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를 말하기 (리커버) - 제대로 목소리를 내기 위하여
김하나 지음 / 콜라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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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1.8.

다듬읽기 140


《말하기를 말하기》

 김하나

 콜라주

 2020.6.30.



  《말하기를 말하기》(김하나, 콜라주, 2020)를 읽는데, ‘말’을 ‘한다’기보다는, 자꾸 ‘만들’거나 ‘꾸미’거나 ‘씌우’는구나 싶습니다. 말은 그저 하면 됩니다. 말이란, 마음을 담아서 들려주는 소리입니다. 나는 내 마음을 내 나름대로 말로 그리고, 너는 네 마음을 네 나름대로 말로 풀어요. 마음하고 마음을 주고받기에 ‘이야기’라 하지요. ‘이야기 = 잇는 길’입니다. 마음하고 마음을 말이라는 길로 잇기에 ‘이야기’라서, ‘이야기 = 나누는·주고받는·오가는 말과 길’이라 할 만합니다. 그런데 말을 하기보다는 만들거나 꾸미거나 씌우면, 마음이 오가지 않고 오히려 막히거나 막을 테지요. 구태여 멋을 부려서 쓰는 말이란 덧없습니다. 어깨힘을 빼고 마음을 들려주면 됩니다. 멋지거나 예뻐 보이려고 꾸미지 말아요. 마음이란, 꾸미면 꾸밀수록 빛을 잃어요. 투박하고 수수하고 쉽게 말빛을 살리는 사람은, 스스로 마음밭에 사랑씨앗을 심습니다. 여러모로 안타까운 책입니다.


ㅅㄴㄹ


지금 이 순간은 조금 초현실적이다

→ 오늘 이 한때는 조금 꿈같다

→ 오늘 여기는 조금 믿기지 않는다

→ 오늘 이 하루는 조금 거짓같다

15쪽


내가 편안하게 느끼는 극소수의 사람 외에 다른 사람들 앞에서

→ 내가 아늑하게 느끼는 몇몇이 아닌 사람들 앞에서

→ 내가 포근하게 느끼는 드문 사람들이 아니라면

17


반장이라는 자리가 주어지자 나의 말하기 패턴은 판이하게 바뀌었다

→ 내 말결은 모둠지기 자리를 맡자 바뀐다

→ 나는 모둠빛지를 맡고서 다르게 말했다

→ 나는 두레지기를 하면서 말씨를 바꾸었다

23


나의 언어생활은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 내 말글살이는 새길을 맞는다

→ 내 말살림은 새롭게 나아간다

→ 내 글밭은 새 너울목을 맞는다

27


누구든 말하기의 교사로 삼을 수 있다

→ 누구든 말하기를 가르칠 수 있다

→ 누구든 말하기 길눈으로 삼을 수 있다

→ 누구든 말빛잡이로 삼을 수 있다

44


가장 큰 변화는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을 미리 재단하지 않게 된 것이다

→ 이제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을 미리 가르지 않는다

→ 어느새 나는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을 미리 끊지 않는다

→ 어느덧 나는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을 넘겨짚지 않는다

50


실질적인 우리집의 가훈이 무엇인지를 저는 세월이 한참 흘러서야 불현듯 깨닫게 됐습니다

→ 저는 우리집 배움말이 무엇인지를 한참 흘러서야 불현듯 깨달았습니다

→ 저는 우리집에서 무엇을 가르쳤는지 한참 흘러서야 불현듯 깨달았습니다

70쪽


대다수가 혼곤히 전멸한 상황에서

→ 다들 꾸벅꾸벅 조는데

→ 거의 꿈나라로 가는데

→ 아홉열은 해롱거리는데

82


국문학을 전공한 나는 구비문학을 공부할 때 그 말소리의 리듬감이 어찌나

→ 나는 우리글밭을 다루며 삶글을 익힐 때 말소리가 어찌나

→ 나는 글꽃밭에서 시골말을 배울 때 말가락이 어찌나

→ 나는 배달글길을 파며 살림글을 들을 때 말빛이 어찌나

202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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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와 함께 떠나는 다문화 속담 여행 - 아시아 여덟 나라 이야기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 지음, 김영순 그림 / 대교출판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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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1.6.

