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페미니스트 - 개정판
서한영교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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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1.2.

다듬읽기 104


《두 번째 페미니스트》

 서한영교

 아르테

 2019.6.28.



《두 번째 페미니스트》(서한영교, 아르테, 2019)를 읽으면서 글쓴이가 여러모로 애쓰는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다른’ 목소리가 아닌, ‘새로’ 걸어갈 목소리를 낼 줄 아는구나 싶어 반가웁지만, 자칫 스스로 틀에 갇힐 수 있을 텐데 싶어요. 아이는 오롯이 아이입니다. 어른은 옹글게 어른입니다. 우리는 무슨무슨 ‘-주의자·-리스트’ 같은 군더더기를 붙일 까닭이 없습니다. 이 군더더기를 붙이면 으레 싸우더군요. 옳고 그르다고 섣불리 가르면서 “이쪽이냐 저쪽이냐”를 너무 따져요. 저는 곁님을 만나서 두 아이를 돌보는 열여덟 해(2024년까지)를 살며 집안일을 도맡습니다만, 힘들지 않을 뿐 아니라 늘 새롭게 배워요. 두 아이가 어릴 적에는 하루 세끼를 꼬박꼬박 차렸으나, 어느 무렵부터 하루 한두끼만 차립니다. 시골에서 느긋이 스스로 배우는 살림길을 걸으니 “두끼 아닌 한끼로 넉넉할” 때가 흔하고, 무엇보다 네 사람이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하루를 그리고 함께 짓는 길이 즐겁더군요. 집일이건 바깥일이건 힘들어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심부름’은 시켜서 하는 몸짓이라 힘들지만, ‘일’은 물결처럼 스스로 일으키는 몸짓이라 안 힘들어요. 첫째도 둘째도 아닌, 나란히 어깨동무를 하면서, 오순도순 집살림을 짓고, 힘닿는 사람이 노래하고 춤추고 웃으면서 스스럼없이 먼저 일하면 됩니다. 못 쓴 책은 아니지만, 어깨에 너무 힘을 주면서 목소리를 너무 내려고 하는데, 부디 아주 힘을 빼고 아이랑 느슨히 노는 길을 열기를 바라요. 아이를 학교에 안 보내면 온누리가 아름답고 사랑입니다.


ㅅㄴㄹ


두 분의 스승이 있다

→ 두 스승이 있다

→ 스승 두 분이 있다

8


누워 회복하고 있는 아내의 눈빛을 잊지 않기 위해

→ 누워 몸을 살리는 곁님 눈빛을 잊지 않으려

9


나는 대개 편하게 살았다

→ 나는 거의 쉽게 살았다

→ 나는 수월히 살았다

13


문단이 어떤 곳이기에 이토록 괴물들이 득세한단 말인가

→ 글밭이 어떤 곳이기에 이토록 부라퀴가 넘친단 말인가

→ 글밭이 어떻기에 이토록 얼간이가 판친단 말인가

15


문득 궁금해졌다. 나는 무엇으로부터 달아나고 싶어서 이토록 악을 쓰고 있는 걸까

→ 문득 궁금하다. 나는 무엇한테서 달아나고 싶어서 이토록 악을 쓸까

→ 문득 궁금하다. 나는 어디로 달아나고 싶어서 이토록 악을 쓸까

32


시각장애가 있는 애인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 눈먼 사랑이와 함께 살아가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 장님인 사랑님과 함께 살아가기란 생각보다 수월치 않았다

