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약 -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것들에 대하여 평화 발자국 15
권용득 외 지음 / 보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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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8.14.

만화책시렁 576


《빨간약,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것들에 대하여》

 권용득·김성희·김수박·김흥모·마영신·한수자

 보리

 2015.8.15.



  ‘평화 발자국 15’으로 나온 《빨간약》은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것들에 대하여’처럼 길게 덧이름을 달아 놓습니다. 책이름처럼 ‘빨갱이(빨갛다)’란 무엇인가 하고 들려주면서 ‘빨갱이는 나쁘지 않다 = 빨갱이를 나쁘다고 몰아세우는 너희가 나쁘다’ 하는 줄거리를 여밉니다. 2015년에 나온 이 꾸러미에는 ‘윤석열 검사’ 이야기가 두 자락 나옵니다. ‘국정원 덧글’을 윤석열 검사가 터뜨렸다지요. 윤석열 집안하고 얽힌 뒷짓은 뒷짓대로 나중에 값을 치를 테고, 이녁이 터뜨린 벼슬질(권력횡포)은 우리나라 고린곳입니다. 고린짓은 누가 했고, 아직도 하고, 앞으로 할까요? 바로 감투·벼슬을 거머쥔 모든 무리요, 힘·이름·돈을 부리는 모든 떼거리요, 여기에 빌붙는 모든 붓바치(지식인·문화예술인)입니다. 응큼질(성추행)을 일삼은 안희정·박원순·오거돈을 똑같이 꾸짖을 수 있다면 ‘빨간물(머큐롬)’로 고린것이나 고름을 고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빨간약》은 ‘평화 발자국’하고 너무 멀어요. ‘우리 쪽이 여태 미운털이 박혀 왔’기에 ‘저쪽을 미운놈으로 삼아서 화살을 쏘아대려’고만 합니다. 이승만·박정희도 김일성·김정일도 다 망나니(독재자)입니다. 무엇보다도 술자리 아닌 숲자리에서 붓을 쥐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말하는 꼴 봐라. 대통령이 니 친구냐? 당선됐으니 잘하시라 그러는 거지. 그때는 뭐든 다 했지. 맨손으로 서울 와서 어찌 애 셋을 키웠는지, 지금 생각해도, 하하.” (11쪽)

→ 투표가 민주주의라면, 투표로 누구를 뽑았든 ‘예의·존중’은 ‘기본’이다. 우리가 미는 이(후보)가 떨어졌어도, 붙은 이가 미운놈이더라도 ‘일을 똑바로 잘하라’고 말하면서 지켜보는(감시) 눈을 밝힐 줄 알아야 비로소 민주이다. 그러나 《빨간약》에는 비아냥만 철철 넘친다.



‘술 안주로 떠들어도, 밖으로는 눈치 보느라 바쁘다. 고용불안 앞에 있는 우리는 티끌 같다. 티끌 같더라도 눈빛만은 진지하고 싶다.’ (17쪽)

→ 술자리 그림이 너무 많다. 《빨간약》이라는 만화책조차 술자리에서 불쑥 얘기가 나와서 그리기로 했다는 줄거리를 대놓고서 밝히는데, 창피하다. 술 한 모금이 나쁘다는 얘기가 아니다. 이 만화책은 ‘술 마시고 떠드는 그림과 줄거리’가 지나치게 많다. ‘맨넋’으로 말을 못 하겠다면, 어린이하고 푸름이는 어쩌라는 셈인가?