다듬읽기 137


《유네스코와 함께 떠나는 다문화 속담 여행》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 글

 김영순 그림

 대교북스주니어

 2010.12.20.



  《다문화 속담 여행》(국제이해교육원, 대교북스주니어, 2010)은 우리하고 멀잖은 여덟 이웃나라에서 흔히 주고받는 삶말(속담)을 놓고서 저마다 어떤 삶이 흘러왔는가를 들려줍니다. 이웃겨레하고 이웃살림을 헤아리는 즐거운 징검다리일 수 있을 텐데, 썩 우리말씨를 못 살린 대목은 아쉽습니다. 어린이가 읽기에는 말씨가 어렵기도 합니다. 또한 첫 삶말부터 “편안함을 준다” 같은 옮김말씨가 튀어나와요. 밀은 ‘밀밭’을 짓는다고 하고, 쌀은 ‘무논’을 짓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밭’이나 ‘논’이 아닌 ‘농로’나 ‘늪지대’라 하면 어린이가 어떻게 알아들을까요? 삶말 한 마디에 흐르는 이야기란, 우두머리나 임금님이나 글바치가 아닌, 아이를 낳아 돌보는 수수한 사람들이 손수 가꾸고 돌보고 지은 살림살이에서 비롯한 하루입니다. 이웃말을 헤아리기 앞서 우리말부터 좀 제대로 헤아릴 일입니다.


ㅅㄴㄹ


+


편안함을 준다

→ 아늑하다

→ 포근하다

12


우리 거리에서도 잔치가 열릴 것이다

→ 우리 거리에서도 잔치가 열린다

21


마할라의 주민들이 모이는 대표적인 장소는

→ 마할라 사람들이 모이는 손꼽히는 곳은

→ 마할라 사람들이 흔히 모이는 데는

22


강의 물은 봄에 늘어나고, 사람의 가치는 노동에 의해 늘어난다

→ 냇물은 봄에 늘어나고, 사람값은 땀방울로 늘어난다

26


도를 깨우치지 못한 승려가 승복을 염색해서 무엇하는가

→ 길을 깨우치지 못한 중이 중옷을 물들여서 무엇하는가

38


밀은 농로 주변에서 잘되고, 쌀은 낮은 늪지대에서 잘된다

→ 밀은 논둑 둘레에서 잘되고, 쌀은 낮은 논에서 잘된다

43


요일별로 색깔을 정해 놓고 옷을 입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 이레에 따라 빛깔을 잡아 놓고 옷을 입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64


작은 일을 하는데 어리석게도 큰 장비나 도구를 사용한다는 뜻입니다

→ 작은 일을 하는데 어리석게도 큰 살림이나 연장을 쓴다는 뜻입니다

86


남부 지역에서는 1년 내내 벼농사가 가능하여 삼모작 농사를 하고, 북부 지역에서는 이모작 농사를 합니다

→ 마녘에서는 한 해 내내 논짓기를 하여 세그루를 짓고, 높녘에서는 두그루를 짓습니다

→ 마녘에서는 한 해 내내 논일을 하여 세그루갈이요, 높녘에서는 그루갈이입니다

114


오히려 바닥에 앉게 되었다

→ 오히려 바닥에 앉는다

134


웃는 집에는 복이 온다

→ 웃는 집은 즐겁다

→ 웃는 집은 기쁘다

226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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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 나의 마을
다시마 세이조 지음, 황진희 옮김 / 책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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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1.4.

다듬읽기 136


《그림 속 나의 마을》

 다시마 세이조

 황진희 옮김

 책담

 2022.6.15.