38


혼인 의례를 상상/준비하면서 우리의 자세는 점점 분명한 한 문장으로 압축되어갔다

→ 꽃잔치를 그리고 챙기면서 우리는 차츰 또렷이 한 마디를 외쳐 갔다

→ 꽃마당을 생각하고 추스르며 우리는 어느새 똑똑히 한 마디를 외쳤다

47


이 가혹한 시대에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영 자신이 없었다

→ 이 모진 나날에 아이를 키운다니 영 힘들었다

50


육아휴직을 마치고 직장에 복귀한 한 작가는

→ 아기쉼을 마치고 일터로 돌아간 어느 글님은

60


세 가지 층위가 있는데

→ 세 가지 자리가 있는데

→ 세 가지 길이 있는데

77


오늘의 달은 만월입니다

→ 오늘은 보름달입니다

79


하루 세 끼 밥상 차림은 굉장한 체력을 필요로 했다

→ 하루 세끼 밥차림은 무척 힘이 들었다

→ 하루 세끼를 차리자니 매우 힘들었다

124


가사노동뿐 아니라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정서노동이 있다

→ 집안일뿐 아니라 마음일이 크다

→ 집일 못지않게 마음을 쏟아야 한다

131


일주일에 한 번씩 가족회의라는 것을 했다

→ 이레마다 집안모임을 했다

→ 이레마다 집수다를 열었다

134


우산 아래로 빗방울이 떨어질 때마다 마음이 급해진다

→ 슈룹에서 빗방울이 떨어질 때마다 마음이 바쁘다

140


어떨 때는 부처가 아닐까 생각할 정도야

→ 어떨 때는 빛님이 아닐까 생각해

→ 어떨 때는 하느님 아닐까 생각해

151


나는 교과서적인 대답을 한다

→ 나는 뻔히 대꾸를 한다

→ 나는 틀에 박힌 말을 한다

165


필요한 덕목

→ 챙길 대목

→ 헤아릴 길

→ 살필 마음

201


최강한파라고 했던 날

→ 강추위라고 하던 날

→ 얼음추위라 하던 날

203


음악이 이루어지려면 일단 비트가 필요하다. 쿵쿵쿵 쿵쿵쿵

→ 노래를 하려면 쿵쿵쿵 쿵쿵쿵부터 넣는다

228


나름 비장한 각오로 문패를 걸어두었다

→ 꿋꿋하게 이름을 걸어두었다

→ 씩씩하게 이름판을 걸어두었다

293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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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칭 가난 - 그러나 일인분은 아닌, 2023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온(on) 시리즈 5
안온 지음 / 마티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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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글손질 2023.12.28.

다듬읽기 135


《일인칭 가난》

 안온

 마티

 2023.11.24.



  《일인칭 가난》(안온, 마티, 2023)을 읽었습니다. 책쓴이는 이제 예전처럼 가난하지 않다고 밝힙니다. 이렇다 보니 줄거리가 흔들흔들합니다. ‘이제 안 가난한’데 자꾸 ‘예전에 가난했다’는 나날을 끌어내려고 하다 보니, 여기저기 부딪히고 엇갈립니다. 첫머리는 “혼자서 뚫어낼 수 없는 가난담벼락”을 여러모로 짚는 듯하지만, 몇 쪽 지나지 않아 “어떤 가난을 어떻게 보냈는가”라는 길을 잃어버려요. 더욱이 말씨가 너무 딱딱하고 어렵습니다. 동무하고 나누는 말에 막말(욕)이 꽤 섞여요. 학원강사를 한 탓인지 몰라도, ‘이제 제법 잘살’기에, 꾸밈말이나 치레말을 내처 보태려고 하는 듯싶어요. 돈이 없거나 아버지가 주먹을 휘둘렀기에 슬픈 굴레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돈이 넉넉하거나 주먹질 아버지가 사라진 뒤에는 어떤 하루일까요? 어젯일을 차분히 짚어낼 때라야, 오늘 둘레에서 가난하게 살림을 잇는 사람하고 어깨동무합니다. 부디 웃는 하루이기를 바랄 뿐입니다.


