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6.11. 책숲뜰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밤 두 시부터 이은 글살림은 이제 접을 때라고 여길 무렵, 고흥군 도의원으로 일하는 이웃님이 “최종규 씨가 폐교에 운영하는 도서관을 살릴 기획안 좀 보내 주시겠어요?” 하고 묻습니다. 지난 물날(수요일)에 매듭지으려 했으나 지난 물날에는 2021년 6월에 선보일 《곁책》 석벌손질(3교)을 마무리하느라 ‘시골 폐교 활용방안 기획서’를 못 썼어요. 이제 집안일을 하고, 오늘몫 앵두를 훑고, 비를 맞으며 매화알을 딸까 했는데, 부랴부랴 ‘책숲뜰’이란 이름으로 시골 폐교를 새롭게 살리는 길을 놓고서 한참 글자락을 꾸밉니다.


  비로소 마치고서 고흥군 도의원 이웃님한테 띄웠어요. 오늘처럼 함박비가 오는 날은 옷을 다 벗고서 마당이나 뒤꼍에서 신나게 비놀이를 하는데, 이 함박비를 그저 노래로만 듣고서 글자락을 꾸미자니 조금 섭섭합니다. 그러나 비는 또 다시 찾아오겠지요.


  책(문화) + 숲(자연) + 뜰(산책·놀이)를 하나로 묶자는 ‘책숲뜰’입니다. 이제 흔하게 쓰는 ‘책마을’ 같은 이름은 굳이 안 써도 좋겠다고 생각해요. 이 이름 ‘책숲뜰’은 아마 대여섯 해 앞서 처음 지어 보았는데, 올해에는 또는 이듬해에는 제대로 꽃피울 수 있을까요? 책숲뜰이란 이름이 꽃피울 수 있다면, 저는 이 이름도 살포시 내려놓고서 또 새롭게 이름을 짓는 길을 걸을 테지요. 저는 부릉이(자가용)를 몰지 않고 뚜벅이로 살아가다가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니, 걷고 달리다 보면 어느새 즐거이 쓸 이름이 새롭게 떠오르곤 합니다.


  손발로 짓는 책이자 숲이자 뜰이라고 생각합니다. 온몸하고 온마음으로 가꾸는 뜰이요 숲이며 책이라고 봅니다. 모든 길은 밑바탕이 사랑이에요.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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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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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6.10. 기본적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아이들이 밥을 짓고 살림을 여러모로 거들기에 바쁠 적에 일손을 크게 덥니다. 이때마다 “고맙구나. 멋져. 아름다워. 맛있어. 사랑해.” 같은 말을 잇달아 들려줍니다. 올여름에 새로 나올 《곁책》을 놓고서 글손질에 왜 이리 품이 많이 들까 하고 돌아보니 ‘곁’이란 이름을 붙여서 책을 이야기하자니 웬만한 낱말책(사전)하고 똑같이 토씨 하나까지 더욱 꼼꼼히 따질밖에 없겠더군요. 그냥저냥 좋구나 싶은 책을 다룰 《곁책》이 아닌, 참으로 곁에 두고서 되읽거나 되새길 만한 책이란 무엇일까 하고 이야기하려니, 읽고서 다시 읽고 또 읽으면서 손질합니다.


  새로 태어날 책을 읽으시면 다들 알 수 있기도 할 텐데, 리영희 님이 남긴 말을 가슴에 새긴다는 사람이 많다지만, 정작 제대로 새기는 사람은 드물지 싶어요. 떠난 어른은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라 했습니다. 아무래도 옛글로 삶을 익힌 분이라 ‘좌우의’를 썼고, 이 땅에서 ‘왼(좌)’이 너무 짓밟힌 길을 바로잡거나 추스르려고 이 말씨를 달았을 텐데, 새는 오른날개뿐 아니라 왼날개가 있어야 납니다. 거꾸로, 왼날개로만 날 새도 없어요. 왼날개 곁에는 오른날개가 있어야지요. 새뿐인가요? 나비하고 벌하고 풀벌레도 매한가지입니다. 왼오른이 ‘똑같’아야 합니다. 왼오른날개 가운데 어느 한쪽이라도 모자라거나 크면 기우뚱하지요.


  어린이한테 들려줄 쉬운 말로 하자면 “두 날개”입니다. 굳이 왼쪽하고 오른쪽을 가를 까닭이 없어요.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아야 합니다. 복판(중도)에 서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기둥이 서야 하고, 뿌리를 내려야지요. 삶이라는 줄기·기둥이 서고, 사랑이라는 뿌리를 내리면서, 생각이라는 머리를 틔우고 눈을 뜰 노릇입니다.


  오늘날 이 나라를 돌아보면 왼쪽·오른쪽은 그저 싸우고 다투고 겨룰 뿐입니다. 어깨동무를 도무지 안 해요. 스스로 왼쪽이라 일컫든 오른쪽이라 내세우든 그 나물에 그 밥으로 보입니다. 왼길이 무엇이고 오른길이 무엇인가조차 제대로 안 배우면서 입(이론)으로만 떠드는구나 싶어요. 더구나 싸움박질을 하더라도 서로 어떤 길을 가는가 살피면서 서로 모자라거나 덜되거나 아쉽거나 얄궂은 대목을 다독이도록 더욱 배워야 할 텐데, 배움길이란 없이 싸움길만 두드러지는구나 싶어요.


