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11.7. 돌돌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저는 으레 “너그러운 숲노래, 까칠한 이웃님”처럼 말합니다. 이 말을 들은 분들이 까르르 웃으면서 거꾸로 적지 않았느냐 따지곤 하는데, “이 말을 따지는 분이 까칠하지 않나요?” 하고 능청스레 덧말을 합니다.


  얼마 앞서 ‘철수와영희’ 출판사에서 오랜만에 책벼리(도서목록)를 선보였고, 이 책벼리에 ‘숲노래 우리말꽃(한국말사전)’도 한켠에 곱게 갈무리해 주었습니다. 책벼리를 잘 보면 ‘한국말사전 시리즈’라 글을 박았습니다. 저는 이 글자락을 보고도 아무 티를 안 냈고, 잘 나왔다고만 말씀을 여쭈었어요. 영어 ‘시리즈’를 굳이 넣어야 했느냐고 안 따집니다.


  책을 읽다가 글손질을 하는 까닭은 둘입니다. “1. 스스로 우리말을 배우려고 2. 아이들한테 우리말을 들려주려고”예요. 오직 이 두 가지입니다. 《우리말 글쓰기 사전》이란 책에 밝히기도 했듯, 저는 어릴 적에 ‘혀짤배기 + 말더듬이’라서 엄청 따돌림·시달림·손가락질·놀림을 받으며 죽지 못해 살아남았어요. 이 수렁에서 나오려고 용쓰며 저랑 같은 또래랑 동생을 건지려고 말길을 파헤치다가 오늘(사전집팔자)에 이르렀을 뿐이에요.


  둘레에서 영어나 일본한자말을 써도 늘 시큰둥합니다. 그분들 삶이 아닐까요? 제 눈치를 보면서 “그대가 까칠하게 따질까 걱정스럽다”고 말씀하는 분이 적잖은데, “누가 까칠하게 따질까 걱정스러운 말씨라면, 처음부터 그 말씨를 가다듬으면 스스로 빛난답니다. 남이 까칠하게 따지겠구나 싶은 말씨가 터럭만큼이라도 있다면, 이웃님 스스로 글결하고 말결을 새롭게 가다듬고 추스르고 손질하라는 마음소리라고 여겨요. 그때에는 즐겁게 그 말씨 아닌 새롭게 살핀 말씨를 써 보셔요. ‘우리말 바로쓰기’가 아니랍니다. ‘스스로 생각 빛내기’예요.” 하고 대꾸합니다.


  저는 제 삶을 지으려고, 모든 말을 밑뿌리부터 샅샅이 캐서 ‘혀짤배기 + 말더듬이’ 아이들하고 어깨동무하고 이슬떨이로 갈 생각 하나로 살았습니다. 어제 아이들하고 곁님이 무화과나무 가지치기를 하셨다기에 굵은가지를 울타리에 옮겨심 을 만하도록 작게 여덟 그루 손질했습니다. 저는 아주 굵은 둘을 옮겨심으려고 합니다. 다만, 서울마실로 기운을 잔뜩 쓴 터라, 부엌칼도 삽도 호미도 안 쥘 생각입니다. 젓가락을 들어도 아직 좀 힘들더군요. “숲노래는 좀 잘게. 너희가 집안일을 좀 맡아 주렴. 사랑해.” 하고 아이들한테 속삭이고 실컷 드러눕습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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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11.5. 오늘걷기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여러 날째 서울 언저리에서 걷습니다. 서울길은 재미없거나 따분하거나 심심하다 할 만하지만, 슬며시 생각을 바꾸어 바라보면, 곳곳에 깃들면서 우리 눈길을 기다리는 꽃빛하고 풀빛을 만날 만합니다. 바쁜 걸음을 멈추고 등짐을 바닥에 내려놓고서 가을빛 머금은 들풀을 바라보노라면, 길바닥을 가득 메운 부릉이가 빵빵거리면서 매캐하게 내뿜는 방귀조차 안 느낍니다.


  어느덧 11월 첫머리에 서울에서 닷새째 보내는데, 11월 5일 낮 두 시부터 두 시간 남짓 서울 내방나루(내방역) 둘레를 걷기로 했습니다. 이쪽 골목에 있는 마을책집 〈메종인디아〉에서 첫걸음을 떼고, 서리풀숲을 슬며시 지나 서초그림책도서관으로 나아가기로 했어요. 함께 거닐 분은 가벼운 차림새일 테지요. 저는 책집마실을 하며 하나둘 쌓은 책을 고흥으로 조금씩 부쳤습니다만, 자꾸자꾸 불어난 책이 넘치니, 꽤 묵직한 차림새로 걸을 듯합니다.