  《그림 속 나의 마을》(다시마 세이조/황진희 옮김, 책담, 2022)은 1992년에 나온 “繪の中のぼくの村”을 옮깁니다. 일본글을 보면 알듯이, 일본은 ‘の’ 없이는 글을 못 쓰는 버릇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일본도 먼 옛날에는 이렇게 글을 안 썼어요. 우리는 ‘우리’나 ‘내’라 할 뿐, ‘나의’라 안 합니다. “그림 속”도 우리말씨가 아니예요. 우리말로는 “그림으로 남은 마을”입니다. 또는 “우리 마을을 그리다”나 “우리 마을 그림”이라 하면 되어요. 이제 사라져서 그림으로만 돌아보는 옛마을 이야기처럼, 우리말과 우리말씨와 우리말결도 사라지는 셈일까요? 조금만 헤아리고 마음을 기울이면 누구나 우리말을 우리말답게 쓸 수 있습니다. 죽은 낱말을 안 살려도 되어요. 어린이 곁에서 어린이하고 어깨동무로 뛰노는 눈망울로 글자락을 여미면 넉넉합니다. 남이 나를 돕지 않아요. 스스로 일어서고 배우고 나누고 펴면서 빛납니다. 말부터 살려야 마음과 마을도 살아납니다.


ㅅㄴㄹ


#田島征三 #繪の中のぼくの村

1992년


수레에 가득 실린 살림 도구들 사이에

→ 수레에 가득 실은 살림 사이에

9


그렇게 불안하고 두려울 수가 없었다

→ 무척 두려웠다

→ 몹시 두려웠다

10


소리가 전해지지 않는 경우에도 구멍 안에서 물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었다

→ 소리가 들리지 않아도 구멍에서 물살을 느낄 수 있다

→ 소리가 안 들려도 구멍에서 물결을 느낀다

20


오랜 시간 동안 누군가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 오랫동안 누가 오기를 기다렸다

30


유키히코와 나는 자석처럼 붙어 지냈기 때문에

→ 유키히코와 나는 붙어 지냈기 때문에

35


아이들의 대합창이 시작되었다

→ 아이들은 한목소리로 외친다

→ 아이들이 한꺼번에 소리친다

83


바위 위에서 낚싯줄을 드리웠다

→ 바위에서 낚싯줄을 드리웠다

→ 바위에 앉아 낚싯줄을 드리웠다

129


무엇보다 가장 달라진 것은 산의 모양새였다

→ 무엇보다 멧결이 가장 달라졌다

→ 무엇보다 멧자락이 달라졌다

135


내가 그리는 그림에만 존재하게 되었다

→ 내 그림에만 남았다

→ 내 그림에만 있다

136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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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카나 4
니시모리 히로유키 지음, 장지연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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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1.3.

다듬읽기 46


《카나카나 4》

 니시모리 히로유키

 장지연 옮김

 학산문화사

 2023.3.25.



  《카나카나 4》(니시모리 히로유키/장지연 옮김, 학산문화사, 2023)을 읽으면 온통 헛발질을 하는 사람들이 어우러집니다. 마음을 읽을 줄 모르는 사람이 있고, 마음을 못 읽으나 스스럼없이 말을 하면서 모두 드러내는 사람이 있고, 마음을 못 읽기도 하지만 말로도 드러내지 못 하는 사람이 있고, 마음을 숨기면서 엉큼하거나 얄궂은 사람이 있습니다. 이 틈바구니에서 ‘마음소리를 듣는’ 아이는 즐겁게 놀아요. 꾸밈없는 마음으로 헛발질을 하면서 하루를 노래하는 사람들은 여러모로 어수룩하고 엉뚱하지만 착하거든요. ‘착한’ 사람은 ‘참한’ 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안 착한 사람은 안 참한 곳에 사로잡히기 일쑤예요. 우리가 어른으로 서려면 착하면서 참하고 즐겁게 하루를 일구면서 아름답게 이야기꽃을 피울 줄 알 테지요. 혼자만 떠들거나 밀어붙이는 곳에는 말싸움이나 지겨이 떠벌이는 소리만 있어요. 서로 두런두런 말이 오가는 곳이기에 비로소 이야기꽃이 피어납니다. 말소리만 오갈 적에는 이야기가 아닌 ‘왁자지껄’입니다. 마음을 담은 말을 나눠야 이야기예요.


