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버스
광주에서 서울을 오가는 버스는 5분마다 있습니다. 5분이란 어느새 훌쩍 지나갑니다. 1∼2분을 앞두고 이 시외버스 또는 고속버스를 타려고 서둘러야 할 까닭은 없다고 느껴요. 다음 버스를 탄다 한들 고작 5분 뒤요, 그 다음 버스를 타더라도 겨우 10분 뒤입니다. 그렇지만 5분마다 있는 광주 오가는 버스를 타려고 서두르는 분이 있고, 막 떠나려는 버스를 붙잡고 달려오는 분이 있어요. 이러한 손님을 바라보며 생각합니다. 어쩌면 나도 예전에는 이렇게 버스를 붙잡으려 했는지 몰라요. 이제 나는 시골에서 살며 두어 시간에 한 번 지나가는 군내버스를 기다리면서 타고, 읍내에서 밖으로 나가는 시외버스를 한두 시간쯤 가볍게 기다리면서 탑니다. 5분마다 광주하고 서울을 오가는 시외버스나 고속버스를 보니, 참말로 도시란 대단할 뿐 아니라, 이렇게 차편이 많아도 서두르도록 내모는 얼거리인가 싶어요. 5분 버스이니 한결 느긋하면서 넉넉하게 다닐 수 있기를 빌어 봅니다. 2017.12.13.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