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도서관


 짝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2020.5.20.)

 ―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곁님이 떠서 건네는 뜨개살림을 바라보다가 생각합니다. 우리는 으레 신이나 버선이나 옷이나 이모저모 ‘짝’을 맞추어야 한다고 여기는데, ‘짝짝이’여도 어울립니다. 굳이 갇은 꼴이지 않아도 됩니다. 왼짝하고 오른짝이 달라도 좋아요. 왼신하고 오른신을 달리 신어도 이뻐요. 꼭 똑같아야 하지 않습니다. ‘짝’이라는 낱말은 어우러지면서 즐거운 사이인 ‘짝꿍·짝지’를 가리키기도 하지만, ‘짝’을 겹친 ‘짝짝이’라 하면 다른 모습을 가리켜요. 재미나지요. 웬만한 말씨는 겹으로 붙일 적에 힘줌말이 되는데 ‘짝짝이’만큼은 힘줌말이 아닌 다른 말이 되거든요. 가만히 생각하면 “제 짝을 찾는다”고 할 적에 ‘짝’은 ‘우리’란 낱말처럼 ‘나’를 아우르면서 ‘나하고 다른 하나’를 가리킵니다. ㅅㄴㄹ





* 새로운 한국말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한국말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알라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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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도서관


 마을책집 꽃종이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2020.5.28.)

 ―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마을책집 꽃종이”를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철수와영희 출판사에 여쭈어 그림 넉 자락으로 a4 크기로 네 가지 꽃종이를 1000씩 찍습니다. 앞쪽은 그림하고 네 가지 토막말을 담고, 뒤쪽은 그동안 쓴 ‘마을에서 책을 즐기는 길’하고 얽힌 글을 담습니다. 그림 넉 자락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에서 뽑았기에, 그림 밑에 이 대목을 밝혔습니다. 유월 첫머리부터 이 꽃종이를 책숲 이웃님을 비롯해서, 여러 마을책집이며 도서관에 보내려고 합니다. “마을책집 꽃종이”를 받고 싶은 분이 있으면 쪽글로 얘기해 주세요. ㅅㄴㄹ


모든 책은 숲에서 왔어요

모든 책은 마을에 있어요

마을책집에서 책을 만나요

마을책숲에서 푸르게 꿈꿔요


책빛

책집마실을 하면서 조용히 책읽기에 사로잡히면, 책에 깃든 빛을 누릴 수 있어요. 책집마실을 하지 않더라도, 누가 건넨 책이거나 빌린 책을 가슴으로 따사로이 보듬으면서 천천히 펼쳐 빠져들면, 책에 서린 빛을 느낄 수 있어요. 책빛은 도시 한복판 전철길이나 버스길에서도 누려요. 책빛에 사로잡히면 제아무리 시끄러운 소리도 어수선한 모습도 우리 눈과 귀 둘레에서 사라져요. 책빛은 시골 숲에서도 느껴요. 책빛에 둘러싸이면 맑은 바람과 냇물과 새소리가 온통 스며들어요. 책빛이란 삶빛입니다. 삶을 아름답게 누리는 빛이 삶빛인데, 책빛이란 책을 아름답게 누리는 빛입니다. 삶을 아름답게 누리고 싶어 아름다운 책 하나 만나서 찬찬히 읽듯, 삶을 아름답게 밝히고 싶어 아름다운 책 하나 읽으면서 생각과 마음을 북돋웁니다. 가까운 마을책집으로 가요. 조그마한 책꽂이 앞에 조용히 쪼그려앉아요. 나를 부르는 빛소리가 어디에 있는지 천천히 살펴요. 책을 하나하나 손으로 만지면서, 숲에서 찾아온 푸른 숨결이 우리 가슴을 톡톡 건드리는 이야기를 읽어요. 2013.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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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단체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2020.5.25.)

 ―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아무리 학교에서 급식을 잘 차려서 주더라도 아이들은 집에서 밥을 먹습니다. 일요일에 학교를 나오지 않을 뿐 아니라, 아침하고 저녁은 집에서 보낼 테니까요. 밥차림을 남이 해줄 수 없어요. 때로는 이웃 손길을 받으며 한 끼니를 누린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밥살림을 가꿀 줄 알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옷은? 집은? 밥짓기에 앞서 논밭일은? 나물은? 짐승을 잡아서 고기로 삼는 길은? 고기 손질뿐 아니라 양념을 장만하는 일이며, 설거지이며 집안 치우기는? 살을 섞는 놀이를 넘어 아이를 낳아 돌보는 길은? 책을 놓고 말하자면, 돈으로 아름답거나 재미나거나 훌륭한 책만 사서 읽으면 될까요? 남이 지어 놓은 이야기만 누리면 그만일까요? 우리 스스로 우리 삶을 우리 이야기로 갈무리하거나 쓰지 않아도 될까요? 모두 전문가 손에 맡기고, 우리도 한두 가지만 할 줄 아는 전문가로 살아야 할까요? 행정·정치하고 시민단체·군대는 모두 닮은꼴이라고 느낍니다. 다들 위아래로 틀을 가르고 전문가 얼개로 흐릅니다. ‘사전 짓는 책숲’이 시민단체로 이름을 안 올리고, 지자체나 나라 뒷배를 받지 않고, 스스로 일해서 버는 돈이랑 개미 이웃님 이바지돈을 모두어 책숲을 가꾸는 길도, 곰곰이 보자면 시민단체가 안 되려고 하는 살림이지 싶습니다. 전문가나 직업운동가는 왜 있어야 할까요? 살림꾼이며 심부름꾼이 있으면 될 노릇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두 가지에 사로잡힌 사람이 아닌, 스스로 삶을 사랑하며 상냥하게 가꾸는 슬기로운 사람이어야지 싶어요.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이 아닌, 아이하고 어깨동무하면서 뛰노는 착한 사람이어야지 싶습니다. 사름벼리 어린이가 밤에 별빛을 사진으로 찍고 싶다 하지만 구름이 잔뜩 끼어서 서운해 합니다. 산들보라 어린이가 아버지랑 낫으로 풀을 베어 들딸기를 훑었습니다. 책숲 둘레 풀을 베면서 고라니가 자는 자리를 보았습니다. 여름이 무르익으면 올해에도 꿩이 알을 낳은 자리도 찾으려나요. 틀을 세우면 모두 메마르면서 망가집니다. 길을 닦으면 모두 사랑으로 갑니다. 그뿐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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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찾아내다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2020.5.18.)