‘하루 정도 집안일과 육아분담으로부터 탈출할 수만 있다면 평양이라도 가고 싶다.’ (40쪽)

→ 미친 소리이다. 집안일하고 아이돌보기가 불수렁(지옥)인가? 기쁘게 집안일을 하고, 즐겁게 아이를 돌보면서 살림을 짓는 길이, 참다이 어깨동무(성평등·페미니즘)이다. 문득 뱉는 말 한 마디일 수 없다. 그림님(만화가) 스스로 늘 ‘지긋지긋한 집안일과 육아분담’이라 여기는 그릇된 갈라치기 마음보가 불쑥 터져나온 대목이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M군은 박정희나 박근혜를 지지하는 이들과 어울리며 지냅니다. 재밌게도 이들의 공통점은 젊은 데다 궁핍한 삶을 살고 있다는 점입니다. (74쪽)

→ ‘막말(혐오발언)’은 언제나 막말이다. 박정희·박근혜를 미는 이들이 ‘젊고 가난한’가? 이런 줄거리를 대놓고서 그려대는 《빨간약》은 터럭만큼도 ‘평화 발자국’일 수 없다. 더 생각해 보자. 가난한 사람은 누구를 밀어야(지지해야) 하는가? 가난한 사람은 가난한 탓에 머저리란 뜻인가? 젊고 가난하면서 박정희·박근혜가 아닌 다른 쪽을 미는 사람도 많을 텐데, 이들한테도 ‘젊고 가난한 이들은 똑같이 문재인을 밉니다’처럼 말할 수도 있다. 앞뒤가 어긋난 이런 소리는 ‘평화 아닌 전쟁’을 바라는 갈리치기일 뿐이다.



“왜 이럴까, 누가 이렇게 방해를 할까. 진정한 애국자가 누군데!” (116쪽)

→ ‘진정한 애국자’란 무엇일까? 우리는 왜 ‘애국’을 해야 하는가? 집안일은 지긋지긋하고 아이돌보기는 지겹다고 밝히는 이들이 외치는 ‘애국’이란 무엇인가?



“김일성 수령에 대해서 좀 알아요? 그분에 대해서 깊이 알아야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알 수 있어요. 그거 아우? 윗집에서는 지금 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무상교육을 12년으로 늘렸다더군. 여기서는 어린이집 보내는 것도 힘든데 말이야. 핵도 그래. 외세에서 얼마나 견제를 해. 자기들은 이미 몇천 개씩 가지고 있으면서. 그런 압박 속에서도 자주적으로 주체적으로 연구하고 개발하고.” (118쪽)

→ 터무니없는 말일 뿐이다. 이 대목은 ‘이승만·박정희’로 이름만 바꾸어도 똑같다. 망나니로 사람들을 짓밟고 억눌렀을 뿐 아니라 함부로 죽인 그들은 모조리 망나니일 뿐이다. 또한 ‘무상교육’이라는 허울로 북녘은 아이들을 어떻게 길들이는가? 남녘도 비슷하다. 이름만 ‘무상교육’이라고 붙인다고 해서 ‘복지·민주’이지 않다. 스스로 푸르게 살림을 짓고 사랑을 아름답게 펼 줄 아는 참다운 어른으로 살아가도록 북돋우고 이끄는 가르침길이 아니라면, 말짱 헛일이다. 또한 ‘핵무기’를 잔뜩 거머쥐어야 ‘평화’를 이룬다는 말(주의주장)은 얼마나 무시무시한가?



“그분들 말씀이 허황되고, 진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확신하는 만큼, 우리가 북한의 실상이라고 알고 있는 것들이 진실이라고 단언할 수도 없지 않나?” (119쪽)

→ ‘북녘 참모습’뿐 아니라 ‘남녘 참모습’부터 제대로 바라보기를 바란다. 우리나라 서울이 어떤 민낯으로 망가졌는지를 봐야 하고, 우리나라 시골이 얼마나 어떻게 무너졌는지를 봐야 하지 않을까? 책상맡에서 떠드는 《빨간약》은 그야말로 ‘참(진실)’이라는 쪼가리 하나도 못 건드리는 얼거리로 치닫기만 한다.



