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북쪽 - 한국의 땅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 대한민국 도슨트 9
현택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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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3.12.21.

다듬읽기 130


《제주 북쪽》

 현택훈

 21세기북스

 2021.8.10.



  《제주 북쪽》(현택훈, 21세기북스, 2021)은 제주 높녘이라는 터전을 들려주려고 합니다. 틈을 내어 여러 마을을 돌아본 바를 풀어내는 얼거리인데, 제주내기가 아닌 이웃사람이 틈을 내어 마실을 해도 이만 한 줄거리는 나올 텐데 싶습니다. 누구나 스스로 태어나서 자란 마을을 스스로 겪은 대로 마주합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나고자랐기에 그곳을 더 속속들이 알거나 읽지 않아요. ‘틈틈이’ 다녀서는 오히려 모릅니다. ‘늘’ 돌아보고 걷고 마주하고 이야기하고 스며들 적에 비로소 느껴서 읽고 맞아들입니다. 이 책을 펴낸 곳에서 낸 다른 고장 이야기도 이 책하고 비슷합니다. 다들 너무 바쁘게 살다가 밭은 틈을 가까스로 내어 글을 짜낸 티가 물씬 납니다. 왜 이렇게 서둘러서 돌아다니고서 글을 여밀까요? 텃마을이라면 더 느슨히 오래오래 지켜보고 살펴보는 느린 발걸음으로 여밀 노릇입니다. 나무 한 그루도, 마을책집 한 곳도, 오래오래 늘 바라보고 품을 적에 이야기씨앗을 얻습니다.


ㅅㄴㄹ


제주에 대한 책을 보면서

→ 제주를 다룬 책을 보면서

→ 제주를 쓴 책을 보면서

14쪽


머물렀던 집은 원래 여인숙이었다

→ 머물던 집은 워낙 길손집이다

17쪽


이 섬 북쪽에 북두칠성을 표시해 별을 기렸다

→ 이 섬 높쪽에 주걱별을 새겨 별을 기렸다

→ 이 섬 높녘에 국자별을 파서 별을 기렸다

22쪽


조선시대에 제주는 유배의 섬이었다

→ 조선무렵에 제주는 굴레섬이었다

→ 조선때에 제주는 멍에섬이었다

24쪽


지금은 밤이면 테트라포드 밑으로 파도의 기이한 울림이 들린다

→ 이제는 밤이면 네다리돌 밑으로 물결이 얄궂게 울린다

→ 요새는 밤이면 네발돌 밑으로 물결이 아리송하게 울린다

34쪽


우리나라에서 태풍의 길목이다

→ 우리나라 회오리바람 길목이다

→ 우리나라 돌개바람 길목이다

36쪽


숲은 숭고한 기운이 흐른다

→ 숲은 거룩한 기운이 흐른다

→ 숲은 거룩하다

→ 숲은 고요하다

55쪽


작은 규모의 백화점이 들어선 적도 있지만, 대기업의 백화점은 없다

→ 작은 고루가게가 들어선 적도 있지만, 커다란 고루가게는 없다

→ 작은 두루가게가 들어선 적도 있지만, 이름난 두루가게는 없다

94쪽


검은색은 신비로움을 뜻한다

→ 검정은 놀라움을 뜻한다

→ 검은빛은 빛남을 뜻한다

121쪽


백록담은 물이 고여 있을 때가 흔하지 않은데

→ 흰사슴못은 물이 고일 때가 흔하지 않은데

→ 사슴못은 물이 고일 때가 흔하지 않은데

124쪽


제주항이 가까워 대형 트럭들이 자주 다닌다

→ 제주나루가 가까워 큰짐차가 자주 다닌다

130쪽


다방을 중심으로 문화예술이 이루어진 곳이다

→ 찻집을 바탕으로 살림멋을 이룬 곳이다

→ 쉼뜰을 들보로 삶멋을 이룬 곳이다

148쪽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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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호흡의 필요
오사다 히로시 지음, 박성민 옮김 / 시와서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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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3.12.13.


다듬읽기 23


《심호흡의 필요》

 오사다 히로시

 박성민 옮김

 시와서

 2020.5.20.



