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생각한다

 


  숲이 없고 들이나 멧골이 없는 도시인 터라, 사람들은 따로 쉴 자리를 찾아야 한다. 앉거나 서거나 누울 느긋한 데가 없다. 멋집·맛집·찻집·술집·책집…… 같은 데를 따로 두어야 한다. 저마다 더 쉬기 좋다고 할 만한 데를 꾸며야 한다. 가겟사람 스스로 우물터가 되어 스스로 쉬면서 이웃을 맞아들인다. 길에 걸상이 없고, 길에 털푸덕 주저앉을 수 없으며, 길에 나무그늘이 없기에, 가게에 돈을 치르고 들어가 앉아야 한다. 냇물이 없고 샘물이 없으며 우물물이 없으니 가게에 들어가 돈을 치르고 물을 사다 마시거나 차를 사다 마셔야 한다. 하늘은 높은 건물과 아파트가 가로막으니 자동차나 버스나 전철을 타고 도시 바깥으로 나가든지, 돈을 치르고 높은 건물 옥상 찻집에 들어가서 하늘을 바라보며 바람을 마셔야 한다. 위로는 하늘이 가려지고, 아래로는 흙이 가려진다. 디딜 흙이 없고, 디딜 흙 없어 풀과 나무 자랄 틈이 없는 터라, 사람들은 마음을 쉬거나 다스리지 못한다. 풀을 못 보고 꽃을 못 보며 나무를 못 보는 사람들은 따로 꽃집이라는 가게를 마련하고 꽃다발이나 꽃그릇을 꾸며서 겨우 마음을 달랜다. 그렇지만, 꽃집과 꽃다발과 꽃그릇에 갇힌 꽃으로는 풀내음이나 나무내음을 느끼지 못한다. 길가에 심은 거리나무는 자동차 배기가스를 마시고 높은 건물에 햇볕이 가려 제대로 쐬지 못할 뿐 아니라, 밤에는 전기로 밝히는 등불 빛 때문에 쉬지 못하니, 모두 시름시름 앓는다. 푸른 숨결이 없으며, 푸른 생각이 없고, 푸른 꿈이 자라지 못한다. 사람은 푸나무한테 사랑을 베풀지 못한다. 푸나무는 사람한테 사랑을 나누어 주지 못한다. 이리하여, 도시를 이루는 사람들은 오직 돈을 벌고 돈을 쓰는 톱니바퀴에 스스로 옭매인다. 돈을 넘어 삶을 생각하지 못한다. 돈을 홀가분하게 내려놓으면서 사랑을 헤아리지 못한다. 돈을 이웃하고 살가이 나누며 다 함께 꿈을 어깨동무하는 길을 열지 못한다. 그렇지만, 이 도시 한켠에서 골목밭을 일구고 골목나무를 심으며 골목꽃을 돌보는 사람이 있기에, 도시가 무너지지 않는다. 공무원은 팬지나 패튜니아 같은 서양꽃을 보기 좋게만 심느라 돈을 쓰는데, 꽃은 돈으로 심지 않는다. 꽃은 꽃씨를 받아 사랑으로 심는다. 나무 또한 나무씨앗 받아 사랑으로 심는다. 풀은? 풀은 따로 심지 않는다. 풀은 스스로 씨앗을 퍼뜨려 스스로 자란다. 풀을 바라보는 사람들 따사로운 눈길만 있으면 풀은 온누리 곳곳에 푸른 바람을 날리며 푸른 이야기 빚는 실타래를 엮는다. (4345.9.2.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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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피시 Banana Fish 1 - 완전판
요시다 아키미 지음, 김수정 옮김 / 애니북스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생각이 삶을 짓는다
 [만화책 즐겨읽기 126] 요시다 아키미, 《바나나 피쉬 (1)》

 


  늦여름과 이른가을 사이에 부추풀이 하얗게 꽃을 피웁니다. 부추풀이 피운 하얀 꽃송이를 날마다 바라보면서, 너 참 예쁘구나, 너 참 곱구나, 하고 노래하면, 부추풀은 자꾸자꾸 꽃대를 올리고 힘차게 몽우리를 살찌우면서 새삼스레 하얀 꽃잔치를 베풀어 줍니다.


  물을 잔에 받아 마시기 앞서, 물을 가만히 바라보며, 너 참 맑구나, 너 참 싱그럽구나, 하고 노래하면, 물을 찬찬히 결과 무늬를 바꿉니다. 이 물을 마실 사람 몸에 가장 아름답고 가장 빛나는 방울이 되어 천천히 스며듭니다.