“그렇게 우습게 지도자를 뽑아 왔다면 미국 놈들한테 벌써 무너졌죠. 전 세계에서 초강대국이라는 미국과 맞서면서 지금처럼 자주성을 지켜낼 수 없겠지요.” (154쪽)

→ ‘전북 잼버리’는 무엇이 뒤틀려서 벌어진 잘못일까? 새로 나라일을 맡은 무리도 엉터리였지만, 예전에 나라일을 맡은 무리도 나란히 엉터리였을 뿐 아니라, ‘지자체’라는 허울을 내세워 ‘전라도 벼슬아치(공무원)’가 얼마나 검은돈을 해먹는가 하는 민낯이 낱낱이 드러난다. 전라도 벼슬아치만 검은돈을 해먹지 않는다. 경상도 벼슬아치도, 경기도 벼슬아치도, 강원도 벼슬아치도, 제주도 벼슬아치도, 충청도 벼슬아치도, 부산과 서울과 인천과 광주와 대구와 대전 벼슬아치도, 똑같이 ‘저마다 다르게 검은돈을 해먹는 우리나라’이다. 다시 말하자면, 남녘도 북녘도 ‘벼슬아치(지도자)’란 놈팡이를 똑같이 엉터리로 우습게 뽑아 왔다. 겉보기로 안 무너졌다 하더라도, 속으로 곪아터진 남북녘이다.



“역사를 보면 남쪽이 독재에 항거하고 싸웠듯이, 북쪽도 3대에 걸쳐 독재를 하고 있다면 벌써 민중항쟁이 일어났을 테지요.” (155쪽)

→ 남쪽이 “독재 항거”를 하는 동안 얼마나 많이 죽고 다쳤는가. 북녘에서 “독재 항거”를 한 이들이 살아남았을까? 다 죽지 않았을까? 그리고 “북녘에서 독재 항거”를 하던 이들과, 북녘에서 짓밟혀서 굶어죽으려는 이들이 북녘을 떠난다. 북녘은 ‘민중항쟁’을 일으킬 불씨도 물결도 스스로 잃어버리기에 떠나기(탈북)를 한다.



하마터면 묻힐 뻔한 국정원의 트위터 활동과 댓글을 상관의 명령에 불복하면서까지 찾아냈다가 좌천된 윤석열 검사는 이런 말을 남겼다. “저는 조직을 사랑합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 (193쪽)

→ 《빨간약》은 고침판을 냈을까? ‘검은짓을 안 참고 터뜨리는 정의로운 윤석열 검사’라고 치켜세우는 그림이 두 군데에서 나온다. 2023년 윤석열과 2015년 윤석열은 다른 사람일까? ‘빨간물’을 발라서 고름을 고쳐야 할 사람은 이 꾸러미를 엮은 만화가와 출판사이다.



+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을 수 있다면 충분합니다

→ 이 책으로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다면 넉넉합니다

→ 이 책이 조금이나마 다독일 수 있다면 기쁩니다

5쪽


춤을 추는 한, 우리 스스로 지지는 않을 것이다

→ 춤을 추면, 우리 스스로는 지지 않는다

10쪽


촌지를 거부하고 아이들이 원하는 살아 숨 쉬는 교육을 하겠다는 뜻으로

→ 뒷돈을 내치고 아이들이 바라는 살아숨쉬는 길을 가르치겠다는 뜻으로

→ 돈자루를 물리고 아이들이 바라듯 살아숨쉬도록 가르치겠다는 뜻으로

45쪽


자기소개 시간을 갖게 했습니다

→ 내 이야기를 펴라고 했습니다

→ 나를 얘기하라고 했습니다

46쪽


언니가 치매기가 있어요

→ 언니가 깜빡거려요

→ 언니가 자꾸 잊어요

100쪽


관리하기 쉬우라고 수면제를 자꾸 줘

→ 다루기 쉬우라고 잠가루를 자꾸 줘

101쪽


아주 분초를 다투는 일이지

→ 아주 바쁜 일이지

→ 바람같이 할 일이지

10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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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 Touch 소장판 1~11 세트 - 전11권 (완결)
아다치 미츠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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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8.14.