  석벌손질(3교)을 마쳐서 출판사에 글꾸러미를 보내면서 새삼스레 생각했습니다. 저는 왼길도 오른길도 못마땅합니다. 그저 ‘두 길’을 고르게 바라보면서 ‘숲길’을 ‘사랑길·살림길’로 짓는 ‘삶길’에 설 생각입니다. 이러다 보니 저를 거북하게(불편하게) 여기는 분이 많아요. 둘레에서 자꾸 “자네, 저쪽 당 사람인가?” 하는데 “저는 이 당도 저 당도 그 당도 아닙니다. 오직 숲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며 꿈꿀 수 있는 사랑이라는 길을 볼 뿐입니다. ‘핵마피아’랑 ‘태양광·풍력마피아’하고 뭐가 다른가요? 두 무리가 하는 짓은 똑같이 막삽질이고, 똑같이 숲하고 바다를 망가뜨리고, 똑같이 마을을 무너뜨리는걸요.” 하고 대꾸해요.


  일본스런 한자말 ‘기본·기초적’하고 ‘기초·기초적’을 2009년에 애벌로 갈무리하고 2016년에 두벌로 갈무리한 뒤 2021년에 세벌째 갈무리했습니다. 이제 거의 끝났나 싶은데, 앞으로 대여섯 해나 일고여덟 해 사이에 더 추스르면 새로 갈무리해 할 수 있습니다. 낱말꾸러미를 붙잡고 보니 별은 어느덧 스러지고 밤새가 자면서 낮새가 하나둘 깨어납니다. 밤새 노래하던 개구리도 이제 잠들려고 합니다.


ㅅㄴㄹ


‘기본적’ 다듬기 : https://blog.naver.com/hbooklove/22076430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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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6.7. 한밤에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어제 작은아이를 뒤에 태우고서 자전거를 네 시간 남짓 달렸습니다. 모처럼 오래 자전거를 탄 작은아이는 “아이구야, 엉덩이야. 집에 가면 엎드려야겠다.” 하고 욉니다. 그렇지만 막상 집에 와서 자리에 엎드리지 않아요. 시끌벅적하던 녹동나루도 아니고, 찻길에서 자동차를 걱정할 일도 없고, 오르막에서 땀을 뻘뻘 내며 올라야 하지도 않다 보니, 집에서 마음껏 뛰고 달리고 놉니다.


  끝없이 놀 줄 아는 아이들을 보면 “넌 그런 놀이힘이 어디에서 샘솟니?” 하고 마음으로 묻습니다. 저도 어릴 적에 놀이힘이 늘 이러했으니 어린이라면 모두 매한가지일 테지요.


  아무튼 엊저녁에는 일찌감치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자리에 누워 등허리를 펴는데, 오래 누워서 몸을 풀었다고 생각했으나 01시에 깹니다. 쏟아지는 별을 올려다보고서 셈틀을 켜고 이모저모 말꽃짓기를 하는데 솔솔 타는 냄새가 나더니 셈틀이 펑 소리를 가볍게 내고는 꺼집니다.


  요 몇 달 사이에 찰칵이(사진기)가 숨을 거두었고, 찰칵이 눈(렌즈)도 숨을 거두었습니다. 설마 셈틀까지 숨을 거둘까요? 그나마 무릎셈틀(노트북)이 있으니 한밤에 뒷손질(a/s)을 여쭙는 글을 남깁니다. 제 책상셈틀은 2013년에 언니가 장만해 주었습니다. 지난 여덟 해 사이에 쌓은 글이며 사진이 수북하니 셈틀이 버겁다고 소리낼 만합니다. 이제 셈틀까지 새로 장만해야 할까요.


  집(고흥 도화면 신호리)부터 녹동나루까지는 27킬로미터 남짓입니다. 자전거로 다녀오는 길에 풍남 등성이에서 멍석딸기를 보았어요. 여느 들딸기는 5월이 한창이요 멍석딸기는 이다음 6월이 한창입니다. 이다음에는 산딸나무 열매가 한창을 맞이하고요. 작은아이하고 멍석딸기를 훑으면서 ‘멍·석’이란 이름을 새삼스레 혀에 얹었습니다. ‘멀구슬나무’에서 ‘멀’도 매한가지인데, ‘머·마’로 잇닿는 이 이름은 ‘멍·망’으로 잇닿고, ‘망울·멍울’처럼 동글동글(둥글둥글)한 결을 나타냅니다. 작은아이한테는 슬며시 이름을 바꾸어 말했습니다. “이 망울딸기 어때?” “단맛만 말고 신맛도 나는데?” “그래, 들이며 숲에서 나는 아이는 단맛만 주지 않아. 우리한테는 단맛만 들어와야 하지 않거든. 살짝 시큼한, 새콤한 이 맛에 단맛이 감돌아서 들딸기가 즐겁지.” ‘망울딸기’가 뭐냐고 누가 묻는다면 “전라도 고흥에서 살아가는 시골돌이가 가리키는 사투리입니다.” 하고 말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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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6.4. 씨날틀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며칠 앞서 ‘십자가’라는 한자말하고 ‘씨줄날줄·가로세로’를 놓고서 곁님하고 한참 이야기했습니다. 우리말에서 ‘씨실·날실’하고 ‘가로(가다)·세로(서다)’하고 어떻게 얽히는가를 풀면서 ‘십자·십자가’라는 한자말도 풀어낼 실마리가 나오겠다고 여겼다가 잊었어요. 이러다가 오늘 아침 ‘십자말풀이’를 손보면서, “그렇지, 요새는 다들 ‘가로세로 낱말풀이’라 하지, 누가 ‘십자말풀이’라 하나?” 싶더군요.


