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 Touch 소장판 1~11 세트 - 전11권 (완결)
아다치 미츠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8.14.

만화책시렁 519


《터치 3》

 아다치 미츠루

 이석 옮김

 대원

 2000.3.28.



  마음은 어느 곳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누구나 고요하던 마음이되, 문득 꿈에서 깨어 눈을 뜰 적부터 마음은 천천히 춤을 추고, 이윽고 온갖 곳을 다니면서 새록새록 보고 느끼면서 받아들입니다. 마음은 하나로 그치지 않습니다. 우리 마음은 언제나 무지개처럼 너울거리고 오르내려요. 숱한 일을 받아들이면서 숱한 이야기를 그려냅니다. 《터치》는 일본에서 1981∼86년에 처음 나오면서 널리 눈길을 모았고, 이 그림결은 우리나라에도 일찍부터 들어왔습니다. 우리나라 글붓집(문방구)에서 슬쩍 훔쳐서 이모저모 많이 팔았습니다. 아무튼, 아다치 미츠루 님은 ‘소년만화’를 그린다는 핑계로 ‘속옷이나 속살 보여주기’라든지 ‘같은 그림 되풀이하기’하고 ‘빈칸 어물쩍 넘어가기’를 일삼습니다. 이런 손장난 때문에 ‘재미있다’고 여기는 분도 있으나, 삶이란 ‘재미·장난’하고는 다른 ‘기쁨·즐거움’을 마주하고 풀어내면서 ‘사랑’을 짓는 ‘살림길’을 여미는 나날이에요. 《터치》도 《믹스》도 《카츠》도 《러프》도 《H2》도 《미유키》도 ‘팔리는 재주’를 담았을 테지만, 모두 ‘팔림새’에서 멈춥니다. ‘팔리는 재주’도 대단하다면 대단하겠지요. ‘천만 영화’도 대단하다지만, ‘천만 영화’는 늘 뻔합니다.


ㅅㄴㄹ


“괜찮아? 타츠야. 무리해서 또 허리 아프다고 하지 마.” “흥. 영화는 어떻게 된 거야?” “응? 아아, 사람이 많아서. 관뒀어.” (48쪽)


“가끔씩은 폭력도 필요해. 하지만 다른 사람의 마음에 상처입히는 폭력만큼은, 절대 용서 못하니까.” (164쪽)


#あだち充 #タッチ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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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장난감 7 - 애장판, 완결
오바나 미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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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8.14.

만화책시렁 520


《아이들의 장난감 7》

 오바나 미호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05.3.25.



  마음에 ‘걱정·조바심·불(화)’를 품을 까닭이 없습니다만, “걱정하지 말자”나 “조바심을 내지 말자”나 “불타오르지 말자” 하고 생각하면, 거꾸로 ‘걱정·조바심·불(화)’을 자꾸 마음에 심는 셈입니다. 품을 까닭이 없는 세 가지를 털어내기로 마음을 다스렸다면, 곧바로 ‘꿈·살림·사랑’이라는 세 가지를 그리면서 바라볼 노릇이에요. 꿈을 그리고 생각해야 꿈길을 걷습니다. 살림을 헤아리고 돌보아야 살림빛이 납니다. 사랑을 바라고 펴야 눈부십니다. 《아이들의 장난감》은 일곱걸음으로 맺습니다. 새로 묶어 일곱걸음에서 끝인데, ‘연속극을 노리듯’ 엮은 줄거리입니다. 대단하거나 엄청난 아이들을 내세워 “어린이는 장난감이 아니다” 하고 “어린이도 사랑을 한다”를 외치는 줄거리인데, 앞뒤가 잘 안 맞는다든지 갑작스레 건너뛰거나 억지를 부려서 꿰맞추기 일쑤입니다. ‘만화라서 그럴 수 있지 않느냐’고 여기면 할 말이 없어요. 좀더 눈길을 모으고, 좀더 팔릴 만하도록 그리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고 여기기도 한다니까 굳이 할 말이 없습니다. 어린이는 어른 장난감이 아니고, 어른은 어린이 장난감이 아닙니다. 어린이는 어른 곁에서 철이 들면서 새길을 찾고, 어른은 어린이 곁에서 사랑을 새로 보면서 빛납니다.