만화책시렁 519


《터치 3》

 아다치 미츠루

 이석 옮김

 대원

 2000.3.28.



  마음은 어느 곳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누구나 고요하던 마음이되, 문득 꿈에서 깨어 눈을 뜰 적부터 마음은 천천히 춤을 추고, 이윽고 온갖 곳을 다니면서 새록새록 보고 느끼면서 받아들입니다. 마음은 하나로 그치지 않습니다. 우리 마음은 언제나 무지개처럼 너울거리고 오르내려요. 숱한 일을 받아들이면서 숱한 이야기를 그려냅니다. 《터치》는 일본에서 1981∼86년에 처음 나오면서 널리 눈길을 모았고, 이 그림결은 우리나라에도 일찍부터 들어왔습니다. 우리나라 글붓집(문방구)에서 슬쩍 훔쳐서 이모저모 많이 팔았습니다. 아무튼, 아다치 미츠루 님은 ‘소년만화’를 그린다는 핑계로 ‘속옷이나 속살 보여주기’라든지 ‘같은 그림 되풀이하기’하고 ‘빈칸 어물쩍 넘어가기’를 일삼습니다. 이런 손장난 때문에 ‘재미있다’고 여기는 분도 있으나, 삶이란 ‘재미·장난’하고는 다른 ‘기쁨·즐거움’을 마주하고 풀어내면서 ‘사랑’을 짓는 ‘살림길’을 여미는 나날이에요. 《터치》도 《믹스》도 《카츠》도 《러프》도 《H2》도 《미유키》도 ‘팔리는 재주’를 담았을 테지만, 모두 ‘팔림새’에서 멈춥니다. ‘팔리는 재주’도 대단하다면 대단하겠지요. ‘천만 영화’도 대단하다지만, ‘천만 영화’는 늘 뻔합니다.


ㅅㄴㄹ


“괜찮아? 타츠야. 무리해서 또 허리 아프다고 하지 마.” “흥. 영화는 어떻게 된 거야?” “응? 아아, 사람이 많아서. 관뒀어.” (48쪽)


“가끔씩은 폭력도 필요해. 하지만 다른 사람의 마음에 상처입히는 폭력만큼은, 절대 용서 못하니까.” (164쪽)


#あだち充 #タッチ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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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장난감 7 - 애장판, 완결
오바나 미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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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8.14.

만화책시렁 520


《아이들의 장난감 7》

 오바나 미호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05.3.25.



  마음에 ‘걱정·조바심·불(화)’를 품을 까닭이 없습니다만, “걱정하지 말자”나 “조바심을 내지 말자”나 “불타오르지 말자” 하고 생각하면, 거꾸로 ‘걱정·조바심·불(화)’을 자꾸 마음에 심는 셈입니다. 품을 까닭이 없는 세 가지를 털어내기로 마음을 다스렸다면, 곧바로 ‘꿈·살림·사랑’이라는 세 가지를 그리면서 바라볼 노릇이에요. 꿈을 그리고 생각해야 꿈길을 걷습니다. 살림을 헤아리고 돌보아야 살림빛이 납니다. 사랑을 바라고 펴야 눈부십니다. 《아이들의 장난감》은 일곱걸음으로 맺습니다. 새로 묶어 일곱걸음에서 끝인데, ‘연속극을 노리듯’ 엮은 줄거리입니다. 대단하거나 엄청난 아이들을 내세워 “어린이는 장난감이 아니다” 하고 “어린이도 사랑을 한다”를 외치는 줄거리인데, 앞뒤가 잘 안 맞는다든지 갑작스레 건너뛰거나 억지를 부려서 꿰맞추기 일쑤입니다. ‘만화라서 그럴 수 있지 않느냐’고 여기면 할 말이 없어요. 좀더 눈길을 모으고, 좀더 팔릴 만하도록 그리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고 여기기도 한다니까 굳이 할 말이 없습니다. 어린이는 어른 장난감이 아니고, 어른은 어린이 장난감이 아닙니다. 어린이는 어른 곁에서 철이 들면서 새길을 찾고, 어른은 어린이 곁에서 사랑을 새로 보면서 빛납니다.