《심호흡의 필요》(오사다 히로시/박성민 옮김, 시와서, 2020)를 읽었습니다. 삶을 바라보는 숨길을 찬찬히 다루는구나 싶은데, 옮김말은 영 거북합니다. 깊이 숨을 쉬는 마음이라면, 깊이 숨을 돌리는 말결로 가다듬을 적에 빛나게 마련입니다. 한결 느긋이 숨을 쉬면서 삶을 돌아보려 한다면, 한결 찬찬히 말결도 글결도 추슬러서 마음결을 밝힐 수 있어요. 서두르기에 엇나갑니다. 서두르다가 넘어집니다. 우리가 우리말을 제대로 못 쓰는 까닭을 이제라도 숨 좀 돌리고서 헤아려야지 싶어요. 서두르니까 그냥그냥 일본 한자말에 영어에 중국 한자말에 옮김말씨에 일본말씨가 덕지덕지 들러붙은 말씨로 나뒹굴어요. 느슨히 숨을 고르면서 나아가기를 바라요. 말 한 마디를 더 살피고, 글 한 줄을 더 손보면서, 서로서로 마음길을 환하게 틔우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갑자기 어른이 된 게 아니었다

→ 갑자기 어른이 되지 않았다

9쪽


이미 어른이 되어 있었다. ‘되었다’가 아니라 ‘되어 있었다’

→ 이미 어른이었다. ‘되었다’가 아니라 ‘이었다’

9쪽


어른이기도 한 아이 같은 것도 있을 리 없다. 경계선은 역시 있는 것이다

→ 어른이기도 한 아이 같은 길도 있을 턱 없다. 금은 참말로 있다

→ 어른이기도 하면서 아이 같을 수는 없다. 참으로 다르다

12쪽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딪힌 난제

→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딪힌 고비

→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딪힌 고개

→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딪힌 담

→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딪힌 덤불

17쪽


다른 누군가가 말했다

→ 다른 누가 말했다

29쪽


너의 책은 네 것이고

→ 네 책은 네 것이고

39쪽


현관문이 드르륵 열리고

→ 밖닫이가 드르륵 열리고

→ 나들칸이 드르륵 열리고

→ 난달이 드르륵 열리고

50쪽


멀리 산등성이의 그림자가 전지(剪紙) 공예품처럼 예뻤다

→ 멀리 멧등성이 그림자가 도림꽃처럼 예뻤다

→ 멀리 멧등성이 그림자가 오림꽃처럼 예뻤다

51쪽


똑같은 한 명의 불완전한 인간의 모습을

→ 똑같이 어설픈 한 사람 모습을

→ 똑같이 어정쩡한 한 사람을

→ 똑같이 엉성한 사람을

55쪽


‘고양이 상중’이라고 쓰여 있었다

→ ‘고양이 떠남’이라고 썼다

→ ‘고양이 여읨’이라고 썼다

→ ‘고양이 눈물’이라고 썼다

81쪽


해님의 빛을 싣고 가고 싶은데

→ 햇빛을 싣고 가고 싶은데

→ 해님 빛살을 싣고 가고 싶은데

87쪽


그런 마을도 번화가도, 지금은 사라졌습니다

→ 그런 마을도 북새통도, 이제는 사라졌습니다

→ 그런 마을도 복닥길도, 어느덧 사라졌습니다

95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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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원으로 사는 삶 - 나의 작은 혁명 이야기, 2022년 한겨레 '올해의 책'
박정미 지음 / 들녘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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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3.12.13.


다듬읽기 40


《0원으로 사는 삶》

 박정미

 들녘

 2022.10.28.



《0원으로 사는 삶》(박정미, 들녘, 2022)을 읽었습니다. 곰곰이 읽으면 ‘0원’으로 살았다고 여길 수 없습니다. “돈없이 살다”라기보다는 “그냥살기”에 가깝다고 여길 만합니다. “빈손으로 살기”나 “맨몸살이”라기보다는 “돈 아닌 살림”을 바라보려는 길이라 해도 될 테지요. 그러나 우리를 둘러싼 모든 살림살이는 내가 아니어도 누가 이미 짓거나 빚거나 마련해 놓았습니다. 너무 ‘0원’이라는 허울에 사로잡히면서 줄거리나 얼거리가 살짝살짝 엇나가는구나 싶어요. 그리고 말결이 좀 허울스러워요. 빈손이나 맨몸으로 살림을 꾸리려는 마음이라면, ‘마음을 담는 말’부터 겉치레가 아닌 살림빛으로 가꿀 수 있기를 바라요. 말이 빛나지 않으면 ‘빈수레’이게 마련입니다. 말이 빛난다면, ‘빛수레’로 거듭납니다.