  이 오솔길을 함께 걸을 이웃님은 어떤 하늘빛하고 땅빛하고 마을빛을 누릴까요? 아무리 북새통인 서울 한복판이라 하더라도 가을볕하고 가을바람은 찾아들고, 가을꽃하고 가을잎이 흐드러지기 마련입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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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11.4. 숫자놀이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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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알라딘서재 지수 200만 점.

: 누리책집 “알라딘”에 언제 글터(알라딘서재)가 열었는 지 모르겠지만, 이곳 알라딘서재에서 누리글집을 쓰는 이 가운데 “알라딘서재 지수 200만 점”을 처음으로 밟아 본다. ‘숲노래’ 씨는 2021년 11월 4일에 2000119점이다. 이 다음으로 ‘로쟈’ 씨가 있는데 1641166점이고, 그 다음에 계신 분은 1331461점이다. 알라딘에서 100만 지수가 넘는 분은 다섯, 200만 지수가 넘는 이는 나 혼자. 나는 알라딘서재를 2005년부터 썼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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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예스24블로그 방문자 500만 명.

: 누리책집 ‘예스24’에서 방문자가 가장 많은 분이 누구인지 모른다. 알아낼 길이 없고, 그리 궁금하지 않다. 다만, 그곳 ‘예스24’에는 2012년 8월에 처음 글집을 열었고, 열 해 만에 비로소 500만 분이 찾아와 주셨다. 이 발걸음은 더없이 고맙다고 생각한다. 책과 삶과 말이 얽힌 실타래 같은 즐거운 수수께끼 이야기를 읽고픈 이웃님한테 조금이라도 이바지하였다면 고맙다. 예스24블로그 ‘스타지수’라고 있던데, ‘숲노래’ 씨는 곧잘 1위를 하는 듯싶다. 재미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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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네이버블로그 이웃 5000명.

: 싸이월드에서 꾸리던 모임을 네이버로 옮기면서 6000회원한테 고개를 숙이며 떠나 보냈다. 네이버블로그를 찾아오는 이웃님 가운데 광고성 이웃이 곧잘 있어서, 모든 이웃을 지운(삭제) 적 있다. 그때 3000이 넘는 분을 한꺼번에 “이웃 삭제”를 했는데, 어느새 다시 5000 이웃이 되었다. “광고성 이웃”을 털어내려고 “멀쩡한 글이웃”을 자칫 지울 수 있다는 말을 듣고는 네이버볼로그 이웃님을 통째로 지우는 일을 이제 안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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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그냥 살아간다.

살아가면 셈(숫자)은 그저 저절로 쌓인다.

어느 만큼 쌓이면

훌훌 털어내고

새롭게 첫걸음부터 떼면 즐거울 테지.


그동안 쓴 “그림책 비평”하고 “만화책 비평”을 비롯해

이런저런 “책 비평”이 진작에 1만 꼭지를 넘었다고 느낀다.

나는 앞으로 몇 자락에 이르는 책을 놓고서

이야기(비평)를 써서 갈무리할 수 있을까?


내 주제(깜냥)로는

30만 자락쯤 되는 책을 놓고서

느낌글(서평)을 매듭지어야

"책을 조금 읽었다"고 할 만하다고 본다.


그러니까 30걸음 가운데 막 1걸음을

지나갔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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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11.1. 서울나라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2010년 가을에 인천을 떠나면서 인천뿐 아니라 서울도 앞으로는 이따금 찾겠으나 시골에서 그지없이 조용히 살아갈 나날을 그렸습니다. 그런데 요 며칠 사이에 서울을 오락가락하고, 또 이틀 뒤 새삼스레 서울로 가는 일이 있어요. 길에서 꽤나 오래 보내는 나날이네 하고 생각하며 시외버스에서 휙휙 스치는 멧골이며 나무에 구름을 바라보았어요. 서울에서 거닐 적에도 높은집 틈새로 언뜻선뜻 비치는 하늘빛을 잡으려 했어요. 오늘은 어쩌다가 저녁 여섯 시에 강서에서 강남까지 전철을 탔습니다. 신촌 언저리에서 내려 길손집을 찾으려 했는데 깜빡 잠들었더군요. 고속버스나루에서 부랴부랴 전철을 내리는데 사람물결이 출렁이더군요. 큰 등짐을 멘 몸으로 이리 휩쓸리고 저리 치이면서 헤맸습니다. 아주 빠르게 흐르는 사람물결에 치이고 밟히고 밀리면서 오도가도 못하는 판이더군요. 이렇게 20분을 진땀을 빼다가 겨우 귀퉁이로 빠져나와 걸상에 등짐을 내려놓고 숨을 돌렸어요.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나 차분히 생각하기로 합니다. 손전화를 켜서 이 둘레 길손집을 어림합니다. 셋쨋줄(3호선)로 갈아타서 신사에서 내리면 꽤 많다고 뜹니다. 어질어질 비틀비틀 사람물결에 새로 휩쓸리면서 드디어 전철을 빠져나온다 싶더니, 길에도 사람은 엄청납니다.


