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373 : 부추겨서 조장하고



계속 부추겨 물건을 사도록 조장하고

→ 자꾸 부추겨 물건을 사도록 하고

→ 자꾸 부추겨 물건을 사도록 이끌고


조장(助長) : 바람직하지 않은 일을 더 심해지도록 부추김



  ‘부추김’을 뜻하는 한자말 ‘조장’입니다. “지역감정을 조장하다”나 “과소비를 조장하다”처럼 쓴다고 하는데, “지역감정을 부추기다”나 “과소비를 부추기다”로 손질할 노릇이라고 느낍니다. 이러한 말뜻이나 말쓰임을 미처 살피지 못하기에 겹말을 쓰고 말 테지요. 처음부터 ‘부추기다’라고 하는 한국말을 알맞게 살펴서 쓰면 됩니다. 4348.12.23.물.ㅅㄴㄹ



소비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 상태를 계속 부추겨 물건을 사도록 조장하고

→ 소비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게 자꾸 부추겨 물건을 사도록 하고

《손석춘-10대와 통하는 사회 이야기》(철수와영희,2015) 171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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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현저 顯著


 현저한 발전 → 눈에 띄는 발전 / 도드라진 발돋움

 현저한 변화 → 뚜렷한 변화 / 크게 바뀜

 인구가 현저히 증가하다 → 인구가 눈에 띄게 늘다

 현저히 피부로 느낄 정도였었다 → 뚜렷이 살갗으로 느낄 만했다

 속력을 현저히 늦추었다 → 빠르기를 크게 늦추었다


  ‘현저(顯著)하다’는 “뚜렷이 드러나 있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한국말은 ‘뚜렷하다’인 셈입니다. ‘뚜렷하다’나 ‘또렷하다’ 같은 한국말을 쓰면 되고, ‘도드라지다’나 ‘돋보이다’를 쓸 자리가 있습니다. 어느 때에는 ‘크다’를 넣을 만하고, 어느 곳에는 ‘매우’나 ‘몹시’나 ‘눈에 띄게’를 넣을 만합니다. 4348.12.22.불.ㅅㄴㄹ



종류에 따라 현저한 차이가 있다

→ 갈래에 따라 뚜렷하게 다르다

→ 갈래에 따라 크게 다르다

→ 갈래에 따라 매우 다르다

《오바라 히데오/신영준 옮김-만물의 죽음》(아카데미서적,1997) 66쪽


위험은 현저히 줄어듭니다

→ 위험은 크게 줄어듭니다

→ 위험은 거의 줄어듭니다

→ 위험은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대프니 밀러/이현정 옮김-땅이 의사에게 가르쳐 준 것》(시금치,2015) 83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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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종종 種種


 종종 일어나는 일 → 가끔 일어나는 일

 지나다 종종 들르다 → 지나다 이따금 들르다

 어머니가 종종 생각이 난다 → 어머니가 문득 생각이 난다


  한자말 ‘종종(種種)’은 “[명사] 모양이나 성질이 다른 여러 가지 [부사] = 가끔”을 뜻한다고 하지만, 한국말사전을 찾아보면 이름씨(명사)로 쓰는 보기가 하나도 안 나옵니다. 아마 이 한자말을 이름씨로 쓰는 일은 거의 없거나 아예 없다시피 하리라 느낍니다. 그리고 “종종 = 가끔”으로 뜻풀이를 하듯이, 한국말 ‘가끔’을 쓰면 될 노릇입니다. 흐름을 살펴서 ‘이따금’이나 ‘더러’나 ‘곧잘’이나 ‘으레’나 ‘때로·때때로’를 쓸 만합니다. 4348.12.22.불.ㅅㄴㄹ



그 정도의 돈을 벌기 위해서 더 많은 돈이 들어갈 때도 종종 있는데

→ 그만 한 돈을 벌려고 더 많은 돈이 들어갈 때도 곧잘 있는데

→ 그런 돈을 벌려면 더 많은 돈이 들어갈 때도 가끔 있는데

→ 그 돈을 벌려고 더 많은 돈이 들어갈 때도 으레 있는데

《스콧 새비지 엮음/강경이 옮김-그들이 사는 마을》(느린걸음,2015) 65쪽


종종 아이와 함께 바닥에 누워

→ 가끔 아이와 함께 바닥에 누워

→ 때때로 아이와 함께 바닥에 누워

→ 이따금 아이와 함께 바닥에 누워

《시오미 나오키/노경아 옮김-반농반X의 삶》(더숲,2015) 57쪽


내가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밝혀 달라고 종종 요청해 오곤 한다

→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밝혀 달라고 가끔 물어보곤 한다

→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밝혀 달라고 더러 물어보곤 한다

《이반 일리치/노승영 옮김-그림자 노동》(사월의책,2015) 135쪽


그랜트네 목장을 종종 방문했다

→ 그랜트네 목장을 더러 찾아갔다

→ 그랜트네 목장을 가끔 찾아갔다

→ 그랜트네 목장을 드문드문 찾아갔다

《대프니 밀러/이현정 옮김-땅이 의사에게 가르쳐 준 것》(시금치,2015) 20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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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압도적


