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의 혼잣말 10 - 마오마오의 후궁 수수께끼 풀이수첩
쿠라타 미노지 지음, 시노 토우코 그림, 유유리 옮김, 휴우가 나츠 원작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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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3.12.23.

다듬읽기 67


《약사의 혼잣말 10》

 휴우가 나츠 글

 쿠라타 미노지 그림

 유유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1.5.30.



  《약사의 혼잣말 10》(휴우가 나츠·쿠라타 미노지/유유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1)을 읽으면서 생각합니다. 지난날 임금 둘레에서 벌어진 일을 그린다면서 굳이 안 써도 될 한자말이 꽤 나옵니다. 글로 남길 적에는 한자로 적었을는지 모르나, 입으로도 그런 말을 썼을까요? 더구나 예전 한자말씨를 살린다고 하면서, 막상 요즈음 한자말씨가 섞인다면 어떤 모습이라고 보아야 할까요? 옛자취를 다루는 글이나 책은 으레 한자말을 써야 어울린다고 잘못 여깁니다. “선물한 것도 도발”이나 ‘사례’나 “기념적인 1기생 선발”이나 “너 같은 것보다” 같은 말씨를 지난날 임금 둘레에서 쓸 턱이 없습니다. 줄거리를 알뜰히 짜는 데에만 마음을 기울이지 말고, 말을 말답게 풀어내어 들려주는 대목에도 마음을 기울이기를 바랍니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이야기라면 ‘오늘말’로 수수하게 쓰는 길이 한결 낫습니다.


ㅅㄴㄹ


거울을 선물한 것도 도발이었을지 모르겠네

→ 거울도 들쑤시려고 주었을지 모르겠네

→ 거울도 맞받으려고 주었을지 모르겠네

14쪽


다음에 사례해야겠어

→ 다음에 절해야겠어

→ 다음에 엎드려야겠어

39쪽


기념적인 1기생으로 선발됐거든

→ 뜻깊은 첫자리로 뽑혔거든

→ 기릴 만한 첫또래가 되었거든

48쪽


2, 3일 정양하면 나을 것 같은데

→ 이틀쯤 쉬면 나을 듯한데

→ 사흘쯤 추스르면 낫겠는데

62쪽


너 같은 것보다 내가 더 국모에 어울려

→ 너보다 내가 더 곁임금에 어울려

→ 너보다 내가 더 빛순이에 어울려

136쪽


석녀가 되어 화원에서 시들어버리라지

→ 돌계집 되어 꽃밭에서 시들어버리라지

→ 돌순이 되어 꽃뜰에서 시들어버리라지

137쪽


분꽃의 종자 안에는 가루가 들어 있는데

→ 가루꽃 씨앗에는 가루가 들었는데

15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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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 강재형의 우리말 나들이
강재형 지음 / 비(도서출판b)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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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3.12.21.

다듬읽기 51


《아나운서 강재형의 우리말 나들이》

 강재형

 도서출판b

 2022.10.5.



  《아나운서 강재형의 우리말 나들이》(강재형, 도서출판b, 2022)를 읽었습니다. 말하기를 밥벌이로 삼는 분이 무척 많으나, 정작 말이란 무엇인지 안 헤아리는 사람이 수두룩합니다. 이 가운데 강재형 님은 말빛하고 말결을 여러모로 가다듬으면서 풀어내려고 애씁니다. 이 조그마한 책은 스스로 배우는 동안 일군 열매를 그러모읍니다. 다만 조금 더 수수한 말씨를 한결 느긋이 돌아본다면 사뭇 달랐으리라 생각해요. ‘모음조화’ 같은 한자말을 굳이 쓰고 싶으면 한글로만 적으면 되지요. 굳이 한자를 달 까닭이 없고, 우리말을 덧달거나 우리말로 고쳐쓸 수 있어요. 둘레에서 왜 ‘다르다·틀리다’를 그토록 잘못 쓸까요? ‘다르다’는 ‘닿다·담다·닮다·다다르다·닫다·닳다’하고 얽힌다면, ‘틀리다’는 ‘트다·틀·틈·틀어지다·비틀다·틀다’하고 얽힙니다. 말밑을 읽고 새기면 잘못 쓸 일이 사라집니다. 먼 옛날부터 수수한 사람이 쓰던 숲말을 살핀다면 말빛은 저절로 살아납니다.