ㅅㄴㄹ


집세와 난방비를 내지 않고 사는 삶이 즐겁기만 하다

→ 집삯과 땔감삯을 내지 않는 삶이 즐겁기만 하다

→ 집삯과 기름삯을 내지 않으니 즐겁기만 하다

10쪽


나의 세계가 어떤 식으로 확장되었는지

→ 내 삶을 어떻게 늘렸는지

→ 내 길을 어떻게 넓혔는지

15쪽


워킹홀리데이로 런던에 왔고

→ 일마실로 런던에 왔고

→ 일하며 배우러 런던에 왔고

19쪽


상사들과 크게 한 판 맞짱이라도

→ 윗내기와 크게 한 판 맞짱이라도

→ 윗분과 크게 한 판 맞짱이라도

20쪽


오싹함이 분노로 바뀌었다

→ 오싹하다가 불이 치밀었다

→ 오싹하다가 확 불타올랐다

21쪽


생존을 위해 해결하려던 세 가지 과제 중 두 가지나 직접 해결하며 산다는 말이었다

→ 세 가지 가운데 두 가지나 스스로 풀며 산다는 말이었다

→ 세 가지 가운데 두 가지나 손수 하며 살아간다는 말이었다

25쪽


머리가 멍해졌다

→ 머리가 멍했다

28쪽


주말을 이용해 가까운 시내에 다녀왔다

→ 끝이레에 가까운 마을에 다녀왔다

→ 이레끝에 가까운 복판길에 다녀왔다

33쪽


작별의 포옹과 인사를 나누고

→ 끝으로 안고 절을 나누고

45쪽


제3세계 사탕수수 생산지의 노동착취와 불공정한 무역 체제도

→ 셋째나라 달달수수밭에서 갈겨먹고 고약한 장삿길도

→ 셋째누리 달콤수수밭에서 벗겨먹고 엉터리 저잣길도

56쪽


큰 건물을 지을 때도 손노동 원칙을 지킨다

→ 큰집을 지을 때도 손으로 일한다

→ 큰집도 손으로 짓는다

60쪽


프로젝트를 시작할 무렵, 한 호스트가 보낸 메일을 받았다

→ 일을 펼 무렵, 어느 지기가 보낸 글월을 받았다

→ 일을 할 무렵, 어느 보듬이가 보낸 글을 받았다

76쪽


각종 양식업으로 인한 바다 오염과 생태계 파괴도 심각한 문제다

→ 온갖 가두리 탓에 바다가 더럽고 숲이 망가져 큰일이다

90쪽


참된 존재함이란 어떤 것인가를 직접 보여주지 못했다

→ 참된 길이란 어떠한가를 스스로 보여주지 못했다

→ 참살림이란 어떠한가를 몸소 보여주지 못했다

98쪽


모든 인간은 안전한 집에서 살 권리가 있다

→ 모든 사람은 아늑한 집에서 살아야 한다

→ 누구나 포근한 집에서 살 노릇이다

138쪽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입는다

→ 벼락을 맞아 망가진다

→ 이아쳐서 무너진다

156쪽


아보카도 재배로 인한 수자원 고갈도 심각한 문제다

→ 아보카도를 키우며 물이 메말라 큰일이다

→ 아보카도밭 탓에 물이 말라 골칫거리이다

157쪽


빌 모리슨은 퍼머컬처를 창시한 사람이다

→ 빌 모리슨은 오래살이를 세운 사람이다

→ 빌 모리슨은 오래시골을 연 사람이다

186쪽


사이먼은 사각형 건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 사이먼은 네모난 집을 좋아하지 않는다

194쪽


마침 주유하고 있는 아저씨가 있었다

→ 마침 기름넣는 아저씨가 있다

228쪽


젊었을 때 무전여행을 많이 했는데

→ 젊을 때 맨몸마실을 자주 했는데

→ 젊을 때 빈손마실을 으레 했는데

228쪽


밤안개가 자욱한 산 정상의 초원은 참으로 몽환적이었다

→ 밤안개가 자욱한 멧꼭대기 들판은 참으로 꿈같았다

238쪽


캐비닛 닫고! 자, 히피들! 몇 명이니?

