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4.3.7. 《월간 토마토》 200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대전에서 살아가는 이웃님이 선보이는 달책 《월간 토마토》가 200걸음을 맞이했습니다. 기릴 일입니다. 앞으로 500걸음으로 느긋느긋 새록새록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첫걸음을 내던 무렵부터 알기는 했으나, 받아보기(정기구독)를 한 지는 몇 해 안 됩니다. 달책 하나 건사할 살림이 못된다고 여겨 미루었는데, 다른 달책 하나를 끊고서 《월간 토마토》를 받기로 했어요.


  한참 이 달책을 받던 어느 날 ‘우리 나름대로 새말 지어서 즐겁게 쓰기’를 단출히 여미어서 띄워 보았습니다. 재미있다고 여겨 주어서, 2024년 3월까지 열 꼭지째 이어싣습니다. 얼결에 200걸음 꾸러미 한켠에 제 글자락도 깃듭니다.


  인천에서 나고자랐고, 전라남도에 뿌리를 내리지만, 정작 인천이나 전라도 어느 달책에도 글을 안 싣습니다. 인천이나 전라도에서 글을 써 달라고 여쭌 일조차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거의 없습니다. 쉰 해쯤 살면서 돌아보노라니, 어느 고장에나 ‘돌라먹기·끼리끼리’라는 담벼락이 아주 높더군요. 아이들을 도맡아 돌보면서 조용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쓰는 글을 받으려는 곳(신문사·잡지사)은 거의 없거나 아예 없는 셈입니다. 이따금 고흥읍 나래터에 가서 〈광주일보〉랑 〈무등일보〉를 뒤적이는데, 그야말로 ‘그 나물에 그 밥’이라 할 만큼 ‘우덜끼리’가 대단합니다.


  낱말책을 여미는 하루이기에, ‘말에 담는 마음을 이루는 삶을 사랑으로 짓는 살림’을 늘 되새깁니다. ‘말·마음·삶·사랑·살림’에다가 ‘숲·별’에다가 ‘해바람비·풀꽃나무’를 노상 돌아봅니다. 이른바 끈(석사학위·박사학위)을 붙들 마음이 없고, 종이(자격증)를 쥘 마음이 없습니다. 온누리 모든 어린이가 말을 마음으로 빛내는 씨앗을 일구는 징검다리를 잇는 몫을 하자고 생각합니다.


  오늘밤이나 이튿날 새벽까지는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두벌글을 마저 손보려고 합니다. 꽤 많이 고쳤고 다듬고 보태었습니다. 통째로 새로쓰기를 했다고 여길 만합니다. 지난해 첫봄에 펴냄터로 넘긴 꾸러미이니, 한 해 사이에 새로 익힌 말살림을 속속들이 보태느라 품을 훅 들입니다.


  두끼째 밥을 먹고 살짝 쉰 뒤에, 또 등허리도 좀 편 다음에, 마저 힘써야지요.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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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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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4.3.3. 끝없이 글손질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곧 태어날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은, 다른 이름으로 들자면 ‘국어 어원사전’입니다. 이웃님이 낱말을 찾아보기에 수월하도록 낱말모둠을 추스르는데, 닷새째에 이르러 369쪽까지 옵니다. 765쪽까지 아직 한참 멀었습니다. 낱말모둠을 추스르면서 밑글에서 빠지거나 살짝 모자란 대목을 손질합니다. 지난해에 펴냄터에 글꾸러미를 보낸 뒤로 더 알아내거나 찾아낸 대목을 보태기도 합니다.


  자리에 앉아서 한참 갈무리하노라면 어느새 하루가 훌쩍 지나갑니다. 이제 밥을 차려서 아이들을 불러야지, 이제 저녁맞이를 해야지, 이제 저잣마실을 다녀와야지, 이제 나래터에도 다녀와야지, 이제 등허리를 펴야지, 이제 눈 좀 비비고 숨을 돌려야지, 이제 빨래를 해야지, 이제 다 마른 옷을 걷어서 개야지, 이제 아이들하고 이야기꽃을 펴야지, …… 하면서 끝없이 글손질을 합니다.