ㅅㄴㄹ


통통해서 힐끔거리게 되는

→ 통통해서 힐끔거리는

9


20여 년간 기초생활수급자로 살았고

→ 스무 해쯤 밑살림돈을 받았고

9


해서 나의 가난은 2000년대의 가난이고

→ 그래서 2000년 무렵에 가난했고

→ 곧 2000년 언저리에 가난했고

9


일에 이력이 붙어 월 소득은 높아졌으나

→ 일을 꾸준히 해서 달벌이는 늘었으나

→ 일을 오래 해서 달삯은 늘었으나

9


오장육부에 붙은 가난은 쉬이 떨어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 삭신에 붙은 가난은 쉬이 떨어질 낌새가 보이질 않는다

→ 온몸에 붙은 가난은 쉬이 안 떨어진다

9


가난을 주어로 문장을 쓸 때는 심히 망설였지만

→ 가난을 앞세워 글을 쓸 때는 몹시 망설였지만

→ 가난으로 글을 쓸 때는 무척 망설였지만

10


다른 누군가가 이어서 일인칭의 가난을 쓸 테니까

→ 다른 누가 이어서 그분 가난을 쓸 테니까

10


나눠준 것은 어떤 배려였을 것이다

→ 나눠주며 마음을 썼으리라

→ 나눠주면서 마음을 기울였으리라

13


당시에도 결식아동을 위한 식비 지원 제도가 있었다

→ 그때에도 굶는아이한테 밥값을 도와주었다

→ 그즈음도 못 먹는 아이한테 밥을 대주었다

13


아직 더 많은 배려가 필요하다

→ 아직 더 마음을 써야 한다

→ 아직 더 들여다봐야 한다

→ 아직 더 살펴야 한다

14


은행나무 아래를 한참 걸을 수 있었다

→ 부채나무 밑을 한참 걸을 수 있다

22


최루성 사연은 전혀 없었다

→ 눈물나는 얘기는 아예 없다

→ 눈물꽃은 조금도 없다

30


계속 받을 수 있는 선에서만 임모동을 했던 엄마가

→ 내내 받을 수 있도록 밥벌이를 하던 엄마가

→ 줄곧 받을 수 있도록 돈벌이를 하던 엄마가

30


국고에서 나오는 장학금은

→ 나라서 나오는 배움꽃돈은

→ 나랏돈으로 받는 꽃돈은

40


내가 해본 일 중 가장 고강도 육체노동이었다

→ 내가 해본 몸이 가장 힘든 일이다

→ 나로서는 몸이 가장 고된 일이다

41


초고를 대필해 주기만 해도

→ 바탕글을 써주기만 해도

→ 밑글을 몰래쓰기만 해도

44


잔잔한 분위기 속에

→ 잔잔하고

→ 잔잔하기에

46


그러다 생리학적 신호, 예컨대 요의를 느끼면

→ 그러나 오줌이 마려우면

→ 그러다 쉬가 마려우면

52


주문처럼 철지난 CM송을 흥얼거렸다

→ 팔림노래

→ 장사노래

57


스타킹 10족은 빠르게 소진되었다

→ 긴버선 10켤레는 빠르게 동났다

→ 버선 10켤레는 빠르게 바닥났다

64


허연 각질

→ 허연 겉살

→ 허연 비늘

→ 거스러미

65


상기된 목소리마저 거짓이었다

→ 들뜬 목소리마저 거짓이다

→ 달뜬 목소리마저 거짓이다

65


디즈니 후드 티를 선물해 주자

→ 디즈니 쓰개옷을 사주자

78


양수에서부터 어른이었던 것은 아닌데

→ 뱃물부터 어른이지는 않은데

→ 아기물부터 어른이지는 않은데

96


식구를 위협하는 가정폭력 가해자로 돌아왔다

→ 집안을 빻는 막짓으로 돌아왔다

→ 한집안을 으르는 주먹질로 돌아왔다

105


