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51. 2013.12.22.

꽃밥 먹자 51. 2013.12.22.

  겨울에는 뜨끈뜨끈한 국과 밥을 먹어야지. 그런데 너무 뜨겁니? 후후 불면서 천천히 먹어. 밥이랑 국 모두 너희 몸에 들어가서 따순 기운이 될 테니. 이 겨울에도 개구지게 노는 너희 밑힘이 될 밥이야.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꽃밥 먹자 50. 2013.12.31.

꽃밥 먹자 50. 2013.12.31.

  한 해가 저무는 날 아침에 셋이서 까마중알을 잔뜩 훑었다. 만두국을 끓여 만두는 아이들 밥에 올린다. 지난 한 해 잘 놀아 주어서 고맙고, 새로운 한 해 또 잘 놀면서 씩씩하게 자라기를 바란다. 큰아이도 작은아이도 모두 무럭무럭 키 크고 손에 힘이 붙어 우리 집 둘레 땅도 살짝살짝 가꾸어 보자. 냠냠 짭짭.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널판놀이 3 - 외나무다리 만나기

널판놀이 3 - 외나무다리 만나기

  날이 맑고 따스하면 두 아이가 마당에서 맨발로 한참 논다. 이제 마당에서 둘이 복닥거리며 한참 놀 만한 나이가 된다. 널판을 미끄럼틀 삼아 하염없이 노는데, 둘이 즐기는 널판놀이 가운데 하나는 ‘외나무다리 만나기’이다. 서로 맞은쪽에서 걸어가다가 가운데에서 만난다. 널 가운데에서 만나면 어찌해야 할까. 한놈이 떨어져야지. 으레 누나가 널 밖으로 뛰어내린다. 그러면 동생도 폴짝 뛰어내린다. 4347.1.9.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종이접기놀이 1

종이접기놀이 1

  곁님이 한동안 종이접기를 하느라 종이접기책을 집안에 꽤 갖추었다. 아이가 크면 볼 수 있도록 종이접기책을 틈틈이 모았다. 일곱 살로 접어든 아이는 혼자서 종이접기책을 아주 살짝 알아본다. 곧 글을 다 깨치면 더 잘 알아볼 수 있겠지. 여태껏 누군가 옆에서 거들거나 이끌지 않으면 종이접기를 못하더니, 일곱 살로 접어든 이틀째 되는 날, 안으로 접기와 바깥으로 접기를 스스로 알아보고, 접어서 안에 넣기까지 알아본다. 누가 거들거나 알려주어서 알아보아도 즐겁고, 스스로 문득 깨달아 알아보면서 밥먹기까지 잊으며 종이접기에 빠져들어도 즐겁다. 4347.1.9.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제비집 1

제비집 1

읍내 버스역 들머리
중국집 바람구멍 쪽창
약국 처마
속옷집 해가림판 한켠
면소재지 가게 간판 밑
이 집 저 집 골골샅샅
이 마을 저 마을 흙집 처마
단단하고 예쁘장하게
제비집.

4346.12.18.물.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