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휴일 3
신조 케이고 지음, 장혜영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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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3.1.

다듬읽기 17


《매일 휴일 3》

 신조 케이고

 장혜영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2.8.30.



  《매일 휴일 3》(신조 케이고/장혜영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2)을 펴면, 수수하게 마음을 쉬고 하루를 쉬며 스스로 달래는 이야기가 흐릅니다. 돋보일 만한 줄거리가 아닐 만하되, 튀려고 하지 않는 조그마한 이야기가 오히려 조촐하면서 반짝반짝하구나 싶습니다. 대단해야 할 삶이 아닙니다. 으리으리하게 지을 집이 아닙니다. 모든 하루는 해를 품고서 저마다 하늘빛으로 물드는 길입니다. 모든 살림은 손수 빚고 짓고 가꾸고 돌보면서 환하게 깨어납니다. 불빛이 아닌 별빛으로 피어나기에 즐겁게 보냅니다. 천천히 걷고, 두바퀴를 달리고, 다시 거닐고, 새록새록 달리는 동안, 우리 손발하고 맞닿는 땅과 바람을 맞아들입니다. 우리나라 아기꽃(출산율)이 바닥을 치는 까닭은 쉽게 어림할 만합니다. 수수하게 즐거운 삶이 아닌, 온통 서울바라기로 치달으면서 티격태격 맞붙느라 다들 지치거든요.


ㅅㄴㄹ


#ひらやすみ #真造圭伍 


고양이 닌자 후미는 나츠미의 바이블입니다

→ 고양이 칼꾼 후미는 나츠미 길잡이입니다

→ 고양이 칼잡이 후미는 나츠미 빛살입니다

6쪽


요즘 보기 드물게 전체 아날로그 작화구나

→ 요즘 보기 드물게 다 손으로 그렸구나

9쪽


나왔다! 타치바나 씨의 팔색조 연기

→ 나왔다! 타치바나 씨 일곱빛 몸짓

→ 나왔다! 타치바나 씨 눈부신 놀이

25쪽


“저와는 사는 세계가 다르시네요∼.” “아뇨, 안 그래요∼.”

→ “저와는 사는 곳이 다르시네요!” “아뇨, 안 그래요!”

31쪽


대신 학식 쏘기

→ 그럼 배움밥 쏴

→ 밥터 쏴 줘

66쪽


평소 흔하게 보던 것의 개념을 바꿔 보고 싶었다고 할까

→ 흔하게 보던 틀을 바꿔 보고 싶다고 할까

→ 늘 보던 모습을 바꿔 보고 싶다고 할까

69쪽


식욕의 가을 + 스트레스로 너무 먹었어! 현타 작렬

→ 밥맛 가을 + 짜증으로 너무 먹었어! 이제 알았어

→ 감칠맛 가을 + 골나서 너무 먹었어! 이제 느꼈어

102쪽


역시 접객의 신

→ 와 손님받이님

→ 손님맞이님다워

111쪽


에피소드를 너무 많이 담았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해

→ 도막글을 너무 많이 담았어! 고르고 모아야 해

→ 토막얘기를 너무 많이 담았어! 가려서 깊어야 해

→ 샛얘기를 너무 많이 담았어! 가려서 깊어야 해

14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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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집 - 커피와 함께한 행복한 두 인생
다이보 가쓰지.모리미츠 무네오 지음, 윤선해 옮김 / 황소자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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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2.27.

다듬읽기 92


《커피집》

 다이보 가쓰지·모리미츠 무네오

 윤선해 옮김

 황소자리

 2019.6.25.