ㅅㄴㄹ


“그런 얘길 듣는다면 자꾸자꾸 고민하다 점점 어두운 아이가 되어가는 게 보통일 텐데, 그런 상황에서도 밝은 성격으로 자란 걸 보면 사나 언니는 역시 대단해요.” “헤, 그런가?” (15쪽)


“팔씨름에서 사나한테도 지는 남자야! 어쨌든 아직 가지 마. 옛날 일은 알았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아. 이번 일의 원인은 너잖아? 아까 그걸 보고 발끈해서 당장 돌아가려고 하다니 너도 참 어리다.” (104쪽)


#こどものおもちゃ #小花美穂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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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의 호랑지빠귀
카사이 스이 글.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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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8.14.

만화책시렁 577


《달밤의 호랑지빠귀》

 카사이 스이

 우혜연 옮김

 대원씨아이

 2012.11.15.



  우리 보금자리에는 바깥바람이 가볍게 드나듭니다. 집안에 귀뚜라미나 방울벌레나 풀개구리나 여치나 박쥐나 지네가 으레 들어오는데, 어디로 들어오는지 알쏭달쏭한 이 아이들을 살살 달래어 내보냅니다. “풀밭에서 놀아라.”라든지 “우리 집 나무 곁에서 놀렴.” 하고 토닥여요. 차츰 가을로 기우는 늦여름인데, 큰아이가 지난밤에 소쩍새 노래를 들었다는군요. 아직 숲에서 지내는구나 하고 헤아리다가, 요새 호랑지빠귀 노래를 거의 못 들었다고 깨닫습니다. 봄에 한동안 듣고는 여름에는 내내 못 들었군요. 《달밤의 호랑지빠귀》를 모처럼 되읽으며 우리나라 여름새를 돌아봅니다. 그림님이 조금 더 숲하고 새에 마음을 기울여 이야기를 담아내면 훨씬 나았으리라 보는데, 이모저모 다 바랄 수는 없겠지요. 잠자리에 누워 밤새노래를 들을 만한 집이 아니라면, 낮에 마당에서 낮새노래를 맞이하는 터전이 아니라면, 숲빛과 새바라기를 줄거리로 오롯이 녹이기는 어려울 만합니다. 그러나 서울(도시) 한복판에서 살더라도 푸른빛은 얼마든지 담아낼 만합니다. 마음을 기울이고 둘레를 느끼고 들꽃 한 송이를 마주하는 손길로 나아간다면, 어제까지 못 본 작은숨을 글로도 그림으로도 옮기리라 봅니다.


ㅅㄴㄹ


“마녀가 원래 저런가?” “상냥한 척해서 애들을 납치하는 거야.” “납치하는 건 고양이 아냐? 살아 있는데? 고양이.” (9쪽)


“정말로 마법을 써?” “그만두라니까. 화나게 하면 그때는 정말……. 그, 그러니까, 저기 고양이 시체를 말려서 모으고 있다는 건 진짜야?¨ (18쪽)


+

#月夜のとらつぐみ #笠井スイ

《달밤의 호랑지빠귀》(카사이 스이/우혜연 옮김, 대원씨아이, 2012)


제군들, 우리의 목적은 단 하나다

→ 여러분, 우리 뜻은 오직 하나다

→ 자, 우리 할 일은 하나다

47쪽


정공법은 안 되나

→ 바로는 안 되나

→ 맞짱은 안 되나

5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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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 속 테라리움 : 신장판 - S코믹스 S코믹스
쿠이 료코 지음, 김민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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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8.2.

만화책시렁 550


《서랍 속 테라리움》

 쿠이 료코

 김민재 옮김

 소미미디어

 2022.8.2.