  살짝 짬을 내서 ‘찬무대·더운무대·우대·아래대’하고 얽힌 ‘대’라든지, ‘데다·데치다·데불다·데리다·더·덥다·덮다’하고 얽힌 ‘데’를 둘러싼 말밑풀이를 하고 싶지만, 이 일을 하다가는 글손질을 너무 미룰 듯싶습니다. 낮밥을 차려서 작은아이를 먹이고 저도 몇 술을 뜨고 보니 졸립니다. 새삼스레 쉬고서 다시 기지개를 켜자고 생각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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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숲하루 2024.2.28. 종이새뜸을 읽다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다시 낱말꾸러미를 추스릅니다. 올해 2월에 태어난 《우리말꽃》에도 책끝에 낱말꾸러미를 붙이려고 샅샅이 되읽었고, 3월∼4월에 태어날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에 실을 낱말꾸러미를 헤아리며 또 샅샅이 되읽습니다. 한참 읽고 갈무리하노라면 하루가 훌쩍 지납니다. 집안일도 하고, 여러 살림도 보듬어야 하기에, 셈틀을 쉬고서 이리저리 움직입니다.


  아직 끝이 먼 《손질말 꾸러미》도 나란히 추스르는데, 며칠 사이에 ‘본격적·지속적·근본적’을 다시 손질했고, ‘전문적’을 새로 손질합니다. ‘열대우림’은 ‘더운숲·더운비숲’으로 옮길 만하다면, ‘찬숲·추운숲’도 나란히 있을 테지요. 문득 살피니 ‘한대림·냉대림’처럼 일본스런 한자로만 엮는 듯싶어요.


  일본말씨 ‘문답무용’을 고치는 길을 살핍니다. 망나니 이승만이 퍼뜨린 ‘사사오입’이란 낡은 말씨를 고치는 길도 짚습니다. ‘자유·민주’는 어떤 나라지기나 우두머리가 지켜주지 않았습니다. 사람들 스스로 날개를 펴고 마음눈을 틔우면서 스스로 피어난 삶길이요 살림터입니다.


  우리는 왼날개랑 오른날개를 나란히 펴야 날 수 있어요. 왼발하고 오른발을 갈마들어야 걸을 수 있고, 왼손하고 오른손을 함께 써야 빚고 짓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돌아보면, 어쩐지 왼날개도 오른날개도 없는 듯싶어요. 입으로는 왼켠이라느니 오른켠이라느니 읊지만, 이쪽도 저쪽도 왼오른이 아닌 힘켠이나 돈켠이나 이름켠일 뿐이로구나 싶습니다. 참말로 우리나라에는 왼오른이 아직 서지 않았어요. 힘·돈·이름을 붙들거나 거머쥐면서 담벼락을 쌓는 끼리질이 판칠 뿐입니다.


  서울 이웃님 한 분이 종이새뜸 〈한겨레〉를 찾아내어 보내주었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이제 더는 종이새뜸을 못 사는구나 싶었는데, 아직 살아남은 종이를 챙겨주었어요.


  말넋삶을 추스른 《우리말꽃》을 조그마니 알리는 글자락을 읽어 봅니다. 옆에는 서울 마을책집 〈소요서가〉를 들려주는 글이 있습니다. 엊그제는 주시경 님이 쓴 《국어문법》을 새로 읽었습니다. 놀라운 일은 아닐 테지만, 우리는 누구나 ‘한글’이라는 우리글을 쓰면서도 막상 주시경 님이 남는 글이나 책을 건사한 사람은 거의 없다시피 하고, 읽지도 않고, 찾아보지도 않고, 알려고도 않습니다. 훈민정음에서 사라진 글씨가 왜 사라졌는지 생각하지 못 하는 사람이 수두룩합니다. 1900년 앞뒤로 주시경 님이 갈무리한 우리말결(국어문법)은, 우리 말소리를 우리 글씨로 담는 길을 처음 세웠다고 할 수 있습니다. 훈민정음은 ‘우리 말소리’를 담는 그릇이 아니었으나, 이 대목을 읽어내는 이웃님이 앞으로는 하나둘 나타날 수 있겠지요.


