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편하다/편히 便


 몸과 마음이 모두 편하다 → 몸과 마음이 모두 홀가분하다

 마음이 편하면 몸도 편하기 마련 → 마음이 가벼우면 몸도 가볍기 마련

 그저 편하게 놀고 → 그저 신나게 놀고 / 그저 마음껏 놀고

 속 편할 날이 → 속시원할 날이

 이 신발이 편하다 → 이 신발이 좋다 / 이 신발이 맞다

 네게 편한 대로 → 네게 좋을 대로 / 네게 나을 대로

 저녁 시간이 편하다 → 저녁 때가 낫다 / 저녁 때가 좋다

 사용하기에 편하게 → 쓰기 좋게 / 쓰기 낫게

 읽기에 편하다 → 읽기에 좋다 / 읽기에 수월하다


  ‘편(便)하다’는 “1. 몸이나 마음이 거북하거나 괴롭지 아니하여 좋다 2. 쉽고 편리하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편리(便利)하다’는 “편하고 이로우며 이용하기 쉬움”을 뜻한다 하며, ‘이(利)롭다’는 “이익이 있다”를 뜻한다 하고, ‘이익(利益)’은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보탬이 되는 것”을 뜻한다 해요. 그러니까 한국말사전 뜻풀이를 살피면 ‘편하다 = 좋다 + 편하다 + 이롭다 + 쉽다 + 보탬이 되다’를 가리키는 셈입니다. ‘편하다’ 뜻풀이에 ‘편하다’도 있어요.


  여러모로 살펴보면 ‘좋다’나 ‘쉽다’나 ‘보탬이 되다’나 ‘도움이 되다’라 하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흐름을 살펴서 ‘수월하다’나 ‘낫다’를 쓸 만하고, ‘맞다’나 ‘가볍다’나 ‘홀가분하다’를 쓸 만하며, ‘아늑하다’나 ‘느긋하다’를 써야 어울리는 자리도 있습니다. 4349.1.3.해.ㅅㄴㄹ



따기 편해지고 잡기 편해진 뽕따

→ 따기 좋아지고 잡기 좋아진 뽕따

→ 따기 쉬워지고 잡기 나아진 뽕따

→ 따기 수월하고 잘 잡히는 뽕따

〈얼음과자 ‘뽕따’ 껍데기〉(빙그레)