염하는 모습은

→ 다독인 모습은

→ 갈아입힌 모습은

108


서류 한 뭉텅이를 들고 한정승인 절차를 밟던

→ 글자락 한 뭉텅이를 들고 빚씻이를 밟던

→ 글뭉텅이를 잔뜩 들고 빚지움을 밟던

109


삶의 게이지가 조금 올라갔다

→ 삶눈금이 조금 올라갔다

→ 삶이 조금 나아졌다

111


모든 논의에서 날 제했다

→ 모든 말에서 날 밀어냈다

→ 모든 이야기에서 날 뺐다

114


아빠 죽음에 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 아빠 죽음에 이바지했다고 생각했다

→ 아빠 죽음에 한몫했다고 생각했다

115


항상적 과로

→ 늘 고단하다

→ 노상 지치다

124


삼각김밥은 생명줄이었다

→ 세모김밥은 목숨줄이었다

132


식사의 질이 낮고 불규칙적으로 먹어

→ 밥차림이 낮고 아무렇게나 먹어

→ 아무것이나 마구 먹어

132쪽


스페셜하게 딱 한 피스만 나왔다

→ 대단하게 딱 한 조각만 나왔다

→ 훌륭하게 딱 하나만 나왔다

→ 멋지게 딱 한 도막만 나왔다

135


개구호흡까지 하는 단이에게 끔찍한 고통의 밤을 안겨주고 싶지 않다는

→ 헉헉거리는 단이가 괴롭게 밤을 보내기를 바라지 않는다는

→ 헐떡거리는 단이가 밤을 끔찍하게 보내기를 바라지 않는다는

142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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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만세, 주시경과 그의 제자들 - 조선어학회, 47년간의 말모이 투쟁기
이상각 지음 / 유리창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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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3.12.26.

다듬읽기 4


《주시경과 그의 제자들》

 이상각

 유리창

 2013.9.25.



  《주시경과 그의 제자들》(이상각, 유리창, 2013)은 뜻있게 나온 책이라고 느끼면서도, 왜 주시경 님이 갈닦은 말넋을 못 헤아리나 싶어 아쉽습니다. 주시경 님은 ‘무늬만 한글’이 아닌, 삶으로도 넋으로도 빛으로도 말로도 숨결로도 ‘하늘을 품은 우리말을 담는 그릇인 한글’을 누구나 널리 쓰면서 스스로 깨어나기를 바랐습니다. 주시경 님 발자취를 다룬 줄거리는 알뜰하되, 이 줄거리를 여민 글자락은 아쉽습니다. 글씨로만 한글을 쓰는 굴레를 넘기를 바라요. 마음을 담은 소리인 말인 만큼, 우리 마음을 숲빛인 말씨로 가다듬고 가꾸기를 바랍니다. 수글을 자랑하지 말자는 뜻을 남긴 한힌샘 님인데, 막상 한힌샘 님 이야기를 다루는 책이 수글을 내세운다면 얼마나 딱한 노릇인가요. 수수하게, 수월하게, 수더분하게, 수런수런 수다를 펴듯, 우리말은 숲과 들과 바다와 하늘과 별을 골고루 품는 말결입니다. 이 말빛을 읽어낼 때라야 눈을 뜨고 생각을 열 테지요.


