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왜나무 (사진책도서관 2015.9.27.)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도서관 어귀에 커다란 아왜나무가 한 그루 있다. 이만큼 커다란 아왜나무를 한국에서 보기는 쉽지 않으리라 느낀다. 깊은 숲속이 아니라면 사람들한테 시달리고, 깊은 숲속이어도 솎아내기라든지 조림사업 같은 이름으로 나무가 시달리기 때문이다.


  도서관 어귀에 있는 커다란 나무가 요 한 해 사이에 크게 시달린다. 뿌리가 뽑히거나 줄기가 잘린 나무가 매우 많다. 아왜나무도 크게 시달렸다. 뿌리 언저리 줄기 쪽에도 가지가 우거지고 잎도 많이 다는 아왜나무인데, 섣부른 가지치기를 해 놓는 바람에 나무가 다 죽으려고 한다.


  그렇지만 아래쪽에서 천천히 새 줄기가 오르려 한다. 아왜나무는 아프고 힘들지만 씩씩하게 새 숨결을 올리려 한다. 네 철 푸른 나무로서 힘을 내고, 언제나 푸른 나무로서 기운을 낸다.


  아왜나무는 누가 처음에 이곳에 심었을까. 쉰 살쯤 된 아왜나무일까. 이 나무가 앞으로 백 살도 살고 이백 살도 산다면 어떤 모습이 될까. 오백 살이나 천 살 아왜나무로 이 자리에서 우람하게 설 수 있기를 빈다. 나도 이 아왜나무와 함께 오백 해나 천 해를 잇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서리는 책을 이 시골자락에서 아이들하고 기쁘게 써서 우리 서재도서관에 건사하자고, 또 우리 이웃님들이 쓰고 엮은 아름다운 책들을 우리 서재도서관에 고이 간수하자고 새삼스레 다짐해 본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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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누리는 책이란 (사진책도서관 2015.9.28.)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나는 신문을 읽지 않는다. 신문을 읽어서 내 삶이나 넋이나 말에 이바지를 하는 일이란 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다만 신문종이는 모은다. 신문종이를 옷장이나 책장에 놓으면 좀이 덜 슬거나 안 슨다. 신문종이에서 배어나오는 여러 냄새를 벌레가 매우 싫어하니까. 그리고, 시골에서는 불쏘시개라든지 여러 곳에 신문종이를 쓴다.


  신문을 읽지 않는 까닭이라고 한다면, 신문을 아이들한테 물려줄 만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나 경제나 스포츠나 연예인이나 주식 이야기만 가득한데다가 온통 광고투성이인 신문을 왜 아이들한테 물려주겠는가? 이런 신문을 아이들한테 물려준들 무엇이 도움이 될까?


  신문이 사람들한테 이바지를 할 만하다면, 신문에 실리는 모든 글은 해마다 알뜰히 그러모아서 새로운 책으로 엮으리라 본다. 그러나, 신문에 실리는 글 가운데 책으로 엮는 글은 매우 적을 뿐 아니라, 목숨줄조차 아주 짧다. 신문에 글을 쓰는 사람 가운데 그 글을 나중에 차곡차곡 모아서 책으로 엮겠노라 하고 생각하는 사람조차 아주 적으리라 본다. 어쩌면 아예 없을는지 모른다.


  함께 누릴 만한 책이란 두고두고 물려줄 만한 책이다. 아이하고 함께 읽거나 누릴 책이란 내가 우리 아이한테 물려줄 만한 책일 뿐 아니라, 우리 아이가 나한테서 물려받은 뒤에 먼 뒷날에 저희 아이한테도 물려줄 만한 책이다.


  날마다 새로 나오는 신문이 신문다우려면, 날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실어서 사람들한테 새로운 생각을 북돋울 수 있어야 한다. 하루만 지나면 쓰레기가 되는 정보나 지식이 아니라, 하루 동안 새로운 숨결이 흐르도록 이끄는 이야기를 담아야 비로소 신문이다. 이 같은 신문이 한국에 있는가?


  어떤 책이든 스무 해 뒤에 다시 읽을 만할 때에 비로소 ‘책’이라고 느낀다. 고작 스무 해 목숨줄조차 잇지 못한다면 ‘책’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없다고 느낀다. 스무 해마다 새로운 숨결이 흘러서 환하게 빛날 만한 이야기를 담아야 참말 ‘책’이지.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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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정 핑크 (사진책도서관 2015.9.22.)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책순이인 큰아이는 새로운 만화책을 읽고 싶다. 그렇지만 큰아이한테 보여줄 만한 마땅한 만화책은 좀처럼 눈에 뜨이지 않는다. 이때에 큰아이한테 줄 수 있는 가장 멋진 만화책이라면 우리가 손수 그려서 빚는 만화책이다. 다른 분들이 빚은 아름다운 만화책을 기다리기 앞서 우리가 천천히 새롭게 이야기를 짜서 그릴 수 있다. 굳이 다른 만화책을 바라야 하겠는가. 큰아이가 곧잘 스스로 만화책을 지어내듯이, 큰아이하고 함께 만화책을 그리자고 얘기할 만하다. 이리하여 큰아이하고 어떤 만화를 그리면 재미있고 즐거울까 하고 생각을 기울이기로 한다.