ㅅㄴㄹ


이른바 6녀 1남의 청일점이란 얘기를 들었다

→ 이른바 여섯딸 외동아들이란 얘기를 들었다

5쪽


모음조화母音調和를 떠올리면 머릿속에 그려지는 학창 시절의 기억이 있다

→ 홀소리고름을 떠올리면 배움나날이 생각난다

→ 홀소리어울림을 떠올리면 푸른날이 생각난다

5쪽


논리 있게 발표하기 또한 소싯적부터 싹이 보였다

→ 따박따박 말하기 또한 어릴 적부터 싹이 보였다

→ 차근차근 말하기 또한 어린날부터 싹이 보였다

8쪽


국어순화에 앞장선 선학先學들의 주옥같은 저서에서 얻은 배움은

→ 말가꾸기에 앞장선 분들이 쓴 값진 책에서 배운

→ 말다듬기에 앞장선 분들이 쓴 빛나는 책으로 배운

→ 바로쓰기에 앞장선 분들이 쓴 알찬 책으로 배운

10쪽


편편치 않은 대목이 들렸다

→ 가볍지 않은 대목이 들렸다

→ 수월치 않은 대목이 들렸다

10쪽


공공언어로는 자리 잡기 어려운 신세가 되었다

→ 고루말로는 자리잡기 어렵다

→ 두루말로는 자리잡기 어렵다

→ 너른말로는 자리잡기 어렵다

11쪽


월간지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서 원고 청탁이 들어왔다

→ 달책을 비롯해 여러 곳에서 글을 바랐다

13쪽


‘틀리다’와 ‘다르다’의 오용誤用은 정말 큰 문제다

→ ‘틀리다’와 ‘다르다’를 잘못 쓰니 참 큰일이다

→ ‘틀리다’와 ‘다르다’를 틀리니 참말 큰일이다

31쪽


헷갈리기 쉬운 ‘사자성어’를 몇 개 꼽아보자

→ 헷갈리기 쉬운 ‘넉글씨’를 몇 꼽아 보자

→ 헷갈리기 쉬운 ‘넉글’을 몇 가지 꼽아 보자

34쪽


조상들의 뛰어난 ‘조어력造語力’은 한마디로 ‘예술’이다

→ 옛사람은 한마디로 ‘말짓기’가 ‘뛰어났’다

→ 옛어른은 한마디로 ‘낱말빚기’가 ‘뛰어났’다

63쪽


인생이 그러하듯 말도 생로병사生老病死한다

→ 삶이 그러하듯 말도 나고죽는다

→ 우리가 그러하듯 말도 살고죽는다

102쪽


신조어新造語의 생명은 언중이 받아들여 쓰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다

→ 새말은 사람들이 받아들여 쓰느냐 아니냐에 목숨이 달린다

→ 새말은 우리가 받아들여 쓰느냐 아니냐로 나고죽는다

10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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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북쪽 - 한국의 땅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 대한민국 도슨트 9
현택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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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3.12.21.

다듬읽기 130


《제주 북쪽》

 현택훈

 21세기북스

 2021.8.10.



  《제주 북쪽》(현택훈, 21세기북스, 2021)은 제주 높녘이라는 터전을 들려주려고 합니다. 틈을 내어 여러 마을을 돌아본 바를 풀어내는 얼거리인데, 제주내기가 아닌 이웃사람이 틈을 내어 마실을 해도 이만 한 줄거리는 나올 텐데 싶습니다. 누구나 스스로 태어나서 자란 마을을 스스로 겪은 대로 마주합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나고자랐기에 그곳을 더 속속들이 알거나 읽지 않아요. ‘틈틈이’ 다녀서는 오히려 모릅니다. ‘늘’ 돌아보고 걷고 마주하고 이야기하고 스며들 적에 비로소 느껴서 읽고 맞아들입니다. 이 책을 펴낸 곳에서 낸 다른 고장 이야기도 이 책하고 비슷합니다. 다들 너무 바쁘게 살다가 밭은 틈을 가까스로 내어 글을 짜낸 티가 물씬 납니다. 왜 이렇게 서둘러서 돌아다니고서 글을 여밀까요? 텃마을이라면 더 느슨히 오래오래 지켜보고 살펴보는 느린 발걸음으로 여밀 노릇입니다. 나무 한 그루도, 마을책집 한 곳도, 오래오래 늘 바라보고 품을 적에 이야기씨앗을 얻습니다.