ㅅㄴㄹ


#カナカナ #西森博之


당신에게 정말로 부모의 사랑이 있는지 판단이 설 때까지 드나들 거라고요

→ 그대한테 참말로 어버이 사랑이 있는지 마음이 설 때까지 드나든다고요

6쪽


획순이 틀렸어

→ 글길이 틀렸어

→ 글씨가 틀렸어

16쪽


보다 더 여름다운 옷을 골랐으니 노력해 보자

→ 더 여름다운 옷을 골랐으니 애써 보자

20쪽


웬 멍청이들한테서 빼앗은 재활용품이야

→ 웬 멍청이한테서 빼앗은 되살림이야

→ 웬 멍청이한테서 빼앗은 헌살림이야

26쪽


네가 저 아이를 맞게 된 계절인 여름을 굉장한 여름으로 만들겠다고 했잖아

→ 네가 저 아이를 맞이한 철인 여름을 놀라운 여름으로 삼겠다고 했잖아

→ 네가 저 아이를 맞아들인 여름을 대단한 여름으로 하겠다고 했잖아

35쪽


그런 콩알탄으로는 내 몸뚱일 못 뚫어

→ 그런 콩알로는 내 몸뚱일 못 뚫어

44쪽


일도양단이었으니까

→ 한칼이었으니까

→ 바로했으니까

→ 한칼베기였으니까

50쪽


이 타닥타닥거리는 소린 뭐야?

→ 이 타닥타닥 소린 뭐야?

→ 이 타닥거리는 소린 뭐야?

90쪽


저 호구, 폼 잡다가 크게 손해 보는 전형적인 바보네

135쪽


차조기 관찰일기를 썼어

→ 차조기 바라보기를 썼어

→ 차조기 지켜보기를 썼어

→ 차조기 살펴보기를 썼어

150쪽


10월 8일, 여전히 시든 상태다. 10월 9일, 여전히 시들어 있다

→ 10월 8일, 그대로 시들다. 10월 9일, 아직도 시들다

153쪽


그러고 보니 마사도 천진난만하다

→ 그러고 보니 마사도 꾸밈없다

→ 그러고 보니 마사도 거짓없다

160쪽


마음을 알 수 있어서 다행이야

→ 마음을 알 수 있어서 고마워

→ 마음을 알 수 있어서 좋아

→ 마음을 알 수 있어서 기뻐

18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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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페미니스트 - 개정판
서한영교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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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1.2.

다듬읽기 104


《두 번째 페미니스트》

 서한영교

 아르테

 2019.6.28.



《두 번째 페미니스트》(서한영교, 아르테, 2019)를 읽으면서 글쓴이가 여러모로 애쓰는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다른’ 목소리가 아닌, ‘새로’ 걸어갈 목소리를 낼 줄 아는구나 싶어 반가웁지만, 자칫 스스로 틀에 갇힐 수 있을 텐데 싶어요. 아이는 오롯이 아이입니다. 어른은 옹글게 어른입니다. 우리는 무슨무슨 ‘-주의자·-리스트’ 같은 군더더기를 붙일 까닭이 없습니다. 이 군더더기를 붙이면 으레 싸우더군요. 옳고 그르다고 섣불리 가르면서 “이쪽이냐 저쪽이냐”를 너무 따져요. 저는 곁님을 만나서 두 아이를 돌보는 열여덟 해(2024년까지)를 살며 집안일을 도맡습니다만, 힘들지 않을 뿐 아니라 늘 새롭게 배워요. 두 아이가 어릴 적에는 하루 세끼를 꼬박꼬박 차렸으나, 어느 무렵부터 하루 한두끼만 차립니다. 시골에서 느긋이 스스로 배우는 살림길을 걸으니 “두끼 아닌 한끼로 넉넉할” 때가 흔하고, 무엇보다 네 사람이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하루를 그리고 함께 짓는 길이 즐겁더군요. 집일이건 바깥일이건 힘들어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심부름’은 시켜서 하는 몸짓이라 힘들지만, ‘일’은 물결처럼 스스로 일으키는 몸짓이라 안 힘들어요. 첫째도 둘째도 아닌, 나란히 어깨동무를 하면서, 오순도순 집살림을 짓고, 힘닿는 사람이 노래하고 춤추고 웃으면서 스스럼없이 먼저 일하면 됩니다. 못 쓴 책은 아니지만, 어깨에 너무 힘을 주면서 목소리를 너무 내려고 하는데, 부디 아주 힘을 빼고 아이랑 느슨히 노는 길을 열기를 바라요. 아이를 학교에 안 보내면 온누리가 아름답고 사랑입니다.