ㅅㄴㄹ


아일랜드인의 민족어인 켈트어는 빛을 잃은 지 오래였다

→ 아일랜드사람 겨레말인 켈트말은 빛을 잃은 지 오래다

20쪽


거의 다 되어가니 경거망동해선 안 됩니다

→ 거의 다 되어가니 깐죽여선 안 됩니다

→ 거의 다 되어가니 설쳐선 안 됩니다

→ 거의 다 되어가니 호들갑은 안 됩니다

21쪽


당대 지식인들은 한자 문화에 젖어 우리말 어휘가 모자라고 표현 방식도 서툴렀다

→ 그무렵 글바치는 한자에 젖어 우리말을 잘 모르고 서툴렀다

28쪽


다양한 방식으로 민족 구성원의 정신을 일깨워 대한독립의 길로 이끌기 위해 부심했다

→ 여러모로 겨레넋을 일깨워 홀로서는 길로 이끌도록 애썼다

→ 이래저래 겨레얼을 일깨워 꿋꿋이 서는 길로 이끌려고 힘썼다

38쪽


조선의 대표적인 지식인들이 민족적 패배를 넘어 영혼의 굴종을 선언한 셈이다

→ 이 나라 내로라하는 글꾼이 고꾸라질 뿐 아니라 넋이 나갔다고 외친 셈이다

→ 이 땅에서 손꼽는 글바치가 자빠졌을 뿐 아니라 얼이 빠졌다고 밝힌 셈이다

53쪽


불령선인의 소굴로 점찍었다

→ 몹쓸놈 굴로 찍었다

→ 나쁜놈이 넘친다고 찍었다

67쪽


수갑을 채우고 포승을 묶으면서

→ 고랑을 채우고 밧줄을 묶으면서

195쪽


자칭 사상범을 다루는 데 백전노장이라는

→ 이른바 빨갱이를 잘 다룬다는

→ 거꿀이라면 꿰었다고 내세우는

199쪽


한징이 옥중고혼이 되었다

→ 한징이 사슬터에서 죽었다

→ 한징이 쇠고랑으로 죽었다

222쪽


여론을 의식한 이승만의 백기투항으로 한글 파동은 깨끗이 종식되었다

→ 뭇눈길을 느낀 이승만이 손을 들어 한글 큰바람은 깨끗이 끝났다

→ 뭇눈을 깨달은 이승만이 물러나면서 한글 소용돌이는 깨끗이 끝났다

24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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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 장자크 상페의 그림 이야기
장자크 상페 지음, 최영선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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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3.12.24.

다듬읽기 86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

 장 자끄 상뻬

 최영선 옮김

 별천지

 1998.7.25.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장 자끄 상뻬/최영선 옮김, 별천지, 1998)를 되읽으면서 말씨를 곰곰이 생각합니다. 이 책은 어른만 읽지 않아요. 어린이나 푸름이도 손에 쥘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부드럽고 쉽게 가다듬을 노릇입니다. 섣불리 글치레를 하기보다는, 동무 사이에서 두런두런 사근사근 나누는 말씨를 적어야 알맞고 빛나요. 아직 낱말책에 없는 낱말이라 하더라도 스스럼없이 짓거나 엮어서 어린이 눈높이를 헤아릴 노릇입니다. 처음부터 모든 낱말이 다 있지는 않거든요. 새롭게 맞아들여서 나눌 살림에는, 우리가 스스로 새롭게 바라보는 눈길을 바탕으로, 우리 손으로 새삼스레 짓는 숨결을 담으면 됩니다. 두바퀴를 잘 달릴 수 있으나, 두다리로 거닐 수 있어요. ‘두바퀴’랑 ‘두다리’라는 말씨를 가만히 돌아본다면, 글 한 자락에 담을 말씨앗 한 톨을 더 깊이 볼 수 있습니다.