ㅅㄴㄹ


제주에 대한 책을 보면서

→ 제주를 다룬 책을 보면서

→ 제주를 쓴 책을 보면서

14쪽


머물렀던 집은 원래 여인숙이었다

→ 머물던 집은 워낙 길손집이다

17쪽


이 섬 북쪽에 북두칠성을 표시해 별을 기렸다

→ 이 섬 높쪽에 주걱별을 새겨 별을 기렸다

→ 이 섬 높녘에 국자별을 파서 별을 기렸다

22쪽


조선시대에 제주는 유배의 섬이었다

→ 조선무렵에 제주는 굴레섬이었다

→ 조선때에 제주는 멍에섬이었다

24쪽


지금은 밤이면 테트라포드 밑으로 파도의 기이한 울림이 들린다

→ 이제는 밤이면 네다리돌 밑으로 물결이 얄궂게 울린다

→ 요새는 밤이면 네발돌 밑으로 물결이 아리송하게 울린다

34쪽


우리나라에서 태풍의 길목이다

→ 우리나라 회오리바람 길목이다

→ 우리나라 돌개바람 길목이다

36쪽


숲은 숭고한 기운이 흐른다

→ 숲은 거룩한 기운이 흐른다

→ 숲은 거룩하다

→ 숲은 고요하다

55쪽


작은 규모의 백화점이 들어선 적도 있지만, 대기업의 백화점은 없다

→ 작은 고루가게가 들어선 적도 있지만, 커다란 고루가게는 없다

→ 작은 두루가게가 들어선 적도 있지만, 이름난 두루가게는 없다

94쪽


검은색은 신비로움을 뜻한다

→ 검정은 놀라움을 뜻한다

→ 검은빛은 빛남을 뜻한다

121쪽


백록담은 물이 고여 있을 때가 흔하지 않은데

→ 흰사슴못은 물이 고일 때가 흔하지 않은데

→ 사슴못은 물이 고일 때가 흔하지 않은데

124쪽


제주항이 가까워 대형 트럭들이 자주 다닌다

→ 제주나루가 가까워 큰짐차가 자주 다닌다

130쪽


다방을 중심으로 문화예술이 이루어진 곳이다

→ 찻집을 바탕으로 살림멋을 이룬 곳이다

→ 쉼뜰을 들보로 삶멋을 이룬 곳이다

148쪽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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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호흡의 필요
오사다 히로시 지음, 박성민 옮김 / 시와서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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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3.12.13.


다듬읽기 23


《심호흡의 필요》

 오사다 히로시

 박성민 옮김

 시와서

 2020.5.20.



《심호흡의 필요》(오사다 히로시/박성민 옮김, 시와서, 2020)를 읽었습니다. 삶을 바라보는 숨길을 찬찬히 다루는구나 싶은데, 옮김말은 영 거북합니다. 깊이 숨을 쉬는 마음이라면, 깊이 숨을 돌리는 말결로 가다듬을 적에 빛나게 마련입니다. 한결 느긋이 숨을 쉬면서 삶을 돌아보려 한다면, 한결 찬찬히 말결도 글결도 추슬러서 마음결을 밝힐 수 있어요. 서두르기에 엇나갑니다. 서두르다가 넘어집니다. 우리가 우리말을 제대로 못 쓰는 까닭을 이제라도 숨 좀 돌리고서 헤아려야지 싶어요. 서두르니까 그냥그냥 일본 한자말에 영어에 중국 한자말에 옮김말씨에 일본말씨가 덕지덕지 들러붙은 말씨로 나뒹굴어요. 느슨히 숨을 고르면서 나아가기를 바라요. 말 한 마디를 더 살피고, 글 한 줄을 더 손보면서, 서로서로 마음길을 환하게 틔우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갑자기 어른이 된 게 아니었다

→ 갑자기 어른이 되지 않았다

9쪽


이미 어른이 되어 있었다. ‘되었다’가 아니라 ‘되어 있었다’

→ 이미 어른이었다. ‘되었다’가 아니라 ‘이었다’