- “땡큐. 소중한 물건일 텐데. 저기, 하나 물어 봐도 될까?” “뭐지?” “사람, 죽여 본 적 있어?” “그래.” “와, 역시 그렇구나.” “어리구나, 넌.” (128쪽)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은 얼굴이 예뻐진다 합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은 얼굴에 티가 난다고 합니다. 아주 마땅한 소리예요. 사랑을 하는 사람은 ‘스스로 사랑을 생각하고 사랑을 가꾸기’ 때문에 누구보다 제 몸을 사랑으로 돌봅니다. 제 몸을 스스로 사랑으로 돌보니 한결 예뻐집니다. 제 몸을 스스로 사랑으로 돌보면서 마음 또한 사랑으로 돌보는 길을 헤아리고, 몸과 마음을 나란히 사랑으로 돌보는 동안 둘레에 ‘사랑씨’를 퍼뜨려요. 이녁 보금자리를 비롯해, 이녁이 살아가는 마을에 사랑이 감돌도록 이끕니다. 이녁이 움직이며 돌아다니는 모든 곳에 사랑씨를 가만히 심어요.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은 얼굴만 예뻐지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은 옷과 살림살이도 한결 예뻐지도록 이끕니다. 늘 입던 옷을 입어도 옷이 맑게 빛납니다. 늘 쓰던 숟가락이랑 젓가락을 쓰더라도 숟가락이랑 젓가락 모두 찬찬히 빛납니다.


  사랑을 할 때에는 언제나 사랑입니다. 곧, 스스로 마음속에서 빛내는 사랑으로 스스로 삶을 아름답게 누려요. 그러면, 스스로 쓸쓸하거나 외롭다고 생각한다면? 이때에는 얼굴빛에도 쓸쓸하거나 외로운 빛이 서리면서, 옷자락에도, 신에도, 가방에도, 책받침에도, 연필에도, 온통 쓸쓸하거나 외로운 빛이 서립니다.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싫어하면, 미운 빛과 싫은 빛이 내 얼굴에 감돕니다. 내 손짓발짓마다 미운 빛과 싫은 빛이 번져요. 내가 돌아다니는 데마다 미운 씨앗과 싫은 씨앗을 뿌립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잔뜩 모여 얼크러지는 커다란 도시를 살피면, 어느 한쪽에는 고운 사랑이 골고루 퍼지면서 빛나고, 어느 한쪽에는 슬픈 미움과 모진 싫음이 고루고루 퍼지면서 어두워요. 빛과 어둠이 나란히 있어요. 빛과 어둠이 서로 툭탁거리면서 다퉈요. 이쪽과 저쪽으로 금을 그어요. 옳음과 그름으로 서로 갈려요.


- “함정이란 건 알고 있었을 텐데. 왜 왔지?” “네놈과는 언젠가 결판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바라던 대로 나 혼자 왔다. 그러니 이제 스킵은 놔줘. 스킵 어디 있어?” “아아, 그렇게는 안 되지. 이 일은 이제 우리 둘만의 문제가 아니거든,” “무슨 소리야?” (156∼157쪽)


  깊은 숲속에서 나무들이 푸르게 우거집니다. 나무는 고운 사랑을 먹고 자랍니다. 풀포기 하나 아끼고 들짐승 하나 보살피는 작은 사람들 고운 사랑을 먹고 자랍니다. 사람들이 찻길을 늘리려고 멧골을 무너뜨리거나 멧자락에 구멍을 뚫을 때에, 숲은 시름시름 앓습니다. 사람들이 자가용을 몰거나 아파트를 지을 때에, 숲은 골골 앓습니다. 숲을 밀어 찻길을 놓는 사람들은 사랑을 나누어 주지 않기에 시름시름 앓을밖에 없습니다. 숲을 밀어 아파트를 세우는 사람들은 사랑을 베풀어 주지 않기에 골골 앓을밖에 없습니다.


  나무를 베어 땔감으로 쓰거나 집짓는 기둥으로 삼던 옛사람은 나무를 베기 앞서 언제나 숲과 나무한테 말을 걸었어요. 나무한테 고맙다 말하고 숲한테 반갑다 인사했어요. 멧골에 들어 나물을 캘 적에도 아무 데나 들쑤시며 마구 파헤치지 않았어요. 사뿐사뿐 한들한들 멧골을 거닐며 노래를 불렀어요. 즐겁게 들노래 멧노래 부르면서 고맙게 바구니를 채웠어요.


  숲은 사랑으로 다가오는 사람들을 좋아해요. 숲은 사랑을 풍기며 찾아오는 사람들을 반겨요. 숲은 사랑 없이 돈만 밝히는 사람들을 꺼려요. 숲은 사랑은 모른 채 꿍꿍이셈 키우는 사람들이 달갑지 않아요.