  스스로 가둔 사람은 스스로 갇힌 줄 모르더군요. 스스로 틔운 사람은 스스로 열어젖힌 줄 알아요. 스스로 죽어가는 사람은 스스로 죽이는 줄 몰라요. 스스로 살아나는 사람은 언제나 스스로 숨결을 불어넣기에 스스로 싱긋 웃을 수 있는 줄 압니다. 《서랍 속 테라리움》은 우리가 무엇을 모르거나 아는가 하는 대목을 여러 이야기로 빗대어 들려줍니다. 우리는 잿더미(아파트)하고 쇳더미(자동차)에 둘러싸인 데에서 죽음바람(배기가스)에 갇힌 하루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풀꽃나무 둘레를 날아다니는 새가 들려주는 노래를 누리는 오늘일 수 있어요. 살림을 손수 지으면서 꿈을 펴는 눈빛일 만하지만, 손수짓기하고는 등진 채 쳇바퀴를 도는 수렁이라고 여길 수 있습니다. 먹이를 넉넉히 주면서 잠자리가 느긋하다면, 기름그릇(테라리움)도 보금자리로 여길 만해요. 스스로 어른답게 일어서면서 아이랑 손을 맞잡고 하루하루 새롭게 바라보고 일구는 숲집을 조촐히 누릴 수 있을 테고요. 어느 곳에서든 삶입니다. 굴레도 삶이고, 사랑도 삶입니다. 다만, 굴레살이를 깨닫고서 박차고 나오는 사람이 늘기를 바라요. 오직 사랑으로 살림을 짓고 오늘 이곳을 살아가는 마음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어제까지의 나한테 보여주고 싶네요. 당신에 대해 아무것도 알려 하지 않던 나한테.” (37쪽)


‘관광객들은 저 조그만 상자를 정말 좋아한다. 어디든 가지고 다니며, 미안해하지도 않고 셔터를 누른다. 이런 지저분한 나라의 사진 같은 걸 찍어서 뭐가 좋다고. 분명 고향 친구들하고 웃음거리로 삼겠지. 열 받아.’ (94쪽)


“사랑이 뭐지? 사랑이 있으면 행복한가? 바깥사람들하고 친해질 거란 생각은 안 들어. 자유 자유 떠들지만 늘 먹을 것을 찾느라 눈을 부릅뜨고 있잖아.” (135쪽)


+

《서랍 속 테라리움》(쿠이 료코/김민재 옮김, 소미미디어, 2022)


이 나라에는 ‘물에 뛰어들다’라는 고사가 있다고 합니다

→ 이 나라에는 ‘물에 뛰어들다’라는 삶말이 있다고 합니다

→ 이 나라에는 ‘물에 뛰어들다’라는 가르침이 있답니다

19쪽


녹색의 아름다운 별이라면서요

→ 푸르고 아름다운 별이라면서요

59쪽


외래 종교를 엄하게 배제해요

→ 바깥믿음을 단단히 막아요

→ 들온길을 까다롭게 쳐요

62쪽


야생 인간이구나

→ 들사람이구나

129쪽


섬뜩할 정도로 정밀하게 풍경을 재현한 테라리움이 있었다

→ 섬뜩할 만큼 꼼꼼하게 둘레를 되살린 돌봄칸이 있다

→ 섬뜩할 만큼 낱낱이 마을을 살려낸 돌봄그릇이 있다

181쪽


솔직히 말해 소질이 다른 것이다. 그들의 폭력에 가까운 인싸 오라를 보라

→ 까놓고 말해 밑싹이 다르다. 무시무시하게 잘나고 빛나는 그들을 보라

→ 대놓고 말해 바탕이 다르다. 무섭도록 잘난척에 반짝이는 그들을 보라

19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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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2 사계절 만화가 열전 21
이창현 지음, 유희 그림 / 사계절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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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8.1.