  가까스로 길손집 한 곳을 찾아들고, 값을 치르고, 열쇠를 받아, 주르르 높이 올라와서 자리에 들어가자마자 등짐만 벗고 그대로 누웠어요. 저녁 여섯 시 사십 분 무렵 누워서 밤 열두 시 삼십오 분에 깼습니다. 둘레에서 ‘서울공화국’이란 말을 쓰기도 합니다만, ‘서울나라’라고 새삼스레 느낍니다. 그나저나 전철뿐 아니라 여느 길에서도 알림판 글씨는 왜 이렇게 작고 안 보이는 데에 있고 영어가 더 커 보일까요. 한밤에 깨어나 곰곰이 하루를 돌아보았습니다. 서울뿐 아니라 나라 곳곳 알림판은 “어린이가 제대로 알아보고서 길을 찾도록 이끌어 주지 못할 만큼 순 엉터리”이지 싶습니다. 모든 알림판은 어린이랑 할머니, 여기에 시골내기하고 이웃사람(외국인)한테 눈높이를 맞출 노릇이라고 생각해요.


  길을 아는 사람이 들여다보는 길알림판이 아닌, 길을 모르거나 낯선 사람이 들여다보는 길알림판입니다. 여느 책도 낱말책도 매한가지예요. 삶을 잘 아는 사람이 굳이 책을 읽을 까닭은 없어요. 말을 잘 아는 사람이 애써 낱말책을 펼 일도 없을 테지요. 모든 글은 “아직 모르기에 즐겁게 배워서 새롭게 삶을 가꾸고 싶은 이웃하고 어린이하고 시골내기한테 눈높이를 맞추어서 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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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10.19. 김남주 손글씨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망설이지만 집어듭니다. 갈팡질팡하다가 고릅니다. 안 보았다면 몰랐을 테고, 몰랐다면 장만할 일이 없습니다. 보았기에 이제 모르지 않아요. 이제 모르지 않으니 등돌리지 못해요. 김남주 님 손글씨가 깃든 노래책(시집) 《이 좋은 세상에》를 가만히 품습니다.


  김남주 님 손글씨가 깃든 노래책은 갈수록 찾아보기 어렵겠지요. 어제 장만한 값이 만만하지 않다 하더라도, 앞으로 다섯 해나 열 해 뒤에는 이 돈으로 어림조차 없을 만할 뿐 아니라, 돈이 있어도 못 사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푸른배움터를 다니던 1992년에 나온 노래책을 새삼스레 쓰다듬습니다. 그무렵 푸른배움터에서는 김남주 노래를 하나도 안 가르쳤고, 김남주라는 이름조차 벙긋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눈밝은 누가 김남주 노래책을 들고 배움터에 왔으면 빼앗지요. 그무렵에는 ‘소지품검사’를 툭하면 했고, 길에서는 경찰·전투경찰이 ‘불심검문’이란 이름으로 등짐을 마구 뒤졌어요. 그들은 ‘불온도서’를 찾아내어 북북 찢어버리곤 했습니다.


  이제 와 생각하니, 경찰·전투경찰하고 교사가 찢어버리거나 불사른 김남주 노래책이 꽤 많겠지요. 그들뿐인가요. 싸움판(군대)에서도 김남주 노래책이 보이는 족족 찢어버리거나 불살랐을 텐데요. 책숲(도서관)에는 깃들지조차 못하던 책이요, 책집에서조차 겨우 책시렁에 둔다 싶으면 또 사복경찰이 들이닥쳐서 솎아내던 책입니다.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씁쓸하기만 한 묵은 노래책 하나를 살살 어루만집니다. 이 하나는 앞으로 고이 건사하자고 생각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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