- “일본에선 이보다 높은 것도 뛰어넘었어. 난 장대높이뛰기 선수였거든.” “바보 같은 짓 하지 마! 썩은 수도관이 부러져 버리면 그걸로 끝이라고!” “그래, 제대로 넘더라도 건너편에 매트가 깔려 있는 것도 아니잖아!” “그럼 이대로 다 같이 죽자는 거야? 어차피 죽을 거면 뭐라도 해 봐야지!” (176쪽)


  도시에서 숲이 사라집니다. 시골에서도 숲이 줄어듭니다. 도시에서는 찻길을 늘리고 아파트와 건물을 새로 짓느라 숲이 사라집니다. 시골에서는 들을 넓히고 과수원을 키우며 숲이 사라집니다. 더욱이 오늘날에는 새 들을 만들고 새 아파트를 세운다며 갯벌을 메우기까지 합니다. 갯벌을 메우려고 멧자락을 깎습니다. 바다숲이 사라지고 뭍숲이 사라져요. 사람들 스스로 어디에 사랑을 흩뿌려야 좋을는지 잊습니다. 사람들 스스로 사랑을 보듬으면서 생각을 살찌우는 길을 잊습니다.


  나와 너는 서로 아끼며 어깨동무할 이웃이요 동무예요. 나와 너는 서로 미워하거나 겨루기를 할 맞수가 아니에요. 내가 1등을 하고 네가 2등을 하면 기쁠까요. 내가 2등을 하고 네가 1등을 하면 서운할까요. 사람 삶에는 등수가 없어요. 어버이가 차리는 밥에는 등급이 없어요. 100점짜리 밥을 지어 차리는 어버이는 없어요. 맛나게 먹어 사랑스레 기운을 차리도록 하는 밥을 차리는 어버이예요. 즐거움을 빛내고 기쁨을 북돋우는 일을 하는 어른이에요. 재미를 빛내고 웃음을 북돋우는 놀이를 하는 아이예요.


- “날 살인범으로 만들고 싶다면 그러라지. 누구 말마따나 난 아무 힘도 없는 꼬마일 뿐이니까.” (239쪽)


  요시다 아키미 님 만화책 《바나나 피쉬》(애니북스,2009) 첫째 권을 읽습니다.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자라 도시에서 살아가는 젊은 넋들이 ‘젊은’ ‘넋’인 줄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면서 뒹굽니다. 스스로 삶을 헤아리지 못하기에 스스로 생각을 빛내지 못합니다. 스스로 생각을 빛내지 못하기에 스스로 아낄 사랑이 무엇인지 바라보지 못합니다.


  가냘픈 권력을 바라봅니다. 가녀린 재산을 바라봅니다. 가엾은 이름값을 바라봅니다. 어쩔 수 없는 노릇이 될까요. 어릴 적부터 늘 보길, 숲 아닌 아파트였으니, 어린 나날부터 언제나 마주하길, 풀과 나무 아닌 자동차와 텔레비전이었으니, 아이들이 사랑을 스스로 받아안으며 살아가기란 힘든 노릇이 될까요.


  전쟁을 할 사람이 아닌 사랑을 할 사람입니다. 권력을 다투거나 재산을 불리거나 이름값을 드날릴 사람이 아닌 햇살·바람·흙을 어루만지며 아낄 사람입니다. 어른들 누구라도 품에 총 한 자루 지닌대서 제 몸을 지키지 못해요. 어른들 누구라도 은행계좌에 숫자를 가득 채우더라도 제 삶을 가꾸지 못해요. 어른들은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좋은 삶을 생각해야 해요. 서로 아름다이 누리는 좋은 삶이 무엇으로 빛나고 환히 열리는가를 생각해야 해요. 좋은 생각이 좋은 삶을 지어요. 맑은 생각이 맑은 삶을 지어요. 꿈꾸는 생각이 꿈꾸는 삶을 지어요. (4345.9.2.해.ㅎㄲㅅㄱ)

 


― 바나나 피쉬 1 (요시다 아키미 글·그림,김수정 옮김,애니북스 펴냄,2009.7.7.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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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밴드 빨래

 


  낫으로 풀을 베다가 왼손 가운데손가락을 벤 뒤로 손빨래를 하기 몹시 버겁다. 설거지조차 하기 버겁다. 그러나 밴드를 넓직하게 붙인 다음 설거지를 하고 손빨래를 한다. 옷가지나 기저귀나 이불을 빨래기계에 넣어 빨래한다 하더라도 날마다 행주랑 걸레를 숱하게 빨아야 한다. 작은아이가 바지에 오줌을 눌 때에 바지랑 걸레를 그때그때 손빨래 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아침에 일어나 저녁에 잠들기까지 왼손 가운데손가락 길쭉하게 벤 자리에 밴드를 붙이고 산다. 빨래를 크게 한 차례 하고는 밥을 차리고 설거지를 하며 아이들 씻기고서 밴드를 간다. 하루에 너덧 차례 밴드를 갈아 붙인다. 생채기 자리는 밴드를 안 붙이고 바람을 쐬어야 한결 잘 아문다. 생채기 자리는 가만히 둘 때에 훨씬 잘 아문다. 그런데, 집안이나 집밖에서 몸을 움직여 일하는 사람은 생채기 자리에 바람이 들도록 하기 힘들다. 아이들 건사하며 밥을 차리고 옷을 입히는 어버이는 생채기 자리를 쉬도록 하지 못한다. 흙을 만지는 할머니 할아버지는 으레 손가락 한두 마디에 밴드를 붙이고, 도마질을 하며 밥을 끓이는 어버이 또한 손가락에 밴드를 붙이며 하루를 보낸다. (4345.9.2.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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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들이 빨래