  《커피집》(다이보 가쓰지·모리미츠 무네오/윤선해 옮김, 황소자리, 2019)은 커피집을 둘러싼 맛차림을 들려줍니다. 잎물을 내리는 길과 맛이 아닌, 잎물을 내려서 이웃을 만나는 잎물집 이야기에 눈길을 맞춥니다. 우리는 언제나 글을 읽고 쓰고 나누되, 종이에 얹은 무늬가 아니라 글씨에 담은 마음을 읽고 쓰고 나눕니다. 겉모습이 아니라 속빛을 짓고 맞이하고 나누기에 어울릴 수 있습니다. 잎물 한 모금도 겉무늬 아닌 속살림으로 헤아릴 적에 느긋이 스미면서 깊이 퍼질 만하겠지요. 멀리 오가는 길이든, 가까이 드나드는 살림이든, 어떤 마음이냐에 따라 바뀝니다. 이름값을 드날리는 분이 쓴 글을 읽어야 우리 스스로 자라지 않습니다. 오늘 하루를 스스로 그려서 펴는 발걸음을 수수하게 옮기는 글 한 자락으로 새록새록 자랍니다. 손으로 잎물을 내리고, 손으로 물그릇을 쥐어서 마십니다. 손으로 글씨를 빚고, 손을 뻗어 책을 쥐고서 마음으로 생각을 잇습니다.


ㅅㄴㄹ


#コ―ヒ―屋 #森光充子


거대한 영혼과도 같은 존재가 갑자기 사라져버리면

→ 드넓은 숨결과도 같은 분이 갑자기 사라져버리면

→ 커다란 빛과도 같은 사람이 갑자기 사라져버리면

5쪽


동지가 생겼다

→ 동무가 생겼다

→ 벗이 생겼다

《커피집》(다이보 가쓰지·모리미츠 무네오/윤선해 옮김, 황소자리, 2019) 6쪽


모터로 돌리면 간단해지겠지만

→ 고동으로 돌리면 쉽겠지만

→ 윙윙 돌리면 수월하겠지만

7쪽


수동으로 맛을 찾아가는 게 어려울 거라고 말하는데

→ 손으로 맛을 찾아가기가 어려우리라고 말하는데

→ 스스로 맛을 찾아가기란 어려우리라고 말하는데

36쪽


오픈 당일은 정말 바빴어요

→ 여는날은 참말 바빴어요

51쪽


몇 년 전에 금연으로 정했고요

→ 몇 해째 담배를 끊었고요

66쪽


일본 식문화와 깊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일본 밥살림과 깊이 얽힌다고 생각합니다

73쪽


추출할 때 저는 항상 천천히 천천히를 강조하지요

→ 내릴 때 저는 늘 천천히 천천히를 거듭하지요

→ 뽑을 때 저는 내내 천천히 천천히를 되뇌지요

73쪽


폐점 인사를 제대로 한 뒤 마치고 싶었습니다

→ 닫는 절을 제대로 한 뒤 마치고 싶었습니다

→ 끝절을 제대로 한 뒤 마치고 싶었습니다

110쪽


매일매일 로스팅을 하지 않으면 안 되네요

→ 날마다 볶지 않으면 안 되네요

→ 하루하루 달구지 않으면 안 되네요

110쪽


칠전팔기 외에 언제나 스스로(초심)에게 돌아오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꿋꿋하기에다가 언제나 첫나한테 돌아오라는 뜻입니다

→ 검질기면서 언제나 처음으로 돌아오라는 뜻입니다

130쪽


우리 모두의 사명이라고

→ 우리 몫이라고

→ 우리 갈 길이라고

182쪽


필터 안에 물을 정체시키고 싶지 않아요

→ 거르개에 물을 고여 놓고 싶지 않아요

→ 내림틀에 물을 가두고 싶지 않아요

189쪽


지금까지 ‘맛의 표정’을 바꿔 온 과정은

→ 여태까지 ‘맛빛’을 바꿔 온 길은

→ 이제까지 ‘맛결’을 바꿔 온 삶은

19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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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공화국
강준만 외 지음 / 인물과사상사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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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2.25.

다듬읽기 3


《조선일보 공화국》

 강준만

 인물과사상사

 1999.5.20.