→ 서랍 닫고! 자, 바람새! 몇이니?

→ 칸 닫고! 자, 바람꽃! 몇이니?

298쪽


대충 점호를 끝내고 마녀처럼 웃으며 출동을 외쳤다

→ 얼추 다 부르고 바람아씨처럼 웃으며 가자 외쳤다

298쪽


식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두 달째 묵언수행 중인

→ 거의 다 먹을 무렵, 두 달째 고요한

→ 밥을 거의 먹을 무렵, 두 달째 입을 다문

311쪽


며칠 전에 수도원의 커다란 종 아래에서 곤히 낮잠을 자는

→ 며칠 앞서 비나리집 커다란 방울 밑에서 달게 낮잠이던

→ 며칠 앞서 비손집 커다란 딸랑이 밑에서 달게 낮잠이던

357쪽


마당에 나와 있는 한 아주머니를 발견했다

→ 마당에 나온 아주머니를 보았다

374쪽


호텔을 가든 터미널로 가든

→ 마실채를 가든 나루로 가든

379쪽


우리는 모두 진화를 이룰 것이다

→ 우리는 모두 거듭나리라

→ 우리는 모두 다시 태어난다

44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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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노동을 즐겁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어린이 책도둑 시리즈 29
이승윤 지음, 소경섭 그림 / 철수와영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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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숲노래 글손질 2023.12.2.

다듬읽기 125


《선생님, 노동을 즐겁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이승윤 글

 소경섭 그림

 철수와영희

 2023.7.12.



  《선생님, 노동을 즐겁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이승윤, 철수와영희, 2023)를 읽었습니다. 둘레에서 으레 쓰는 ‘노동’이라지만, 어린이한테는 이 한자말조차 어려운데, 다들 잘 안 느끼는 듯싶습니다. 그렇다고 어린이한테 ‘근로·근무’가 쉽지도 않습니다. 다 우리말이 아닙니다. 우리말은 ‘일’입니다. 물결이 일듯 스스로 일으켜서 살림을 지어서 삶을 이으려는 몸짓이기에 ‘일’입니다. 잇고 있기에 일이에요. 일은 모름지기 즐겁습니다. 안 즐거우면 일이 아닌 ‘돈벌이’나 ‘심부름’이나 ‘굴레’입니다. 자꾸 ‘불안정 노동자’처럼 더 어려운 말을 엮지 말고, 어린이 앞길과 어른으로서 어른다운 나라를 일구는 우리말로 쉽게 이야기를 들려주기를 바랍니다. ‘일’을 안 하니 안 즐겁거든요. 스스로 즐겁게 하기에 ‘일’이고, 돈을 벌려고 자리를 찾아나서며 집을 떠나니 ‘노동·근로’입니다.


ㅅㄴㄹ


이 책은 우리의 삶을 이루고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에요

→ 이 책은 우리 삶을 이루는 일을 이야기해요

→ 우리 삶을 이루는 일을 이야기하는 책이에요

7쪽


초콜릿은 마구마구 만들어지는데

→ 깜달이는 마구마구 나오는데

→ 달콤이를 마구마구 내놓는데

21쪽


지위를 이용해서 억압적으로 괴롭히는 상사가 있다면

→ 자리를 휘둘러서 괴롭히는 윗내기가 있다면

→ 감투를 앞세워서 억누르는 윗사람이 있다면

24쪽


엄마나 할머니같이 여성이 돌봄노동을 전담해야 한다는

→ 엄마나 할머니가 홀로 돌봐야 한다는

→ 엄마나 할머니만 돌봐야 한다는

30쪽


가족이 우리 사회에 필요한 돌봄을 모두 해 주기에는 어려운 경우도 무척 많아요

→ 집에서 모두 돌봐주기에는 무척 어려워요

→ 집에서만 모두 돌봐줄 수는 없어요

30쪽


다른 국가들에도 농부가 많았어요

→ 이웃나라에도 흙지기가 많았어요

41쪽


자율성은 없고, 임금노동자처럼 다른 누군가가 시키는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 스스로 못 하고, 놉처럼 다른 누가 시키는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 있어요