앉아 있는 게 편해

→ 앉는 게 좋아

→ 앉는 쪽이 나아

→ 앉고 싶어

→ 앉을래

《해방의 노래 통일의 노래》(화다,1985) 20쪽


마음 편하면 깨끗이 늙을 수 있는 걸까

→ 마음 가벼우면 깨끗이 늙을 수 있을까

→ 마음 느긋하면 깨끗이 늙을 수 있을까

→ 마음 넉넉하면 깨끗이 늙을 수 있을까

→ 마음 조촐하면 깨끗이 늙을 수 있을까

《남난희-하얀 능선에 서면》(수문출판사,1990) 89쪽


도무지 편치 않아서이다

→ 도무지 가붓하지 않아서이다

→ 도무지 내키지 않아서이다

→ 도무지 나하고 맞지 않아서이다

→ 도무지 나하고 어울리지 않아서이다

→ 도무지 거북하기 때문이다

《손석희-풀종다리의 노래》(역사비평사,1993) 55쪽


속편히 살자

→ 속시원히 살자

→ 개운하게 살자

→ 후련하게 살자

→ 걱정없이 살자

→ 홀가분하게 살자

《후지사와 토루/서현아 옮김-반항하지 마 (20)》(학산문화사,2002) 125쪽


마음이 편해진답니다

→ 마음이 가벼워진답니다

→ 마음이 가볍답니다

→ 마음이 놓인답니다

→ 홀가분하답니다

《임종길-두꺼비 논 이야기》(봄나무,2005) 96쪽


항상 마음 편한 것만은 아니다

→ 늘 마음 가볍지만은 않다

→ 언제나 홀가분하지만은 않다

→ 한결같이 괜찮지만은 않다

→ 그다지 반갑지만은 않다

《최은숙-미안, 네가 천사인 줄 몰랐어》(샨티,2006) 51쪽


걷기 편한 길

→ 걷기 좋은 길

→ 걸을 만한 길

→ 걷기 나은 길

→ 판판한 길

《존 J.롤랜즈/홍한별 옮김-캐시 호숫가 숲속의 생활》(갈라파고스,2006) 65쪽


할미꽃은 허리를 숙이고 있는 것이 편한지도

→ 할미꽃은 허리를 숙이면 나은지도

→ 할미꽃은 허리를 숙이면 좋은지도

→ 할미꽃은 허리를 숙여야 하는지도

→ 할미꽃은 허리를 숙이고 싶어 하는지도

→ 할미꽃은 허리를 숙이며 살고픈지도

《박희병-거기, 내 마음의 산골마을》(그물코,2007) 39쪽


마음이 편했다

→ 마음이 아늑했다

→ 마음이 푸근했다(포근했다/푹했다)

→ 마음이 차분했다

→ 마음이 고요했다

《김종휘-아내와 걸었다》(샨티,2007) 51쪽


마음 편할 것이다

→ 마음 가벼울 듯하다

→ 마음 졸이지 않을 듯하다

→ 홀가분할 듯하다

→ 나을 듯하다

《스에요시 아키코/이경옥 옮김-별로 돌아간 소녀》(사계절,2008) 26쪽


쳇, 그럼 저녁 메뉴는 그냥 데우기 편한 걸로 한다

→ 쳇, 그럼 저녁밥은 그냥 데우는 것으로 한다

→ 쳇, 그럼 저녁은 그냥 데워 먹을 밥으로 한다

→ 쳇, 그럼 저녁은 그냥 데우기 쉬운 밥으로 한다

→ 쳇, 그럼 저녁은 그냥 데워서 먹기로 한다

→ 쳇, 그럼 저녁은 그냥 데워 먹기 좋은 밥으로 한다

→ 쳇, 그럼 저녁은 그냥 데워서 차려 주기로 한다

→ 쳇, 그럼 저녁밥은 그냥 데워서 줄게

《이와오카 히사에/장혜영 옮김-고양이 동네》(대원씨아이,2010) 8∼9쪽


새와 악어는 이제야 편히 잠들었어요

→ 새와 악어는 이제야 느긋이 잠들었어요

→ 새와 악어는 이제야 아늑히 잠들었어요

→ 새와 악어는 이제야 포근히 잠들었어요

→ 새와 악어는 이제야 즐거이 잠들었어요

《알렉시스 디컨/최용은 옮김-우리는 형제》(키즈엠,2012) 30쪽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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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발견 發見


 유적이 고고학자들에게 많이 발견되고 있다

→ 유적을 고고학자들이 많이 찾아낸다

→ 유적을 고고학자들이 많이 캐낸다

 수많은 새로운 사실이 발견되고 있다

→ 수많은 새로운 사실이 드러난다

→ 수많은 새로운 이야기가 알려진다

→ 수많은 새로운 모습이 밝혀진다

 자아를 발견하다

→ 나를 찾다 / 나를 보다 / 참나를 깨닫다 / 참된 나를 알다


  ‘발견(發見)’은 “미처 찾아내지 못하였거나 아직 알려지지 아니한 사물이나 현상, 사실 따위를 찾아냄”을 뜻하는 한자말입니다. 그러니까, 한국말 ‘찾아냄’을 한자로 옮겨적으면 ‘發見’이 되는 셈입니다. 짧게 ‘찾다’를 써도 되고, 흐름을 살펴서 ‘알아내다’나 ‘알아차리다’나 ‘알려지다’를 쓸 수 있습니다. ‘밝히다’나 ‘드러나다’나 ‘나타나다’를 써야 할 자리가 있고, ‘보다’나 ‘알다’를 써야 어울리는 자리가 있습니다. 4349.1.3.해.ㅅㄴㄹ