9쪽


어른이기도 한 아이 같은 것도 있을 리 없다. 경계선은 역시 있는 것이다

→ 어른이기도 한 아이 같은 길도 있을 턱 없다. 금은 참말로 있다

→ 어른이기도 하면서 아이 같을 수는 없다. 참으로 다르다

12쪽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딪힌 난제

→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딪힌 고비

→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딪힌 고개

→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딪힌 담

→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딪힌 덤불

17쪽


다른 누군가가 말했다

→ 다른 누가 말했다

29쪽


너의 책은 네 것이고

→ 네 책은 네 것이고

39쪽


현관문이 드르륵 열리고

→ 밖닫이가 드르륵 열리고

→ 나들칸이 드르륵 열리고

→ 난달이 드르륵 열리고

50쪽


멀리 산등성이의 그림자가 전지(剪紙) 공예품처럼 예뻤다

→ 멀리 멧등성이 그림자가 도림꽃처럼 예뻤다

→ 멀리 멧등성이 그림자가 오림꽃처럼 예뻤다

51쪽


똑같은 한 명의 불완전한 인간의 모습을

→ 똑같이 어설픈 한 사람 모습을

→ 똑같이 어정쩡한 한 사람을

→ 똑같이 엉성한 사람을

55쪽


‘고양이 상중’이라고 쓰여 있었다

→ ‘고양이 떠남’이라고 썼다

→ ‘고양이 여읨’이라고 썼다

→ ‘고양이 눈물’이라고 썼다

81쪽


해님의 빛을 싣고 가고 싶은데

→ 햇빛을 싣고 가고 싶은데

→ 해님 빛살을 싣고 가고 싶은데

87쪽


그런 마을도 번화가도, 지금은 사라졌습니다

→ 그런 마을도 북새통도, 이제는 사라졌습니다

→ 그런 마을도 복닥길도, 어느덧 사라졌습니다

95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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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원으로 사는 삶 - 나의 작은 혁명 이야기, 2022년 한겨레 '올해의 책'
박정미 지음 / 들녘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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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3.12.13.


다듬읽기 40


《0원으로 사는 삶》

 박정미

 들녘

 2022.10.28.



《0원으로 사는 삶》(박정미, 들녘, 2022)을 읽었습니다. 곰곰이 읽으면 ‘0원’으로 살았다고 여길 수 없습니다. “돈없이 살다”라기보다는 “그냥살기”에 가깝다고 여길 만합니다. “빈손으로 살기”나 “맨몸살이”라기보다는 “돈 아닌 살림”을 바라보려는 길이라 해도 될 테지요. 그러나 우리를 둘러싼 모든 살림살이는 내가 아니어도 누가 이미 짓거나 빚거나 마련해 놓았습니다. 너무 ‘0원’이라는 허울에 사로잡히면서 줄거리나 얼거리가 살짝살짝 엇나가는구나 싶어요. 그리고 말결이 좀 허울스러워요. 빈손이나 맨몸으로 살림을 꾸리려는 마음이라면, ‘마음을 담는 말’부터 겉치레가 아닌 살림빛으로 가꿀 수 있기를 바라요. 말이 빛나지 않으면 ‘빈수레’이게 마련입니다. 말이 빛난다면, ‘빛수레’로 거듭납니다.