  《조선일보 공화국》(강준만, 인물과사상사, 1999)을 곱씹어 봅니다. 앞뒤를 자른다든지, 사이를 바꾼다든지, 여러모로 짜맞출 적에는, 글이 확 바뀝니다. ㅈㅈㄷ 세 가지 새뜸은 ‘칼질하는 글쓰기’로 온나라를 들쑤시기 일쑤였어요. 이 나라에 삽질로 들숲바다와 마을을 망가뜨리는 무리가 있다면, ㅈㅈㄷ은 글 한 줄로 사람들 마음을 무너뜨리는 무리라고 할 만합니다. 그런데 ㅈㅈㄷ만 이런 칼질을 하지 않습니다. 다른 새뜸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쪽에 있는 글바치도, 저쪽에 있는 글꾼도, 저마다 그들 울타리에서 그들 길미를 챙기려고 칼질을 일삼습니다. 강준만 님은 ㅈㅈㄷ이 일삼는 사나운 칼질을 따갑게 나무라면서 이 대목을 나란히 짚어요. 글붓을 함부로 놀리지 말아야 하며, 글을 쓰기 앞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넌지시 타이릅니다. 길미를 얻으려고 눈멀지 않을 줄 알지 않고서야 함부로 붓을 놀리지 않을 일이에요. ‘사람이 되고서’ 글꾼으로든 나라일꾼으로든 여느 어버이나 길잡이로든 제자리에 설 적에 비로소 참다이 눈뜰 수 있습니다.


ㅅㄴㄹ


그에 대한 반성과 접목시켜 제기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는 말입니다

→ 이를 뉘우치며 밝혔더라면 하며 아쉬웠다는 말입니다

→ 이를 돌아보며 얘기했더라면 하며 아쉬웠습니다

125쪽


견문발검(見蚊拔劍)은 피합시다

→ 모기한테 칼을 빼들지 맙시다

→ 섣불리 덤비지 맙시다

→ 작은일에 불뚝대지 맙시다

126쪽


그런 사과는 천부당만부당하다고 생각할 겁니다

→ 그리 고개숙여도 난데없다고 생각합니다

→ 그렇게 뉘우쳐도 뜬금없다고 생각합니다

130쪽


이름만 대면 만사형통이었는데 이젠 그게 안 되니 그것 때문에 죽겠다는 겁니다

→ 이름만 대면 다되었는데 이젠 그렇게 안 되니 죽겠다고 합니다

→ 이름만 대면 거침없었는데 이젠 그렇게 안 되니 죽겠답니다

133쪽


저는 이해득실을 계산하는 정치적 해결을 싫어합니다

→ 저는 돈셈을 따지는 풀잇길을 싫어합니다

→ 저는 좋고 나쁨을 셈하며 푸는 길을 싫어합니다

146쪽


가장 큰 약점이 정면돌파력이 부족하다는 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 맞받이를 안 하기에 아주 얄궂다고 생각합니다

→ 바로뚫기를 안 하기에 무척 모자라다고 생각합니다

156


그런 지식인들에게 양자택일을 요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그런 글바치한테 하나를 고르라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그런 먹물한테 한길을 가라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64


지금 이대로 조선일보와 평화공존하기를 바랄 뿐이다

→ 오늘 이대로 조선일보와 어깨동무를 바랄 뿐이다

→ 그저 이대로 조선일보와 사이좋기를 바랄 뿐이다

165


또 하나의 위험부담을 추가시켜야 할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 또 살엄을을 보태야 할 까닭이 무엇이란 말인가

→ 또 죽을고비를 더해야 할 까닭이 무엇이란 말인가

→ 또 가시밭을 가야 할 까닭이 무엇이란 말인가

→ 또 된서리를 써야 할 까닭이 무엇이란 말인가

《조선일보 공화국》(강준만, 인물과사상사, 1999) 26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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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면 내가 돌아보았다 창비시선 411
신용목 지음 / 창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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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2.24.

다듬읽기 115


《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면 내가 돌아보았다》

 신용목

 창비

 2017.7.27.



