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8.13. 여섯 쪽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지난 7월은 〈책숲〉 엮기를 건너뛰었습니다. 6∼7월에 바지런히 바깥일을 하느라 몸이 쉴 겨를이 없었고, 이태 만에 8월 첫무렵에 가볍게 몸앓이를 하며 쉬었습니다. 넉 쪽으로 엮던 〈책숲〉을 늘리려고 생각하다가 8월에 여섯 쪽으로 꾸립니다. 가벼운 종이로 하면 가볍게 건네기에는 좋으나, 글을 여미기에는 그리 안 좋구나 싶기도 합니다. 다만, 빛깔있는 사진을 넣을 수 있어 좋다고 여겨, 〈책숲 7〉까지 가볍게 꾸려 봅니다. 앞으로 〈책숲 8〉은 그대로 갈 수도 있고, 틀을 바꿀 수 있습니다. 빛꽃(사진) 없이 투박한 틀로 돌아갈까 하고도 곰곰이 생각합니다. 한 달은 빛꽃 없이 글로만 40쪽으로, 이듬달은 가벼이 넷∼여섯 쪽짜리 꽃종이로 엮어도 재미있으리라 생각해요. 밥을 지으러 가며 셈틀을 끕니다. 밥을 짓고서 빨래를 할 테고, 빨래를 마치면 등허리를 좀 펴다가 비님이 오시라고 노래할 생각합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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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8.12. 좋아합니까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저더러 “좋아하는 책이 있나요?” 하고 물으면 “글쎄요. 없을 텐데요.” 하고 대꾸합니다. 저는 책이 좋거나 나쁘지 않거든요. “사랑하는 책이 있나요?” 하고 물으면 “네, 잔뜩 있지요!” 하고 노래합니다. “나쁜 책이 있나요?” 하고 물으면 “글쎄, 나쁜 책이 있을까요?” 하고 되묻습니다. “눈속임이나 겉치레인 책이 있나요?” 하고 물으면 “이 책은 이렇게 눈속임이고 저 책은 저렇게 겉치레이더군요!” 하고 줄줄이 읊습니다.


  가만 보면 둘레 적잖은 분들은 무엇을 어떻게 왜 물어보면서 스스로 어떤 이야기를 듣거나 얻거나 누려야 즐겁거나 아름답거나 사랑스러운가부터 모르는구나 싶습니다. 스스로 생각하지 않기에 스스로 틀이나 굴레를 세울 뿐 아니라, 스스로 사슬에 붙들립니다.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은 ‘좋고 나쁜 길’을 가리지 않아요. 스스로 생각할 줄 알기에 “스스로 나아갈 길”만 생각하고 나아갑니다. 스스로 생각해서 나아가는 길에는 고비나 고개가 있을 수 있으나, 고비나 고개가 나쁠까요? 가시밭길을 헤쳐야 하면, 가싯길이 나쁠까요? 나쁘지도 좋지도 않아요. 그저 고비나 고개나 가시밭입니다.


  저한테 “좋아하는 우리말이 있나요?” 하고 물으면 “없습니다.” 하고 자릅니다. “좋아하는 책집이 있나요?” 하고 물어도 “없네요.” 하고 잘라요. 저한테는 “좋아하는 책집”이 없어요. “사랑하는 책집”하고 “즐거운 책집”하고 “아름다운 책집”하고 “새로운 책집”하고 “놀라운 책집”하고 “멋진 책집”하고 “푸른 책집”하고 “이야기가 샘솟는 책집”처럼 갖은 책집이 있습니다.


  어느 곳을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습니다. 어느 곳은 어떠하구나 하고 느낄 뿐입니다. 어느 책을 싫어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어느 책은 어떠하구나 하고 속내를 읽으며 알아챌 뿐입니다.


  왜 글을 쓰고 말을 하고 책을 내느냐고 묻는 분한테 늘 “저부터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으로 하루를 사랑하고 싶거든요.” 하고 여쭌 다음에 “이웃님 누구나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하루를 사랑하도록 징검다리가 될 책을 쓸 뿐입니다. 그래서 이웃님 누구나 스스로 삶을 슬기롭게 사랑하는 살림으로 푸르게 짓는 숲을 노래하는 책을 쓰시라고 말하지요.” 하고 보탭니다.