→ 홀로 못 하고, 품일꾼처럼 다른 누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사람이 있어요

53쪽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있어요

→ 여러 나라 사람이 함께 일해요

→ 여러 겨레가 함께 일해요

55쪽


늘 깨끗할 수 있는 것은 사실 청소노동자 덕분이에요

→ 말끔지기가 있어서 늘 깨끗해요

→ 삶터지기가 있으니 늘 깨끗해요

58쪽


몸살감기 때문에 온몸에 힘이 쭉 빠지고

→ 몸살 때문에 온몸에 힘이 쭉 빠지고

65쪽


24시간으로 이루어진 하루 동안

→ 스물네 눈금인 하루 동안

→ 스물네 각단인 하루 동안

68쪽


직장 내 괴롭힘은 법으로도 금지되었어요

→ 일터 괴롬힘은 하면 안 돼요

→ 일터 괴롭힘은 나라에서 막아요

82쪽


지구별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어요

→ 푸른별에는 여러 사람이 함께 살아요

→ 우리별에는 다 다른 사람이 함께 살아요

83쪽


어떻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것이 차별금지법이에요

→ 어떻게 돕기를 바랄 수 있는지 알려주는 담허물기예요

→ 어떻게 도와주기를 바라는지 알려주는 어깨동무예요

85쪽


아직 정식 법으로 만들어지지는 못했어요

→ 아직 반듯하게 틀로 세우지는 못했어요

→ 아직 똑바로 기틀을 닦지는 못했어요

85쪽


사람들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왔어요

→ 사람들을 확 바꾸었어요

→ 사람들이 크게 달라졌어요

88쪽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었대요

→ 돈을 더 벌 수 있었대요

→ 더 많이 거둘 수 있었대요

95쪽


어떻게 협력할지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고 의논하는 것을 조금 어려운 말로 ‘사회적 대화’라고 해요

→ 어떻게 도울지 머리를 맞대고 얘기할 적에 ‘모둠얘기’라고 해요

→ 어떻게 손잡을지 머리를 맞대고 나눌 적에 ‘모둠수다’라고 해요

115쪽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이 늘어나고

→ 아슬아슬한 짐승이 늘어나고

→ 사라지려는 짐승이 늘어나고

117쪽


불안정 노동자는 열심히 일해도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과 똑같은 기회나 보흐를 받지 못해요

→ 드난일꾼은 힘껏 일해도 온자리에 있는 사람과 똑같은 틈이나 손을 받지 못해요

→ 뜬일꾼은 애써 일해도 온일꾼과 똑같은 자리나 손길을 받지 못해요

12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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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요가 - 인도 최고의 지성과 영성, 비베카난다의 말
스와미 비베카난다 지음, 김성환 옮김 / 판미동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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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3.12.1.

숲노래 글손질 / 다듬읽기 126


《마음의 요가》

 스와미 비베카난다

 김성환 옮김

 판미동

 2020.4.8.



  《마음의 요가》(스와미 비베카난다/김성환 옮김, 판미동, 2020)를 곰곰이 읽었습니다. 마음을 다스리는 길이란, 마음을 다독이면서 가꾸는 하루입니다. 마음을 살리는 몸짓이란, 마음에 심은 생각을 반짝반짝 별빛으로 일으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저마다 스스로 살림하는 나날을 차근차근 느끼면서 마음에 말로 담습니다. 그냥저냥 살아갈 적에는 마음에 아무 말이나 놓아요. 스스로 그리는 꿈빛으로 아침을 열고 낮을 누리고서 밤을 맞이할 적에는 사랑으로 피어날 말을 심습니다. 글을 쓴 분은 틀림없이 쉽고 수수한 말씨로 줄거리를 폈으리라 봅니다. 한글로 옮길 적에도 쉽고 수수하게 숲빛으로 푸른 말씨로 가다듬을 노릇이지 싶어요. 그냥그냥 둘레에서 쓰는 말을 따라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말씨 하나에 생각을 담게 마련이니, 글씨 하나마다 파랗게 눈부신 하늘빛을 얹을 노릇이에요.


