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네덜란드



  네이버 대표가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청탁을 받고서 글을 숨기거나 내리는 짓을 한 일이 물증으로 잡혔거든요. 물증으로 잡혀서 참거짓이 드러나기까지 네이버 대표나 관계자가 아무도 몰랐을까요? 이는 모르는 노릇이지요. 다만 청탁을 받고서 글을 요리조리 움직이는 짓이 축구 기사에만 있었는지, 다른 기사에도 있었는지 제대로 샅샅이 캘 노릇이지 싶어요. 그나저나 네이버에는 온누리 여러 나라 말을 살필 수 있는 사전이 있습니다. 이 사전을 찬찬히 보면 ‘네덜란드말’을 찾아볼 수 있어요.


프랑크 레이카르트(Franklin Edmundo Rijkaard)

타이스(Thijs ter Horst)


http://nldic.naver.com/#/entry/1164101

http://nldic.naver.com/#/search?query=Hiddink


  네덜란드 축구 선수를 놓고 한때 ‘리카르트’라고 적거나 말한 매체가 많았는데, 어느새 ‘레이카르트’로 바로잡았습니다(제대로 말하자면 ‘레이까르뜨’입니다만). 그렇지만 네덜란드 배구 선수를 놓고는 ‘타이스’라고 적거나 말할 뿐, 이 이름이 옳은지 그른지 헤아리는 일은 없지 싶습니다. 이름을 멋대로 바꾸어서 쓰는 일이고, 한국말을 다른 나라에서 함부로 바꾸어서 쓰면 성을 내는 사람이 많으나, 정작 한국은 다른 나라 사람을 부르는 이름을 그 나라 말소리에 맞추어 제대로 부르지 않기 일쑤예요. 언제쯤 ‘떼이스(Thijs)’는 ‘떼이스’나 ‘테이스’가 될 수 있을까요?


  ‘거스 히딩크(Guus Hiddink)’로 적는 널리 알려진 분 이름을 네덜란드말로 제대로 적거나 말하자면 ‘휘쓰 히딘끄’입니다. 가만히 보면 네덜란드사람은 대단히 너그럽구나 싶어요. 2017.10.20.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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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마친 나한테



  글종이 5000장이면 책이 몇 권일까요? 요즈음은 글종이 5000장에 책 대여섯 권이 가벼울 만하지 싶습니다. 그렇지만 예전 틀로 어림하면 《우리 글 바로쓰기》 같은 책은 한 권에 글종이 2000장이 넘었어요. 아무튼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일손을 붙잡아 저녁 열 시 무렵 드디어 글종이 5000장이라고 하는 글을 마무리 손질을 했습니다. 사이에 밥을 지어서 아이들한테 차려 주고, 등허리하고 눈하고 손목을 쉬려고 살짝 드러누운 때를 뺀다면 꼬박 열두 시간을 책상맡에서 이 글을 들여다보았구나 싶습니다. 그런데 이 일을 마쳤어도 이 비슷한 일을 이튿날 또 해야 하는데, 이튿날에는 그 일을 참말 얼른 끝내고서 아이들하고 홀가분하게 놀려고 해요. 이러구러 일을 마친 나한테 드디어 떡 한 점에 보리술 한 잔을 베풀어 봅니다. 2017.10.10.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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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노래



  열한 해쯤 앞서까지 영어 노래는, 또는 일본 노래나 중국 노래나 다른 나라 노래는 거의 안 듣고 살았습니다. 그무렵 저한테 영어 노래를 하나 선물한 이웃님이 있는데, 영어 노래를 선물받고서 몇 해 동안 안 듣다가 어느 때부터인가 들었지요. 저 스스로 한국말로 된 노래를 멀리하면서 비로소 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에 이르러서야 그 영어 노래에 담긴 말을 찾아보았으니 열한 해 만에 노랫말을 새긴 셈이요, Atomic Kitten이라는 노래패가 부른 ‘If You Come To Me’라는 노래예요. 노랫말이 이러했구나 하고 새삼스레 되새기다가 이 노래패가 ‘The Tide Is High’라는 노래를 불렀기에 가만히 들어 봅니다. 무척 낯익은 가락이로구나 싶어서 이 노래패가 노래를 잘 지어서 불렀네 싶었는데, 더 살피니 ‘The Tide Is High’는 1980년에 blondie라는 분이 진작에 불렀군요. 어쩐지. 익숙하더라니. 블론디는 참말 블론디네 싶고, 귀를 열고 눈을 뜨니 보이는 이야기가 너릅니다. 2017.10.4.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https://www.youtube.com/watch?v=mpIsPjiIXNk

https://www.youtube.com/watch?v=ppYgrdJ0pW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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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내음



  이튿날하고 이 다음날 서울·일산·서울이라고 하는 길을 신나게 오가야 합니다. 이 마실길에 앞서 고흥집 살림을 마무르려고 하루를 부산히 보내는데, 이 가운데 한 가지를 못 마칩니다. 시골집 뒷간을 치우는 일을 하는 아재가 오늘은 바빠서 못 오니 이튿날 오신다고 해요. 그래서 곁님한테 뒷간 치우며 치를 돈을 봉투에 담아서 줍니다. 처음에는 맞돈 그대로 곁님한테 주려 했는데, 저녁에 지갑에서 돈을 꺼내는데 돈내음이 코를 찌르더군요. 수많은 사람이 만지면서 손때나 손기름이 배어 종이돈은 냄새가 많이 난다고도 하지만, 돈내음이 이렇게 고약한지는 오늘 새삼스레 느낍니다. 둘레에서 사람들이 돈을 주고받을 적에 굳이 종이봉투에 담는 까닭을 되새깁니다. 종이봉투로 돈내음을 가리는구나 싶어요. 돈을 만지고 나서 손을 씻지만 돈내음이 안 가시네 싶어요. 이 돈내음은 우리한테 뭔가 묻겠지요. 살림을 하려면 돈이 있어야겠으나 얼마나 있어야 하느냐고 묻겠지요. 2017.9.25.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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쟤는 그만 보는 책읽기



  내 마음을 보고 읽고 새겨서 갈고닦아 빛냅니다. 우리는 우리 마음을 보고 읽어서 새기고는 갈고닦을 적에 빛낼 수 있습니다. 남을 보면 그냥 남만 보다가 그쳐요. 쟤를 자꾸 쳐다보면 쟤만 자꾸 쳐다보느라 막상 우리 길을 잊거나 놓치기 일쑤예요. 남을 놓고 이러쿵 입방아를 찧을 까닭이 없습니다. 쟤를 가리키며 저러쿵 글방아를 찧을 일이 없어요. 우리 스스로를 가만히 바라보면서 오늘 무엇을 하고 살피면서 꿈길을 걷는가를 말하면 돼요. 책을 읽을 적에는 이웃님이 지은 살림을 마주하면서 우리가 가꾸는 살림을 새롭게 돌아볼 수 있기에 즐겁답니다. 쟤를 보는 책읽기가 아니라, 쟤가 일군 살림을 이웃으로 마주하면서 우리 살림을 새삼스레 깨닫는 길을 배우는 책읽기예요. 2017.9.12.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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