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532 : 색색깔



색색깔 리본이

→ 온갖 빛깔 끈이

→ 여러 빛깔 띠가

→ 알록달록 끈이

→ 무지개빛 띠가


색색깔 : x

빛빛깔 : x

색색(色色) : 1. 여러 가지 색깔 2. 가지각색의 여러 가지

빛빛 : x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색색’ 한 가지만 나오고, ‘색색깔’이나 ‘빛빛깔’이나 ‘빛빛’은 나오지 않습니다. ‘색색’은 여러 가지 색깔을 가리킨다고 해요. ‘색깔 = 빛깔’이니 ‘색색 = 빛빛’인 얼거리가 될 테지요. 그러면 여러 가지 빛깔을 왜 ‘빛빛’으로 가리키지 않을까요? ‘빛빛’이나 ‘빛빛깔’ 같은 낱말을 새롭게 지어서 써도 재미있지 않을까요? 어쩌면 앞으로는 이런 새 낱말이 나타날는지 몰라요. 다만 아직 이 같은 새말은 나타나지 않을 뿐입니다. 더 헤아린다면, “온갖 빛”이나 “여러 빛깔”처럼 ‘빛·빛깔’ 앞에 꾸밈말을 넣으면 되기에 구태여 ‘빛빛·빛빛깔’처럼 겹치는 말마디를 안 쓴다고 할 수 있어요. 또 여러 가지 빛깔이 어우러지는 모습은 ‘알록달록’이라는 낱말로 나타내기도 하지요. 2016.9.25.해.ㅅㄴㄹ



천막에는 색색깔 리본이 달려 있었다

→ 천막에는 온갖 빛깔 끈이 달렸다

→ 천막에는 알록달록 띠가 달렸다

《나탈리 새비지/박향주 옮김-떠돌이 할아버지와 집 없는 아이들》(아이세움,2001) 103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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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531 : 허공 하늘



허공의 땅에 … 하늘 깊숙이

→ 하늘에 놓인 땅에 … 하늘 깊숙이

→ 텅 빈 하늘에 … 하늘 깊숙이



허공(虛空) : 텅 빈 공중

공중(空中) : 하늘과 땅 사이의 빈 곳

하늘 : 1. 지평선이나 수평선 위로 보이는 무한대의 넓은 공간 2. ‘하느님’을 달리 이르는 말



  ‘허공’은 “텅 빈 공중”을 가리킨다는데 ‘공중’은 하늘하고 땅 사이에 빈 곳을 가리킨다고 해요. ‘허공’을 다루는 한국말사전 뜻풀이는 겹말풀이입니다. ‘하늘’ 뜻풀이를 살핀다면 ‘공중 = 하늘’입니다. 이러면서 ‘허공 = 공중 = 하늘’인 얼거리가 돼요. 사람들이 말뜻을 찬찬히 짚고, 한국말사전이 낱말을 제대로 다룬다면, ‘하늘’이라는 한 마디를 알맞게 쓰면서 ‘허공·공중’을 털어낼 만하리라 봅니다. 하늘이 빈 모습을 따로 나타내고 싶다면 ‘빈하늘’처럼 새 낱말을 지어 볼 만합니다. 2016.9.25.해.ㅅㄴㄹ



허공의 땅에 길을 내고 푸른 잎새들 팔을 뻗어 하늘 깊숙이 손을 묻는다

→ 하늘에 놓인 땅에 길을 내고 푸른 잎새들 팔을 뻗어 하늘 깊숙이 손을 묻는다

《김완하-허공이 키우는 나무》(천년의시작,2007) 27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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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 꽃들의 축제


덧없는 꽃들의 축제 속에서 노쇠하고 멍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 덧없는 꽃잔치 한복판에서 늙고 멍한 모습으로 있었다

→ 덧없는 꽃잔치를 보면서 늙고 멍한 모습으로 있었다

《바버라 에런라이크/전미영 옮김-신을 찾아서》(부키,2015) 37쪽


  “꽃들의 축제(祝祭)”는 ‘꽃잔치’로 손볼 만합니다. 이렇게 하면 일본 한자말인 ‘축제’도 손보고 ‘-의’도 털 수 있습니다. ‘노쇠(老衰)하고’는 ‘늙고’로 손질하고, “서 있었다”는 ‘있었다’로 손질합니다.