ㅅㄴㄹ


“그런 얘길 듣는다면 자꾸자꾸 고민하다 점점 어두운 아이가 되어가는 게 보통일 텐데, 그런 상황에서도 밝은 성격으로 자란 걸 보면 사나 언니는 역시 대단해요.” “헤, 그런가?” (15쪽)


“팔씨름에서 사나한테도 지는 남자야! 어쨌든 아직 가지 마. 옛날 일은 알았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아. 이번 일의 원인은 너잖아? 아까 그걸 보고 발끈해서 당장 돌아가려고 하다니 너도 참 어리다.” (104쪽)


#こどものおもちゃ #小花美穂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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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의 호랑지빠귀
카사이 스이 글.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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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8.14.

만화책시렁 577


《달밤의 호랑지빠귀》

 카사이 스이

 우혜연 옮김

 대원씨아이

 2012.11.15.



  우리 보금자리에는 바깥바람이 가볍게 드나듭니다. 집안에 귀뚜라미나 방울벌레나 풀개구리나 여치나 박쥐나 지네가 으레 들어오는데, 어디로 들어오는지 알쏭달쏭한 이 아이들을 살살 달래어 내보냅니다. “풀밭에서 놀아라.”라든지 “우리 집 나무 곁에서 놀렴.” 하고 토닥여요. 차츰 가을로 기우는 늦여름인데, 큰아이가 지난밤에 소쩍새 노래를 들었다는군요. 아직 숲에서 지내는구나 하고 헤아리다가, 요새 호랑지빠귀 노래를 거의 못 들었다고 깨닫습니다. 봄에 한동안 듣고는 여름에는 내내 못 들었군요. 《달밤의 호랑지빠귀》를 모처럼 되읽으며 우리나라 여름새를 돌아봅니다. 그림님이 조금 더 숲하고 새에 마음을 기울여 이야기를 담아내면 훨씬 나았으리라 보는데, 이모저모 다 바랄 수는 없겠지요. 잠자리에 누워 밤새노래를 들을 만한 집이 아니라면, 낮에 마당에서 낮새노래를 맞이하는 터전이 아니라면, 숲빛과 새바라기를 줄거리로 오롯이 녹이기는 어려울 만합니다. 그러나 서울(도시) 한복판에서 살더라도 푸른빛은 얼마든지 담아낼 만합니다. 마음을 기울이고 둘레를 느끼고 들꽃 한 송이를 마주하는 손길로 나아간다면, 어제까지 못 본 작은숨을 글로도 그림으로도 옮기리라 봅니다.


ㅅㄴㄹ


“마녀가 원래 저런가?” “상냥한 척해서 애들을 납치하는 거야.” “납치하는 건 고양이 아냐? 살아 있는데? 고양이.” (9쪽)


“정말로 마법을 써?” “그만두라니까. 화나게 하면 그때는 정말……. 그, 그러니까, 저기 고양이 시체를 말려서 모으고 있다는 건 진짜야?¨ (18쪽)


+

#月夜のとらつぐみ #笠井スイ

《달밤의 호랑지빠귀》(카사이 스이/우혜연 옮김, 대원씨아이, 2012)


제군들, 우리의 목적은 단 하나다

→ 여러분, 우리 뜻은 오직 하나다

→ 자, 우리 할 일은 하나다

47쪽


정공법은 안 되나

→ 바로는 안 되나

→ 맞짱은 안 되나

5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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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 속 테라리움 : 신장판 - S코믹스 S코믹스
쿠이 료코 지음, 김민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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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8.2.