ㅅㄴㄹ


#SwamiVivekananda


이렇게 묻도록 강요당합니다

→ 이렇게 묻도록 밀어댑니다

→ 이렇게 묻도록 눌러댑니다

15


이 세계가 정말로 실제 중의 실제요, 진실 중의 진실인가

→ 이 삶이 참말로 있고, 거짓없는 모습인가

→ 이 삶이 여기 있으면서, 그야말로 참인가

17


그중 하나는 허무주의자가 되어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고

→ 이 하나는 덧없다면서 모두 뜻없다고

→ 이 하나는 텅 비어서 모두 부질없다고

18


인간의 언어는 내면의 진리를 드러내 주는 하나의 수단입니다

→ 말은 속빛을 드러내 주는 길입니다

→ 우리가 하는 말은 마음빛을 드러냅니다

22


배후에 장대한 사상을 품고 있으며

→ 밑동에 생각을 드넓게 품으며

→ 바탕에 넋빛을 든든히 품으며

22


모든 움직임은 하나의 주기를 형성합니다

→ 모두 되돌아옵니다

→ 모두 돌고돕니다

24


추적할 수 있는 최초의 지점이 연체동물이나 원생동물이라면

→ 더듬을 수 있는 첫자리가 말랑이나 낱조각이라면

→ 되짚을 수 있는 첫마당이 무른몸이나 홑조각이라면

25


물질이라 불리는 것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 덩어리는 아예 있지 않은 줄 밝힐 수 있습니다

→ 무엇이든 아예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26


그 힘은 입자들을 취해 인간의 몸을 형성해 내는 무엇입니다

→ 이 힘은 씨알을 받아 우리 몸을 이뤄 냅니다

→ 이 힘은 알갱이를 받아들여 우리 몸을 이룹니다

27


온갖 가설들이 세워졌으며

→ 온갖 생각이 섰으며

→ 온갖 이야기가 섰으며

29


더 고차원적 이상을 향하게 될 것입니다

→ 더 높은 빛으로 나아갑니다

→ 더 빛나는 꿈으로 갑니다

32


변화는 오직 제한된 것들 속에서만 일어납니다

→ 오직 좁은 곳에서만 바뀝니다

→ 오직 작은 데에서만 달라집니다

32


당신은 순수해질 필요가 없습니다

→ 그대는 곱상해야 하지 않습니다

→ 너는 꽃이어야 하지 않다

38


세상을 돕고자 한다면 세상을 비난하지 마십시오

→ 온누리를 돕고자 한다면 온누리를 깎지 마십시오

→ 둘레를 돕고자 한다면 둘레를 헐뜯지 마십시오

48


당신은 자유라는 관념을 결코 포기할 수 없습니다

→ 그대는 날개를 내려놓을 수 없습니다

→ 그대는 날갯짓을 버릴 수 없습니다

66


욕망이 부정하다는 사실을 잘 압니다

→ 더럽게 바라는 줄 잘 압니다

→ 강샘이 추레한 줄 잘 압니다

85


이 주제와 관련해 더 많은 의문들이 제기됩니다

→ 이 이야기와 얽혀 더 궁금합니다

→ 이 대목과 묶어 더 알쏭달쏭합니다

91


이 해답을 발견했음에도 탐구는 계속되었고

→ 이 풀이를 찾았어도 꾸준히 찾아나섰고

→ 이 길을 찾아냈어도 더 살펴보았고

135


당신은 아기로서 존재한 적이 없다는 결론이 도출되고 말 것입니다

→ 너는 아기로서 산 적이 없다고 말하고 만다

→ 우리는 아기로서 있지 않았다고 맺고 만다

188


사악한 자들은 이 우주를 지옥으로 보고

→ 나쁜 놈들은 온누리를 불수렁으로 보고

→ 못된 이들은 이 누리를 불밭으로 보고

280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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