  말이 길다면 ‘가로세로풀이’라 하면 됩니다. ‘씨줄날줄풀이’이기도 하니, 더 줄여 ‘씨날풀이’라 할 만하고 ‘바둑말풀이’라 해도 어울려요. 그러니 십자가란 ‘씨날틀’인 셈입니다.


  일본 한자말에 익숙한 틀대로 사는 분한테는 ‘비상사태·비상시국’이나 ‘이상사태·이상상태’가 아무렇지 않겠으나 어린이한테는 도무지 뭔 소리인지 알 길이 없을 뿐더러 부질없어요. ‘큰일’이요 ‘벼락’이며 ‘빨간불’이라고 쉽게 풀어내면 좋겠지요. 이러면서 ‘산파·산실’하고 두 가지 ‘경계’를 손질하는 실마리를 한 올씩 풉니다. 그리고 ‘식전’이라는 낡은 말씨는 ‘새벽·아침’이나 ‘이른·미리·먼저·-부터’로 풀면 참으로 쉽고 부드럽네 싶어요. 어느 책을 읽다가 ‘식전주’란 말이 나오던데 이때에는 ‘입가심술’이라 하면 됩니다.


  모든 말은 생각에서 오는 터라, 생각을 꾸준히 한다면 누구나 즐겁고 쉽고 사랑스레 말을 하고 글을 쓸 만합니다. 생각을 안 하거나 쳇바퀴에 가둔다면 새말이나 새글이 태어나지 않아요. 모름지기 어린이 눈으로 보고 아이 눈빛으로 생각하면서, 여기에 어른이라는 슬기로운 철빛을 담아내면 누구나 즐거이 오늘 하루를 말꽃을 피우겠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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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6.3. 논리 이론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어제 모처럼 뒷골짝에 다녀왔습니다. 아이들이 부쩍 크면서 함께 자전거를 타기에 만만하지 않은데, 뒷골짝 찬물에 발을 담그려고 가볍게 숲길을 사락사락 헤쳤습니다. 몇 해 앞서 ‘숲’이란 이름을 붙여 노래꽃(동시)을 쓴 적이 있으나 새삼스레 숲을 다시 노래하고 싶더군요. 다만 예전에 누린 숲하고 오늘 맞이하는 숲은 다르니 ‘숲에서’처럼 토씨를 덧달아서 쓸 생각입니다. 글이름을 붙이고서 죽 이어서 쓰려다가 우체국 마감이 닥쳤고 해가 기울려고도 해서 이다음으로 넘겼어요.


  며칠 동안 ‘노하우’를 풀려다가 미루었는데, 이러면서 ‘밀다’라는 낱말을 놓고서 노래꽃을 써냈습니다. ‘미루다·밀다·미리·믿다·미닫이’가 말밑이 같구나 싶어요. 아마 ‘밑’도 ‘미’가 뿌리이면서 얽히는 실마리가 있겠지요. 이러다가 오늘 ‘논리·논리적·논리정연’으로 이어가는 일본말씨를 추스르는데, ‘논리’를 뒤집은 ‘이론·이론적’을 거의 똑같이 쓰는구나 싶더군요. 더구나 이 말씨는 “참 논리적이구나”나 “듣고 보니 이론적이로군” 같은 자리로도 뻗어요. 이때에는 ‘좋다·훌륭하다’를 써야 알맞을 텐데, 우리말이 설 자리를 차츰 잃는 셈입니다.


  새벽부터 오는 비는 여름들을 촉촉히 적십니다. 비는 오는데 바깥은 환합니다. 비구름이 새하얗습니다. 비가 줄줄이 오는데 개구리는 조용합니다. 멧새도 조용합니다. 마을고양이도 조용합니다. 이 시골에서 오가는 부릉이(자동차)도 없다시피 합니다. 책숲 꽃종이(소식지)를 나름일꾼(택배기사)이 부려 놓고 가셨는데, 이분이 드나든 소리조차 못 들을 만큼 온통 빗소리입니다. 오늘은 열네 살 푸른씨가 국을 끓입니다. 부엌일을 맡아 주어 고맙구나.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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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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