ㅅㄴㄹ


두 분의 스승이 있다

→ 두 스승이 있다

→ 스승 두 분이 있다

8


누워 회복하고 있는 아내의 눈빛을 잊지 않기 위해

→ 누워 몸을 살리는 곁님 눈빛을 잊지 않으려

9


나는 대개 편하게 살았다

→ 나는 거의 쉽게 살았다

→ 나는 수월히 살았다

13


문단이 어떤 곳이기에 이토록 괴물들이 득세한단 말인가

→ 글밭이 어떤 곳이기에 이토록 부라퀴가 넘친단 말인가

→ 글밭이 어떻기에 이토록 얼간이가 판친단 말인가

15


문득 궁금해졌다. 나는 무엇으로부터 달아나고 싶어서 이토록 악을 쓰고 있는 걸까

→ 문득 궁금하다. 나는 무엇한테서 달아나고 싶어서 이토록 악을 쓸까

→ 문득 궁금하다. 나는 어디로 달아나고 싶어서 이토록 악을 쓸까

32


시각장애가 있는 애인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 눈먼 사랑이와 함께 살아가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 장님인 사랑님과 함께 살아가기란 생각보다 수월치 않았다

38


혼인 의례를 상상/준비하면서 우리의 자세는 점점 분명한 한 문장으로 압축되어갔다

→ 꽃잔치를 그리고 챙기면서 우리는 차츰 또렷이 한 마디를 외쳐 갔다

→ 꽃마당을 생각하고 추스르며 우리는 어느새 똑똑히 한 마디를 외쳤다

47


이 가혹한 시대에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영 자신이 없었다

→ 이 모진 나날에 아이를 키운다니 영 힘들었다

50


육아휴직을 마치고 직장에 복귀한 한 작가는

→ 아기쉼을 마치고 일터로 돌아간 어느 글님은

60


세 가지 층위가 있는데

→ 세 가지 자리가 있는데

→ 세 가지 길이 있는데

77


오늘의 달은 만월입니다

→ 오늘은 보름달입니다

79


하루 세 끼 밥상 차림은 굉장한 체력을 필요로 했다

→ 하루 세끼 밥차림은 무척 힘이 들었다

→ 하루 세끼를 차리자니 매우 힘들었다

124


가사노동뿐 아니라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정서노동이 있다

→ 집안일뿐 아니라 마음일이 크다

→ 집일 못지않게 마음을 쏟아야 한다

131


일주일에 한 번씩 가족회의라는 것을 했다

→ 이레마다 집안모임을 했다

→ 이레마다 집수다를 열었다

134


우산 아래로 빗방울이 떨어질 때마다 마음이 급해진다

→ 슈룹에서 빗방울이 떨어질 때마다 마음이 바쁘다

140


어떨 때는 부처가 아닐까 생각할 정도야

→ 어떨 때는 빛님이 아닐까 생각해

→ 어떨 때는 하느님 아닐까 생각해

151


나는 교과서적인 대답을 한다

→ 나는 뻔히 대꾸를 한다

→ 나는 틀에 박힌 말을 한다

165


필요한 덕목

→ 챙길 대목

→ 헤아릴 길

→ 살필 마음

201


최강한파라고 했던 날

→ 강추위라고 하던 날

→ 얼음추위라 하던 날

203


음악이 이루어지려면 일단 비트가 필요하다. 쿵쿵쿵 쿵쿵쿵

→ 노래를 하려면 쿵쿵쿵 쿵쿵쿵부터 넣는다

228


나름 비장한 각오로 문패를 걸어두었다

→ 꿋꿋하게 이름을 걸어두었다

→ 씩씩하게 이름판을 걸어두었다

293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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