  《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면 내가 돌아보았다》(신용목, 창비, 2017)는 책이름부터 틀렸습니다. ‘문학’이나 ‘시’라는 이름을 내세워서 틀린말을 함부로 써도 될 수 없습니다. ‘누군가가’는 우리말이 아닌 틀린말일 뿐입니다. ‘누군가를’도 틀린말입니다. 우리말은 ‘누가’하고 ‘누구를’입니다. ‘누구’라는 낱말에 ‘-가·-를’을 붙이면 ‘누구가·누구를’이고, 줄여서 ‘누가’로 쓸 뿐입니다. 우리말을 우리글로 담아내는 길을 가고 싶다면, 말이 무엇이고 글이 어떠한가를 언제나 새롭게 익히고 다시 가다듬고 거듭 벼릴 노릇입니다. 영어 ‘플래시’를 일본말스럽게 ‘후라시’라 한다든지, 일본말 ‘백미러’를 함부로 쓰는 글버릇으로는 글꽃이 피지 않아요. 생각을 안 틔우고서 아무 말이나 쓸 적에는 ‘아무렇게나’ 팽개치는 장난글로 맴돌 뿐입니다.


ㅅㄴㄹ


후라시를 켤 때마다 보란 듯이 불빛 그 바깥에 가 있었네

→ 불을 켤 때마다 보란 듯이 불빛 바깥에 있네

→ 번쩍 켤 때마다 보란 듯이 불빛 바깥에 가네

9쪽


마치 태양에 환풍기를 달아놓은 것처럼

→ 마치 해에 바람이를 달아놓은 듯이

→ 마치 해에 바람갈이를 단 듯이

→ 마치 해에 시원이를 단 듯이

13쪽


계절의 골짜기마다 따뜻한 노래는 있고

→ 철철이 골짜기마다 따뜻이 노래하고

→ 철이란 골짜기마다 노래는 따뜻하고

15쪽


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지 않아도

→ 누가 누구를 부르지 않아도

17쪽


나의 입과 나의 목과 나의 배에 대해

→ 내 입과 목과 배를

→ 이 입과 목과 배를

19쪽


백미러 속에서 누군가 달려오고 있었다

→ 뒷거울로 누가 달려온다

→ 뒷거울을 보니 누가 달려온다

21쪽


혹은 잘린 나무의 나이테거나 편지의 찢긴 조각

→ 또는 잘린 나무 나이테거나 찢긴 글월 조각

→ 아니면 잘린 나이테거나 찢긴 글조각

33쪽


정확하게는, 육체 속에 숨어 있던 시체를

→ 바르게는, 몸에 숨은 주검을

→ 똑바로 말해, 몸에 깃든 송장을

33쪽


불 속의 글자처럼 사라지는 순간들이 환한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는 것 같다고 느끼며

→ 불타는 글씨처럼 사라지는 한때가 환하게 나를 올려다본다고 느끼며

→ 불길 글씨처럼 사라지는 오늘이 환한 얼굴로 나를 올려다본다고 느끼며

42쪽


하나의 가로등에 매달려 떨어지지 않는 불빛처럼

→ 거리불 하나에 매달려 떨어지지 않는 불빛처럼

→ 길불에 매달려 떨어지지 않는 빛처럼

46쪽


골목은 간밤의 선열로부터 어떻게든 일어나려고 식탁에 흩어놓은 약봉지 같다

→ 골목은 간밤 샘불에도 어떻게든 일어나려고 자리에 흩어놓은 돌봄자루 같다

64쪽


생각 위에 글자를 쓸 때마다 금방 낙서가 된다

→ 생각에 글씨를 쓸 때마다 곧 깨작질이 된다

→ 생각에 글을 쓸 때마다 이내 장난질이 된다

7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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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이 사는 집 - 판자촌의 삶과 죽음
김수현 지음 / 오월의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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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2.22.

다듬읽기 108


《가난이 사는 집》

 김수현

 오월의봄

 2022.10.24.