  우리 도서관에 있는 만화책을 휘 둘러본다. 이 만화도 저 만화도 꼭 걸리는 곳이 있다. 《피아노의 숲》을 보여주고 싶으나 아직 안 된다. 이 만화책에는 앞자락 권수에서 ‘창녀 어머니’라는 대목이 너무 자주 나오고, 아이들이 아주 거친 말을 주고받으면서 주먹으로 치고받는 이야기도 너무 자주 나온다. 만화 독자를 헤아려서 이런 ‘요소’를 넣었을 테지만, 아무래도 좀 지나치다. 《노다메 칸타빌레》 같은 만화책도 ‘피아노 연주’보다는 엉뚱한 ‘연애질(?)’에 지나치게 기울어진다. 한국 만화는 너무 어두컴컴하거나 또 너무 연애질에 기울어지거나 하면서 따분하다. 《젤리 장수 다로》는 이럭저럭 괜찮지만, 또 죽이고 죽는 대목이 너무 쉽게 튀어나온다.


  이런저런 대목을 따지면 《우주소년 아톰》도 늘 싸우고 죽이고 괴롭히고 치고받는다. 그런데, 《우주소년 아톰》하고 다른 만화는 참으로 ‘다르다’고 느낀다. 서로 무엇이 다를까? 서로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하는 만화일까? ‘재미’와 ‘장치’와 ‘요소’를 뛰어넘어서, ‘이야기’를 빚어서 들려주려고 하는 얼거리를 더 헤아리면서, 재미도 장치도 요소도 굳이 끌어들이지 않고 이야기를 빛내는 만화를 그릴 수 없는가. 그리고 거의 모든 어린이 만화와 청소년 만화가 ‘학교라는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거의 모든 만화가 ‘학교 다니는 아이들 언저리’에서 이야기가 흐른다. 학교라는 ‘요소’와 ‘소재’에서 홀가분하기가 그렇게 어려울까? 학교에 다니는 청소년과 어린이가 독자라 하더라도 ‘학교 아닌 곳’에서 펼치는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지 않을까? 이를테면, 로알드 달 어린이문학은 굳이 ‘학교’에서 이야기를 펼치지 않는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만화로 빚을 만한 한국 작가는 있을까?


  이래저래 한숨만 나와서 《요정 핑크》를 보라고 큰아이한테 건넨다. 하루에 한 권씩. 거의 이모 나이만 한 만화책인 《요정 핑크》이다. 아버지가 어릴 적부터 몹시 아끼면서 보던 만화책이다. 그러고 보면, 나는 어릴 적에 《요정 핑크》 같은 만화책을 모으면서 ‘나중에 내가 어른이 되어 아이를 낳으면 물려주고 싶은 만화책’을 생각해 보기도 했다. 아쉽게도 그만 한 작품은 몹시 드물지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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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사고가 난 9월 2일 이야기를 이제서야 차분히 돌아보면서 적는다.

9월 2일 도서관일기를 오늘에서야 겨우 쓴다.

9월 17일 11시 50분에 라디오 방송이 나왔는데

내 목소리를 차마 내가 듣기는 어렵다.

방송 일을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그 일을 할 수 있을까?

그러고 보면,

글을 쓰는 나는

내 글이 실린 책을 들여다보는 일이 처음에 무척 낯설고 힘들었다.

이제는 아무렇지 않지만, 아니, 그래도 내 책을 내가 읽을 적에

두근두근 설레지만,

내 목소리를 다른 곳에 녹음된 소리로 듣는 일은

아주 낯설고 아득하다.


..


 라디오방송 취재 (사진책도서관 2015.9.2.)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구월 이일은 우리 아버지가 태어난 날이다. 우리 어머니가 태어난 날은 음력으로 한가위 다음주이다. 마흔 해 남짓 살며 아버지와 어머니 생일을 알뜰히 챙긴 일은 드물지만, 두 아이와 살면서 할아버지 할머니 생일을 챙기고 싶어서 아이들을 이끌고 할아버지 할머니 댁을 찾아가곤 한다. 올해에도 구월 이일을 맞이해서 고흥에서 음성으로 마실을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날 문화방송 라디오에서 취재를 왔다. 텔레비전 아닌 라디오 방송이기에 취재가 오래 가지 않으리라 여겼고, 낮 열두 시가 되기 앞서 일을 마쳤다. 이제 우체국을 바삐 다녀오면 밤 늦게라도 음성에 닿도록 갈 수 있으리라 여겼다.


