려면 ‘말길·글길’도 ‘새말·새빛’으로 나아가도록 가다듬을 적에 한결 밝으면서 숨길을 열 만합니다. ‘앞으로 태어나서 자랄 어린이가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말씨’로 우리 삶길이며 살림살이를 짚고 다룰 수 있다면, 우리 앞날은 틀림없이 다를 만하리라 봅니다. 일본말씨하고 일본 한자말을 걷어내는 손길 하나도, 조그맣게 거듭나면서 피어나려고 하는 몸짓입니다. 글도 책도 모르던 수수한 사람들 이야기가 쉬운 말씨에 깃들었거든요.


ㅅㄴㄹ


살아온 세상을 되돌아보는 자서전 같은 것을 내어놓은 지

→ 살아온 나날을 되돌아보는 삶글을 내어놓은 지

→ 살아온 길을 되돌아보는 삶적이를 내어놓은 지

5쪽


남의 나라 역사만 배울 때는 몰랐는데

→ 다른나라 발자취만 배울 때는 몰랐는데

→ 이웃나라 발자국만 배울 때는 몰랐는데

18쪽


특출나게 했다가는 감옥 가기 마련이었겠지요

→ 남달리 했다가는 사슬터 가게 마련이었겠지요

20쪽


그렇게 자본주의 맹아가 생성되고 발달했는데

→ 그렇게 돈바라기가 싹트고 발돋움했는데

→ 그렇게 돈판이 움트고 거듭났는데

35쪽


비록 개항은 되었다 해도

→ 비록 나루맞이였다 해도

→ 비록 나루를 열었어도

36쪽


더이상 해방구가 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 더는 너른터일 수 없는 흐름입니다

→ 더는 한마당일 수 없는 나날입니다

58쪽


우리 땅을 둘러싸고 있는 강대국들의 이해가 맞아야 하는데

→ 우리 땅을 둘러싼 힘센나라 길미가 맞아야 하는데

→ 우리 땅을 둘러싼 꼭두나라 밥그릇이 맞아야 하는데

84쪽


민족의 독립을 이루려는 진보적 노선에 선 사람 모두를 기어이 좌우익으로 나누어 따져 본다면

→ 겨레가 홀로서도록 앞장선 사람 모두를 끝내 왼오른으로 나누어 따져 본다면

11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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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마음 나무
홍시야 지음 / 열매하나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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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숲 / 글다듬기 2023.7.27.

다듬읽기 88


《나무 마음 나무》

 홍시야

 열매하나

 2023.6.22.



《나무 마음 나무》(홍시야, 열매하나, 2023)를 읽었습니다. ‘나무’ 사이에 ‘마음’이 어떻게 흐르는가 돌아보려고 지나온 나날을 글·그림으로 여민 꾸러미에는 빈자리가 많습니다. ‘빈’자리란, 비운 자리이면서, 비가 씻어낸 자리요, 비질을 하고 빗질을 하면서 새롭게 빛날 자리이니, 아직은 빚처럼 비었다고 여길 자리이게 마련입니다. 빈자리는 둥그렇습니다. 빈자리는 모나지 않습니다. 빈자리는 빗방울처럼 동글동글하지요. 빙그르르 돌듯이 춤춥니다. 곰곰이 보면, 모든 잎은 부드럽고 둥그스름합니다. 길쭉하기에 끝이 뾰족하다 싶은 잎도, 톱니를 닮은 잎도, 언제나 푸른별을 푸르게 품으면서 무엇이든 풀어내는 물빛입니다. 이슬을 머금고 빗물을 마시면서 푸른잎이에요. 그러니까 나무는 나무로 보면 되고, 마음은 마음으로 읽으면 됩니다. ‘존재·위하다’ 같은 일본말씨를 끌어들일 까닭이 없이, 푸른말을 쓰고, 숲말을 쓰고, 푸른말을 쓰며 어린이 곁에 서면 스스로 사랑입니다.