ㅅㄴㄹ


#RaoulTaburin #JeanJacquesSempe


근시와 원시, 사시, 난시를 교정하려는 그의 굳센 의지는

→ 졸보기, 먼눈, 모들눈, 어린눈을 바로잡으려는 굳센 뜻은

16쪽


오불관언의 경지에 달하는 비법을 가진 따뷔랭은 자연스레 남을 웃게 하는 재주도 겸비하게 되었다

→ 딴청을 잘하는 따뷔랭은 어느새 사람들을 웃기기까지 했다

→ 모르쇠를 잘하는 따뷔랭은 문득 사람들을 웃기기도 했다

36쪽


어스름을 이용해 따뷔랭은 진지하게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

→ 따뷔랭은 어스름을 타서 그이한테 차분하게 말을 건넸다

41쪽


세상에는 고백하기 너무 어려운 것들도 있지요

→ 온누리에는 털어놓기 너무 어려운 일도 있지요

41쪽


남은 경주 구간은 확실히 빌롱그에게 전처럼 호의적이지 않았다

→ 남은 달림길은 아무래도 발롱그한테 예전처럼 만만하지 않다

→ 남은 길은 아무래도 발롱그한테 예전처럼 호락호락하지 않다

44쪽


그는 시합 도중 기권을 했다

→ 그는 달리다가 그만뒀다

→ 그는 겨루다가 손들었다

45쪽


존재론적인 근심들과 형이상학적인 불안을 잠시 논외로 하자면

→ 왜 있는지 근심하거나 멀거니 걱정하는 마음을 살짝 미루자면

→ 근심하는 나와 두려운 마음을 살짝 넘어가자면

49쪽


뭐라도 좋으니 어떤 변이 일어나기를 바라며 굼벵이 걸음을 걸었다

→ 뭐라도 좋으니 어떤 동티가 일어나기를 바라며 굼벵이처럼 걸었다

→ 뭐라도 좋으니 어떤 말썽이 일어나기를 바라며 굼벵이가 되었다

66쪽


언덕 위에 올라서 있었다

→ 언덕에 올라섰다

70쪽


어쨌건 사기는 사기인 것이다

→ 어쨌건 거짓은 거짓이다

→ 어쨌건 눈속임은 눈속임이다

80쪽


소시지로 간단한 식사를 하고 있었다

→ 고기떡을 가볍게 먹는다

8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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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의 혼잣말 10 - 마오마오의 후궁 수수께끼 풀이수첩
쿠라타 미노지 지음, 시노 토우코 그림, 유유리 옮김, 휴우가 나츠 원작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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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3.12.23.

다듬읽기 67


《약사의 혼잣말 10》

 휴우가 나츠 글

 쿠라타 미노지 그림

 유유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1.5.30.



  《약사의 혼잣말 10》(휴우가 나츠·쿠라타 미노지/유유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1)을 읽으면서 생각합니다. 지난날 임금 둘레에서 벌어진 일을 그린다면서 굳이 안 써도 될 한자말이 꽤 나옵니다. 글로 남길 적에는 한자로 적었을는지 모르나, 입으로도 그런 말을 썼을까요? 더구나 예전 한자말씨를 살린다고 하면서, 막상 요즈음 한자말씨가 섞인다면 어떤 모습이라고 보아야 할까요? 옛자취를 다루는 글이나 책은 으레 한자말을 써야 어울린다고 잘못 여깁니다. “선물한 것도 도발”이나 ‘사례’나 “기념적인 1기생 선발”이나 “너 같은 것보다” 같은 말씨를 지난날 임금 둘레에서 쓸 턱이 없습니다. 줄거리를 알뜰히 짜는 데에만 마음을 기울이지 말고, 말을 말답게 풀어내어 들려주는 대목에도 마음을 기울이기를 바랍니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이야기라면 ‘오늘말’로 수수하게 쓰는 길이 한결 낫습니다.


ㅅㄴㄹ


거울을 선물한 것도 도발이었을지 모르겠네

→ 거울도 들쑤시려고 주었을지 모르겠네

→ 거울도 맞받으려고 주었을지 모르겠네

14쪽


다음에 사례해야겠어

→ 다음에 절해야겠어

→ 다음에 엎드려야겠어

39쪽


기념적인 1기생으로 선발됐거든

→ 뜻깊은 첫자리로 뽑혔거든

→ 기릴 만한 첫또래가 되었거든

48쪽


2, 3일 정양하면 나을 것 같은데

→ 이틀쯤 쉬면 나을 듯한데

→ 사흘쯤 추스르면 낫겠는데

62쪽


너 같은 것보다 내가 더 국모에 어울려

→ 너보다 내가 더 곁임금에 어울려

→ 너보다 내가 더 빛순이에 어울려

136쪽


석녀가 되어 화원에서 시들어버리라지

→ 돌계집 되어 꽃밭에서 시들어버리라지

→ 돌순이 되어 꽃뜰에서 시들어버리라지

137쪽


분꽃의 종자 안에는 가루가 들어 있는데

→ 가루꽃 씨앗에는 가루가 들었는데

15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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