  방송국 일꾼이 돌아가고 나서 면소재지 우체국으로 가려고 아이들이랑 자전거를 달린다. 그런데 마을 어귀 논둑길에서 덩어리가 진 물이끼를 밟고 그만 미끄러졌다. 아주 크게 엎어졌다. 아이들은 하나도 안 다쳤지만 내가 크게 다쳤다. 논둑에 엎어지고 한동안 일어설 수 없었고, 살았나 죽었나 하고 가늠해 보니 살았기에 숨을 몰아쉬면서 겨우 일어서는데 오른다리에 힘이 잘 안 들어갔다. 피가 줄줄 흐른다는 얘기는 뒤에서 작은아이가 알려주었다. 일어설 힘이 안 되어 도로 주저앉은 뒤에 큰아이더러 흙탕이 된 옷을 갈아입으러 집으로 가면서 수건을 챙기고 어머니를 불러 달라고 얘기한다.


  한동안 논둑에 주저앉아서 숨을 그러모은 뒤에 새로 기운을 내어 일어선다. 마을 어귀 샘터로 절뚝절뚝 걸어가서 무릎에 박힌 시멘트 조각하고 모래를 물로 씻어낸다. 이렇게 한 뒤 곁님이 소독을 해 주고 약을 발라 준다. 자전거하고 우체국을 어찌하나 생각하다가 면소재지 약국에 들러서 약을 사 와야겠다 싶어 어떻게든 자전거를 달렸다. 그러나 면소재지 의원에도 약국에도 약이 제대로 없다. 갑갑한 노릇이다. 곁님이 아이들을 데리고 읍내마실을 하면서 약을 사 왔기에 소독을 하고 생채기를 다스릴 수 있었다.


  저녁 늦게 음성으로 전화를 걸어 자전거 사고가 난 일을 말씀드린다. 다리가 다쳐 걷지 못하기에 찾아뵙지 못한다고 여쭌다. 이날 마침 출판사에서 교정지를 보내 왔다. 그러나 교정지를 볼 기운이 없다. 어지럽고 아프고 힘들어서 교정지조차 들여다보지 못하고 앓아눕는다.


  밤새 끙끙거리다가 하루 일을 조용히 돌아본다. 방송 취재를 안 받고 그냥 음성으로 갔다면? 여태 방송 취재를 몽땅 손사래쳤는데 이날은 왜 방송 취재를 받아들였을까? 텔레비전이 아닌 라디오라서 괜찮겠지 하고 여기면서 방송을 받아들였는데, 아무래도 바보스러운 생각이었을까? 우체국은 굳이 오늘 안 가고 다음에 가면 어떠했을까? 도서관 소식지를 띄워야 한다는 생각은 핑계가 아니었을까? 요즈음 이곳저곳에서 막바지 농약치기로 어지러운데, 자전거를 몰지 말고 군내버스 타고 읍내로 가서 읍내 우체국에 들러서 소식지를 보낸 다음 시외버스를 타고 음성으로 가려고 했다면 다칠 일은 없지 않았을까?


  아무튼, 나는 다쳤고, 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이제 할 일은 얼른 낫는 일 하나이다. 큰아이와 작은아이는 방송국 아저씨가 마이크를 주면서 한 마디 해 보라고 할 적에 아무 말을 못 했다. 그러나 취재가 끝나고 방송국 아저씨하고 마을 어귀 평상에서 함께 숨바꼭질을 하며 놀았다. 풀벌레 노랫소리가 가득한 하루이다. 아무리 농약바람이 불어도 풀벌레는 꿋꿋하게 살아남는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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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ini.imbc.com/v2/index.html?page=http://www.imbc.com/broad/radio/fm/humanradio/v2/js/jarvis.pagedata.js&channel=0&service=podcast&program=1002788100000100000&src=http://www.imbc.com/broad/radio/fm/humanradio/index.html&ref=http://mini.imbc.com/v2/index.html?src=http://mini.imbc.com/&ref=http://www.imbc.com/broad/radio/#http://www.imbc.com/broad/radio/fm/humanradio/v2/js/jarvis.pagedata.js?pid=2497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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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꽃방 2015-09-22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요. 많이 다치셨나봐요.
얼른 쾌차하셔서 좋은숲노래 들려주셔야죠.
힘내세요!!!