흙을 밟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후부터다

→ 흙을 밟는 줄 알아채고 나서부터다

→ 흙을 밟구나 하고 느낀 뒤부터다

→ 흙을 밟는다고 깨달은 뒤부터다

→ 흙을 밟으며 사는 줄 안 다음부터다

《카렐 차페크/홍유선 옮김-원예가의 열두 달》(맑은소리,2002) 167쪽


혼자 하늘을 날던 새가 나뭇가지에 걸터앉아 있는 악어를 발견했어요

→ 혼자 하늘을 날던 새가 나뭇가지에 걸터앉은 악어를 보았어요

→ 혼자 하늘을 날던 새가 나뭇가지에 걸터앉은 악어를 찾아냈어요

《알렉시스 디컨/최용은 옮김-우리는 형제》(키즈엠,2012) 29쪽


인간이 인간으로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일

→ 사람이 사람으로서 나 스스로를 찾는 일

→ 사람이 사람으로서 나 스스로를 찾아내는 일

《손석춘-10대와 통하는 사회 이야기》(철수와영희,2015) 88쪽


라피는 페르난데스 선생님을 발견했어요

→ 라피는 페르난데스 선생님을 보았어요

→ 라피는 페르난데스 선생님을 찾아냈어요

《크레이그 팜랜즈/천미나 옮김-뜨개질하는 소년》(책과콩나무,2015) 6쪽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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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완전 完全


 그 일은 완전히 끝냈다

→ 그 일은 모두 끝냈다 / 그 일은 빈틈없이 끝냈다 / 그 일은 말끔히 끝냈다

 지난번 일로 두 사람은 완전히 갈라섰다

→ 지난번 일로 두 사람은 아주 갈라섰다

→ 지난번 일로 두 사람은 남남으로 갈라섰다

 몸을 완전히 드러내 놓는 것도 아니며

→ 몸을 모두 드러내 놓지도 않았으며

→ 몸을 다 드러내 놓지도 않았으며

→ 몸을 송두리째 드러내 놓지도 않았으며


  ‘완전(完全)’은 “필요한 것이 모두 갖추어져 모자람이나 흠이 없음”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모두’ 갖추거나 있다고 할 적에 쓰고, 모자라거나 아쉬움이 없으니 ‘빈틈없이’ 갖추거나 있다고 할 적에 써요.


 완전한 제품

→ 빈틈없는 제품 / 훌륭한 제품 / 옹근 제품

 맡은 일을 완전하게 수행하다

→ 맡은 일을 빈틈없이 해내다 / 맡은 일을 훌륭히 해내다

 세상에 완전한 사람이 과연 있을까

→ 세상에 빈틈없는 사람이 참으로 있을까

→ 세상에 모자람 없는 사람이 참말로 있을까

→ 세상에 모두 갖춘 사람이 그예 있을까


  어느 일을 모두 끝낸다고 하면 ‘빈틈없이’ 끝내거나 ‘말끔히’ 끝내거나 ‘깨끗이’ 끝낸다는 뜻입니다. 서로 갈라서는 자리에서는 ‘아주’ 갈라서거나 ‘낱낱이’ 갈라서거나 ‘남남으로’ 갈라선다는 뜻이에요. 그리고 어느 일을 모두 해낸다고 할 적에는 ‘훌륭히’ 해내거나 ‘잘’ 해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4348.12.31.나무.ㅅㄴㄹ



완전히 익지 않은 모양이었다

→ 다 익지 않은 모양이었다

→ 제대로 익지 않은 듯했다

→ 맛있게 익지 않은 듯했다

→ 알맞게 익지 않은 듯했다

→ 먹을 만큼 익지 않은 듯했다

《마가렛 쇼/이혜경 옮김-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일기》(해바라기,2004) 22쪽


아리타라는 아이 완전 짜증 나지?

→ 아리타라는 아이 아주 짜증 나지?

→ 아리타라는 아이 참 짜증 나지?

→ 아리타라는 아이 되게 짜증 나지?

→ 아리타라는 아이 몹시 짜증 나지?

《다카도노 호코/이서용 옮김-달라도 친구잖아!》(개암나무,2012) 50쪽


무사히 완전하게 기저귀를 졸업했습니다

→ 걱정 없이 말끔하게 기저귀를 마쳤습니다

→ 아주 깨끗하게 기저귀를 떼었습니다

→ 큰 걱정 없이 잘 기저귀를 뗐습니다

《히가시무라 아키코/최윤정 옮김-엄마는 텐파리스트 2》(학산문화사,2012) 48쪽


오늘 밤부터 눈 온대요. 완전 신나요

→ 오늘 밤부터 눈 온대요. 아주 신나요

→ 오늘 밤부터 눈 온대요. 참말 신나요

《길상효·조은정-해는 희고 불은 붉단다》(씨드북,2015) 2쪽


야코프는 완전히 손을 떼고

→ 야코프는 아주 손을 떼고

→ 야코프는 말끔히 손을 떼고

→ 야코프는 깨끗이 손을 떼고

《손관승-그림 형제의 길》(바다출판사,2015) 143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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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동정의