고문의 후유증일까

→ 고문 후유증일까

→ 고문이 남긴 아픔일까

《윤희진-고추장 담그는 아버지》(책과함께어린이,2009) 88쪽


  ‘의’만 덜어도 되고, ‘후유증(後遺症)’을 “남긴 아픔”으로 손보아도 됩니다.


사슴은 새의 제안을 두말없이 받아들였습니다

→ 사슴은 새가 제안하자 두말없이 받아들였습니다

→ 사슴은 새가 말하자 두말없이 받아들였습니다

→ 사슴은 새가 알린 대로 두말없이 받아들였습니다

→ 사슴은 새가 들려준 대로 두말없이 받아들였습니다

《로타르 J. 자이베르트/배정희 옮김-나는 곰처럼 살기로 했다》(이숲,2016) 85쪽


 “새의 제안(提案)을”은 “새가 제안하자”로 손봅니다. 또는 “새가 말하자”로 손봅니다.


흙의 가슴에 아기처럼 엎드려 잔다

→ 흙 가슴에 아기처럼 엎드려 잔다

《이상교-좀이 쑤신다》(해와나무,2011) 35쪽


  “어머니 가슴”이고 “아버지 가슴”이듯이 “흙 가슴”입니다. 2016.9.25.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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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530 : 성 화



성이 나면 무섭다네 … 화를 잘 낸다

→ 성이 나면 무섭다네 … 성을 잘 낸다

→ 성이 나면 무섭다네 … 부아를 잘 낸다

→ 성이 나면 무섭다네 … 골을 잘 낸다


성 : 노엽거나 언짢게 여겨 일어나는 불쾌한 감정

화(火) : 몹시 못마땅하거나 언짢아서 나는 성



  ‘화나다·화내다’처럼 쓰는 ‘화(火)’는 ‘성’을 가리킨다고 해요. 그러니 “성이 나면”으로 쓰다가 “화를 낸다”로 쓰면 겹말이 되어요. 앞뒤 모두 ‘성’이라는 낱말을 쓸 노릇입니다. 뒤쪽은 다른 낱말을 쓰고 싶다면 ‘부아’나 ‘골’ 같은 낱말을 쓸 만해요. 2016.9.24.흙.ㅅㄴㄹ



비록 친절하고 관대하지만, 성이 나면 정말 무섭다네. 그리고 조심할 것은 그가 아주 화를 잘 낸다는 점이야

→ 비록 따스하고 너그럽지만, 성이 나면 참말 무섭다네. 그리고 그는 아주 성을 잘 내니 조심하게

→ 비록 따스하고 너그럽지만, 성이 나면 참말 무섭다네. 그리고 그는 아주 골을 잘 내니 잘 살피게

《J.R.R.톨킨/최윤정 옮김-호비트의 모험 1》(창작과비평사,1988) 18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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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529 : 야밤



야밤

→ 한밤

→ 깊은 밤

→ 밤


야밤(夜-) : 깊은 밤



  ‘夜’라는 한자는 ‘밤’을 가리킵니다. ‘야밤 = 밤밤’인 얼거리이니 겹말입니다. 우리는 밤이 깊다고 할 적에 “깊은 밤”이나 ‘한밤’이라 말할 뿐, ‘밤밤’이라 말하지 않아요. 그냥 ‘밤’이라고만 해도 넉넉합니다. 그러나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야밤’을 올림말로 다룰 뿐 아니라, 이 낱말이 겹말인 줄 느끼지 못합니다. 2016.9.24.흙.ㅅㄴㄹ



도깨비들과 힘을 합해 야밤에 산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을

→ 도깨비들과 힘을 모아 한밤에 산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을

→ 도깨비들과 힘을 더해 깊은 밤에 산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을

《J.R.R.톨킨/최윤정 옮김-호비트의 모험 1》(창작과비평사,1988) 16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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