만화책시렁 550


《서랍 속 테라리움》

 쿠이 료코

 김민재 옮김

 소미미디어

 2022.8.2.



  스스로 가둔 사람은 스스로 갇힌 줄 모르더군요. 스스로 틔운 사람은 스스로 열어젖힌 줄 알아요. 스스로 죽어가는 사람은 스스로 죽이는 줄 몰라요. 스스로 살아나는 사람은 언제나 스스로 숨결을 불어넣기에 스스로 싱긋 웃을 수 있는 줄 압니다. 《서랍 속 테라리움》은 우리가 무엇을 모르거나 아는가 하는 대목을 여러 이야기로 빗대어 들려줍니다. 우리는 잿더미(아파트)하고 쇳더미(자동차)에 둘러싸인 데에서 죽음바람(배기가스)에 갇힌 하루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풀꽃나무 둘레를 날아다니는 새가 들려주는 노래를 누리는 오늘일 수 있어요. 살림을 손수 지으면서 꿈을 펴는 눈빛일 만하지만, 손수짓기하고는 등진 채 쳇바퀴를 도는 수렁이라고 여길 수 있습니다. 먹이를 넉넉히 주면서 잠자리가 느긋하다면, 기름그릇(테라리움)도 보금자리로 여길 만해요. 스스로 어른답게 일어서면서 아이랑 손을 맞잡고 하루하루 새롭게 바라보고 일구는 숲집을 조촐히 누릴 수 있을 테고요. 어느 곳에서든 삶입니다. 굴레도 삶이고, 사랑도 삶입니다. 다만, 굴레살이를 깨닫고서 박차고 나오는 사람이 늘기를 바라요. 오직 사랑으로 살림을 짓고 오늘 이곳을 살아가는 마음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어제까지의 나한테 보여주고 싶네요. 당신에 대해 아무것도 알려 하지 않던 나한테.” (37쪽)


‘관광객들은 저 조그만 상자를 정말 좋아한다. 어디든 가지고 다니며, 미안해하지도 않고 셔터를 누른다. 이런 지저분한 나라의 사진 같은 걸 찍어서 뭐가 좋다고. 분명 고향 친구들하고 웃음거리로 삼겠지. 열 받아.’ (94쪽)


“사랑이 뭐지? 사랑이 있으면 행복한가? 바깥사람들하고 친해질 거란 생각은 안 들어. 자유 자유 떠들지만 늘 먹을 것을 찾느라 눈을 부릅뜨고 있잖아.” (135쪽)


+

《서랍 속 테라리움》(쿠이 료코/김민재 옮김, 소미미디어, 2022)


이 나라에는 ‘물에 뛰어들다’라는 고사가 있다고 합니다

→ 이 나라에는 ‘물에 뛰어들다’라는 삶말이 있다고 합니다

→ 이 나라에는 ‘물에 뛰어들다’라는 가르침이 있답니다

19쪽


녹색의 아름다운 별이라면서요

→ 푸르고 아름다운 별이라면서요

59쪽


외래 종교를 엄하게 배제해요

→ 바깥믿음을 단단히 막아요

→ 들온길을 까다롭게 쳐요

62쪽


야생 인간이구나

→ 들사람이구나

129쪽


섬뜩할 정도로 정밀하게 풍경을 재현한 테라리움이 있었다

→ 섬뜩할 만큼 꼼꼼하게 둘레를 되살린 돌봄칸이 있다

→ 섬뜩할 만큼 낱낱이 마을을 살려낸 돌봄그릇이 있다

181쪽


솔직히 말해 소질이 다른 것이다. 그들의 폭력에 가까운 인싸 오라를 보라

→ 까놓고 말해 밑싹이 다르다. 무시무시하게 잘나고 빛나는 그들을 보라

→ 대놓고 말해 바탕이 다르다. 무섭도록 잘난척에 반짝이는 그들을 보라

19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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