 압도적 승리 → 엄청나게 이김 / 크게 이김 / 어마어마하게 이김

 압도적 우위를 점하다 → 아주 큰 자리를 차지하다 / 훨씬 더 많이 차지하다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다 → 몹시 크게 영향을 끼치다

 압도적인 지지를 얻다 → 크게 지지를 얻다 / 거의 모두가 따르다


  ‘압도적(壓倒的)’은 “보다 뛰어난 힘이나 재주로 남을 눌러 꼼짝 못하게 하는”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더 뛰어난”이나 “누를 만큼 더 뛰어난”을 가리키는 셈입니다. 한국말로는 “더할 나위 없이”나 “말할 수 없이”나 “다른 무엇보다”처럼 손볼 만합니다. 또는 ‘크다/많다’나 “매우 크다/매우 많다”로 손질할 만합니다. 4348.12.18.쇠.ㅅㄴㄹ



서양 학문이 압도적이었습니다

→ 서양 학문 판이었습니다

→ 서양 학문이 물결쳤습니다

→ 서양 학문이 넘쳐났습니다

→ 서양 학문이 큰 줄기였습니다

《마스다 지로/이영세 옮김-대학에서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백산서당,1994) 71쪽


압도적으로 많지만

→ 훨씬 많지만

→ 참말 많지만

→ 더더욱 많지만

《요네야마 도시나오/김필동 옮김-일본인의 집단(나카마) 의식》(소화,1997) 22쪽


오키나와 민중의 압도적 다수가

→ 오키나와 민중 거의 모두가

→ 오키나와 사람들 거의 다가

《아라사끼 모리테루/김경자 옮김-오끼나와 이야기》(역사비평사,1998) 117쪽


네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 네팔사람이 대단히 많았는데

→ 네팔사람이 무척 많았는데

→ 네팔사람이 거의 모두였는데

《쿤가 삼텐 데와창/홍성녕 옮김-티벳전사》(그물코,2004) 186쪽


숲과 바다로 둘러싸인 이곳의 압도적 환경 속에

→ 숲과 바다로 둘러싸인 어마어마한 이곳에서

→ 숲과 바다로 둘러싸인 놀라운 이 땅에서

→ 숲과 바다로 빽빽이 둘러싸인 이 자리에서

→ 숲과 바다로 둘러싸인 이 멋진 터전에서

→ 숲과 바다로 둘러싸인 엄청난 이곳에서

→ 숲과 바다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이곳에

→ 숲과 바다로 둘러싸인 멋들어진 이 땅에

→ 숲과 바다로 둘러싸인 사랑스러운 이 터에

→ 숲과 바다로 둘러싸인 고즈넉한 이 자리에

《탁광일-숲과 연어가 내 아이를 키웠다》(뿌리깊은나무,2007) 12쪽


여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 여자가 훨씬 많았다

→ 여자가 더 많았다

→ 여자가 엄청나게 많았다

《손관승-그림 형제의 길》(바다출판사,2015) 129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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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고- 古


 고가구 → 옛 가구 / 헌 가구 / 오래된 가구

 고서적 → 옛 책 / 헌책 / 오래된 책

 고철 → 낡은 쇠 / 헌 쇠 / 오래된 쇠


  ‘고(古)-’는 “‘오래된’ 또는 ‘낡은’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라고 합니다. 외마디 한자말 ‘고-’는 새 낱말을 빚는 앞가지로 쓴다고 하는데, ‘오래된’이나 ‘낡은’은 새 낱말을 빚는 앞가지로 거의 안 씁니다. 한국말사전은 한국말을 넓고 새롭게 쓰는 길을 제대로 열지 못한다고 할 수 있어요. ‘헌책’처럼 ‘헌쇠’를 쓸 수 있으면 말길을 더 열 만 하고, ‘옛책’이나 ‘옛가구’처럼 한 낱말을 써도 잘 어울립니다. 오래돈 궁궐을 가리킨다는 ‘고궁’도 ‘옛궁’처럼 새롭게 써 보면 재미있으리라 생각합니다. 4348.12.18.쇠.ㅅㄴㄹ



고문서가 잠자고 있는

→ 옛 문서가 잠자는

→ 오래된 책이 잠자는

→ 해묵은 글이 잠자는

《강상중/이경덕·임성모 옮김-오리엔탈리즘을 넘어서》(이산,1997) 20쪽


고궁은 좋은 볼거리였다

→ 옛 궁궐은 좋은 볼거리였다

→ 옛궁은 좋은 볼거리였다

《박채란-까매서 안 더워?》(파란자전거,2007) 62쪽


도서관에서 많은 고문서를 접하게 되어

→ 도서관에서 많은 옛 문서를 볼 수 있어

→ 도서관에서 많은 옛책을 살필 수 있어

《손관승-그림 형제의 길》(바다출판사,2015) 114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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