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189] 길은 늘 하나



  너와 내가 있는 이곳에

  날마다 해가 뜨고 바람이 부니

  너와 내가 걷는 길은 같네.



  나는 내 길을 걷고, 너는 네 길을 걷습니다. 서로 다른 길입니다. 두 사람은 다른 길을 걷지만, 이 지구별에서 함께 사는 이웃이면서, 날마다 똑같이 햇볕을 쬐고 바람을 마십니다. 엇갈리는 길이로구나 싶은데 어느 날 두 사람이 만납니다. 엇갈리는 길을 거닐며 지구를 한 바퀴 도니까 서로 만나요. 빗물은 구름을 타고 날다가 냇물을 타고 흐릅니다. 바다를 가로질러 이곳저곳 드나듭니다. 다 다른 사람들이 다 다른 삶을 일구지만, 다 다른 삶은 모두 사랑과 꿈이라는 대목에서 곱게 만납니다. 4348.1.11.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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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44. 하얀 빵



동글동글 하얀 빵을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기에 하나 더, 모두 여덟 덩이

큰 냄비에 넣고는

여린 불로 따끈따끈 익힌다.

동생 하나 나 하나

어머니와 아버지도 하나

다 같이 둘씩 나누어 먹는다.

하얀 빵처럼 하얗게 웃고

까만 팥소처럼 별이 빛나는

새까만 머리카락 쓰다듬고는

이제부터 신나게 놀아야지.



2014.11.26.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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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43. 선물하려고



이웃한테 선물하려고

동생과 함께 가을유자

치마 가득 따서

우둘투둘 샛노란 내음을

나누어 줍니다.

겨울이 코앞으로 다가와서

초피나무는 노란 가랑잎

찬바람 따라 솨르르 떨구고

올겨울에는 실컷 눈놀이 하도록

함박눈 소복소복 쌓여

온통 하얀 나라 되기를

기쁘게 기다립니다.



2014.11.25.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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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42. 노래



부르면 부를수록

입에 착착 감기는

신나는 노래 즐거운 노래

기쁜 노래 고운 노래

언제나 내 곁에서

사근사근 흐릅니다.

내가 노래를 부르면

동생도 어머니도 아버지도

나무도 새도 구름도 풀도

개구리도 잠자리도 해님도

다 같이 노래를 불러

큰잔치 이루지요.



2014.11.15.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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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188] 오늘까지



  아이와 마주앉아 묵은절

  해와 달을 바라보며 묵은절

  우리 보금자리에서 묵은절



  스스로 해야 할 일이 있기에 오늘까지 여러 가지를 하나하나 겪으며 지내리라 느껴요. 그러니, 이제껏 다른 것을 하느라 보낸 나날을 잘 돌아보면서 오늘을 그리면, 이제부터 모든 길이 슬기롭게 열리리라 생각해요. 왜냐하면, 오늘까지 누린 삶은 앞으로 누릴 삶으로 나아갈 바탕이고 거름이면서 발판이거든요. 오늘부터 새롭게 거듭나서 살아갈 수 있거든요. 섣달그믐에 해님과 달님을 보면서 묵은절을 합니다. 4347.12.31.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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