  예전에 한문과 중국말만 쓰던 힘바치·글바치·돈바치는 우리말을 몰랐습니다. 오늘날 일본말씨와 옮김말씨(번역체)에 물든 글바치·이름바치·힘바치는 우리말을 모릅니다. 예나 이제나 말을 모르는 사람은 마음을 모릅니다. 옛날이건 오늘날이건 말을 알고 스스로 짓는 사람은, 마음을 스스로 가꾸고 펴면서 사랑하는 살림살이를 손수 지으면서 베푸고 나누는 하루를 즐겁게 누립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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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숲하루 2024.2.19. 잎샘비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아침까지 잎샘비가 시원하게 내렸습니다. 쉬잖고 땅을 녹이고, 바람을 신나게 일으키더군요. 잎이 샘솟도록 북돋우는 끝겨울비를 뿌린 구름이 걷히면 하늘은 눈부시도록 파랗게 열립니다. 얼핏설핏 방긋거리는 해를 지켜봅니다. 비 그친 낮에 빨래를 하고, 멧새가 들려주는 노래를 듣습니다.


  그리고 철수와영희에서 보낸 애벌판을 받았으니, 기쁘게 추스를 일입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을 2024년에 선보일 수 있습니다. 애벌판을 다독여 두벌판을 거치고 석벌판쯤 이르면 겉그림이 나올 테고, 아마 한봄 언저리에 태어나겠지요.


  일손을 여미기 앞서 밀린 글자락을 추스릅니다. 예전에 손본 ‘관하다·근본적’이라는 일본말씨를 다시 하나씩 짚으면서 손보고, ‘사회주의’라는 일본스런 한자말도 우리 나름대로 풀어내는 길을 헤아립니다. 둘레에서 그냥그냥 쓰는 말을 그저 따라서 써도 나쁘지는 않으나, 앞으로 이 땅을 가꾸며 살아갈 아이들한테 물려줄 말이라면 처음부터 새롭게 풀고 엮고 지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라가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하는 쳇바퀴에 아이들이 갇히지 않기를 바란다면, 아니 누구나 ‘나’ 스스로 마음을 일으켜서 하루를 짓는 길을 아이어른 누구나 펴기를 바란다면, 말부터 새롭게 가꿀 노릇입니다. 말이 갇히니 마음이 갇히고, 말을 틔우니 마음을 틔웁니다.


  익숙하다고 여기는 말씨를 내려놓고서, 새롭게 익힐 말씨를 헤아리기에 비로소 어른입니다. 이슬떨이로 살림을 하니 어른이요, 길잡이로 먼저 스스럼없이 새말을 새마음으로 품으니 어른이에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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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숲하루 2024.2.14. 꽃은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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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여겨볼 일이란 무엇일까 하고 돌아보면, 바로 ‘나’입니다. 저는 저를 볼 일이고, 이웃님은 이웃님 스스로를 볼 일입니다. 나뭇가지에 앉은 새는 나무나 사람들이 아니라, ‘새인 나’를 볼 일입니다. 땅을 파는 지렁이는 땅도 풀뿌리도 아닌 ‘지렁이인 나’를 볼 일입니다.


  우리가 저마다 나를 바라보는 일은 ‘나보기’입니다. ‘나보기 = 나사랑’으로 잇는데, 한자로 적는 ‘개인주의·이기주의’하고 다릅니다. 한자말 ‘개인주의·이기주의 = 내 밥그릇’을 가리킵니다.


  밥그릇이 아닌 넋을 바라보는 길을 익힐 적에 비로소 사람답게 서서 사랑을 짓는 살림길을 일굽니다. 넋이 아닌 밥그릇을 바라보느라 길들기에 어느새 사람빛을 잃고 사랑도 등진 채 울타리를 쌓고서 끼리끼리 놉니다. 무엇이 ‘나보기·나사랑’이고, 어느 때에 ‘밥그릇 챙기기’인지 스스로 가려낼 줄 안다면, 누구나 어른입니다. 나를 볼 줄 모르고 밥그릇을 붙잡는다면 철없습니다.


  철이 드는 사람이 첫걸음을 내딛습니다. 철이 없는 사람은 처음도 끝도 모릅니다. 철이 들기에, 겨울 끝과 봄 첫머리를 읽습니다. 철이 안 들기에, 이 겨울 끝자락에 깨어난 개구리가 진작부터 밤마다 노래하는 줄 아직 못 알아챕니다.


  꽃은 철을 읽으면서 핍니다. 사람도 누구나 꽃이니, 철이 드는 때에 환하게 흐드러지면서 흐뭇하게 웃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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