  《가난이 사는 집》(김수현, 오월의봄, 2022)을 읽는 내내 어쩐지 뜬구름을 잡는구나 싶었습니다. 발을 땅에 디디지 않은 채 펴는 글이로구나 싶더군요. 글쓴이는 ‘문재인 정권 청와대 정책실장’을 맡으면서 ‘도시재생 뉴딜’을 이끌었다고 합니다. 이른바 ‘삶과 나라에 걸맞지 않은 부동산 정책’을 쏟아내었다고 화살을 받은 분이라 하고, 이 책에서도 살짝 고개를 숙이는 시늉이 있습니다. 다만 시늉이 있을 뿐, 스스로 무엇을 잘못해서 나라를 뒤흔들었는지는 모르는 듯싶습니다. 아마 진작 알았다면 엉뚱한 길을 안 폈을 테고, 이런 책조차 안 썼겠지요. ‘값이 껑충 뛰는 아파트를 거느린 교수’라는 분들이 쓰는 글과 펴는 길이란, 언제나 어느 울타리한테는 이바지하지만, 숱한 사람들한테는 피고름을 짜내는 불수렁입니다. 글쓴이 스스로 ‘껑충 값이 뛴 아파트 부동산’을 스스럼없이 나라에 돌려주고서, 조그마한 골목집을 빌려서 조용히 살아가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이분이 쓰는 글은 뜬금없으면서 헛바람이 가득할 뿐이리라 느낍니다. ‘가난하지 않은 주제(?)’에 함부로 가난을 들먹이지 않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주민들은 망루를 지어 저항했습니다

→ 사람들은 다락채를 지어 맞섭니다

→ 마을사람은 다락을 지어 버팁니다

6쪽


집은 인간 생존과 종족 보존에 필수적인 수단이다

→ 살며 아기를 돌보려면 집이 있어야 한다

→ 집이 있어야 살며 아기를 낳는다

15쪽


집의 물리적인 기준이나 수준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경제적 접근성이다

→ 어떻게 생기거나 지은 집이냐보다 집을 살 수 있느냐가 큰일이다

→ 어떤 집이냐보다 집을 살 수 있느냐가 대수롭다

17쪽


앞의 두 동네 가로망에서도 볼 수 있지만

→ 앞서 두 마을 길그물에서도 볼 수 있지만

→ 앞서 두 고을 길짜임에서도 볼 수 있지만

→ 앞서 두 곳 길틀에서도 볼 수 있지만

56쪽


이들의 빈곤이 세습될 가능성은 매우 컸다

→ 이들은 거의 가난을 물려준다

→ 이들은 다들 가난을 이어받는다

88쪽


산비탈에다 기초도 제대로 다지지 않고 불과 6개월 만에

→ 멧비탈에다 터도 제대로 다지지 않고 고작 여섯 달 만에

129쪽


판자촌을 대체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기로 결정하고

→ 쪽마을을 갈아치울 두루집을 빌려주기로 하고

→ 가난마을을 바꿀 어울집을 빌려주기로 하고

188쪽


600년 역사를 지닌 세계적으로 가장 오래된 수도 중의 하나다

→ 600해를 이은 아주 오래된 꼭두이다

→ 600해를 살아온 참 오래된 으뜸고을이다

235쪽


재개발이나 뉴타운사업은 양호한 주택을 늘리려고 벌이는 사업이다

→ 갈아엎기나 새마을짓기는 좋은 집을 늘리려고 벌이는 일이다

244쪽


주거권이란 한마디로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주거생활을 할 수 있는 권리라고 할 수 있지만

→ 집몫이란 한마디로 모두 사람답게 지낼 수 있는 몫이라고 할 수 있지만 

292쪽


주택은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 집은 홀로 있지 않고

→ 집은 홀로 서지 않고

299쪽


가난한 사람들의 자구적 주거공간이었을 뿐 아니라

→ 가난한 사람들이 손수 지은 터일 뿐 아니라

→ 가난한 사람들 스스로 닦은 터전일 뿐 아니라

301쪽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 문재인 나라 땅살림을 놓고서 깊이 고개를 숙인다

→ 문재인 나라 땅값 길눈 때문에 깊이 고개를 숙인다

310쪽


도시에 정착하기 위한 전진 기지였다

→ 서울에 가려는 징검돌이다

→ 서울에 들어서려는 디딤돌이다

→ 서울에 자리잡으려는 발판이다

31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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