  좋아하다 보면 어느새 굴레에 갇힙니다. 싫어하다 보면 똑같이 사슬에 얽매입니다.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말고, 꿈을 스스로 그려서 하루를 지으시기를 바라요. 언제나 스스로 이 삶을 사랑하시기를 바랍니다. 늘 이뿐입니다. 그래서 모든 책은 헌책이면서 새책이고, 모든 사람은 하늘빛이면서 별빛인걸요. 우리는 다 다른 꽃으로서 다 다른 사랑입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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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8.1. 생각하는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말과 삶이 다른 사람은 없다고 느낍니다. 모든 사람은 말하고 삶이 같습니다. 겉치레로 말하는 사람은 겉치레로 나아가는 삶입니다. 속사랑으로 말하는 사람은 오직 스스로 빛나는 사랑으로 가는 삶입니다. 아이를 가르쳐야 한다고 여기면서 정작 어른이란 몸인 스스로 배우려 하지 않는 사람이 많습니다. ‘강의·강좌·수업’을 많이 듣기에 배우지 않습니다. 스스로 모든 살림살이를 새롭게 가꾸려고 눈을 밝힐 적에 배웁니다.


  보기 하나를 든다면, 아무리 살림살이가 바뀌더라도 부엌은 ‘부엌’입니다. 그런데 부엌을 부엌이라 안 하고 ‘주방’이나 ‘키친’이라 말하는 사람이 꽤 됩니다. 이분들은 왜 부엌을 부엌이라 안 하고 주방이나 키친이라 할까요? 아이들이 이런 말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할까요? 바꿀 적에 ‘바꾼다’고 안 하고 ‘개혁’이라 하거나, 고칠 적에 ‘고친다’고 안 하고 ‘혁명’이라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왜 일본스런 한자말 ‘개혁·혁명’을 붙들어야 할까요? 요새는 ‘혁신’ 같은 일본스런 한자말도 꽤 퍼집니다. ‘혁신학교’도 있다지요. 우리말 ‘새·새롭다’는 언제 쓸 생각일까요?


  그러나 ‘개혁·혁명·혁신’ 같은 일본스런 한자말에 붙들린 그들을 탓할 일은 없습니다. 그들은 ‘바꾸다·고치다’가 어떤 뜻이요 쓰임새인지 몰라요. 쉽고 수수한 두 낱말을 언제 어떻게 쓰는가를 제대로 모르기에 이 낱말을 못 쓰거나 안 씁니다. 이리하여 ‘뜯어고치다·갈다·갈아치우다·갈아엎다·뒤엎다·판갈이’ 같은 낱말은 더더구나 못 씁니다. 밑말부터 모르고 마음을 못 기울이니, 밑말에서 가지를 친 여러 우리말은 더더구나 몰라서 못 써요.


  우리말 ‘틈’하고 ‘새(사이)’가 있는데, 두 낱말이 어떻게 닮고 어떻게 다른가를 가려내는 어른을 아직 못 봅니다. 그리고 ‘틈·새’가 비슷하면서 다른 말이면서 ‘틈새’처럼 둘을 붙은 낱말도 있는데, ‘틈·새’에다가 ‘틈새’가 어떻게 다른 낱말인지, 또 ‘틈바구니’는 또 어떻게 다른 낱말인지를 똑똑히 가려서 어린이한테 이야기를 들려줄 줄 아는 어른도 아직 못 봅니다.


  아니, 못 본다고 하는 말은 좀 지나치고요, 집에서 수수하게 살림하던 여느 할머니 아주머니는 이런 낱말을 잘 가누시더군요. 글을 쓰거나 길잡이(교사·교수) 노릇을 하거나 책 많이 읽은 분들만 이처럼 수수한 삶말을 영 몰라요.