ㅅㄴㄹ


사랑스러운 푸른색 행성

→ 사랑스러운 푸른별

1


서로를 내보이는 삶의 중심

→ 서로를 내보이는 삶 한복판

→ 서로를 내보이는 삶자리

1


작든 크든 인간도 비인간 존재도 모두 소중하다

→ 작든 크든 사람도 이웃도 모두 값지다

→ 작든 크든 사람도 뭇숨결도 모두 빛난다

5


우리는 지구별이라는 무대 위에서 각자의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 우리는 푸른별이라는 터전에서 저마다 가락을 들려준다

→ 우리는 이 푸른별에서 서로 노랫가락을 뜯는다

5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되었다는 비자림로가

→ 나라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뽑힌 비자숲길이

9


도로 확장을 이유로 파괴되는 모습을

→ 길을 넓혀야 한다며 망가지는 모습을

→ 길을 넓히면서 사라지는 모습을

9


무고하게 희생된 생명들의 학살 현장처럼 느껴졌다

→ 덧없이 죽은 숨결로 느꼈다

→ 갑자기 목숨을 잃은 죽음터로 느꼈다

9


마치 마법의 장소에 연결되는 것 같다

→ 마치 빛터로 이어가는 듯하다

→ 마치 별나라로 가는 듯하다

13


시공간을 가로질러 내 안에 남은 인상들을 다양한 도구로 기록하는 모든 행위가 나의 예술이다

→ 나는 삶을 가로질러 마음으로 느낀 빛살을 여러모로 옮기면서 반짝인다

→ 나한테 그림이란, 삶자락을 가로질러 마음에 남은 숨결을 여러모로 담는 길이다

13


그림을 통해 우리가 새로운 곳에서

→ 우리가 그림으로 새로운 곳에서

→ 우리가 그림을 거쳐 새터에서

15


단 하나를 위해 머나먼 땅으로 기어코 가고야 마는 무모함이 있다

→ 오직 하나 때문에 머나먼 땅으로 그냥 가고야 만다

→ 그저 하나 때문에 머나먼 땅으로 달려가고야 만다

20


레드우드 나무들이 자리한

→ 삼나무가 자라는

→ 미국삼나무가 있는

20


날 이곳으로 부른 강한 끌림을 떠올리면 여기서 포기할 수 없었다

→ 날 이곳으로 훅 이끈 빛을 떠올리면 여기서 멈출 수 없다

→ 날 이곳으로 확 이끌었으니 여기서 그만둘 수 없다

20


가늠하기 어려운 커다란 기쁨이

→ 가늠하기 어렵도록 기뻐

22


나를 사로잡았던 물음이다

→ 나 스스로 물었다

26


내가 어떤 색깔을 지녔는지

→ 내가 어떤 빛깔인지

→ 내가 어떤 빛인지

26


천천히 숲속을 걸으며

→ 천천히 숲을 걸으며

→ 천천히 숲길을 걸으며

31


저마다 고유한 존재였다

→ 저마다 다르다

→ 저마다 빛난다

31


더 깊이 감사하고 존중하기

→ 더 고마워하고 섬기기

→ 깊이 반기고 받들기

33


우붓에서 보낸 50일간의 시간이 꽤 특별하게 기억되는 건

→ 우붓에서 보낸 쉰 날이 유난히 떠오르는 까닭은

→ 우붓에서 쉰 날을 보내며 꽤 남달랐다면

42


침묵에서 오는 상쾌함 때문만은 아니다

→ 고요하고 시원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 말없이 싱그러웠기 때문만은 아니다

42


광대한 우주의 흐름 안에서 흐르고 있을 뿐임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 너른누리에서 흐를 뿐이라고 온몸으로 나타내고 싶었다

→ 너른빛으로 흐를 뿐인 줄 온몸으로 그리고 싶었다

46


누군가의 터전을 빼앗아 그 위에 지어진 우리들의 삶을 바라본다

→ 누가 살던 터전을 빼앗아 지은 우리 삶터를 바라본다

72


이번 프로젝트는 결과물도 결과물이지만 과정에서 큰 기쁨을 얻었다

→ 이 일은 열매도 열매이지만, 하는 동안 무척 기뻤다

→ 이 일은 보람차기도 했고, 일하면서 더없이 기뻤다

83


내가 사랑을 원한다면 내가 먼저 사랑을 주는 것

→ 내가 사랑을 바란다면 내가 먼저 사랑하기

95


+


글에도 그림에도 ‘힘(멋부림)’이 너무 들어갔다. 나무 사이에 서는데 왜 힘을 자꾸 들일까? 그림에도 글에도 ‘힘(허울)’을 덜어내고서 그저 숲에 안기고, 풀꽃 곁에 앉아서 하늘을 바라보면 모든 글하고 그림은 저절로 빛난다. 꾸미려 하지 말고, 내세우려 하지 말자.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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