 


  음성 할아버지 생일에 맞추어 고흥부터 나들이를 온다. 먼길을 오는 동안 아이들은 마음껏 뒹구느라 옷이 지저분하다. 고흥 시골집에서 음성 시골집에 닿아 느긋하게 노는 작은아이는 틈틈이 오줌을 누어 옷을 버린다. 아이가 틈틈이 옷을 버리기에 틈틈이 빨래거리를 모아 빨래를 한다. 여관에서 묵을 때면 이듬날 아침에 부산하게 움직여야 하니까 몸이 아무리 고단하다 하더라도 집식구 온갖 빨래를 밤에 다 마치고 옷걸이에 꿰어 말린다. 할아버지 할머니 댁에 머물 때에는 이듬날 아침에 홀라당 움직일 생각이 아닌 만큼, 몸이 얼마나 고단한가를 헤아려 빨래를 조금씩 나누어 한다. 저녁에 아이들 씻기고 내 몸을 씻으며 조금 빨래한다. 새벽에 아이 기저귀를 갈고 나서 조금 빨래한다. 아침에 일어나 낯을 씻고 머리를 감으며 빨래를 마저 한다. 아이들은 아침이 되어 일어난다. 아이들은 이리저리 움직이고 뛰면서 옷을 버린다. 바야흐로 새날을 맞이해 새롭게 빨래를 한다. (4345.9.2.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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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답구나 글 한 조각

 


  시를 쓰는 박노해 님이 내놓은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느린걸음,2010)를 읽는다. 날마다 예닐곱 꼭지씩, 때로는 열다섯 꼭지나 스무 꼭지씩 읽는다. 아침에 〈무엇이 남는가〉를 읽다가 오래도록 생각에 잠긴다. 아이들은 마당에서 공 하나씩 쥐며 뛰논다. 여름이 끝나고 가을로 접어들려는 따사롭고 시원스러운 나날, 좋은 숨결 느끼며 좋은 풀벌레 노랫소리를 듣는다. 나도 아이들도 모두 싱그럽다. 박노해 님은 시를 쓰며 노래한다. “정치가에게 권력을 빼 보라 / 무엇이 남는가” 하고 노래한다. 이윽고 “나에게 사랑을 빼 보라 / 나에게 정의를 빼 보라 // 그래도 내가 여전히 살아 있다면” 하고 노래한다.


  나한테 책을 뺀다면, 나한테 집안일을 뺀다면, 또 나한테 사랑을 빼고 꿈을 뺀다면, 나는 무엇이 될까. 나한테 뺄 만한 권력이나 돈이나 직위나 이름이 있을까 헤아려 본다. 나한테 연필을 빼거나 사진기를 뺀다면, 또 나한테 자전거를 빼고 기저귀를 빠는 손을 뺀다면, 나한테 무엇이 남을까. 아니, 이것저것 모두 빼더라도 나는 오롯한 나로서 남을 수 있을까. 나한테서 모든 것을 송두리째 뺀다 하더라도 나는 참다운 알맹이로서 남을 수 있을까.


  나를 느끼는 글을 쓰며 내가 아름답다고 느낀다. 나를 느끼도록 이끄는 글을 읽으며 나와 이웃과 삶이 아름답다고 느낀다. 아이들은 놀고 놀며 또 논다. 이것을 만지고 저것을 줍는다. 여기에서 땀을 내고 저기에서 땀을 쏟는다. 바람은 아이들 이마를 간질인다. 아이들은 땀을 흠뻑 쏟다가 바람이 산들산들 어루만지는 손길을 누리며 땀을 말끔히 씻는다.


  이제 밥을 안쳐야지. 이제 국을 끓여야지. 이제 풀물을 짜서 식구들 다 함께 마셔야지. 이제 짐을 꾸려 충청도 음성에서 살아가는 할아버지한테 생일 축하한다는 인사를 하러 길을 나서야지. 이제 마알간 햇살 곱게 누리며 숲길을 달리는 군내버스를 타야지. (4345.9.1.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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