만화책시렁 575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2》

 이창현 글

 유희 그림

 사계절

 2023.7.14.



  아기를 업은 적이 없는 사람은 ‘아기 업은 모습’을 엉터리로 그립니다. 아기를 업은 적이 있어도, ‘아기가 어떻게 업혀야 느긋하고 즐거운지’를 헤아리지 않았으면 ‘아기 업은 모습’을 아리송하게 그려요. 책을 읽어 보았거나 날라 보았기에 ‘책을 읽을 적에 어떻게 손으로 쥐는가’라든지 ‘책을 나를 적에 어떻게 손으로 쥐는가’를 제대로 말로 풀거나 글로 쓰거나 그림으로 옮기지는 않습니다. 온몸으로 땀흘려 책을 나르는 삶을 보내야만 ‘책 나름새’를 잘 그려낼 수 있지는 않아요. 그러나, 웬만큼 책을 날라 보아야 ‘책 나름새’를 제대로 그려내겠지요. 무나 배추를 안 썰어 보고서 ‘무썰기·배추썰기’를 그릴 수 없어요. 걷거나 달리지 않고서 ‘걷기·달리기’를 그릴 수 없어요. 자전거를 타 보았더라도, 자전거를 타는 매무새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 하는 사람은 ‘자전거 달리는 모습’을 엉성하게 그립니다.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2》은 나쁘지도 어수룩하지도 않다고 여깁니다만, “숨은 책벌레”는 “조용히 책벌레”로 살아갈 뿐입니다. 억지스레 꾸미지 않기를 바라요. 더더구나 겉그림에 나온 ‘책더미를 가슴으로 받쳐 손끝으로 들기’를 엉터리로 그렸습니다. 책더미를 ‘이 그림에 나오듯 손으로 쥐’면 와르르 무너집니다. 제발, 책더미를 스스로 날라 보고서 그립시다. 책더미를 스스로 날라 보아야 ‘손’이 어디로 어떻게 가는가를 알고, ‘몸’을 어떻게 두고 ‘책을 받치는 가슴’이 어떤 모습이고 ‘등줄기’는 어떤 모습인가를 똑똑히 알겠지요. ‘책더미를 나를 적에는, 두 팔을 쭉(곧게) 뻗어서, 엄지는 위로 올리고 네 손가락은 바닥을 받치는데 몸에서 먼 쪽으로 맨 밑바닥 책등을 감싸쥐고, 책더미는 배와 가슴에 살며시 기울여 바싹 붙이고 턱으로 가볍게 눌러 주고, 이때에 배를 살짝 앞으로 내밀고 등은 활처럼 슥 휘는데, 머리는 뒤쪽으로 조금 눕히는 모습’이어야 올바릅니다. 이 책 겉그림에 나오는 모습으로는, 책을 들 수조차 없습니다. 그림으로만 이렇게 책을 쥐어도, 이미 ‘손가락과 손 모습’부터 틀렸기에 책이 와르르 무너져야 합니다. 이 만화책을 그린 사람은 ‘초능력자 사서’를 그리지 않았겠지요? 출판사 편집부 일꾼도 책을 날라 본 일이 없으니, 이 엉터리 그림을 표지에 넣고도 못 느꼈으리라 봅니다. 책을 그냥 1만 권쯤만 손수 날라 보면, 이런 엉터리 그림을 그릴 수는 없습니다.


ㅅㄴㄹ


어느 날 집 근처 도서관의 존재를 알게 된 뒤로

→ 어느 날 집 곁에 책숲이 있는 줄 알아차리고서

→ 어느 날 집 가까이 책숲이 있는 줄 알고서

8쪽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

→ 새로운 삶이다

→ 새삶에 첫발을 딛었다

→ 새롭게 하루를 열었다

9쪽


도서관이 직장이 되고부터 독서량이 줄었어

→ 책숲을 일터로 삼고부터 책을 못 읽어

→ 책숲에서 일하고부터 읽을 틈이 줄었어

2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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