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211] 만화 그리는 사람



  만화를 그리는 손길이

  이웃을 아끼는 손길과

  꽃잎처럼 만난다



  글과 그림으로 이야기를 엮기에 만화가 태어납니다. 글만 있는 만화는 없고, 그림만 있는 만화는 없습니다. ‘대사 없는’ 만화도 더러 있지만, 이때에는 ‘말 없는 말’을 쓴 셈입니다. 그러니까, 모든 만화는 글과 그림으로 엮습니다. 글과 그림을 한자리에 그러모아서 새로운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글은 문학이라 하고, 그림은 예술이라 하는데, 만화는 문학과 예술이 만난 이야기꽃이니, 만화를 두고 어떤 숨결이나 넋이라고 이름을 붙이면 어울릴까요? 4348.5.3.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자장노래



사름벼리 자는 집은 어여쁜 꽃집

몽실몽실 꿈을 꾸며 노래하지요.

사랑스레 피어나는 해 닮은 웃음

별들하고 같이 놀고, 밤새하고 춤을 추지.


산들보라 자는 집은 짙푸른 숲집

모과나무 앵두나무 무화과나무

사이좋게 손을 잡고 어깨동무

나비하고 함께 날고, 제비하고 속닥속닥.



2015.4.24.쇠.ㅎㄲㅅㄱ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하양물감 2015-04-29 22:27   좋아요 0 | URL
예뻐요^^

숲노래 2015-04-30 00:22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시로 읽는 책 210] 착하거나 나쁘거나



  웃지 않아도 부드러운 낯빛

  웃지만 차가운 얼굴

  한 사람한테서 두 모습



  착한 사람이 나쁜 사람을 자꾸 만나서 들볶인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나쁜 사람은 자꾸 착한 사람을 괴롭히면서 등치려 한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착한 사람은 들볶이거나 괴로울 일이 없습니다. 들볶거나 괴롭히려고 하는 사람이 언제나 스스로 들볶이거나 괴로울 뿐입니다. 너그러우면서 곱게 흐르는 숨결로 마음을 가꾸니 착합니다. 좁다라면서 밉게 흐르는 생각으로 마음을 억누르니 스스로 궂은 길로 접어듭니다. 착한 길로 갈 수도 있고, 궂거나 나쁜 길로 갈 수도 있습니다. 누구나 두 갈래 길로 접어들 수 있습니다. 착해서 좋거나 나빠서 나쁘지 않습니다. 착하면서 고운 삶이라면 그예 아름답습니다. 4348.4.28.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한글노래 74. 놀이터



놀이터에 자전거 타고 오면
맨 먼저 미끄럼틀에 오르고
모래밭을 달리다가
마주보는 막대걸상에 앉지.
뼈다귀 같은 등성이를 오르고
그네에 앉아 슁슁
바람을 가르는데
땀방울이 볼을 타고 흐른다.
와, 덥다.
물 마시고 더 놀아야지.


2015.3.28.흙.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한글노래 73. 새롭게



이른봄까지 시원한 맛이던

유채 잎사귀였는데

꽃대가 오를 무렵부터 살짝

쓴맛이 돌며 톡 쏜다.

이제 그만 먹으라는 뜻인가 봐.

매화나무는 잎보다 꽃이 먼저

하야말갛게 나오더니 어느새

눈부신 꽃잔치.

모과나무는 이제 막 새잎

내려고 기운차게 움이 트고

후박나무는 새 잎도 새 꽃도

아직 한참 뒤에나 나오려 하고.



2015.3.25.물.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