 ―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지난해 가을부터 살림돈이 바닥을 쳤습니다. 틈틈이 형한테서 살림돈을 빌려서 지냅니다. ‘아직 긁지 못한 필름을 스캐너로 긁기’를 할 ‘필름스캐너’를 다시 장만하지 못합니다. 필름스캐너보다 집살림 꾸리기를 앞에 놓았습니다. 문득 생각해 보면, 넉 달쯤 책을 한 자락도 안 산다면 새 필름스캐너를 장만할 목돈이 됩니다. 그만큼 필름스캐너는 값이 셉니다. 필름스캐너가 있다면야 ‘필름을 언제라도 새로 긁어서 파일로 옮길’ 만한데, 이러지를 못하지요. 2001년 여름에 찍은 사진 한 칸이 있는데, 필름스캐너가 숨을 다하기 앞서 이 필름을 틀림없이 새로 긁어 놓았으나, 셈틀 어디로 숨었는지 영 찾아내지 못했어요. 어떡해야 하느냐를 놓고 보름 남짓 망설이고 헤매는데, 갑자기 ‘설마?’ 하는 생각이 들면서, 여태 안 뒤진, 셈틀 어느 사진칸을 슬쩍 여니, 감쪽같이 이곳에 그 사진이 숨었더군요. 여태 찍은 아름답다고 여기는 ‘헌책집에서 책을 읽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수두룩하기는 하지만, 꼭 찾아내어 쓰고 싶은 사진이 따로 있어요.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으로 일하던 어느 날, 심부름을 맡아 주던 일벗이며 출판사 사장님하고 기획위원 어른 두 분하고 서울역 언저리 〈서울북마트〉로 다같이 책마실을 나온 적 있는데, 그때 얼핏 찍은 사진입니다. 지난날 같이 일하던 벗님한테 베푼 마음빛인 사진이랄까요. 제 투덜질을 고스란히 받아들여 준 일벗은 어디에선가 오늘 하루 즐겁게 살림꽃을 지피기를 바라 마지 않습니다. ‘물결치는 책읽기’ 사진은 이때 뒤로 더 찍어 보려고 했는데, 이 사진만큼 찌릿 울리는 사진은 도무지 다시 찍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진을 놓고 늘 이 말을 해요. “사진은 구도를 완벽하게 맞춘다고 해서 찍을 수 있지 않더군요. 똑같은 구도를 빈틈없이 맞추어서 새로 찍더라도 숨결이 깃들지는 않더군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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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길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20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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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6일에 서울마실을 하고서 이튿날 고흥으로 돌아갈까 했습니다. 작은아이가 곁님 손전화로 ‘쉬엄쉬엄 오라’고 하기에 하루를 느긋하게 다니며 다리를 쉬자고 여겼으며, 익산으로 건너가 익산 마을책집을 들러서 하루를 묵습니다. 이튿날 아침 일찍 기차로 전주로 건너가서 전주 마을책집을 거쳐서 고흥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그만 전주 마을책집 지기님하고 이야기하면서 고흥으로 돌아갈 때를 넘어섰고 하루를 묵습니다. 예전에는 몸에서 ‘좀 힘든데 쉬면서 하면 안 될까?’ 하고 말을 걸어도 귓등으로 흘렸다만, 요새는 몸에서 ‘서둘러 다니지 말고 넉넉히 흐르면 어떨까?’ 하고 말을 걸 적마다 ‘맞구나. 그렇지. 빨리 살다 빨리 죽을 생각이 아니잖아? 삶을 지어서 살림을 누리고 사랑을 심을 마음이잖아?’ 하고 돌아봅니다. 다녀오거나 돌아오는 길이란, 살아오는 걸음이면서 찾아오는 바람입니다. 이 바람결에 동시를 아홉 자락쯤 얹고서야 보금자리로 돌아갑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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