  살아가는 길이란 생각하는 길입니다. 우리가 쓰는 모든 낱말은 우리 생각을 고스란히 담습니다. 우리가 쓰는 말글은 좋고 나쁨도 옳고 그름도 없습니다. 그저 우리 생각과 삶을 담아낼 뿐입니다. 자, 생각해 봐요. 어린이한테 어떤 말과 삶과 넋을 물려주고 싶은지요? 아이 앞에서 어떤 말과 삶과 넋을 보여주고 싶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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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7.29. 쥐는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어젯밤에 자다가 쥐가 났습니다. 오늘도 길손집에 깃들어 누웠다가 쥐가 납니다. 이웃고장으로 나와서 돌아다닐 적에는 책집을 다니며 등짐 무게를 키웁니다. 돌아다닐수록 무게를 더하고, 등짐하고 온몸이 땀으로 젖도록 다니노라니 욱씬욱씬 올라오는구나 싶어요. 온갖 이야기에 쓸거리가 머리를 맴돌아도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반듯하게 누워서 파랗게 거미줄을 그립니다. 온몸이 하늘빛이 되도록 추스르고, 온누리에서 가장 튼튼하다는 거미줄 같은 몸으로 피어나자고 생각합니다.


  새벽에 ‘쥐는’이란 이름을 붙여 노래꽃(동시)을 한 자락 썼습니다. 손에 무엇을 쥐느냐에 따라 마음에 다 다르게 하나씩 자라난다는 줄거리를 다루었는데, ‘쥐는’이란 이야기는 “종아리에 쥐”로 이었네 싶군요.


  수원책집하고 부산책집을 찾아가며 어떠한 책을 맞아들이고 어떠한 길을 읽었는가 하고 돌아봅니다. 이 숱한 책이 들려주는 속말에 흐를 숨빛은 앞으로 어떻게 퍼지려나요. 몸에 기운이 새로 솟아서 벌떡 일어설 이튿날 새벽에 부디 반짝반짝 눈을 밝히면서 붓을 쥐자고 읊다가 까무룩 곯아떨어집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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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7.22. 제자리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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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정부)가 떠드는 말을 들으면 어느 하루도 바람이 잘 날이 없습니다. 어릴 적부터 늘 그렇습니다. 천자문을 익힌 뒤 새뜸(신문)을 혼자 읽을 수 있던 열 살 무렵, 문득 어머니한테 “어른들은 왜 신문을 읽어요? 이렇게 재미없고 나쁜 이야기만 가득한데요?” 하고 여쭙니다. 어머니는 “그러게 말이다. 뭘 볼 게 있다고.” 하십니다.


  곰곰이 보면, 나라만 걱정거리하고 두려움을 심으려고 떠들지 않아요. 숱한 글꾼도 글에다가 책으로 갖은 걱정거리하고 두려움을 심어 놓습니다. 갈라치기를 하는 글하고 책이 넘치고, 미워하고 아파하는 이야기가 수두룩합니다. 어느 날 어머니한테 여쭙니다. “어머니, 어머니가 보는 연속극이나 아버지가 읽는 신문이나 똑같지 않아요?” “시끄러. 안 들리잖아.”


  풀꽃나무는 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거미줄에 걸린 잠자리도, 애벌레란 몸을 버리고 나비로 깨어난 이웃도, 하루 내내 노래하는 새도, 그늘을 드리우다가 비를 뿌리는 구름도, 늘 새롭게 삶을 들려줍니다. 그런데 이 같은 이야기가 새뜸이나 책에 나오는 일은 드물어요. 없다시피 하다고 해도 좋습니다. 아이들이 뛰놀면서 활짝 웃으며 터뜨리는 말이 새뜸 한복판에 나오는지요? 땀이 흥건한 채 뛰노는 아이들 모습을 책에 제대로 싣는지요?


  서로 갈라치며 미워하는 이야기가 아닌, 서로 어깨동무하면서 즐거이 살림하면서 사랑을 짓는 이야기를 쓰고 읽고 물려주어야지 싶습니다. 제가 우리말꽃을 쓰는 바탕은 이렇습니다. 어느 낱말을 안 쓰고 어느 낱말을 쓰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생각을 슬기로이 살림하는 사랑으로 가다듬어 아이들이 물려받을 만하도록 우리 어른부터 즐겁고 제대로 쓰고 아로새기자는 뜻입니다. 칠월에는 인천·익산·제주 마을책집을 다녀오면서 책상맡에 머물 틈이 확 줄었습니다. 새로 여미는 낱말책을 돌아보는 틈이 줄어든 셈입니다. 한밤에 차근차근 가다듬다가, 거미줄에 걸려 파닥이는 잠자리 날갯짓 소리를 듣다가, 잠자리하고 거미 둘 사이에 누구를 생각해야 하나 갈팡질팡하다가, 해가 뜨려는 소리를 듣다가, 새벽바람을 느낍니다.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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