숲노래 2015-09-22 09:56   좋아요 0 | URL
어느새 스무 날이 되었고
이제 이럭저럭 걷기는 하지만
걸을 때마다 송곳이 무릎을 쿡쿡 찌른답니다 ^^

아이들 앞에서 아픈 척을 안 하고 싶지만
자리에 누울 적마다 앓는 소리가 나오고
아무튼...
이렇게 앓는 소리를 자꾸 글로 쓰네요.

아픔을 견디고 이기려 하면서
이렇게 글로 흘러나오는구나 싶기도 합니다.
고맙습니다 ^^
 


 큰 나무와 배움길 (사진책도서관 2015.9.17.)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곁님은 다시 배움길에 나선다. 도서관 연간 임대료는 고향 동무한테서 돈을 빌리기도 했고, 도서관 지킴이 이웃님이 도와주시기도 해서 잘 낼 수 있었다. 그러나 곁님이 배움길에 나서면서 드는 배움삯은 아직 댈 길이 없어서 빚을 진다. 살림돈이 없으면서도 어떻게 빚을 지면서 곁님을 배움길에 보낼 수 있느냐 하고 묻는 분들이 있다. 그래, 맞는 말이다. 먹고살기도 팍팍하면서 어째 빚을 져서 ‘아이 어머니가 배움길에 가도록 하느냐’ 하고 물을 만하다.


  나는 생각한다. 배우려고 하는 사람은 배울 수 있도록 온힘을 쏟을 노릇이라고 느낀다. 곁님도 아이들도 나도 모두 같다. 배우려고 하는 마음이 있는 사람은 그야말로 홀가분하게 배움길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고 싶다고 한다면 아주 마땅히 빚을 지든 돈을 빌리든 해서 배움삯을 치를 테지. 이는 곁님이라고 해서 달라질 수 없다. 다만, 한국 사회에서는 ‘아이 어머니’라고 하는 ‘아줌마’가 뒤늦게 배움길에 나서는 일을 그리 달갑게 바라보지 않는다. 참으로 그렇다. 아이를 낳은 어머니는 아이한테 모든 것을 쏟아야 한다고만 여기기 일쑤이다. 그러면 아이 아버지는 무엇을 하지? 아이 아버지는 돈만 벌어다 놓으면 될까?


  아버지가 배우면 어머니가 아이를 보살피고, 어머니가 배우면 아버지가 아이를 돌보면 된다. 그리고, 어머니가 기쁘게 배움길을 마치고 돌아오면 한결 무르익고 철이 든 숨결로 아이들한테 너른 사랑을 베풀 테니 얼마나 아름답겠는가. 어버이 스스로 새롭게 배우지 않으면서 아이를 가르치거나 보살필 수 없다. 어버이 스스로 날마다 새롭게 배우는 몸짓일 때에 비로소 아이를 가르치거나 돌볼 만하다.


  아직 다리가 성하지 않으나 아주 천천히 걸어서 도서관에 간다. 숨을 가만히 그러모아 쉬면서 천천히 걷는다. 아이들은 신나게 앞장서서 달린다. 저 앞에서 “아버지가 아주 작아졌어!” 하고 외치더니 나한테 달려온다. 이러다가 다시 저 앞으로 달려간다. 200미터를 걷는 데에도 땀이 흐르고 오른무릎이 결리다. 머리가 핑핑 돌며 어지럽다. 도서관에 닿아서 한참 드러누워 다리를 쉰다. 아예 아무것도 안 해야 다리가 얼른 나을는지, 아니면 이렇게 날마다 조금씩 걷고 쉬기를 되풀이해야 다리가 얼른 나을는지 잘 모른다. 다만, 내 마음은 내 몸한테 다리가 결려서 이렇게 드러누워 쉬어 주어야 하더라도 ‘걷자! 걷고 또 걷자!’ 하고 외친다.


  무척 오랫동안 폐교 둘레에서 자란 큰 나무를 본다. 죽은 나무가 아니었으나 밑둥이 잘려서 구르는 나무를 본다. 장작을 패면 아주 많이 나오겠지. 아마 책상까지 짤 만하리라. 옛날에는 이보다 더 굵게 나무가 자라도록 해서 집을 짓는 기둥으로 삼았으리라.


  이 나무가 잘리지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으면 훨씬 아름다웠을 텐데, 잘린 나무는 잘린 대로 둘 수밖에 없다. 아이들이 새 나무를 심으면 된다. 우리는 어른이나 아이 모두 언제나 새롭게 배우는 사람이듯이, 나무도 새로 자라도록 가꾸면 되고, 우리 집이 비록 아직 많이 어설프더라도 앞으로 싱그러운 숲집이 되도록 보듬으면 된다. 언제 어디에서나 잘 달리고 뛰면서 웃고 노래하는 아이들이 그야말로 사랑스럽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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