 따뜻한 동정의 손길이 아쉽다 → 따뜻이 돕는 손길이 아쉽다

 동정의 감정 → 가엾게 보는 마음

 동정의 의미 → 딱하게 보는 뜻


  ‘동정(同情)’은 “1. 남의 어려운 처지를 자기 일처럼 딱하고 가엾게 여김 2. 남의 어려운 사정을 이해하고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도움을 베풂”을 뜻합니다. “동정이 가다”나 “동정을 구하다”나 “동정을 베풀다”처럼 쓰기도 한다는데, “딱한 마음이 들다”, “걱정하게 되다”나 “도움을 바라다”나 “따스함을 베풀다”, “사랑을 베풀다”로 손질할 만합니다. 가엾게 보이니 ‘가엾다’고 하며, 불쌍해 보이기에 ‘불쌍하다’고 하고, 안쓰러워 보이니 ‘안쓰럽다’고 합니다. 그리고 돕는 손길을 베푼다면 ‘돕는다’고 하면 돼요. 4348.12.30.물.ㅅㄴㄹ



동정의 여지는 없어

→ 불쌍히 여길 구석은 없어

→ 딱하게 생각할 마음은 없어

→ 가엾게 볼 수 없어

→ 안쓰럽게 돌아볼 수 없어

→ 걱정되지 안아

→ 근심스럽지 않아

→ 불쌍하지 않아

→ 딱하지 않아

→ 안쓰럽지 않아

→ 걱정해 주기 싫어

→ 근심해 주기 싫어

→ 불쌍히 여기기 싫어

→ 딱하게 여기기 싫어

→ 안쓰럽게 생각하기 싫어

《다카하시 신/박연 옮김-좋은 사람 3》(세주문화,1998) 8쪽


저희를 동정의 눈길로 볼 뿐입니다

→ 저희를 딱하다는 눈길로 볼 뿐입니다

→ 저희를 불쌍하다는 눈길로 볼 뿐입니다

→ 저희를 가엾게 여기는 눈길로 볼 뿐입니다

→ 저희를 안됐다고 여길 뿐입니다

→ 저희를 불쌍하게 볼 뿐입니다

→ 저희를 딱하게 볼 뿐입니다

→ 저희를 안쓰럽게 볼 뿐입니다

→ 저희를 안됐다고 볼 뿐입니다

《우라사와 나오키/서현아 옮김-야와라 1》(학산문화사,1999) 99쪽


동정의 눈빛 좀 그만하세요

→ 불쌍하다는 눈빛 좀 그만하세요

→ 가엾다는 눈빛 좀 그만하세요

→ 딱하다는 눈빛 좀 그만하세요

→ 안타깝다는 눈빛 좀 그만하세요

→ 안쓰럽다는 눈빛 좀 그만하세요

《조호진-소년원의 봄》(삼인,2015) 78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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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화초 花草


 화초가 가득한 뜰 → 꽃나무가 가득한 뜰

 화초가 만발하다 → 꽃나무가 활짝 피다

 화초에 물을 주다 → 꽃나무에 물을 주다


  ‘화초(花草)’는 “1. 꽃이 피는 풀과 나무 또는 꽃이 없더라도 관상용이 되는 모든 식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 ≒꽃나무·화훼(花卉) 2. 실용적이지 못하고 그 물건이 장식품이나 노리개에 지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한국말사전에서 ‘꽃나무’를 찾아보면 “1. 꽃이 피는 나무 2. = 화초”로 나오고, ‘화훼(花卉)’는 “= 화초”로 나옵니다. 이 말풀이를 살피면, 한국말로는 ‘꽃나무’라 하면 됩니다. 때에 따라서는 “꽃과 나무”라 할 수 있고, “꽃과 풀과 나무”라든지 “풀꽃”이라 할 수 있습니다. 4348.12.30.물.ㅅㄴㄹ



화초도 많이 기르고 있고

→ 꽃도 많이 기르고

→ 꽃나무도 많이 기르고

→ 꽃이며 나무며 많이 기르고

→ 꽃이랑 나무를 많이 기르고

《샘이 깊은 물》 153호(1997.7.) 175쪽


희망은 화초가 아니야

→ 희망은 풀꽃이 아니야

→ 꿈은 꽃나무가 아니야

→ 꿈은 꽃이 아니야

《조호진-소년원의 봄》(삼인,2015) 74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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