ㅅㄴㄹ


집세와 난방비를 내지 않고 사는 삶이 즐겁기만 하다

→ 집삯과 땔감삯을 내지 않는 삶이 즐겁기만 하다

→ 집삯과 기름삯을 내지 않으니 즐겁기만 하다

10쪽


나의 세계가 어떤 식으로 확장되었는지

→ 내 삶을 어떻게 늘렸는지

→ 내 길을 어떻게 넓혔는지

15쪽


워킹홀리데이로 런던에 왔고

→ 일마실로 런던에 왔고

→ 일하며 배우러 런던에 왔고

19쪽


상사들과 크게 한 판 맞짱이라도

→ 윗내기와 크게 한 판 맞짱이라도

→ 윗분과 크게 한 판 맞짱이라도

20쪽


오싹함이 분노로 바뀌었다

→ 오싹하다가 불이 치밀었다

→ 오싹하다가 확 불타올랐다

21쪽


생존을 위해 해결하려던 세 가지 과제 중 두 가지나 직접 해결하며 산다는 말이었다

→ 세 가지 가운데 두 가지나 스스로 풀며 산다는 말이었다

→ 세 가지 가운데 두 가지나 손수 하며 살아간다는 말이었다

25쪽


머리가 멍해졌다

→ 머리가 멍했다

28쪽


주말을 이용해 가까운 시내에 다녀왔다

→ 끝이레에 가까운 마을에 다녀왔다

→ 이레끝에 가까운 복판길에 다녀왔다

33쪽


작별의 포옹과 인사를 나누고

→ 끝으로 안고 절을 나누고

45쪽


제3세계 사탕수수 생산지의 노동착취와 불공정한 무역 체제도

→ 셋째나라 달달수수밭에서 갈겨먹고 고약한 장삿길도

→ 셋째누리 달콤수수밭에서 벗겨먹고 엉터리 저잣길도

56쪽


큰 건물을 지을 때도 손노동 원칙을 지킨다

→ 큰집을 지을 때도 손으로 일한다

→ 큰집도 손으로 짓는다

60쪽


프로젝트를 시작할 무렵, 한 호스트가 보낸 메일을 받았다

→ 일을 펼 무렵, 어느 지기가 보낸 글월을 받았다

→ 일을 할 무렵, 어느 보듬이가 보낸 글을 받았다

76쪽


각종 양식업으로 인한 바다 오염과 생태계 파괴도 심각한 문제다

→ 온갖 가두리 탓에 바다가 더럽고 숲이 망가져 큰일이다

90쪽


참된 존재함이란 어떤 것인가를 직접 보여주지 못했다

→ 참된 길이란 어떠한가를 스스로 보여주지 못했다

→ 참살림이란 어떠한가를 몸소 보여주지 못했다

98쪽


모든 인간은 안전한 집에서 살 권리가 있다

→ 모든 사람은 아늑한 집에서 살아야 한다

→ 누구나 포근한 집에서 살 노릇이다

138쪽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입는다

→ 벼락을 맞아 망가진다

→ 이아쳐서 무너진다

156쪽


아보카도 재배로 인한 수자원 고갈도 심각한 문제다

→ 아보카도를 키우며 물이 메말라 큰일이다

→ 아보카도밭 탓에 물이 말라 골칫거리이다

157쪽


빌 모리슨은 퍼머컬처를 창시한 사람이다

→ 빌 모리슨은 오래살이를 세운 사람이다

→ 빌 모리슨은 오래시골을 연 사람이다

186쪽


사이먼은 사각형 건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 사이먼은 네모난 집을 좋아하지 않는다

194쪽


마침 주유하고 있는 아저씨가 있었다

→ 마침 기름넣는 아저씨가 있다

228쪽


젊었을 때 무전여행을 많이 했는데

→ 젊을 때 맨몸마실을 자주 했는데

→ 젊을 때 빈손마실을 으레 했는데

228쪽


밤안개가 자욱한 산 정상의 초원은 참으로 몽환적이었다

→ 밤안개가 자욱한 멧꼭대기 들판은 참으로 꿈같았다

238쪽


캐비닛 닫고! 자, 히피들! 몇 명이니?

→ 서랍 닫고! 자, 바람새! 몇이니?

→ 칸 닫고! 자, 바람꽃! 몇이니?

298쪽


대충 점호를 끝내고 마녀처럼 웃으며 출동을 외쳤다

→ 얼추 다 부르고 바람아씨처럼 웃으며 가자 외쳤다

298쪽


식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두 달째 묵언수행 중인

→ 거의 다 먹을 무렵, 두 달째 고요한

→ 밥을 거의 먹을 무렵, 두 달째 입을 다문

311쪽


며칠 전에 수도원의 커다란 종 아래에서 곤히 낮잠을 자는

→ 며칠 앞서 비나리집 커다란 방울 밑에서 달게 낮잠이던

→ 며칠 앞서 비손집 커다란 딸랑이 밑에서 달게 낮잠이던

357쪽


마당에 나와 있는 한 아주머니를 발견했다

→ 마당에 나온 아주머니를 보았다

374쪽


호텔을 가든 터미널로 가든

→ 마실채를 가든 나루로 가든

379쪽


우리는 모두 진화를 이룰 것이다

→ 우리는 모두 거듭나리라

→ 우리는 모두 다시 태어난다

44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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